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2일 수요일

6LQ8 싱글 앰프 전원부 제작 4부 - 진짜 마무리!

네온 램프가 달린 전원 스위치를 달고 접속자를 꽉 조여서 두꺼운 전선을 체결하였다. 접속자는 이렇게 생긴 물건이다(과거에 쓴 글 링크). 내가 사용하는 압착 플라이어(Lobster FK3)와 구입해 놓은 접속자가 썩 잘 맞지 않아서 불편한 점은 있다. 두꺼운 선 몇 개를 한번에 연결하려면 납땜을 하고 압축튜브를 씌우는 것보다 접속자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오디오 앰프 자작에서는 흔히 보이지는 않는 모습이지만...

이것이 정말 마지막일까? 흰 바구니 바닥면에 고무 다리도 붙였고, 더 이상의 납땜은 이제 할 필요가 없이 마무리를 하였다.
왼쪽의 초록색 네온 램프(주전원 스위치)는 220V가 들어오고 있음을, 오른쪽의 적색 LED는 히터 점화를 위한 DC 12V 어댑터가 연결되었음을 의미한다. 주전원 스위치는 12V 어댑터의 동작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가분수 형태의 2층 구조가 마치 현대적 건축물을 보는 것 같다. 언젠가 자투리 땅을 사서 나만의 집을 짓게 되면 이런 형태를 만들어도 될 것 같다. 롤라이의 2안 리플렉스 카메라 형태로 카페 건물을 지은 사람도 있지 않은가?(관련 글 링크) 전원부 바구니와 앰프부 나무판은 서로 고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각재를 구입해 둔 것이 있으니 이것을 적당히 이용하면 될 것이다.

볼륨 조절기가 노출된 전면에는 원래 파란색 포맥스 판(두께 2mm)을 잘라서 가렸었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다. 만약 최종적인 마무리를 한다면 포맥스 가 아닌 알루미늄판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제이앨범 한병혁 님은 칼로 자를 수 있는 1mm 알루미늄을 재단하여 포맥스 판을 순간접착제로 덧대어 보강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앰프 속에서 작동 중인 것을 제외하면 나에게는 총 14개의 6LQ8 진공관이 있다. 앞으로 새로 앰프를 만들지 않고 수명이 다 된 것을 교체하기만 한다면 언제쯤이나 이 진공관을 다 쓰게 될까? 진공관의 수명은 수천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교체용으로 여분의 진공관을 사 놓아야 한다는 것은 초심자라면 누구나 갖는 강박증일 수도 있다. 2014년에 주문제작한 PCL86 진공관은 어떠했나? 그때 여분으로 10개를 한꺼번에 eBay에서 구입했다가 6개는 처분하였고, 하나는 초기 불량에 해당했던 관을 교체하는데 쓰였다.

악순환의 사이클은 이러하다.
  1. 새 진공관 앰프를 샀으니 수명이 다 될 때를 대비하여 진공관을 여분으로 산다.
  2. 이것만 갖고 있으면 평생 쓸 수 있다고 자부심을 갖는다.
  3. 재고 관을 보고 있으면 내 힘으로 직접 앰프를 만들어 보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4. 강박에 시달리는 것을 견디다 못하여 여분의 관은 소량만 남기고 팔아버린다.
정말 우스운 이야기지만, 새 앰프를 만들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은 보통 지금까지 써 보지 않은 진공관에 대해서 일어난다. 교체용으로 갖고 있는 진공관이 주는 자작 욕망과는 그 등급이 다르다. 아마 이러한 욕심은 오디오 자작인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 소유해 본 일이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이 일어나는 것은 사람에게는 본성과 같은 것이니까. 이를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 평화롭게 사는 지름길이다. 

2021년 5월 13일 업데이트

나무판 아랫면에 각목을 접착하여 바구니에 딱 맞게 만들었다. 각목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바구니에 살짝 걸친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이제 바구니의 측면에 구멍을 뚫고 나사못을 박으면 나무판(앰프부)과 바구니(전원부)가 완벽하게 고정될 것이다.



2021년 5월 16일 업데이트

문구점에서 0.4T 알루미늄판을 구입하여 치수대로 자른 뒤 2T 포맥스판을 순간접착제로 붙여서 전면 패널을 만들었다. 이보다 더 두꺼운 알루미늄판을 구입하려면 전문 상점으로 가거나 인터넷 구입을 이용해야 될 것이다. 얇은 알루미늄판에 포맥스판을 덧대는 이 방법은 제이앨범의 한병혁 님이 즐겨 쓰는 방식인데, 알루미늄판의 두께가 최소 1 mm는 되어야 할 것 같다. 다음 그림의 출처는 제이앨범 '포맥스 접합(2011년 글)'이다.


흠집이 잘 나는 것은 알루미늄판의 두께와는 상관이 없으리라. 흠집을 막는 방법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 나무판에 위치를 잘못 잡고 뚫었던 구멍은 전동드릴을 쓸 때 나온 나뭇가루에 목공본드를 짓이겨서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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