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CD 플레이어 LCD-7500. 1991년 4월 제조. |
처음에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픽업에 있다고 생각했었다. 작년 봄에 픽업을 직접 교체한 이후로(링크 1, 링크 2) 이제는 이 장비를 영원히 쓸 수 있을 것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오랜 시간을 달려서 이제 노후한 모터 자체는 전혀 교체가 되지 않은 것이다. CD 플레이어는 트레이 작동, CD 회전 및 픽업 이송을 위해 총 3개의 모터가 쓰인다고 한다. 픽업이 가장 안쪽(1번 트랙)으로부터 바깥쪽으로 이동하면서 그 위치를 정확히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따라서 CD의 회전 속도도 느려져야 한다. 즉 상당한 수준의 제어 메카니즘이 필요한 것인데 달랑 픽업만 교체했다고 해서 어찌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마지막 트랙 근처, 즉 픽업이 CD의 끝위치에 도달할 즈음에 작동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그 원인이 픽업 자체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교체 또는 보수하기 어려운 메카니즘에 존재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25년을 넘게 달려온 CD 플레이어를 픽업 교체만으로 계속 되살려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럼 그 이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음악감상 환경이 정말 하루가 다르게 바뀌면서 이제는 블루투스 오디오와 하이엔드 기기 말고는 선택의 폭이 정말 좁아진 것이다. 가능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휴대용 CD 플레이어
정말 놀라운 가격(2-4만원)의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온라인 마켓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것들은 휴대성이나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서 음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로 어학 학습용으로 팔린다. 예전의 고급 제품은 디지털 출력을 지원하기도 했다지만 이제는 저가품 말고는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저가형 DVD 플레이어
오디오 CD를 재생하지 못하는 DVD 플레이어는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전용 CD 플레이어와 DVD 플레이어의 오디오 CD 재생 음질에 대한 논란이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만약 DVD 플레이어에 디지털 음성 출력 단자가 있다면 그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E-IDE DVD/CD-ROM drive 해킹하기*
PC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나오는 구형 CD-ROM 드라이브에 전원을 달아서 간이형 CD 플레이어를 만드는 것이 잠시 유행인 적이 있었다. 전면에 CD 재생 버튼과 3.5 mm 스테레오 폰잭이 있는 드라이브에 전원(DC 12V 및 5V)만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가장 소극적인 방법으로부터, IDE 커넥터에 디스플레이까지 달린 콘트롤러를 달고 S/PDIF 단자로부터 디지털 음성 신호를 빼내는 적극적인 방법에 이르기까지(정보 사례). 인터넷을 뒤지면 마이크로콘트롤러칩을 이용하여 조작장치를 만드는 정보가 나오는데, 요즘은 아예 이베이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리모콘까지 포함된 CD-ROM controller를 25-30달러 정도에 판매한다. 이를 활용할 적당한 중고 IDE CD-ROM drive를 구하는 것이 다음 문제가 될 것이다. 8배속을 넘는 고속 드라이브라면 당연히 귀에 거슬리는 회전 소음이 날 것이고, 전원장치 등을 포함하여 케이스를 꾸며 넣으려면 상당히 일이 많아진다. 게다가 S/PDIF 출력이 없이 아날로그 음성 출력만 제공하는 드라이브는 음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진정한 실력자라면 내부에서 디지털 음성 신호를 빼내는 것도 가능하리라. 모든 E-IDE DVD/CD-ROM 드라이브는 디지털 음성 출력을 제공하는가? 그건 잘 모르겠다. 자작 본능을 충족시킬 가장 적당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라즈베리 파이 활용
라즈베리 파이에 외장형 ODD를 달아서 CD 플레이어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아서 디스플레이나 키보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휴대폰으로 콘트롤하는 방법을 얼핏 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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