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일 월요일

[The Clumsy Venovist] 왜 이렇게 음이 낮을까?

비올라를 연주하는 사람을 비올리스트라고 하니까 베노바를 연주하는 사람은 베노비스트(Venovist)라고 부르면 될 것이다. 구글을 아무리 뒤져도 Venovist라는 낱말은 보이지 않으니 내가 처음 만든 것이라고 선언한다!

어제부터는 휴대폰으로 튜너 앱을 켜 놓고 제대로 피치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G음, 그러니까 왼손으로 모든 구멍을 막고 마우스피스로 숨을 불어 넣으면 튜너에서는 F# 정도를 가리킨다. 아랫입술로 리드를 단단하게 받치라는 설명을 따라서 가까스로 G에 근접하게 되지만 입술도 힘이 들고 소리도 불안정하다. 나는 치열이 엉망이라서 밥을 먹다가 아랫입술을 잘 씹는 편이라 상처가 자주 난다. 그런 상태에서 아랫입술로 리드와 마우스피스를 밀어 올리려니 입술이 아프다. 약간 웃는 듯한 입술 모양을 하고 마우스피스를 단단히 감싸 조이되 볼을 불룩하게 하지는 말고... 어렵다!

리드를 아랫입술로 단단히 죄면 분명히 리드가 더 높은 소리로 떠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다 너무 신경을 쓰면 윗니가 마우스피스를 누르는 것을 잊게 된다. 손으로 악기를 내리 누르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내 위 앞니도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아서 왼쪽이 더 앞으로 튀어나온 상태이다. 그러니 오른쪽 위 앞니만 마우스피스를 무는 꼴이 되어서 이쪽에만 흠집이 많다.

사람마다 신체 조건이 다 다르니 연습을 통해서 최적화를 이뤄야만 한다. 내가 아무리 치열이 좋지 않다 해도 캐쥬얼 관악기인 베노바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다.

베노바 자체가 새로 개발된 악기이다보니 인터넷에 널린 색소폰 교습 자료를 보게 된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마우스피스와 리드가 작아서 정확한 음정을 잡기가 어려우니 색소폰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알토나 테너 색소폰으로 시작하란다. 베노바는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를 쓴다. 게다가 단단한 합성수지 리드를 채용하고 있다. 리드 관악기에 입문하는 사람이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베노바는 독학용 악기다! 개발 취지가 그러하니 어떻게든 불어 보는 것이다. 베노바를 잘 불기 위하여 클라리넷이나 색소폰을 미리 배울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다음 이미지는 내가 사용하는 Soundcorset 튜너 & 메트로놈(링크)의 화면이다.


기준음과 측정음의 차이를 센트 단위로 보이는 것이 생소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위키피디아의 설명(링크)에 따르면, 평균율(equal temperament)에서 반음 간격에 해당하는 진동수 차이를 100 센트로 나타낸다고 한다. 따라서 12 반음 위(1 옥타브)는 1200 센트에 해당한다. 저 튜너 화면에 '솔'이 표시되게 하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데도 어렵다. 

색소폰에 관한 영문 사이트를 검색하면 intonation이라는 용어도 많이 보인다. 이건 중학교에 입학하여 영어를 배울때 문장 내 발음에서 높낮이(단어 안에서의 강세는 accent)라는 뜻으로 배웠고 '억양'이라고도 불렀다. 악기 연주에서의 인토네이션은 무엇일까? 위키피디아의 설명은 이러하다.
In music, intonation is the pitch accuracy of a musician or musical instrument.
아, 그렇구나! 그러나 이것은 인토네이션이라는 단어 쓰임새의 어느 한가지 측면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평균율(equal temperament)와 순정률(just intonation or pure intonation)에서 말하는 인토네이션은 좀 더 길고 복잡한 음악의 역사를 품고 있으니 별도로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피치(음높이)와 음정은 다르다. 음정은 정확하게 풀이하자면 두 음의 높이 차이, 즉 피치의 차이를 말한다. G를 연주해야 하는데 약간 틀어진 소리를 내고 있을 때, '음정이 정확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이는 틀린 표현이다.

