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1일 화요일

공동연구와 인력양성 사이에서

나는 컴퓨터로만 일을 하는 생물학자이다. 그러면 생명정보학(bioinformatics) 전공자인가? 그건 아니다. 내가 공부를 하던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과목이나 연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해서 리눅스와 Perl을 조금씩 익혀서 쓰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손에 물 묻히는' 실험은 완전히 접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굳이 명함을 내밀어 보라고 한다면 (microbial) genomics 연구를 현재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현재 나는 실험연구를 하는 많은 선후배 및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로부터 많은 영감과 공동연구 거리를 구해서 나름대로 재미나게 1인 기업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수행하는 연구 과제의 울타리와 연구소의 센터 조직 내에 들어 있으나 자율성을 갖고서 일을 하는 위치에 있다.

실험연구를 하는 사람이 직접 하기 어려운 '약간의 기술'을 갖고 있기에 종종 사람들이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하고는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베풀수 있는 우위적인 위치에 있음을 뜻함은 절대 아니다. 이미 나는 실험에서 손을 놓은지 꽤 오래되었고, 실험 연구자만이 가질 수 있는 통찰력이나 문제해결 능력을 이제는 따라잡기 어려움을 잘 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이를 채우면서 더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대학원 학생에서 연구원, PI(Principal Investigator) 등 다양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동안은 선의에 바탕하여 성심성의껏 도움을 주는 편이었다. 나는 정부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기관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고, 따라서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누구이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내가 찾아가서 공동연구를 제안하기도 한다. 내가 필요한 비용을 대면서까지!

공동연구란 무엇일까?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참여자들이 연구 과정에 필요한 뭔가를 내어놓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나만이 갖고 있는 기술일 수도 있고, 내가 활용하는 연구조원일 수도 있고, 심지어는 연구비만을 내놓을 수도 있다. 만약 연구의 '원재료'만을 내어놓는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예를 들어 정말 기가막힌 특성을 갖는 균주를 가진 연구자가 있다고 하자. 유전체나 전사체를 해독해서 그 특성을 설명하고 가치를 더욱 높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이런 기술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 그런데 그 기술을 발휘하려면 돈이 든다. 인건비가 될 수도 있고, 시퀀싱 비용일 수도 있다. 문제는 끝내주는 균주를 갖고 있는 것이 경쟁력이니 유전체 해독 비용 같은 것은 되도록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이 감당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가상의 시나리오이고, 내가 이런 경우를 아직까지는 겪은 적은 없다.

'사람 하나 보낼테니 (가르쳐서) 일 해 줘'

이건 공동연구가 아니다. 내가 일을 시킬 수 있을 정도로 훈련된 사람을 보내는 것이 올바른 공동연구다. 물론 그 인력이 정말 숙달을 해서 연구에 크게 기여하게 될 날이 올 수 있다. 먼 안목에서 보면 이는 분명히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것이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공동연구의 형태가 아니다. 공동연구와 트레이닝 부탁은 별개의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학생이나 연구원이라면 반드시 책임있는 상급자를 통해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할 생각이다. 매정해 보이지만 이것이 옳은 방법이다.

하반기 오디오 DIY 프로젝트

요즘의 사무실 책상 위 풍경이다. 진공관 헤드폰 앰프가 새로 들어왔고, 야마하 YDA138E 칩 보드는 금속제 시계 케이스에서 주황색 반찬통으로 바뀌었다. 보드에 내장된 헤드폰 단자를 쓸 수 있도록 약간 작은 케이스로 바꾼 것이다. 집에는 아이의 숙제를 위해 같이 만든 TPA3125D2 앰프 보드 키트가 새로이 자리를 잡았다.

진공관 앰프의 심리적인 만족도는 매우 높다. 전원을 넣고 소리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집에서 사용하는 PCL86 초삼결 앰프보다 더 길다. 볼륨 폿 바로 뒤의 노랑색 직육면체 부품은 릴레이인데 왜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파워 앰프의 스피커 보호용 릴레이에 상응하는 것일까?


