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B&W DM10 스피커를 들여온 사건(글 링크)와는 관계없이 며칠 전부터 반도체 앰프에 관한 정보를 뒤적이고 있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것도 일반 가정용 하이파이 앰프가 아니라 스튜디오 모니터 앰프에 관해서 말이다.
고통스런(?) 검색이 무엇에서 시작된 것일까? 길어야 열흘 전부터였는데, 직접적인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소출력 진공관 싱글 앰프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면서 그리 되었던 것 같다. 진공관 앰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만들기 쉬운 소출력 싱글 앰프부터 접근하게 되고, 출력이 작으니 이를 잘 울리기 위해 고능률의 스피커를 장만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맨 위의 사진에서 보인 TDA7265 앰프는 스펙상으로는 15와트 미만의 출력에서 0.1% 미만의 의율을 나타내는 준수한 증폭용 칩이다. 직접 만든 케이스가 외관상 영 허름하여 즐겨 쓰지는 않았지만, 내가 보유한 스피커를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버퍼 프리앰프부를 다는 것이 음질의 현격한 개선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알루미늄 케이스에 얼기설기 만들어 놓고 쓰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
TDA7265 앰프의 케이스를 열어 보았다. 전원 트랜스와 주기판의 위치를 조금만 옮기면 프리앰프 기판이 들어갈 자리는 충분히 나온다. 실은 플라스틱 케이스라서 접지가 붙은 파워 케이블을 꼭 써야 할 이유도 없다.
TDA7265 앰프에 프리앰프 보드를 합쳐 버리기로 결정을 내렸다. 만들고 다시 부수어서 다른 곳에 넣고... 자작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
인터M의 공식 제품 라인업에서는 사라졌으나 아직 신품을 구할 수 있는 R150PLUS라는 앰프가 관심 대상이다. 스테레오 모드로 8옴 스피커를 연결하여 작동시키면 50W+50W의 출력이 나온다. 모델명에서 R은 'Reference'를 의미한다. 조금만 검색을 하면 중고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실제로 가정용 앰프 대신 이런 것을 쓰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단독주택이라서 앰프의 음량을 올리는 것에 제한이 없다면 매우 적당한 물건이다.
요즘 블루투스나 MP3 재생, 라디오 수신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중국제 저가 앰프가 무척 많이 유통되고 있다. Class D 증폭 소자를 채용하여 무게도 얼마 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것은 별로 고르고 싶지가 않다. 이런 것을 쓰느니 위의 사진에서 보인 앰프 보드 - 게인클론 부류의 것이라면 더 나을 것임 - 중 좋은 부품을 쓴 것을 골라서 직접 만드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출력을 수십 와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면 견고하고 단락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스튜디오 모니터용 앰프 또는 공연용 앰프를 적당히 구해서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물망에 올랐던 다른 앰프는 Berhinger의 A500이나 Europower KM750 등이 있었다.
이런 앰프를 쓰려면 밸런스 입력을 위하여 콘솔 믹서(아, 왜 팔았지...)를 쓰거나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케이블을 써야 한다. 공연장처럼 케이블을 길게 뽑지 않는 가정에서 무슨 이런 물건이 필요할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소리 만들기'의 기본을 공부하기에 좋은 장비인 것은 사실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