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8일 목요일

GenoGlobe.kr 하위의 위치 자료를 GenoGlobe.com으로 옮기고 .htaccess REDIRECT를 써서 이전 주소로도 접속이 되게 만들기

GenoGlobe.kr/kribb에서 돌아가던 위키 사이트를 GenoGlobe.com/kribb으로 옮겼다. 이를 보통 '마이그레이션(migration)'이라 부른다. '.kr'이 '.com'로 바뀌는 것을 제외하면 웹문서 주소(URL)의 모든 부분은 똑같다. 따라서 GenoGlobe.kr의 .htaccess 파일에서 리다이렉트를 선언하면 이전 주소를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해도 알아서 새 주로소 변환되어 찾아가게 된다.

.htaccess 파일의 편집 작업을 호스팅어의 파일매니저에서 시도하다가 접속이 너무 자주 끊겨서 ssh로 접속하여 vi 편집기로 직접 수정하였다. 별다른 것은 없고 다음의 한 줄이 내가 원하는 리다이렉트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게 만든다.

Redirect 301 /kribb/ https://genoglobe.com/kribb/

도쿠위키 문서라서 /kribb 하위에 다른 문자열이 계속 붙는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지만 리다이렉션에 의해서 충실하게 연결이 됨을 확인하였다.

해법은 이렇게 단순하지만 몇 시간에 걸친 시행착오를 겪었다. 왜냐하면 GenoGlobe.kr의 DocumentRoot에 또 다른 위키가 설치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도쿠위키를 기본 설명대로 설치하면 mydomain.com/dokuwiki/doku.php를 입력하여 연결하게 된다. 중간의 dokuwiki는 DocumentRoot 하위에 실제로 존재하는 서브디렉토리이다. 이번에 마이그레이션한 위키의 경우 'kribb'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는 별도로 개인적인 용도의 글을 쓰기 위한 또 다른 위키를 GenoGlobe.kr의 DocumentRoot에 서브디렉토리 없이 설치를 한 뒤, Nice URL을 쓰기 위해서 .htaccess에 다소 복잡한 코드를 심어 놓았었다.

개인 용도의 위키는 글이 많이 않아서 일부 페이지만 수작업으로 옮기고 지워도 된다. 따라서 .htaccess 파일을 위에서 소개한 Redirect 문 등 필요한 것만 남기고는 다 지웠다. 그리고 doku.php로 자동으로 연결되게 만드는 index.php도 무력화하였다. 만약 개인 용도의 위키를 접속할 일이 있으면 GenoGlobe.kr/doku.php를 주소창에 직접 입력하면 된다. 예전에는 GenoGlobe.kr이라고만 치면 개인 위키로 연결되었었다.

이제부터는 GenoGlobe.kr에는 별도의 웹문서를 두지 않되, 만약 외부 사용자가 하위폴더 없이 이 도메인명만 입력하면 GenoGlobe.com으로 5초 뒤에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다음과 같은 짤막한 index.html을 하나 만드는 것으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CSS(cascading style sheet)를 조금이라도 알면 이렇게 보기 흉한 재전송 알림 html 문서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html>
<head>
<meta http-equiv="refresh" content="5; URL=https://genoglobe.com">
</head>
<body>
You will be automatically redirected to <a href>https://genoglobe.com</a></a> within 5 seconds...
</body>
</html>

도메인 관리 기관에서 서비스하는 '도메인 포워딩'으로는 아마 이런 상세한 수준의 리다이렉트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GenoGlobe.kr에서 제공할 웹문서 자료 등의 서비스가 이제는 남아있지 않게 되었으니 호스팅어보다 더 가격이 싼 웹호스팅업체로 이전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호스팅어에서는 비용이 낮은 서비스로 다운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주 월요일에 호스팅어에서 GenoGlobe.kr 웹호스팅 비용 1년치를 결제하였으나 아마 30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ifetime SSL certificate는 좀 아깝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000webhost라는 이름의 호스팅어 자회사(?)에서는 정말 싼 가격의 웹 호스팅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하니 여기를 알아보아야 되겠다.

