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이용한 오디오 앰프라고 해서 진공관 앰프 자작에 비하여 월등히 편한 것만도 아니다. 간혹 매우 듣기 싫은 잡음이 나는데(간혹이 아니라 나의 자작 경험으로는 거의 항상), 이것을 완벽하게 해결하기가 참 어렵다.
Sanken SI-1525HD IC를 이용한 앰프도 그러했다. 교류 전원을 타고 들어오는 60 또는 120 Hz의 잡음과는 다른, 매우 듣기 싫은 소리가 난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마치 서늘한 얼음 동굴 안에서 냉장고를 가동하는 소리라고나 할까. 앰프부에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이 잡음은 더욱 커진다. 기본이 갖추어지지 않은 앰프라고 고백을 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가 잡음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것일까? 내가 얻은 해답은 IC의 방열판이었다. 방열판에 볼트를 끼운 뒤 그라운드에 연결하니 귀에 거슬리던 잡음이 사라졌다.
이런 앰프 칩은 보는 재미가 있다. 기판은 에폭시가 아니라 페놀 수지 재질인 것으로 보인다. 쓰인 부품의 질이 고급은 아니지만 실용적으로는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
2016년에 Sanken IC가 조립된 보드를 사서 앰프를 만들면서 이 부품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Sanyo power pack만큼의 정보가 남아있지 않았다. 마침 제이앨범에서 유튜브 동영상을 하나 소개해 주었다. 이 부품이 내장된 AIWA AX-7300E리시버의 분해와 관련한 것으로서 2020년에 업로드된 것이었다.
도대체 이 리시버 앰프는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독일어 사이트에서 1979-1981 사이에 생산이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다른 웹사이트에서는 1977-1979라고도 하고... 아마 모델명 뒤에 붙은 'E'가 더 나중에 개발되었음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충분히 빈티지 제품이라 불릴만한 오디오이다.
도대체 이 리시버 앰프는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독일어 사이트에서 1979-1981 사이에 생산이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다른 웹사이트에서는 1977-1979라고도 하고... 아마 모델명 뒤에 붙은 'E'가 더 나중에 개발되었음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충분히 빈티지 제품이라 불릴만한 오디오이다.
테스트를 하느라 보드에 연결되는 전선을 다시 납땜하였는데 순간의 판단 착오로 원래 고정 상태로 되돌리기가 어렵게 되었다. 어차피 테스트를 위한 작업이었으니 좀더 나은 케이스에 재조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에도 다이소 플라스틱 케이스를 쓸 것인가? 아니면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 메이커(예: 케이스포유)에서 만든 양질의 케이스를 쓸 것인가? 케이스포유의 SNM 시리즈 알루미늄 케이스가 좋아 보이는데 최대 높이가 60mm라서 산켄 앰프의 방열판의 높이와 동일하니 수납은 곤란하다.
2022년 1월 11일 업데이트
하루가 지나서 다시 소리를 들어 보니 잡음이 그대로이다. 입력선의 결선 방식을 바꾸었지만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는데, 다시 좌절 사이클인가? 입력 커플링 캐패시터(마일러 제품)에 손을 가까이 가져가 보니 잡음이 유도된다. 커플링 캐패시터가 안테나도 아니고 이건 무슨 조화인가.
허, 핵심 부품이 기판에 다 꽃힌 상태의 부품을 가지고도 이렇게 형편없는 앰프밖에 만들지 못한단 말인가. 진공관 앰프보다 잡음을 잡기가 더 어려워서야 어디 말이 되는가? 정녕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 회로의 그라운드와 전원부의 접지를 연결해 보았다. 어라? 잡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캐패시터를 통해서 AC 커플링을 해도 효과가 같았다. 어떤 앰프는 콘센트의 접지에 회로의 접지를 연결하면 잡음이 더 심해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원래 오디오 기기는 2종 기기(class II appliance)의 요건을 갖추는 것이 옳다. 즉 보호접지를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맞고, 보호접지에 본 회로의 그라운드를 연결하여 노이즈가 줄었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는 좋은 일이겠지만 정답은 아니다. 만약 새로 케이스를 주문하여 재조립을 한다면 다시 처음부터 면밀하게 검토를 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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