내 음악 이론은 기타와 피아노를 혼자 익히던 10대~20대 이후로 정체 상태였다가 '캐쥬얼 관악기'인 베노바를 만나면서 다시 발전할 것만 같다.

2019년 12월 5일 업데이트

튜너 앱을 바꾸었다. 유료 앱으로서 이름은 TonalEnergy(TE) tuner and metronome(링크). 오차 이내의 음을 계속 불면 초록색 스마일이 나타나 점점 커지면서 입을 벌린다. 색소폰 입문자에게 중요한 '롱 톤' 연습을 하기에 아주 좋다. 천편일률적으로 롱톤을 고집하는 교습 방법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은 중요한 연습 방법이라 생각한다.



2019년 12월 1일 일요일

2019년 12월에 만난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WAVE(2017년 출시)

공동주택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재미난 물건들을 입수하게 된다. 단지 블루투스 스피커일 것이라고 생각한 시커먼 원뿔대가 전원을 연결하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네이버에서 2017년에 첫 출시한 WAVE라는 '스마트 스피커'였다(링크). 매뉴얼은 이곳에 있다(PDF 파일). 클로바(Clova)인가, 혹은 웨이브인가? 네이버 클로바는 네이버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휴대폰에 깔리는 앱(구글 플레이 링크) 이름도 같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왜곡이 심해서 마치 원기둥처럼 보이지만 실제 모습은 아래의 사진에서 더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입체를 수학에서는 원뿔대(truncated cone)이라 부른다.

진공관 앰프와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전원을 연결한 다음 휴대폰에 네이버 클로바 앱을 설치하였다. 블루투스로 연결을 하면 WAVE-B9A라는 기기명이 뜬다.




기기의 바닥면에 있는 정보에 따르면 모델명은 NL-S500이고 2017년에 출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음성 인식을 위한 약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최신 인기곡을 재생하는 것.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으면 1분씩의 미리듣기만 가능하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돈이 아까워서 몇 달 듣다가 해지하였는데, WAVE를 갖고 놀기 위하여 다시 유료 가입을 해야 하는가? 그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네이버의 VIBE에 일단 가입을 하였다. 첫달은 무료, 2-5달까지는 매달 천원, 그 이후로는 월 7,500원씩의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클로바, 지금 몇 시지?"
"클로바, 뉴스 읽어 줘."
"클로바, 최신곡 틀어 줘."
"클로바, 지금 나오는 노래 제목이 뭐지?"

WAVE는 2년 전 네이버 뮤직 1년 구독자에게 무료로 주는 제품으로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당시에는 이러한 기능이 무척 신기했었을 것이고, 요즘은 초고속 인터넷 회사에서 셋톱박스 등과 같이 끼워주는 물건으로 꽤나 흔해진 것 같다. 예를 들어 KT의 '기가지니'같은 것. 가전제품 콘트롤 등의 기능까지 포함하는 것도 많아졌다. 그 사이에 제품 또는 서비스의 이름은 조금씩 바뀌거나 대체되어 나갔다. 예를 들어 네이버 뮤직은 VIBE로. 2019년의 마지막 달에 접어든 지금, 이러한 음성인식 비서 시스템(아니면 그저 간단히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정도라고 하자)이 소비자에게 기대할만한 인기를 끌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구글을 검색해 보면 2019년에는 이 주제로 국내 사이트에 새로 올라온 글이 그다지 많지 않다.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인지, 혹은 시장에서 외면받은 기기인지... 다음과 같은 기사가 눈에 뜨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내가 검색어를 잘 고르지 못한 모양이다.


네이버 클로바의 현재 제품군(링크).
AI 이름에 새겨진 공식(세계일보 2017년 4월 10일 링크). 네이버의 제품이 출시되기 직전이다. 

출시 이후 꽤 시간이 지난 물건이라 펌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 같았다. 다음의 안내에 따라서 업데이트를 할까 생각했었는데 앱을 통해서 현재 펌웨어 버전을 찾아보니 2.1925.21으로 이미 최신 버전에 해당한다.