이와 함께 지난 초여름에 용산에서 구입한 3인치 유닛을 활용하기 위하여 나무로 된 인클로저 제작을 추진 중이다. 하드보드지로 상자를 만들어서 조금 사용해 보았으나 너무 볼품이 없어서 해체해 버렸다. 이번 인클로저는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분에게 판재 재단을 맡겼다. 조립과 도장, 유닛과 단자대 고정은 나의 몫이다. 다음은 공방에서 재단을 마친 인클로저의 가조립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생각보다 귀엽다!



주황색 반찬통에 총 12개의 구멍을 뚫으면서 정말 확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 구멍 하나 똑바로 뚫기가 왜 이렇게 힘이들까? 두꺼운 재료에 나사못을 박기 위해 구멍을 뚫는다고 가정해 보자. 나사못이 삐뚜로 박히면 얼마나 보기가 흉한지 더이상 말할 나위도 없다. 얇은 금속판과 같은 판재는 구멍을 수직으로 뚫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 수직은 고사하고 밑그림으로 그려놓은 위치에 제대로 구멍을 뚫는 일도 이렇게 서투르니 어디 함부로 DIY를 하겠다고 나서겠는가. 그렇다고 자주 하지도 않는 공작을 위해 드릴 스탠드를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열의만 있으면 무엇이듯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생각을 버려야 되겠다. 

호기심을 채울 물건들이 충분히 모였으니 스피커통 2호기 제작을 끝으로 당분간은 감상에만 집중을!

2015년 8월 9일 일요일

모든 것은 재미로 통하는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은 더욱 가까워졌다. 조직화를 위한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생각은 쉽게 전파되고 있으며 정제되지 않은 의견에 의해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영향을 받는다. 모든 정보가 똑같은 진실성과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지만 이를 구별하기는 과거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때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숨은 의도를 지닌 정보가 마치 진실인양 흘러다닌다. 그 정보는 십중팔구 돈(금전적 이익)과 관계된 것이다.

지금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사람이나 다루어지는 내용에 대한 검색어가 순식간에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는 세상이 너무나 어색하게 느껴진다. 인기를 먹고사는 유명인들은 자신이 실시간 검색어에서 우선순위에 오르기를 갈망하고 있는 듯하다.

요즘 자주 들리는 비속어 중 "핵노잼"이라는 말이 있다. '핵'은 말 그대로 핵폭탄급의 파괴력과 충격을 의미한다. '노잼'은 'no 재미'를 의미한다. 즉 '핵노잼'은 정말 재미가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당연히 좋은 의미가 아니다. 이는 바로 핵폭탄 만큼의 파괴력을 가질 정도로 충격적인 재미 없음이며, 절대로 추구해서는 안될 바에 해당한다. 한번 핵노잼으로 낙인이 찍하면 이를 회복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특히 신작 영화 개봉 초기에 '핵노잼'이라는 의견이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로 올라오기라도 하면 그 파급력이 너무나 커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애를 먹는다고 한다.

난 여기서 두 가지 면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려 한다. 세상사 모든 일을 재미라는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물론 요리는 맛이 있어야 하고, 영화나 TV 프로는 보기에 즐거워야 하며, 음악은 듣기 좋아야 한다. 재미는 이처럼 인간 생활을 윤기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진지함을 추구해야 할 상황조차 '재미가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로 환원되고 만다. 맛은 있지만 몸에는 좋지 않은 음식의 예가 너무나 많듯이 말이다.

관중석에게 가장 큰 재미를 선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등수 매기기 아닌가? 요즘 무척 풍성해지고 있는 TV 프로그램을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어느 순간 갑자기 예능의 대세가 된 요리사들이 어떤 포맷의 프로그램에 나오는가? 1등 뽑기 아닌가? 가요 프로그램은 어떤가? 또 음악-패션-요리 등등 쟝르를 넘나드는 오디션 형태의 프로그램 역시 1등을 뽑기 위한 과정을 재미있는 볼거리로서 미화하고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노력하고, 기득권을 가진 평가자들(멘토라는 말로 때로는 불린다)에 의한 조련으로 거듭나고, 거기에 개천에서 용 나는 식의 스토리 메이킹까지..

