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일 일요일

2019년 12월에 만난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WAVE(2017년 출시)

공동주택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재미난 물건들을 입수하게 된다. 단지 블루투스 스피커일 것이라고 생각한 시커먼 원뿔대가 전원을 연결하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네이버에서 2017년에 첫 출시한 WAVE라는 '스마트 스피커'였다(링크). 매뉴얼은 이곳에 있다(PDF 파일). 클로바(Clova)인가, 혹은 웨이브인가? 네이버 클로바는 네이버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휴대폰에 깔리는 앱(구글 플레이 링크) 이름도 같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왜곡이 심해서 마치 원기둥처럼 보이지만 실제 모습은 아래의 사진에서 더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입체를 수학에서는 원뿔대(truncated cone)이라 부른다.

진공관 앰프와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전원을 연결한 다음 휴대폰에 네이버 클로바 앱을 설치하였다. 블루투스로 연결을 하면 WAVE-B9A라는 기기명이 뜬다.




기기의 바닥면에 있는 정보에 따르면 모델명은 NL-S500이고 2017년에 출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음성 인식을 위한 약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최신 인기곡을 재생하는 것.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으면 1분씩의 미리듣기만 가능하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돈이 아까워서 몇 달 듣다가 해지하였는데, WAVE를 갖고 놀기 위하여 다시 유료 가입을 해야 하는가? 그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네이버의 VIBE에 일단 가입을 하였다. 첫달은 무료, 2-5달까지는 매달 천원, 그 이후로는 월 7,500원씩의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클로바, 지금 몇 시지?"
"클로바, 뉴스 읽어 줘."
"클로바, 최신곡 틀어 줘."
"클로바, 지금 나오는 노래 제목이 뭐지?"

WAVE는 2년 전 네이버 뮤직 1년 구독자에게 무료로 주는 제품으로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당시에는 이러한 기능이 무척 신기했었을 것이고, 요즘은 초고속 인터넷 회사에서 셋톱박스 등과 같이 끼워주는 물건으로 꽤나 흔해진 것 같다. 예를 들어 KT의 '기가지니'같은 것. 가전제품 콘트롤 등의 기능까지 포함하는 것도 많아졌다. 그 사이에 제품 또는 서비스의 이름은 조금씩 바뀌거나 대체되어 나갔다. 예를 들어 네이버 뮤직은 VIBE로. 2019년의 마지막 달에 접어든 지금, 이러한 음성인식 비서 시스템(아니면 그저 간단히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정도라고 하자)이 소비자에게 기대할만한 인기를 끌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구글을 검색해 보면 2019년에는 이 주제로 국내 사이트에 새로 올라온 글이 그다지 많지 않다.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인지, 혹은 시장에서 외면받은 기기인지... 다음과 같은 기사가 눈에 뜨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내가 검색어를 잘 고르지 못한 모양이다.


네이버 클로바의 현재 제품군(링크).
AI 이름에 새겨진 공식(세계일보 2017년 4월 10일 링크). 네이버의 제품이 출시되기 직전이다. 

출시 이후 꽤 시간이 지난 물건이라 펌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 같았다. 다음의 안내에 따라서 업데이트를 할까 생각했었는데 앱을 통해서 현재 펌웨어 버전을 찾아보니 2.1925.21으로 이미 최신 버전에 해당한다.


블루투스 스피커로서(유튜브를 연결해 들어 보았음), 그리고 VIBE를 재생하는 기기로는 꽤 괜찮다. 올레TV 셋톱박스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직 그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2019년 12월 2일 업데이트

올레 TV 셋톱박스의 제어는 되는데, 인켈 저가 제품인 TV는 안된다. 주말이라 그런지 뉴스 업데이트 주기가 늦다. 외국 가수나 음악 제목을 요청할 경우 원어에 가깝게 발음하는 것과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잘 모르겠다. 몇 시간 동안 경험한 것으로는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을 더 잘 알아듣는 것 같다. IPTV를 제대로 제어하려면 서비스 공급자가 제공하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써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점이라 여겨진다. 네이버의 클로바 제품군은 LG U+의 것과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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