블루투스 스피커로서(유튜브를 연결해 들어 보았음), 그리고 VIBE를 재생하는 기기로는 꽤 괜찮다. 올레TV 셋톱박스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직 그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2019년 12월 2일 업데이트

올레 TV 셋톱박스의 제어는 되는데, 인켈 저가 제품인 TV는 안된다. 주말이라 그런지 뉴스 업데이트 주기가 늦다. 외국 가수나 음악 제목을 요청할 경우 원어에 가깝게 발음하는 것과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잘 모르겠다. 몇 시간 동안 경험한 것으로는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을 더 잘 알아듣는 것 같다. IPTV를 제대로 제어하려면 서비스 공급자가 제공하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써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점이라 여겨진다. 네이버의 클로바 제품군은 LG U+의 것과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베노바, 제대로 소리내기 참 어렵다

이삼일 정도 조석으로 삑삑거리면서 일단 '헛발질'을 하지 않고 소리를 내는 수준에는 이르렀다. 운지를 하면서 가락을 만드는 것은 나중 문제이고. 약간 큰 풍선을 불듯이 배에 힘을 주면서 불어야 된다는 것도 터득하는 중이다.

내가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지 궁금하여 야마하 홈페이지의 레슨 동영상과 튜너 앱을 틀어놓고 비교를 해 보았다. 나는 분명히 G음을 불고 있는데 반음 정도가 낮다. 마우스피스가 좀 덜 끼워졌나? 마우스피스를 조금 빼면 소리가 약간 낮아지므로 이것을 이용하여 피치를 조정한다는 설명을 매뉴얼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매뉴얼에서 <문제 해결> 항목을 찾아보았다.

  • 상태: 전체적인 피치가 낮습니다.*
  • 원인: 입이 너무 느슨하거나 열려 있습니다(아랫입술이 리드를 잘 받치지 못합니다).
  • 해결 방법: 입술로 리드를 세게 감싸서 아랫입술로 리드를 단단히 받치십시오('끽' 소리가 날 정도 조이면 안 됩니다).
* 암부슈어가 나빠서 피치가 잘 표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음을 참조하여 피치를 개선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십시오.



만약 내가 리코더를 불고 있다면 입술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리드를 이용한 관악기를 불 때에는 입술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우스피스를 무는 입술에 조금 더 힘을 준다는 느낌으로 교정해 나가야 되겠다.

2019년 12월 1일 업데이트

글을 작성해 놓고 '게시'를 클릭하지 않은 상태로 노트북 컴퓨터의 화면을 닫고 말았다. 본의 아니게 12월 1일에 작성한 글이 되었고, 11월에 올린 글 수는 목표치인 12개에 하나 모자란 상태가  되었다.

2019년 12월 5일 업데이트

Pianosnake의 블로그에서 베노바 운지표를 친절하게 PDF 파일(드롭박스 링크)로 떠서 올려놓아 주었다. 
The Venova is the latest noise maker from Yamaha... It's loud, it's pitchy, it's fun.
Venova fingering chart(링크). 여기에서는 독일식 운지법만 보였다.
여기에서 'pitchy'란 어떤 뜻일까? 악기에 대해서는 별로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 나도 베노바가 pitchy하다는 데에는 매우 크게 동감한다.
Pitchy is used when someone is singing a song but they are out of tune, often sounding sharp or flat. 링크

2019년 11월 29일 금요일

MetaWRAP - a flexible pipeline for genome-resolved metagenomic data analysis

Shotgun sequencing을 이용한 메타게놈 연구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몰랐다.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5년쯤 충북대학교 미생물학과의 이성근 교수의 제안을 통해서였다. 초창기 연구자료를 교환하고 약간 들여다본 것 이상으로는 진도가 나가질 않아서 논문 형태로 업적을 만들어내거나 하지는 못했었다. 지금 검색을 해 보니 "Genomic and metatranscriptomic analyses of carbon remineralization in an Antarctic polynya"라는 논문으로 Microbiome(링크)에 출간이 되었다. 저자 중에 낯익은 사람이 많아서 반가운 느낌이다.

