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9일 월요일

마음 다잡기 -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 대하여

그동안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진공관'이라는 소자 자체의 기술적인 매력에 빠져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납땜인두를 펜이나 숟가락보다 더 자주 들고 설쳤던 것은 아니다. 아직 공동제작을 위한 소출력 싱글 앰프 키트는 도착하지도 않았다. 인터넷을 뒤지면서 정보를 검색하고 공부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정열을 소모하였다는 뜻이다.

최근 PCL86을 한 개 교체하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10개씩 묶어서 파는 NOS 진공관의 품질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1년도 안되어 교체를 했다는 것은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아마도 초기 불량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할지도 모른다. 이제 남은 PCL86은 3개. 같은 수준의 제품 10개를 구해 놓을까(개당 3 달러 미만), 아니면 조금 비싸게 파는 관(www.thetubestore.com 또는 www.tubedepot.com 기준으로 $4.95)을 몇 개 사다 놓을까. 그렇다 해도 여러 브랜드의 '잡관' 중에서 적당히 골라 보내주는 것이지만.

이렇게 음악을 즐기기 위한 기술적인 요소에 지나치에 천착할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악 그 자체에 몰두하는 것이다.


낙소스 웹라디오에서 헨델의 <메시아>가 흘러나오고 있다. 가슴을 후비는 듯한 트럼펫 소리. 탁상용 싸구려 칩앰프면 어떠하랴.

집에서는 FM 신호를 키워보는 실험을 할 생각이다. 다른 방송은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잘 나오는데, 왜 가장 즐겨듣는 KBS Classic FM만 잡음이 끼는가? 이베이에서 무료 배송으로 지른 약 4천원짜리 FM 신호 증폭기를 옥외 안테나와 튜너 사이에 끼워 보겠다. 정말 잡음도 같은 수준으로 커져서 쓸모가 없는지, 잡음에 비해 신호가 크게 증가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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