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의 미국 여행 기록은 14편의 유튜브 쇼츠(동영상 목록)로 남았다. 추가 작업을 통해서 2편 정도의 쇼츠를 더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여행의 종합적인 결론과 느낌은 별도의 글인 우연이라는 바람을 품은 여행길로 남겼다. 사진과 설명을 더 곁들여서 이 글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쇼츠를 만드느라 너무 진이 빠져서 당장은 힘들 것 같다.
미국 입국은 뉴저지의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EWR)을 통하였다. 갈 때에는 인천공항에서 떠나는 델타 항공을 이용하여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환승을 하였다. 입국심사를 하고 나서 찾은 짐은 바로 근처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 다시 얹기만 해면 된다. 델타 항공의 허브 공항이라서 이런 편의를 제공하는 것 같다. 정비 문제로 인천공항 이륙이 한 시간 정도 늦는 바람에 환승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작년에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서는 짐을 전부 찾아서 환승을 위해 다른 터미널로 이동을 하느라 매우 불편했었다.
돌아올 때에는 에어 프레미아를 이용하였다. 좌석 간격이 넓은 편이라 좋았다. 에어 프레미아는 EWR에 취항하면서 국내에서는 뉴욕 직항이라고 마케팅을 하고 있어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왜 ‘에어 프레미아’는 ‘뉴저지 취항’하면서 ‘뉴욕 취항’이라고 허위광고를 할까? 2025년 4월 9일
이번 항공 여정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만약 다음에 또 뉴욕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올해 이용한 항공편을 또 이용할 의사가 있다. 물론 환승은 하지 않을 수록 좋겠지만.
EWR 공항 터미널에서 에어 트레인을 타고 기차역까지 나간 뒤 NJ Transit으로 원하는 곳까지 가는 방법도 알게 되었고, 딸이 살고 있는 저지시티의 Journal Square 역에서 PATH를 타고 맨해튼으로 나가는 것도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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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하여 이틀 동안은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묵었다. P4라는 주차장과 Holiday Inn Newark International Airport 호텔을 왕복하는 24시간 무료 셔틀이 있다고 하였는데, 터미널에서 P4까지 가려면 무료 셔틀이나 Air Train을 타야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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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 트레인에서. 같은 호텔에 묵었던 한국인 관광객 가족이 찍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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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J Transit을 타고 뉴욕 펜실베이니아 역으로 나가는 길. 맨해튼 메이시스 백화점 근처에서 일하는 딸을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
이번 여행은 기간이 비교적 길었기 때문에(출발-도착일 기준 약 2주) 그렇게 무리하여 돌아다니려고 애쓰지 않았다. 딸의 집에서 PATH를 타고 20분 정도면 맨해튼 남쪽의 World Trade Center 역으로 갈 수 있고, 다른 노선을 선택하면 33rd Street까지 간다.
| PATH 노선도(출처: 위키피디아) |
작년까지만 해도 딸이 뉴욕에 거주했기 때문에 주요 박물관에 대해서 본인은 물론 동반 2인까지 Pay-What-You-Wish로 매우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소지가 저지 시티로 바뀌면서 더 이상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몇 곳의 무료 박물관을 이용하거나 또는 무료로 개방하는 시간을 선택하였고, 구겐하임 박물관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 열리는 Pay-What-You-Wish 입장권을 재빨리 구입하여 관람하였다. 이 입장권은 오후 4시부터 5시 반까지만 이용 가능하므로 사람이 무척 많았다. 이번 여행에 방문한 박물관(또는 미술관)은 다음과 같다.
- 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 - 상시 무료
-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 The Museum of Moden Art
- Museum at the FIT (Fashion Institute of Technolgy) - 상시 무료
- American Folk Art Museum - 상시 무료
배터리 파크와 캐슬 클린턴도 괜찮았다. 스태튼 아일랜드로 가는 무료 페리를 타지 못한 것은 아쉽다. 원래 무료 페리는 마지막 일정으로 남겨 두었었는데, 날씨가 너무 나빠져서 WTC 근처의 식당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딸과 함께 찾은 식당은 호주식 음식을 파는 Two Hands, 그리고 787 Coffee.
딸 부부가 특별 이벤트로 준비해 준 Circle Line Cruise는 정말 좋았다. 추석 전날 일몰 직후 뉴욕의 화려한 마천루를 배경으로 꽉 찬 달을 보는 즐거움이란... 배를 타고 있는 내내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Arthur's Theme(Best that you can do)의 코러스 부분 가사가 떠올랐다.
When you get caught between the moon and New York City
I know it's crazy, but it's true
If you get caught between the moon and New York City
The best that you can do
The best that you can do Is fall in love
우리나라의 역사가 오래 되었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건축물은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뒤 세워졌거나 또는 급속한 도시화를 거쳐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전부이다. 아파트를 짓고 30년만 지나면 재건축을 논의하는 분위기에 워낙 익숙하다 보니 뉴욕에서 건축 후 100년이 지난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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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HO에서 만난 이 건물에는 1873년이라는 연도가 새겨져 있다. |
시민과 관광객이 평온한 휴식을 즐기는 공원을 거닐어 본 것도 큰 수확이었다. 센트럴 파크는 두 번이나 횡단을 하였고, 호보컨의 시나트라 공원, 메이시스 백화점 옆의 헤럴드 스퀘어, 매디슨 스퀘어 공원, 스프링 스트리트 공원 등도 저마다 규모는 다르지만 특색이 있었다.
여행이 남기는 즐거운 추억거리 중 음식은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뉴욕의 물가는 대단히 비싸고, 또 원하는 음식을 자유자재로 주문할만큼 나의 영어가 능통한 것도 아니다. 팁을 따지는 것도 두렵고, 샐러드 하나를 주문하려 해도 식재료의 이름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니 이것 역시 쉬운 노릇이 아니다. 사실 바쁘게 출근하는 딸 부부에게 한번이라도 더 집에서 식사를 챙겨주려는 것이 이번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었으므로 그렇게 자주 외식을 하지는 못하였다.
시나트라 파크에 위치한 이탈리아 식당인 Blue Eyes에서 내가 고른 요리는 영 실패작이었다. 이것은 미국인 사돈이 산 것이었는데... 차라리 익숙한 파스타를 선택할 것을. 유람선을 탄 뒤 찾은 태국 음식점 Hey Thai는 마음에 들었다. Dig과 치폴레 멕시칸 그릴도 기억에 남는다. 졸리비와 아니타 젤라또 역시 즐거운 미식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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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을 초월하는 단단한 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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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리비에서. 필리핀에서 시작된 패스트푸드점이라고 한다. |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지만, 이번 여행의 느낌은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 먼 타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딸과 사위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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