당시에 참고했던 논문은 이것이었다. 그때로서는 아마 가장 앞선 방법이었을 것이다.

Genome sequences of rare, uncultured bacteria obtained by differential coverage binning of multiple metagenomes. 
Albertsen M Hugenholtz P Skarshewski A Nielsen K Tyson G Nielsen P
Nature Biotechnology 2013 vol: 31 (6) pp: 533-538 PubMed

활성슬러지 생물반응기로부터 DNA 추출 조건을 약간 다르게 하여(hot phenol을 쓴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얻은 샘플에 대한 deep sequencing을 한다는 것이 이 논문에서 사용한 핵심 기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Binning 과정부터는 슬슬 수작업 비슷한 것이 들어가기 시작하여 끈기있게 그 과정을 끝까지 따라서 해 보지는 못했었다.

그 이후로 실험 설계부터 제대로 된 shotgun metagenomics를 할 기회는 없었다. Microcystis처럼 heterotrophic bacteria와 필연적으로 공유를 하는 미생물의 유전체를 해독하거나, 특별한 샘플을 다루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microorganism contamination의 정체를 깊은 수준까지 밝혀보기 위하여 shotgun metagenomics적 방법을 조금 쓰게 되었다.

요즘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전성시대라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새롭게 실험을 디자인하여 샘플을 모으거나, 혹은 NIH Human Microbiome Project 또는 유럽의 MetaHIT 등에서 공개된 shotgun metagenome sequencing 결과를 가져다가 공들여 조립하여 MAG(metagenome-assembled genomes, 메타게놈 조립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서 실제 배양 가능한 균주가 분리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를 만들었다는 논문이 종종 눈에 뜨이고는 한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의 연구 성과는 아마 다음의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bioRxiv에만 올라 있지만 조만간 major journal에서 출간될 것으로 믿는다. 화려한 저자 목록을 보라. 다 이 분야에서 대단한 지명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밑줄 친 저자는 최소한 내가 논문이나 소프트웨어를 통해 알고 있는 사람들)? 더군다나 Philip Hugenholtz는 위에 언급한 논문에서도 저자로 참여하였다.

A unified sequence catalogue of over 280,000 genomes obtained from the human gut microbiome.
Alexandre Almeida, Stephen Nayfach, Miguel Boland, Francesco Strozzi, Martin Beracochea, Zhou Jason Shi, Katherine S. Pollard, Donovan H. Parks, Philip Hugenholtz,  Nicola Segata,  Nikos C. Kyrpides, Robert D. Finn
doi: https://doi.org/10.1101/762682

이 논문의 저자 Nayfach와 Kyrpides는 국외 학회에 가서 본 일이 있다. "만나본 적이 있었다'라고 쓰려면 최소한 인사라도 하고 악수라도 해 봤어야 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외국인 과학자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인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유래한 유전자 카탈로그는 Integrated Gene Catalog(IGC, 논문 링크)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자원은 유전자 중심이라는 것이 한계이다. 이번 bioRxiv 논문에서는 유전체와 단백질 서열을 총망라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Unified Human Gastrointestinal Genome (UHGG) collection에서는 무려 286,997개의 유전체를 확보하였으며 여기에서 유래한 Unified Human Gastrointestinal Protein (UHGP) catalogue에서는 6억 2500만개의 단백질을 포함한다. 이는 IGC가 수록한 단백질의 두 배가 넘는 분량이다.

오늘 올리는 글의 제목인 metaWRAP(PubMed 및 GitHub)은 MAG를 만들 때 필수적인 프로그램들의 실행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wrapper script이다. Robert D. Finn의 2019년 Nature 논문 "A new genomic blueprint of the human gut microbiota(링크)"의 일부분을 잠깐 살펴보면 metaWRAP이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MetaWRAP은 Microbiome이라는 저널에 실렸었다. 이 저널에는 좋은 방법론이 종종 소개되고 있어서 참조하기에 아주 좋다. 특히 Unicycler를 사용하여 ONT nanopore long read와 Illumina를 잘 조합한 미생물 유전체 해독 방법 논문을 최근에 흥미롭게 읽었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이에 관해서 포스팅을 하고 싶다.

