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4일 월요일

업무용 서버 랙 구입


인증샷에 내 발이 찍혔다.

일반적인 사무용 책상의 높이에 해당하는 12U짜리 미니 서버 랙을 구입했는데 깊이가 생각보다 깊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전체적인 모양은 마치 가정용 냉장고를 눕혀놓은 것과 유사하다. 앞의 문짝만 제외하면 캐비넷과 같은 구조라는 기분이 영 들지 않는다. 지난주에 납품과 함께 설치가 일부 완료되었지만 내부 구조를 마음에 들게 직접 바꾸다가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다! 고정용 사각 볼트는 왜 이렇게 끼워지질 않고 또 선반은 왜 이렇게 무거운지.. 땀을 뻘뻘 흘리며 손톱이 부러지도록 고정 작업을 하였다. 무척 힘이 들었지만, 그러면서도 '흠, 적성에 맞는군'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지금은 기가비트 스위치와 1U 서버가 장착이 된 상태이다. 연구소내 다른 서버실에서 가동되는 2U 서버를 내일쯤 가져올 예정이다. 그러면 이산가족처럼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서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모니터 뒤에는 NAS가 얹혀있다. 무척 소박한 전산 시스템이지만 일개 생물학자에게는 원심분리기와 딥프리저, PCR 머신을 돌리는 실험실과 같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서버를 숨겨놓은 골방(원래 통신설비가 있는 방)과 내 사무실 말고는 별도의 실험 공간이 없으니 이것이 내 실험실인 셈이다.

이렇게 서버 랙을 살 줄 알았더라면, 올해 신규 구매한 서버(오른쪽의 타워형)도 랙 마운트 타입으로 살 것을... 그러면 전부 말끔하게 서버 랙  하나에 수납이 될텐데. 

언제 일어날지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하면서 서버 작동 소음과 냉방기 소리로 귀가 따가운 서버실에서 애쓰는 전산실 종사자들의 노고를 0.1%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