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2일 토요일

욕실 문 보수하기

스피커 2호기를 만들면서 전면판을 칠하고 남은 수성 흰색 페인트를 활용하기로 하였다. 바로 욕실문을 보수하는 것. 욕실문은 물기에 노출되기 십상이라 페인트가 들뜨고 노출된 목재가 부식되는 일이 흔하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보수를 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었는데 벼르고 별러서 주말을 이용한 작업에 돌입하였다.

가장 간단하게는 근처 인테리어 업자에게 의뢰하여 문을 새로 마추어 다는 방법이 있겠고, 옥션등에서 ABS 욕실문을 주문하는 방법도 있겠다.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것은 비용이 가장 높을 것이 뻔하고, 옥션에서 주문하면 상처 없이 무사히 배송이 이루어질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직접 보수를 하려면 우선 문을 잘 말리고, 부식된 부분을 제거한 뒤 적당한 충전재로 매운다음 사포질 후 도료를 바르면 될 것이다. 그럼 깎아낸 부분은 무엇으로 메우나? 핸디코트 메꾸미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철물점에서 하필이면 퍼티를 산 것이 잘못된 출발점이었다. 치약 튜브처럼 생긴 것에 들어있는 퍼티는 목재 틈에 써서 안 될 것은 없지만, 굳으면 평평하게 갈아내기가 어렵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쌌다. 자동차 표면의 미세한 상처와 같이 상처의 면적이 좁고 성형 후에도 충분한 강도가 필요한 곳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핸디코트는 너무 대용량으로만 파는 것 같고, 지금 생각해 보니 우드필러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메꿈재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가 필요하다.

부식된 부분을 긁어내고 퍼티로 채운지 일주일이 지나 비로소 주말이 되었다. 마트에 가니 연마용 수세미가 있어서 그것을 구입하였다. 사포는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다음부터는 마스크를 쓰고 하자. 떨어지는 가루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보안경도 필요할지 모른다. 문짝과 문틀을 전반적으로 가볍게 연마한 뒤 주변에 마스킹용 테이브를 발랐다. 젯소는 생략하였다. 문에는 원래 백색 페인트가 발라져 있었는데, 퍼티로 성형한 곳(회색)과 페인트가 벗겨진 하부(나무색)에 새로 칠을 하려면 아무래도 젯소를 먼저 바르는 것이 유리할 것 같기는 했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과감히 생략하였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과물이다. 마른 후 붓 2종으로만 덧바르기를 계속하여 최종 결과물을 얻었다. 과감하게 롤러로 바르는게 더 나을 것 같다. 욕실 문을 수성 페인트로 칠한 것이 정말 제대로 한 작업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유기용제 냄새가 나지 않아서 작업을 하기에는 아주 좋았다. 아내는 이정도면 아주 괜찮다고 하지만 내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65점 정도? 바니쉬로 마감을 하면 80점은 될 것이다. 그러나 집에서 자가 수리를 하면서 뭐하려 페인트 + 바니쉬까지 바르겠는가. 도막의 보호가 필요하다면 모르겠지만.


왼쪽이 오늘 작업한 페인트. 약 반 정도가 남았다. 문짝 하나를 다 칠하고도(욕실문이라서 약간 작다) 반 밖에 쓰지 않았다면 너무 소심하게 아껴쓴 것이 아닐까? 오른쪽은 혹시 부족할지 몰라서 오늘 하나 더 사다 놓은 페인트이다. 마찬가지로 수성 반광 백색이다. 

매주 조금씩 시간을 투자한다면 집의 모든 출입문과 창문에 대한 도장 작업에 도전을 해도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다만 마스킹 테이프 작업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페인트가 심하게 벗겨져서 두께 차이가 눈에 뜨이게 나타나는 경우는 준비 작업을 어떻게 해야 할까? 들뜬 페인트는 소위 '헤라'라고 불리는 스크래퍼로 벗겨내면 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상태라면 아무리 사포질을 해도 울퉁불퉁할 것이 뻔한데 말이다.


페인트에 대해 공부를 좀 해보자. 수성 페인트는 아크릴이 바인더이고 주로 벽에 바르는 용도이고, 에나멜은 철이나 목재에 적합하다. 어쩌면 가정에서 나무에 바르기에는 수성 에나멜이 가장 적합할지도 모른다. 가격은 가장 비싼 편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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