여기서 잠깐! <강적들>, <대찬인상> 부류의 내가 매우 싫어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는 대본에 따라 방송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제아무리 방송연예계 기자나 PD라 해도 매주 달라지는 대상에 대한 당시 사정을 그렇게 훤하게 꿰뚫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 요즘 인기를 얻는 <복면가왕>에서 연예인 판정단들이 복면을 쓴 출연자가 누구일 것이라고 발언하는 것도 역시 대부분은 대본에 의한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전부 연예인이라 해도 사람들이 다시 기억해주면 '흐뭇함을 느낄 수 있는' 잊혀진 가수들을 그렇게 골고루 나열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경연대회를 구경하는 관중은 참다운 참여자가 되지 못한다. 대신 관중들에게도 투표를 행사하게 함으로서 뭔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이른바 일종의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다. 출연자가 연습하고 준비한 만큼 나는 평가한다. 따라서 모든 것은 출연자의 책임다. 과연 그럴까?

또 하나는 남의 의견에 너무나 쉽게 영향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근처의 음식점을 찾거나 책을 사거나 볼 영화를 고를 때, 일단 이를 미리 접한 사람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게 된다. 뉴스를 보아도 그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해설을 곁들인 기사를 같이 보지 않으면 이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를 쉽사리 판단하지 못한다. 사람들의 이러한 행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이러한 속성을 이용하기 위하여 어떤 의도를 가진 진실하지 않은 정보가 곳곳에 넘쳐난다.  일례로써 이제 더 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네이버 블로그에 돈을 지급할테니 광고성 리뷰를 올려달라는 메일이 아직도 나에게 종종 날아온다. 어쩌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이런 제안을 뿌리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한 명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터이니까 말이다.

컴퓨터 모니터 혹은 손바닥 속 휴대폰 액정 화면의 좁은 사각 틀로 세상을 보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무던히 애를 쓰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부여 궁남지는 내부에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

왜냐하면 여름에는 내부에서 울창한 연잎에 가려 길을 잃을 수도..


위 사진은 다음 지도에서 빌려온 것이다. 어제 아들과 함께 부여와 논산을 찾았다. 백제문화단지에서 거의 열사병에 걸릴 지경으로 돌아다니다가...


점심을 먹고 나서 부여 박물관으로 향했다. 원래 부여 박물관은 도넛 모양으로 회랑이 있고 바깥에 전시관이 배치된 형태였는데(중심부는 문을 열고 나가야 하는 사실상 바깥이었음), 최근에는 중앙부를 터서 실내로 개조한 것 같다. 정 중앙부에는 커다란 부여 석조가 그윽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전시관에서는 유해진씨를 닮은 처연한 표정의 나한상을 만났다.


어제는 기와편들이 내 마음을 많이 잡아끌었다. 지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삼국시대의 목조건물은 과연 어떻게 생겼었을까? 사진을 남기지는 았았지만 부소산 절터에서 발굴된 치미의 희고 단아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경주 황룡사터의 웅장하고 어두운 색의 치미와는 확연히 달랐다.


부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걸작, 금동향로이다. 윗부분의 다섯 악사가 연주하는 백제시대의 악기를 최근에 복원했다는 소식을 아들을 통해 들었다.


백제의 머그잔?



국립부여박물관에 있는 동안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려 연일 계속되던 무더위를 잠시나마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좋아서 아들과 우산 하나를 받쳐들고 한쪽 어깨와 발을 적셔가며 궁남지로 향했다. 찾는 이가 많아지면서 새로 조성된 소형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부로 들어갔는데...


포룡정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한참을 쉬다가 다시 주차장을 행해 나오는데 아뿔싸! 도무지 방향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동안 궁남지란 포룡정이 있는 중앙부 연못을 둘러싸고 연꽃이 심어진 바둑판 모양의 못들이 동심원 모양으로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항공사진을 보니 연잎이 무성하게 자란 상태에서는 방향을 찾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입구에 길을 잘 찾을 수 있는 개념도를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자면 궁남지 주변부 어디에 있더라도 중앙 연못을 찾아 나오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면 중앙연못 둘레길에 드문드문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주요 주차장으로 향하는 화살표만 만들어 두어도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

오늘의 포스팅은 관광지에서 느낀 사소한 불편함을 토로하기 위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몇달 만에 다시 찾은 부여는 몹시 무더운 날씨라 답사가 쉽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많은 영감과 즐거움을 주었다.

