2019년 9월 25일 수요일

누가 내 eBay 계정에서 몰래 물건을 샀나?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휴대폰으로 지메일을 열어보았다. eBay에서 물건을 구입했고 배송이 되었다는 메일이 두 통 연속해서 와 있었다. 나는 이것 자체가 피싱을 유도하는 메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어젯밤,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 2019년 9월 24일 23시 56분에 페이팔을 통해서 무려 296.75 달러짜리 거래가 승인되었다는 메시지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서둘러 eBay에 접속하여 확인을 해 보니 미국 플로리다내의 한 지역을 배송지로 하여 천장용 선풍기를 구매했다는 것이다! eBay에 접속을 마지막으로 한 것도 한참이 지났고 그것도 항상 집이나 근무지 또는 휴대폰을 이용한 것이 전부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일단 아침 일찍 카드사에 전화하여 안전을 위해 더 이상의 해외승인이 나지 않도록 막아놓고, 구글(eBay 계정과 연동), eBay, PayPal에 접속하여 비밀번호를 바꿈과 동시에 모든 신용카드 정보를 삭제하였다. PayPal 계정에 자동 링크를 시킨 것이 현명하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판매자에게 연락을 하여 취소를 요청하였다. 이미 배송은 출발하였지만 되돌려 보내달라고 요청하였으니 취소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보통 이런 종류의 사기는 판매자가 저지르는 것 같은데, 이번 일에 관계된 판매자는 평판이 매우 우수하였다. 이런 소소한 협잡질을 꾸밀 업자 같지는 않다. 아마도 플로리다의 더운 날씨에 정말로 선풍기가 필요했었던 어떤 나쁜 놈이 이런 일을 저지른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하여 내 정보를 이용하여 eBay에 접속을 하고, 미국내 주소를 배송주소로 하여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을까? 배송 추적 정보를 지금 클릭해 보면 판매자의 요청으로 주소가 바뀌었다는 정보가 뜬다. 아마 되돌아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eBay의 비밀번호를 바꾸었으니 내 eBay 계정을 해킹한 그놈은 배송 추적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놈은 물건을 받을 주소가 뻔히 공개되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주문을 할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만약 이 '범죄'가 국내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배송지 주소를 이용하여 경찰에 신고를 하겠지만, 미국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카드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것 말고는 응징을 할 방법이 없다. 구글 맵에서 주소를 치면 플로리다의 어떤 아파트가 나온다. 도대체 어떤 놈이야!

해결이 되는 상황을 봐 가면서 여기에다가 주소를 공개하는 소소한 복수를 좀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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