이틀 정도를 거친 삽질의 연속이었다. 언제나 초보 수준에 머무는 웹 관리자는 모든 것이 어렵다.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및 JQuery 정도는 어느 수준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아직 이런 준비가 덜 된 초보자를 위해서 웹 호스팅 서비스라는 산업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3월 19일 업데이트 - Redirect를 현명하게 쓰기

만약 .htaccess 파일을 다음과 같이 작성한다면, 'GenoGlobe.kr/블라블라'는 자동적으로 'GenoGlobe.com/블라블라'로 리다이렉트된다. '블라블라'는 빈 문자열일 수도 있고, 몇개의 서브 폴더를 거치는 복잡한 하위 주소일 수도 있다.

Redirect 301 / https://genoglobe.com

그러나 나는 왜 GenoGlobe.kr을 하위 주소 없이 입력한 경우에만 GenoGlobe.com으로 가게 만드는 index.html 파일을 만들어야만 했는가? 그것은 GenoGlobe.kr을 시험적 용도로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다. 이 업데이트에서 소개한 한 줄의 명령어는 GenoGlobe.kr로 들어오는 모든 접속자를 예외없이 GenoGlobe.com으로 보내버리는 단점이 있다. GenoGlobe.kr 도메인의 웹사이트를 호스팅하는 서버에서 PHP 공부를 하려고 해도 시작도 하기 전에 전부 GenoGlobe.com으로 리다이렉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writeCond 명령을 잘 이용하여 요청된 URL을 잘 판별한 다음 다른 사이트로 보낼 것은 보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원래 요청된 곳으로 그대로 가게 만드는 현명한 .htaccess 파일을 만드는 것이 다음의 목표이다.

2021년 3월 17일 수요일

서브도메인에 도쿠위키(DokuWiki)와 90일간 유효한 FreeSSL.org의 무료 SSL 인증서를 설치하다

처음부터 철저히 계획을 세워서 도메인(genoglobe.com, genoglobe.kr)과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서 마치 물 새는 그릇을 땜질하듯 조금씩 수정을 가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생각보다 비용도 많이 드는 편이고 왠지 체계도 없어 보여서 이번 기회에 대대적인 개편을 감행하기로 하였다. 도메인 등록을 대행하는 업체에 따라서 연간 유지비용에도 꽤 큰 차이가 난다. 

.com과 .kr 도메인을 같이 유지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만약에 어느 하나만 선택한다면 당연히 .kr을 고를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blog.genoglobe.com에 가장 많은 저작물을 쌓아 왔으니 쉽게 바꾸지를 못한다. genoglobe.kr 도메인 하위에 있는 위키 사이트는 그렇게 활발하게 이용을 하지 않았고 생명정보학 작업에 관련한 글들은 이미 낡은(?) 것이 되고 말았다. 이는 전부 genoglobe.com으로 백업해 놓은 뒤, 과거에 퍼진 글 때문에 genoglobe.kr로 유입되는 방문자가 있다면 genoglobe.com으로 찾아오로록 리다이렉트를 할 생각이다.

현재는 hostinger에서 두 도메인의 웹사이트를 각기 다른 '플랜'으로 호스팅하고 있다. SSL 인증서도 전부 받아 놓은 상태이다. Hostinger가 제공하는 SSL 인증서는 만 몇천원만 내면 평생 쓸 수 있어서 매우 저렴하지만, 서브도메인까지는 커버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안내문에는 잘 나타나지 않으나 로그인하여 기존에 올라온 문의사항을 찾아보면 이러한 내용이 분명히 있었다.