마지막 코스는 논산의 백제군사박물관. 계백묘로 전해지는 묘에는 정말 계백 장군이 묻혀있을까? 계백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장사에 들렀으나 미처 분향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상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으나 둘 다 더위에 너무나 지친 데다가 대전으로 돌아오는 방향과는 반대편이라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아쉬움과 함께 차를 돌렸다.

늘어나는 칩앰프들

딸아아의 여름방학 탐구 숙제를 위해 Texas Instruments사의 TPA3125D2(10-W per channel, 8 ohm @ 24 V) 칩을 이용한 국산 칩앰프를 만들어서 같이 조립해 보았다. 아래 사진에서 3번으로 표시한 것이다. 판매처는 용산 샘플전자이다. 모든 커넥터가 전부 기판 위에 고정되어 있어서 케이스가 없이도 당장 쓰는데에는 불편함이 없다. 20 핀 DIP 패키지라서 납땜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판매처 링크를 소개해 둔다. 오디오용 고급 부품을 사용한 키트와 완제품도 판매한다. 내가 알기로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class D 앰프 보드 키트는 거의 없는 것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팔리는 완제품 보드에 비해서는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국산품 애용 차원에서 구입해 보았다. 팝 노이즈가 없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데이터 시트에 Advanced Power-Off Pop Reduction라고 소개한 것을 보면 설계 단계부터 팝 노이즈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생각된다. 키트에 포함된 6개의 단자가 모두 한 줄로 배열된 수평 타입의 ALPS 가변저항(A 형도) 좋았다. 퓨즈 대신 회로보호용으로 쓰는 폴리스위치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접하였다. 이 칩은 패널 TV나 액티브 스피커에 쓰인다고 한다. 非 Hi-Fi에 대하여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생각이 없다면, 매우 실용적인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구입한 PCB에서는 패턴을 끊어야만 적용할 수 있기는 하나 뮤트와 게인 조정 기능도 있어서 회로 구성에 따라서는 매우 유용하게 적용 가능하다. DIYer를 위해서 만들어진 단품 보드(또는 키트)가 눈에 뜨이지 않는 것은 칩 자체가 너무 커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매우 놀라운 가격에 쓸만한 칩보드들을 제공한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에 높은 조립 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선택의 폭은 넓고 가격도 높은 편이지만 국산 칩앰프는 깔끔한 마무리를 자랑한다. 1번 앰프는 국내 업체 케이벨에서 만든 TDA7266D 앰프(모델명 KB20W)이다(class D 증폭기는 아니다). 이 회사는 전자식 볼륨이나 블루투스 기능을 갖는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는데, 스피커 연결용으로 RCA 단자를 채용한 것은 약간 넌센스 같다. 차라리 일반 스크류 터미널이 더 나을텐데? TDA7266D는 8 ohm 스피커에 대해 5+5W 출력을 제공하는 dual bridge amplifier이다. 전원전압 범위가 3.5 - 12 V로 비교적 저전압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2번으로 표시한 것은 야마하의 YDA138-E를 사용한 앰프 보드이다. 구입처는 알리익스프레스이다. 칩 자체에 헤드폰 앰프 기능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8 ohm 스피커에 대해 10+10W 출력을 제공한다.

