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나들이를 나갈 때 특별히 꼼꼼하게 목적지를 선정하는 성격은 아니다. 대개 당일치기 코스를 고르면서 전날이나 심지어는 당일 아침에 어디를 갈지 정하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넣고 가기 일쑤이다. 지난 주말(6/15)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변산반도쪽으로 가기로 하고 목적지 근처의 적당한 식당 이름을 찾아 넣은 뒤 대전당진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렸다.
첫 목적지는 변산해수욕장이었다. 간단히 해물 칼국수를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신 뒤 바닷가로 나가 보았다. 아직 개장 전이라서 사람은 많지 않았고, 가족 단위로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관광객이 더러 있었다. 여기에서 채석강이 그렇게 멀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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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정면 바다 건너에 보이는 섬은 비안도와 두리도 및 부속 도서가 아닐까 싶다. |
아, 그렇구나! 채석강 바로 옆에 있는 해수욕장은 격포해수욕장으로 변산해수욕장에서 해안을 따라 남서쪽으로 더 가야 한다. 가는 길에는 고사포해수욕장을 만날 것이다.
다음 목적지는 내소사였다. 꽤 오래전에 아이들과 함께 내소사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입구의 식당가를 지나치는데 어느 식당 주인이 갑자기 구운 전어를 들이밀면서 머리부터 꼭꼭 씹어 먹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평소 생선을 이런 식으로는 먹지 않아서 다소 놀랐지만, 생각보다 먹을 만하였다.
내소사는 입구의 전나무숲길이 유명하다. 부도밭을 지나고 봉래루를 만나면서 조금씩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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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가산 내소사'라는 편액이 걸린 일주문 앞에서. 내소사(來蘇寺)는 '소래사(蘇來寺)'에서 개칭된 절로, '이곳에 오면 소생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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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를 방문하여 천왕문을 지날 때에는 항상 동방지국천왕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심히 관찰하고는 한다. 동방지국천왕이 연주하는 악기는 비파지만 내가 요즘 연습하고 있는 일렉트릭 베이스를 닮았기 때문. F-홀에 해당하는 긴 구멍에는 바깥을 매섭게 내다보는 눈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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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루. 제멋대로(?)의 크기를 자랑하는 주춧돌과 기둥의 묘한 조화가 이채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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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보전(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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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살문은 너무나 유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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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1천년이 넘는다는 느티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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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로 지정된 동종. 고려시대에 주조되었다고 한다. |
돌아오는 길에는 잠시 군산에 들렀다. 점심을 너무 많이 먹은 관계로 정작 군산에 와서는 옛날식 팥빙수를 한 그릇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군산 내항 쪽에는 대규모의 수제 맥주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회가 되면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차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형편 때문에 일정을 아주 잘 짜지 않으면 어렵다. 마침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2024 군산 수제맥주 & 블루스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 보도록 하자(행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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