블로그의 웹주소가 blog.genoglobe.com이므로, 위키사이트는 wiki.genoglobe.com의 형태로 접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대단히 자연스럽고 일관성도 있다. 그런데 도쿠위치는 보통 genoglobe.com/dokuwiki/doku.php?id=start와 같은 형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 문제다. .htaccess 파일을 수정하여 이른바 Nice URL(링크 내 참조)을 사용하도록 만들면 genoglobe.com/dokuwiki/start 형식으로 단순하게 만들 수 있고, .htaccess 파일을 더욱 건드려서 RewriteBase를 고치면 genoglobe.com/start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wiki.genoglobe.com을 URL로 하여 접근하게 하려면 서브도메인을 설치해야 한다. 즉, document root에 wiki(다른 이름도 가능)이라는 서브디렉토리를 만들어서 도쿠위키를 설치한 뒤, wiki.genoglobe.com이라는 서브도메인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웹호스팅 업체에서 제공해 주는 기능이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genoglobe.com에서 받은 lifetime SSL certificate는 서브도메인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FreeSSL.org에서 무료(라고 주장하는) 인증서를 발급받아 설치하였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는가? 90일마다 갱신을 해 줘야 한다. 일단은 이것으로 대충 연명해 보고자 한다. 투명 이미지를 써서 파비콘과 로고도 만들어 넣고, inc/init.php 코드를 고쳐서 GMT로 표시되는 시간을 한국 시간에 맞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썰렁한 위키 사이트의 모습은 이러하다. https://wiki.genoglobe.com이라고만 웹 브라우저에 넣으면 된다. 설정을 매만지다가 갑자기 빈 화면이 나와서 무척 당황했었는데, 그 이유는 시간대를 바꾸기 위해 php 코드를 수정하다가 오타가 난 때문이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하여 세시간 반 정도 삽질을 하였다!

서브도메인은 무한정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용하는 hostinger의 shared web hosting/single plan에서는 최대 2개까지만 허용한다. DNS도 같은 업체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웹 페이지 형식의 제어판에서 비교적 쉽게 설정이 가능한 것이다.

만약 고전적 방법으로 도쿠위키를 설치하여 genoglobe.com/dokuwiki를 통해 접근하게 하였다면, 역시 SSL 인증서는 genoglobe.com 도메인 하나에 대하여 받은 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까지 될 줄 알았더라면 genoglobe.kr의 웹호스팅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버텨볼 것을! 안타깝게도 3월 15일에 비자 카드로 결제를 하였다.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1년 동안 더 공부를 해 보자. 아니면 환불 규정을 잘 찾아보고 취소를 하는 것도 가능한 방법이다.

앞으로는 genoglobe.com 도메인을 주요 활동의 본거지로 여겨야 되겠다.

2021년 3월 15일 월요일

아마존웹서비스(AWS), 왜 현대카드를 통한 결제가 되지 않는가?

파견지에서 근무하는 동안 아마존웹서비스의 EC2 서비스를 잘 활용하였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의 사용 요금은 파견 기업의 법인카드(현대카드/VISA)를 이용하여 순조롭게 처리를 해 왔는데, 3월 초순부터 Problems with your AWS Account라는 긴급 이메일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해결 방법은 대금을 청구할 카드를 바꾸는 것뿐이다. 현대카드측에 전화를 하여 물어보니 아마존웹서비스의 대금 청구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알고 있는데, 4월에 해결이 될 수도 있고(그렇다면 연체된 대금을 한번에 청구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어떠한 기술적인 장애인지, 혹은 현대카드와 아마존웹서비스간의 계약(?)과 관련한 문제 혹은 마찰인지는 잘 모르겠다. 