이것 3개 외에도 몇개의 칩앰프가 더 있고, 구매 이력은 블로그 어딘가에 전부 기록이 되어있다. 사무실에서는 소위 브리즈 앰프로 널리 알려진 TPA3116 앰프가 주력 오디오로서 쓰이고 있다.

class D 앰프 혹은 디지털 앰프라도 불리는 많은 제품들은 실제로 아날로그를 입력으로 받는다. 'CD나 PC와 같은 디지털 소스에서 나오는 소리를 아날로그로 변환하여 증폭한다면 아무리 디지털 앰프라도 무슨 소용인가? 직접 디지털 신호를 받아야 진정한 디지털 앰프 아닌가?'라는 의견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완전한 full digital amp에 대한 관심도 점차 많아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실용파인 나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내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귀를 뚫고 나서 가끔씩 기분 전환을 위해 새 귀걸이를 사면서 즐거워한다. 남자들이 취미와 관련된 자질구레한 물건을 사 모으는 것도 비슷한 심리 아니겠는가?

2015년 8월 4일 화요일

생물정보 분석용 통합 소프트웨어를 쓴다는 것은...

스크류 드라이버나 플라이어, 망치 등의 범용 연장을 들고 일을 하는 것을 (Bio)Perl이나 (Bio)Python, shell script, awk(sed도 포함?)등으로 생명정보를 주무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면, CLC Genomics Workbench나 Unipro UGENE, Geneious Pro 등 GUI 환경의 통합 분석 프로그램을 쓰는 것은 특정 용도에 딱 맞는 도구를 쓰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예를 들자면 특정 자전거 회사의 자전거 부품 정비에만 쓸 수 있는 공구? 통합 분석 프로그램에서 다룰 수 있는 일의 범위도 요즘은 꽤 많아졌다. 그러나 문제점을 하나 제시한다면 한가지의 도구를 잘 쓴다 하여도 그러한 경험이 다른 도구를 익히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이라든가 프로젝트 개념이 조금씩 다 달라서, 가령 내가 CLC Genomics Workbench를 아주 능숙하게 다룬다 할지라도 Unipro UGENE을 쓰려면 매뉴얼을 펼쳐놓고 처음부터 초보자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EUGENE을 시험 삼아서 설치해 보았다. EUGENE 내에서 blast DB를 생성하고 검색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미 리눅스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어떻겠는가? 차라리 NCBI BLAST+를 리눅스에 설치한 뒤 여기에서 검색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

요즘 몇명의 초보자에게 유전체 서열 분석과 관련한 실무를 교육하는 중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리눅스이다. 리눅스를 직접 설치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라서, 내가 쓰는 서버에 계정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command line interface와 (공포스런!) vi editor를 익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여기에 더하여 EUGENE과 같은 통합 GUI 도구를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옳은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나 개인적으로는 매일같이 사용하는 CLC Genomics Workbench나 artemis 말고 다른 도구를 일부러 공부하여 익숙해지려고 애쓸 이유가 하나도 없다. 하다못해 번갈아 사용하려고 구입한 Geneious Pro를 좀 써 보려고 노력을 하지만 진도가 잘 안나가고 있다.

상용 툴과 공개 툴은 각각 나름대로 쓸모가 있다. 공개 툴이라고 해서 상용 툴에 비해 반드시 기능이 떨어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수많은 bioinformatics 공개 툴이 논문을 통해서 발표가 되지만 이 중에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되면서 사용자 층을 확보하고 생명력을 갖추어 나가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본 포스팅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논문으로 공개한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또는 웹 도구들은 일정 기간(최소 2년 정도) 동안에는 업데이트 및 사이트 운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저널들은 게재되는 논문에 대해서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이러한 GUI 통합 분석 프로그램은 분명 초보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나 자신의 분석 실무에 직접적으로 쓰일 가능성은 적다 하더라도 공을 들여 배울 필요는 여전히 있다.

Genome map과 genomic feature를 그림으로 표현해주는 프로그램 - 대개는 라이브러리 형태 - 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가 써 본 것은 genoPlotR 정도가 전부이다. 이 분야에서는 힘써서 공부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얼마 전에 이런 용도의 프로그램 또는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보려고 목록을 작성해 두었는데 어디에 저장을 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자료 조사부터 다시 해야 될 것 같다.