오늘 소개한 첫번째 논문은 무려 6년 전에 나온 것이다. 당시에는 bioconda라는 것이 나오기도 전이다. 이에 비하면 metaWRAP은 얼마나 편리한가? 프로그램의 설치와 관리 및 활용법 문서가 인터넷을 통해 체계적으로 보급되고 있어서 이제는 몰라서 못한다는 말은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 해 볼 만하다"

2019년 11월 25일 월요일

드디어 야마하 베노바(Yamaha Venova YVS-100)을 구입하다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여 웹을 통한 조사를 거치고, 드디어 악기 구입까지 너무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일이 끝난 것 같다. 사실 이날(2019년 11월 24일), 그것도 베노바를 꼭 사야겠다고 다짐은 한 것은 아니었는데 마침 일요일이라 낙원상가는 문을 열지 않았고, 종로2가 사거리 금강제화 바로 곁의 '종로야마하'는 문을 열었기에 여기에서 구입을 하였다. 지금까지 이곳을 수백번도 더 지나쳤지만 직접 들어가서 악기 또는 관련 물품을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드(reed) 관악기를 접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어쨌든 소리는 난다. 전혀 아름답지 않은 소리, 아니 소음 수준이다. 주변에 소음 피해를 주지 않을만한 곳을 찾아서 하루 한두시간 일주일 정도는 애를 써야 아주 조금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서 연습을 할 것인가? 오피스텔에서는 불가능이다.

관악기는 왜 악보대로 연주하면 C장조가 되질 않는지, 높은음자리표 둘째칸의 '라(A)'는 연주하는 곡의 시대나 단체에 따라서 440Hz를 쓰기도 하고 442 Hz를 쓴다든지(이것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흔히 초등학교의 음악교육에서 피리라고 부르던 소프라노 리코더의 독일식 운지법은 바로크식 운지법과 무엇이 다른지.. 평소에는 전혀 모르던 것들을 이번에 많이 알게 되었다.

음정(pitch)에 대해서는 다음의 위키피디아 표제어를 참고하라.

하지만 악기 연주는 책이나 구글 검색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에 초보자를 위한 동영상이 무척이나 많은 것은 다행이지만,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베노바는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야마하 4C)를 그대로 쓰면 된다고 한다. 리드는 합성수지제라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몇 번 불지 않았는데 흥건하게 액체가 고이는 것을 보니 연습 후에는 반드시 청소를 해 두어야 되겠다. 음식을 먹은 직후 악기를 입에 무는 것 역시 악기에 대한 실례가 아닐까 한다.

암뷰슈어(embouchure 또는 lipping)은 관악기를 연주할 때 입술을 사용하는 방법이라 한다. 모든 악기가 그렇지만 사용자가 몸으로 미묘하게 콘트롤할 부분이 관악기에서는 더 많은 것 같다. 내 입 구조에 잘 맞는, 그러나 표준적인 방법을 잘 따르는 암부슈어를 찾아 나가야 한다.
색소폰 암부슈어를 2주 이내에 잡으라고 말하는 이유는 평생 젓가락질은 배우는 순간에서 이미 결정이 난다는 생각에서 말하고는 한다. 링크

2019년 11월 20일 수요일

오늘부터 Amazon Web Service(AWS)를 이용하기 시작하다

시작이 많이 늦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지만, 그건 뒤쳐진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쓰는 수사(修辭)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출처 링크

물리적인 서버를 더 이상 두지 않는 것, 이것이 내가 꿈꾸는 가까운 미래이다. 업무용 PC까지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거나 데이터 파일을 안정적으로 보관·공유하는 데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상 가는 것이 없을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는 계정으로 가입하여 프리 티어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테스트하기 시작하였다.