카드의 도용 또는 불법적인 국외 사용의 정황을 파악하고 카드사에서 대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국내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웹서비스의 이용 요금 결제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차단되어 불편을 초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현대카드측이 아마존웹서비스 사용자에게 서비스 장애 사실을 미리 알려줄 수는 없었던 것일까? 아마 현대카드 서비스 센터에서도 꽤 많은 아마존웹서비스 사용자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비록 아마존웹서비스에서 한글로 된 정보 페이지를 점점 더 많이 제공하는 추세라 하더라도 계약이나 대금 지불에 관련한 글을 읽고서 요지를 재빨리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가리켜서 한국인의 일반적인 문해 능력이 떨어진다고 섣부른 판단을 내려서는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계약과 관련한 글에서는 불리한 상황에서 최대한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게 빠져나갈 구석을 만들고, 되도록 많은 이익을 얻게 만드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계약서 문구를 만들어 오는 사람은 따라서 점점 더 복잡한 내용을 넣어서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가득 채워진 문서를 들이밀게 되고, 상세한 검토 없이 사인만 하게 되면 나중에 불리한 일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계약은 양자간의 약속인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사인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업데이트: 국내 아마존웹서비스 사용자가 같은 문제점을 알리다

기글하드웨어 커뮤니티 게시판에 나와 같은 불편함을 겪은 사용자의 글이 꼭 일주일 전에 올라왔기에 이를 소개한다.

We are currently experiencing difficulties with processing payments for AWS Korea with cards issued by our payment partner. We are working with our payment partner to address the challenges at hand. In the interim, we recommend that you update your default payment method to either a Visa, Mastercard, American Express, China Union Pay, or Japanese Credit Card...(중략)... issued by a South Korean bank other than Hyundai Card on the Payment Methods page 

나도 이것과 똑같은 메일 메시지를 받았었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결제 수단을 체크카드로 바꾼 다음 곧바로 대금이 빠져나갔다고 한다.

2021년 3월 10일 수요일

부러진 전기 기타의 헤드-네크 재수리는 하지 않기로 하다. 내가 붙인 그대로~

기타의 수리에서 가장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수리비도 비싼 것은 도장과 관련된 작업이다. 기타를 새로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부러진 네크를 붙이고 접합 부분을 갈아낸 뒤 재도장을 하는 비용은 기타의 원래 가격과는 상관이 없이 공평하다. 따라서 수리 비용이 기타의 구입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다면 수리를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공장에서 양산하는 기타라면 규모의 경제를 이용하여 제조 비용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지만,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인 수리는 그와 다르다.

수리가 불가능한 고장이나 손상은 없다고 한다. 다만 악기의 소유자가 그 비용을 감당할 의사가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사전에 전화 상담을 하여 내가 원하는 수리, 즉 온전하게 도색을 하여 마무리하는 유형의 비싼 수리는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웹사이트의 정보를 보고 대전에서 기타를 들고 온 수고를 생각하여 직접 매장을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예를 들어 내가 직접 붙이느라 크게 단차(별로 좋아하는 낱말이 아님)가 난 헤드 전면부만 대충 갈아내고 부분 도색만 하는 등의 다른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문을 열고 들어간지 채 10분이나 걸렸을까? 나는 연습용 기타줄과 피크만 사 들고서 멋적게 매장을 나와야만 했다. 마감의 범위를 좀 줄인다든지 하여 좀 더 저렴한 수준의 수리 방법을 제안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매장 주인의 반응은 너무나 무뚝뚝하였다. 말 몇 마디 주고받고는 다시 작업대로 가서 연신 사포질을 할 뿐이었다. 

"셋업이나 좀 봐 주세요."

"최근에 기타 치시면서 불편하신 거 없으셨나요? 손이 아프게 줄이 너무 높거나 하지 않으면 됩니다."

줄자 비슷한 것으로 현 높이를 재 보고는 손을 볼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내가 10을 이야기하면, 3이나 4 정도의 반응이 돌아온다고 느꼈다. 몇 만원을 들여서라도 줄도 새로 갈고, 광도 좀 내고, 녹도 좀 닦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반응이 너무 냉랭하여 말을 붙일 엄두가 나질 않았다. 아니, 이러한 제안은 상점 주인이 먼저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먼지도 꽤 달라붙었고 금속 부품의 광택도 죽었으니 오랫동안 관리를 잘 하지 않은 기타임은 누가 보아도 명백하다. 삼익에서 만든 중저가 기타라서 그런가?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상점 주인이 바가지를 씌운 것도 아니고, 폭언을 한 것도 아니며, 불필요한 수리를 유도하거나 비싼 부품을 사게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상점에 머무는 짧은 시간 내내 몹시 불편하였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상점의 친절도 순위에서 잘 해 보아야 하위 20% 정도 혹은 그 이하라고 평가를 하겠다.