2015년 8월 3일 월요일

중국산 Little-Bear P-1 진공관-MOSFET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 및 프리앰프 구입

12AU7을 사용한 진공관 헤드폰 앰프 & 프리앰프(Little-Bear P-1)를 ebay로부터 구입하였다. 7월 15일쯤에 결제를 하고 약 보름을 기다려서 배송이 되었다. 사무실에서 스피커를 곤란하기 어려운 상황에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기 위함이다. 사무실을 계속해서 혼자 쓴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핑계이다. 컴퓨터의 사운드 카드 출력에 헤드폰을 직결해도 되지만, 진공관을 사용한 장난감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구입 결심을 하게 되었다. 별도의 파워앰프를 연결하여 스피커를 연결하기 위하여 라인 출력이 있는 제품을 열심히 골랐다.


종이 상자에 잘 포장이 되어서 안전하게 배송이 완료되었다. 상자를 열어보니 뽁뽁이로 잘 포장된 기판, 진공관, 24 V 2 A 전원 어댑터(돼지코 포함), 그리고 금도금이 된 6.3 mm to 3.5 mm 헤드폰 연결용 어댑터가 들어 있었다. 동봉된 아크릴 커버는 기판용 서포트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직접 조립하면 된다.


브리즈 TPA3116 앰프와 곁에 두어 보았다. 스위치를 누르면 후면의 RCA 입력과 전면의 3.5 mm 입력 사이를 전환하게 된다. 뒤에는 전원용 토글 스위치가 있다. 



기판 내부에는 히터 전원을 전환하는 셀렉터가 있어서 6X 계열 진공관(6DJ8, 6922EH, ECC88, 6N11, 6N23P)과 12X 계열(12AX7, 12AT7, 6N4...)를 전부 사용할 수 있다. 나의 '막귀'로는 큰 음질면에서 그렇게 큰 흠을 잡기는 어렵다. 입력 없이 볼륨을 올리니 hiss noise가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런데 기판 바닥면을 보니 플럭스 자국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 나중에 라이터 기름으로 닦아낼 필요는 있겠다.

판매자가 제공하는 사양은 다음과 같다.

  • In Put Power: DC24V 900mA
  • Input Sensitivity:50mV
  • Input Impedance: 100KOhm
  • Out-Put Impedance:12~600 Ohm
  • Dynamic range: 84.6dBA((300 ohm) 89.8dBA(33 ohm)
  • Gain:20dB
  • Frequency response:10Hz-60KHz +/- 0.25dB
  • Minimum THD: 0.016%(300 ohm) 0.45%(13 ohm)
  • Signal/Noise Ratio >92dB
  • RCA 2CH Input X1 / RCA 2CH output X1
  • 6.3mm 2CH Output X1
  • Shipping Weight: 1kg
  • Transformers AC100V ~AC240V\50~60Hz 1.8A DC output 24V2A
  • It has a ferric filter ring on DC power cord to reduce noise; much high performance than other similar product.
  • Dimension: 100mm (D) X 100mm (W) X 50mm (H) not measure to tube and transformer.
사용된 회로는 아마도 이 링크의 것과 유사할 것으로 생각된다. LM317이라는 칩이 보여서 그냥 그러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진공관 자체보다 반도체 칩(방열판 부착)에서 정말 엄청난 열이 난다. 헤드폰을 위한 출력부와 파워 앰프로 연결되는 라인 아웃은 어떻게 다를까? 회로를 이해한다면 좀 더 많은 궁금증이 해결되겠지만... 이러다가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을 사려는 욕심이 생길지도 모른다! 지금 쓰는 헤드폰은 오디오 테크니카의 저가형 모델인 TH-380AV이다. 전문 음악감상용이 아니라 A/V 용이라서 줄이 너무 길다.

그냥 느낌뿐이지만 진공관 프리앰프를 거쳐 브리즈 앰프를 통해 스피커를 울리니 브리즈에 직접 물린 것보다 좀 더 좋은 소리가 나는 것 같다. 플라시보 효과인지도?

[2015년 8월 4일에 추가한 글]
웹 검색을 통해서 좋은 자료를 찾았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DIY 저전압 진공관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들

아울러서 본 앰프의 제조사인 LITTLE-BEAR AUDIO의 ebay 스토어도 소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