자습서를 이용하여 EC2 서비스에서 공개된 AMI(Amazon Machine Image)의 인스턴스를 생성하고 명령행에서 SSH 접속을 해 보았다. 다음으로는 DocMind Analytics에서 준비한 AMI를 이용하는 것을 따라서 해 보는 중이다. 후자에서는 원격 데스크톱 연결을 해야 되는데 아직 개념이 부족하여 어려움이 많다. 돌이켜보니 보니 바로 옆 책상 위에 설치된 리눅스 서버를 연결하면서 원격 데스크톱 접속을 할 생각을 전혀 하질 않았었다. Xmanager로 서버와 연결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었는데, 사실 PC와 서버 간에 파일 전송이 필요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격 데스크톱 연결이 더욱 탁월한 작업 환경 아니겠는가?

DocMind Analytics의 AMI. 원격 데스크톱 연결을 위해 3389번 포트를 추가로 열어야 한다. 이는 '6. 보안 그룹 구성'에서 추가하면 된다.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의 시대가 되었다. 필요한 자원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빌려서 사용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관리에 따르는 책임을 질 필요가 없어지고 말았다. 이제는 컴퓨터가 마치 '배민 라이더스'와 같은 존재처럼 여겨진다. 이것이 미래의 올바른 방향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AWS 관리 콘솔에 로그인하여 무엇을 클릭해야 할지 아직은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는 내 모습이 어쩌면 패스트푸드 매장의 자동주문기 앞에서 긴장을 하고 서 있는 중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세상이 변해가니 살아남으려면 배우고 적응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늘 쉽지는 않다.

mg-GlobOS의 제작도 전혀 계획하지 않고 어찌하다보니 여기까지 흘러오게 된 일인데,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꼈던가? AWS 입문도 마찬가지의 경로를 걷게 될 것이라 믿는다.

플라스틱 관악기의 세계

관악기를 하나 배워보겠다고 몇년을 벼르던 아들이 결국 없는 용돈을 모아서 동네 악기점에서 오랫동안 진열만 되어있던 트럼펫을 하나 구입하였다고 알려왔다. 연습을 할 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하였는데 어떻게 소리를 내려는지 걱정이 된다. 며칠 연습을 하더니 이제 음계 소리가 나온다면 소리를 녹음하여 보내주기도 했다.


아들이 관악기류를 조사하면서 보내준 정보에 의하면 일반인에게는 아직 잘 알려져있지 않은 재미난 악기가 많았다. 관악기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취미로 악기를 배우려는 초심자들이 부담없이 입문하게 만든 것들이다. 우선 전부터 알고 있었던 야마하의 베노바(Venova)라는 것이 있다. 모양은 리코더에 가까운데 색소폰과 클라리넷의 중간쯤 되는 소리를 재현하고 있다. 야마하에서는 이를 캐주얼 관악기라고 부른다. 좀 더 조사를 하니 이런 부류의 악기 중에서 베노바가 가장 늦게 나온 편임을 알게 되었다. 초기 모델(YVS-100)과 알토 베노바(YVS-120) 두 종류가 있다. 꽤 상세하게 기록한 YVS-100의 구입 및 사용기가 여기에 있다.

출처: 야마하 홈페이지

하지만 몇년 전에 아들과 낙원상가를 둘러보다가 접했던 클라리넷 모양의 하얀 플라스틱 악기는 베노바가 아니었다. 한동안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도무지 인터넷에서 검색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들이 알려준 Nuvo Instruments라는 회사의 제품 목록에서 드디어 내가 궁금해하고 있었던 악기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클라리네오(Clarinéo)였다.

출처: Nuvo Instrument 홈페이지
Nuvo에서 개발한 제품을 보니 정말 기가 막히는 것들이 많았다. jFute, jSax, jHorn 등 웬만한 관악기(특히 금관악기)가 다 있는 것이 아닌가. 'j'는 주니어를 뜻하는 것으로 안다. 원래 어린이에게 쉽게 관악기를 익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성인이 입문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런 악기로만 구성된 일본의 오케스트라가 있으니 그 이름하여 Akiba Plastic Orchestra! 아마도 플라스틱 악기를 제조하는 업계의 지원을 받는 것 같다. 유튜브에 올라온 라벨의 볼레로를 들어보자. 튜닝 상태는 약간 불만인데(조정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멋진 시도 아닌가? 트럼펫, 트롬본에 이러 튜바까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니 정말 놀랍니다.


