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대로 DC-DC boost converter를 쓰면 어떨까? 6N2P 초단 회로의 B전원도 여기에서 한꺼번에 공급한 이후로는 스피커에서 간헐적으로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웅`' 혹은 '윙-'의 중간쯤 되는 소리인데, 입력을 끊고 잠시 기다리면 사라진다. 이래서야 음악 감상을 하기가 곤란하다. 잠시 트랜스를 사용한 전원회로로 외도를 했던 것도 이러한 잡음 때문이었다. 6N2P 한 알이 들어가는 프리앰프만을 전원트랜스로 구동할 때에는 문제가 없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편법이 동원되었다. 출력이 6.3V(히터) 및 230V라서 정류를 한 뒤에는 도저히 43 오극관의 애노드에 맞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갖고 있는 캐피시터의 내압도 250V가 최고이고, 저항을 연결하여 낮추자니 적당한 수치의 것이 없다. 발열도 심할 것이 자명하다.
컨버터 출력에 RC 필터를 달면 어떨까? 아내의 푸념을 뒤로 하고 주말 작업에 돌입하였다. 아래 회로도에서 파랑색 곡선으로 둘러친 것이 어제 새로 추가한 필터에 해당한다. 컷오프 주파수는 15.39Hz로 계산된다. 만약 220R과 100uF 조합이라면 7.32Hz가 되어 더욱 양호한 직류 전원이 얻어질 것이다. 그러나 부품통에는 47uF 250V 캐패시터가 전부이다. 아주 초기에는 컨버터 출력에 47uF 전해 캐패시터 하나를 병렬로 연결하여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확정된 6N2P + 43 싱글 엔디드 앰프의 회로도. 파랑색으로 표시한 RC 필터를 전원부에 추가함으로써 잡음을 해결하였다. |
만약 다음 기회에 다시 전원 트랜스를 쓰게 된다면 2차 110V 출력을 배전압 정류한 다음 저항으로 적절히 강압하여 사용하면 될 것이다.
어제 작업을 하는 동안 작은 사고가 하나 일어났다. 2016년 5월 구입한 목인두가 앰프 샤시(케익 틀)를 살짝 스치면서 불꽃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차단기가 내려가고 집안의 모든 전기가 끊겼다. 테스터로 찍어보니 인두의 히터는 단선이 되었다. 도대체 왜? 누전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접지되지 않은 멀티탭을 쓰다가 최근에 접지가 있는 것으로 바꾸었는데, 같은 멀티탭에는 43 앰프가 연결된 상태이다. 여기에 꽂힌 12V SMPS 어댑터는 출력의 마이너스 극과 220V 전원의 접지가 내부적으로 또한 연결이 된 상태이다. 아마도 납땜인두의 팁 부분에 누전이 일어나서 앰프의 새시 -> SMPS 어댑터의 접지를 통해 전기가 흘렀고, 차단기가 이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끊긴 것으로 생각된다. 누설전류는 앰프쪽 SMPS가 아니라 인두 파워 케이블의 접지를 통해서 흘러나갔는지도 모른다. 분명히 눈 앞에서 '딱'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는데 너무나 순식간이라서 정확히 어디인지를 기억하지 못하겠다.
만약 접지가 없는 멀티탭을 계속 사용했더라면 이러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인두를 계속 쓰다간 부품이 망가지거나, 더욱 운이 없었더라면 내가 감전으로 다쳤을지도 모른다. 세대용 분전반에 설치된 차단기는 과전류가 흐를 때 차단을 시키는 목적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누전을 감지하여 차단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을 이해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남아있는 소용량 납땜인두로는 단자 등 큰 부위의 납땜이 어렵다. 안전을 위해서 다음에는 세라믹 인두팁이 장착된 것을 구입하도록 하자.
작업을 마친 상태. B전원용 컨버터는 섀시 위로 올렸다. 볼트 구멍의 흔적이 어지럽다. |
LED 파일럿 램프를 달았다. |
만약 이 앰프에 다시 손을 대게 된다면, 그것은 새로운 섀시에 완전히 새로 제작하기로 결심을 한 이후가 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