프로페셔널 연주자, 이제 막 기타에 관심을 갖고 처음 사려는 사람, 학창 시절에 밴드에서 활동했던 추억을 되살리고자 그동안 방치해 둔 녹슨 기타를 들고 정비 차원에서 온 사람... 저마다 사연은 다를 것이다. 노련한 악기점 주인이라면 처렇게 몇 일 기타를 쳐 보려고 하다가 또 스탠드에 세워두고 말 고객을 미리 알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며칠 치다가 말 사람이 뻔하니 난 상대하지 않겠소..가 되어서는 아니된다. 상점 주인은 하루에도 수십 명의 손님을 대하게 되고, 그중에는 까다롭고 유별난 손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에게는 그것이 첫 경험이 될 가능성이 크며, 그때 경험한 것에서 재방문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구글에서 해당 수리점의 리뷰를 찾아 보았다. 기술력이나 철저한 서비스 정신에 대해서는 평이 좋지만, 너무 무뚝뚝하고 불친절하다는 평이 제법 많았다. 싸구려 기타 하나를 사는데 20분이 넘게 세팅을 해 주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리뷰도 있었다. 그럼 난 뭐지? 그 싸구려 기타는 최소한 에피폰 수준은 되는가? 최소한 70만원짜리 기타라도 하나 사야 서로 감정도 좀 트이고 진심이 오고 가게 되는가?

구글의 리뷰에는 기타 관리를 받고 새 기타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는 글도 있었다. 관리 상태가 엉망인 내 기타에 대해서는 왜 '줄도 갈고 광택 좀 내 드릴까요?'라는 말 한마디 없었을까? 내가 요청을 하지 않았기에? 혹은 그럴 가치가 없는 기타 혹은 손님처럼 보여서? 혹은 바가지 씌운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손님이 요청한 것이 아니면 절대로 먼저 제안하지 않는 방어적인 성미이신지?

허탈하고 속이 좀 상해서 집에 돌아온 뒤에도 기분이 쉬 가라앉지 않았다. 나야 다시 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런 기분을 느낀 고객이 나 혼자만은 아니라고 하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겠다. 수리점 이름을 이 글에서 언급할까 잠시 생각했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

2021년 3월 8일 월요일

영화 『위플래쉬』의 마지막 장면

어제 『방구석1열』에서는 두 편의 음악 관련 영화 『샤인』과 『위플래쉬』를 소개하였다. 높은 수준의 음악가를 만들어 내려는 모진 아버지(또는 스승)가 재능 있는 음악가를 계속 밀어붙여서 거의 파멸에 이를 정도의 순간까지 떨어뜨리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위플래쉬의 마지막 장면에서 철저히 계산된 플레처의 복수를 시원하게 되치는 앤드류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I'll cue you!

드러머인 내가 곡 시작 부분을 알려줄 터이니 지휘자인 당신은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라!

플레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화를 내는가 싶더니 너무나 세게 스틱으로 내리쳐서 쓰러지려는 심벌을 바로 잡아 주고 자리로 돌아가 체념을 한 듯 지휘를 재개한다

방구석1열에서 게스트로 나온 장기하는 이 장면을 두 사람이 음악적으로 화해(또는 조화라고 했던가?)를 한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고 했다. 줄거리상으로는 두 사람이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복수를 한 것은 맞다. 그리고 앤드류가 더 우월한 위치에서 마지막을 마무리한 것도 맞다. 그러나 우격다짐이 아니라 음악으로 반격을 날렸고 플레처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본다. 이 둘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결국 살아남은 것은 멋진 음악이었다. 음악가로서의 성취, 대중의 만족.. 이는 모두 음악에서 오는 것이다. 예술가 개인의 삶은 그 뒤에 위치한다.