이상에서 소개한 악기는 베노바를 제외하면 기존의 악기를 플라스틱으로 재현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사푼(Xaphoon, 위키피디아)이라는 악기는 하와이 마우이섬의 원주민 연주자 Brian Wittman이 대나무를 이용하여 1972년에 직접 개발한 것이다. 베노바와 마찬가지로 2 옥타브의 음역대를 갖추었다.

출처 링크

대나무를 가공하여 일일이 만들다보니 공급이 달려서 이를 플라스틱으로 대체한 것은 포켓 색스(pocket sax)라고 한다. Xaphoon store에서 다양한 제품을 만나보자.

뉴질랜드에서 만들어지는 Saxmonica는 킥스타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제품화가 이루어졌다. 현재는 두 개의 관을 추가한 Generation 2가 발매되고 있다.

출처: 아마존
Saxmonica는 반주용 트랙 연주기 앱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만들어내는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MiniSax라는 것도 있다. 이 글의 제목인 '플라스틱 관악기의 세계'와는 어울리지 않으나 쉽게 배워서 가볍게 들고 다니며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악기라는 면에서는 일치한다. 공식적인 음역은 1 옥타브에 불과하지만 특별한 테크닉을 써서 높은 음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다른 악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작자가 만든 동영상을 여기에서 만날 수 있다.

출처 링크

포켓색스는 좁은 의미로는 사푼을 플라스틱으로 재현한 것이지만 휴대용 색소폰이라는 일반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pocket/mini/portable/little sax(or saxophone)을 검색하면 위에서 소개한 것과 거의 같거나(사푼 계열) 또는 다른 플라스틱 관악기가 꽤 많이 나온다. 그중에서 Ammoon이란 악기 회사의 것은 10 best pocket saxophone reviews 2019 - best xaphoon에서도 언급되었다.

Ammoon B♭ mini saxophone. 출처 링크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미니 클라리넷 또는 클라리노(clarineau)라 불리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모든 악기들의 원형이자 클라리넷의 원형인 샬뤼모(chalumeau, 위키피디아)에서 발전된 것이라 한다. 독일식 리코더(그렇다, 초등학교에서 누구나 배웠던)의 운지법을 따르기 때문에 입문용으로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바로크식 운지법을 따르는 클라리노도 있다. 클라리노는 독일 Kunath의 것이 원조인 것으로 보이고 국내 브랜드인 YAN(현재는 중국 OEM 생산, Yan Music 블로그)의 'clarino'가 있다. 서초동에 있는 유럽악기 웹사이트에서 사푼/미니오보에/께나 카테고리를 보면 관련 제품이 많이 보인다. 유럽악기는 국내에 Kunath의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YAN 제품은 악기나라 등에서 공급한다.

Kunath 웹사이트의 리드 악기 소개. chalumeau와 clarineau는 별개의 악기이다.


출처: 악기나라
바로크 및 독일식 운지법의 차이(리코더)는 여기를 참고하라. 대단히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으니 정독을 권한다.

원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색을 내는 관악기는 호른(혼)이다. 그러나 내가 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오보에와 더불어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관악기라고 하지 않던가. 현실적으로 배울 수 있는 악기 중에서는 클라리넷에 관심이 많다. 사촌 동생이 클라리넷 연주자라서 혹시 독학을 하다가 막히면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다. 색소폰은 중년 남성들이 너무들 많이 달려들어서 왠지 호감이 가지 않는다.

내가 만져본 관악기는 초등학교 교재용 악기의 대명사로 잘못 인식된 소프라노 리코더와 단소가 전부이다. 단소는 소리를 제대로 내 본 적이 없다. 리드의 구조와 소리가 나는 원리, 입술의 떨림으로 소리가 나는 트럼펫 계열과의 차이, 이조악기라는 묘한 특성 등등 새로 공부할 것이 무척 많다.

문제는 연습을 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 이러한 점에서는 아들녀석도 마찬가지이다. 몇 대의 일렉기타와 신세사이저가 내 관심을 기다리면서 집과 사무실에서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는데, 이 와중에 관악기라니... 좀 더 고민을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