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도(制度): 관습이나 도덕, 법률 따위의 규범이나 사회 구조
- 제도(製圖): 기계, 건축물, 공작물 따위의 도면이나 도안을 그림
오늘 글감으로 삼은 것은 두번째의 제도이다. LibreCAD를 익히면서, 중학교 기술 시간에 제도를 배웠던 것이 생각이 났다. 남학생은 모두가 제도기를 구입하여 도면을 그리는 실습을 했었다. 중학생 수준에 맞는 제도기라는 것이 결코 고급 제품은 아니었지만 80년대 초반에 중학교를 다닌 나에게는 가장 비싸게 구입해야 했던 '문구'가 아니었을까 한다. 컴퍼스, 디바이더, 먹줄펜 등으로 구성된 도구 일습이 파랑색 완충재가 채워진 납작한 케이스 안에 단정하게 갖추어진... 로트링이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것도 이때였다. 지금 구글에서 '제도기'를 검색하면 과거에 제도판이라 불리던 것에 다리와 각도 조절 장치가 달린 물건의 이미지가 나온다.
제도기. 구글에서 이미지 찾기 어려웠다. 출처는 경남교수학습지원센터(링크). |
'제1각법', '제2각법'이라는 용어도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컴퓨터로 모든 것을 디자인하고 심지어 3D 프린터로 물건을 찍어내는 시대가 되어서 더 이상 손으로 뭔가를 설계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게 되었고 중등 교육에서도 다루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도면을 그리는 일의 기본에 대해서는 기억을 되새겨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선의 모양과 굵기는 어떻게 선택하는지 등등.
LibreCAD의 실습 자료를 보면 모든 용어가 영문으로 되어 있다. 각각에 해당하는 국문 용어도 있을 것 같은데 일부러 찾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construction line은 뭐라고 할 것인가?
어제는 트리밍의 신비한 기능을 공부하였다. 교차하는 곳을 기준으로 어떤 선을 자르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리다 만 선을 연장하는 기능까지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적절한 'snap' 방법을 빨리 찾아서 적용하는 것이 초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취미생활이 엉뚱한 길로 계속 흘러들어서 CAD까지 익히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좀 더 빨리 이 세계에 입문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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