예술가를 '조련'하는 악역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다. 제자를 극한까지 몰면서 '자, 어디 살아남아 봐!'를 외치는 스승에게 좌절하지 않고 이를 결국 극복하면 위대한 천재 예술가가 1명 나올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지 못한 몇 명의 학생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음악계를 떠났으며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했다(영화에서). 실제 세계에서도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질 것이다.

혹독한 수련 끝에 탄생한 천재 예술가는 인류 전체에게 큰 축복이 된다. 자기 자신의 삶은 기억하기 싫을만큼 철저히 망가졌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와 경쟁하면서 도태된 많은 동료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기억되는 사람은 천재 예술가 한 명이 전부일 것이다. 예술가의 모진 스승을 일반화시켜 '시련'이라고 하자. 시련이 없이는 위대한 예술가가 나오기 어려운 것일까? 이런 상황에선는 꼭 영화 『서편제』생각이 난다.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는 대단히 위험한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최근에 읽은 책 『부정성 편향』에서는 무조건 잘한다고 추켜세우는 것이 아니라 - 플레처가 그렇게 경멸하는 말 'Good job!' - 엄격하게 학생을 대할 때 더욱 높은 정도로 성취한다는 여러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긍정보다는 부정에 더욱 강하게 반응한다. 타인의 불안을 이용해 이득을 꾀하는 '부정성 장사꾼'에게 속지 않으면서 자기에게 가해지는 부정성의 효과를 잘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저자는 강조한다.

물론 행복한 예술가가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집안의 아낌 없는 후원을 받으며 성장하고, 단 몇 시간만에 히트곡을 써내고, 음반과 공연 수입으로 평생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으며 삶을 마감한 행복한 천재 음악가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조커가 말하기를 '너는 날 완성시킨다'고 하였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의 구분이 때로는 쉽지 않다. 둘이 뒤엉켜 투쟁을 하면서 그 결과물은 역설적으로 아름다운 것으로 남는다. 많은 경우 약하고 선한 사람이 무릎을 꿇는 일이 많지만 말이다.

[우분투의 사운드와 MIDI] KBS FM 라디오 방송(휴대폰)을 TV로 듣기, 그리고 기타 수리 구상

분당 생활 마무리를 앞두고 앰프와 스피커를 일찌감치 치워 버렸다. 소리를 낼 수 있는 도구는 헤드폰이 전부이다. KBS FM을 듣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윈도우가 깔린 노트북이 있으므로 여기에서 Kong앱을 실행하면서 내장 스피커로 소리를 들으면 되지만, 보다 색다른 방법을 쓰고 싶었다.

  1. 리눅스 노트북에 TV를 HDMI 케이블로 연결한다.
  2. 리눅스 노트북에 Behringer UCA-200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연결한 다음 아날로그 입력 단자에 휴대폰의 출력을 연결한다.
  3. 이러한 상태에서는 UCA-200이 default source/sink 역할을 한다. module-loopback을 로드하되, 내장 오디오(HDMI 출력이 포함되는 프로파일로 설정되어 있어야 함)를 sync로 만든다. 즉, 다음 명령어를 입력하면 된다.

$ pacmd list-sinks | grep -e 'name: ' -e 'index: '
    index: 0
	name: <alsa_output.pci-0000_00_1b.0.hdmi-stereo>
  * index: 1
	name: <alsa_output.usb-Burr-Brown_from_TI_USB_Audio_CODEC-00.analog-stereo>
$ pactl load-module module-loopback sink=alsa_output.pci-0000_00_1b.0.hdmi-ster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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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컴퓨터는 단지 음성 신호의 방향을 바꾸어 주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TV의 HDMI 단자에 음성 신호를 보낼 방법이 없었다. 

TV를 통해 나오는 소리의 질은 별로 좋지 못하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볼 때에는 배우의 말소리를 듣는데 집중하느라 '음악'의 질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였었다.

음... 도저히 못 듣겠다! 차라리 저음은 약간 덜하지만 컴퓨터 내장 스피커가 더 낫다. PulseAudio의 loopback 기능을 복습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

분당 생활에서 음악과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시도해 볼 일은 부러진 전기 기타의 네크 수리를 의뢰하는 것이다. 수년 전에 딸아이가 넘어뜨려서 부러진 네트를 목공본드로 대충 붙인 일이 있다. 몇 년이 지나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충분한 강도는 유지되는 것 같은데 마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보기에 너무 좋지 않다.붙은 각도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침 오리역 근처에 기타 수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있다고 하여 수리를 맡기기 위해 오늘 대전 집에서 가지고 올라왔다.

이건 수리를 했다고 할 수가 없다. 너무나 보기 흉하여 기타를 잘 잡지 않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접착한 주변을 갈아내고 마감칠을 다시 해야만 한다. 전문가가 이를 보면 각도가 좋지 않아서 잘라내고 다시 붙여야 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아니, 헤드를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지난 몇 년 동안은 음악을 듣기 위한 오디오 앰프를 만드는 일에 집중했으니 이제는 음악을 만들고(또는 기성곡을 따라하고) 녹음을 하는 일에 집중을 해 볼 생각이다. 비록 취미 수준이지만 좀 관심을 갖던 시절부터 좀 더 몰두했더라면 족히 35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꽤 실력을 닦았을 것이고 음악 인더스트리의 끝자락을 붙들고 무엇이라도 하고 있지 않았었을까?


2021년 3월 4일 목요일

우리는 데이터 부스러기를 흘리고 사는가

2월 하순부터 분당-광교 철수 작전에 돌입하였다. 주말이면 넓지도 않은 승용차에 짐을 가득 싣고 대전 집으로 향한다. 이렇게 간단히 쓴 두 문장에서 내 생활 변화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가 있을 것이다.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취미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업무와 관련하여 어떤 글을 읽고 궁리를 하였는지, 별 주저함이 없이 내 주변의 일상을 블로그에 쓴다. 이런 '데이터 부스러기'가 거대 테크 기업의 깔때기를 타고 한데 모여서 마케팅 자료로 쓰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이윤을 창출해 줄 잠재적 고객을 위해서!

누가 나를 들여다보라 하였는가(경향신문 2021년 3월 21일)

이미지를 쌓기도 쉽고, 조작하기도 쉬우며, 한 순간에 무너지기는 더욱 쉽다. '정보 개방'이라는 명분으로 공개되는 나의 정보는 어느새 별 몇 개의 성적표가 된다. '이 웹사이트에 만족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점수를 달기는 너무 피곤한데, 그 점수는 또다시 피드백이 되어 부자연스럽게 나(혹은 너)의 행동에 제약을 가할 것이다.

데이터 부스러기를 흘리고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사무실 컴퓨터에서는 덕덕고(DuckDuckGo) 검색 엔진을 쓰고 있다. 그런데 검색창에 찾으려는 낱말을 넣고 엔터를 치기도 전, 검색 빈도가 높은 키워드를 미리 보여주는 기능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요즘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투쟁이 궁금해져서 검색창에 겨우 '미얀마'라는 세 글자를 넣었을 뿐인데, 정말 한심한 목적의 관광을 위해 미얀마를 찾은 남자들의 검색어가 추천되는 것이 아닌가? 난 다른 사람들이 어떤 낱말을 넣어 검색했는지 알고 싶지 않다!

잘난 체하기, 과도한 관심, 엿보기, 편 가르기... 욕망이 커질수록 깊어지는 골짜기 사이로 온갖 정보가 흘러 다닌다. 정보라는 물살이 흐르는 속도와 수량은 그 정보의 진실 여부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이 흐름에 물레방아를 놓고 이득을 챙기는 이는 누구인가? 정치적 혹은 경제적 동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