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5일 목요일

[The Clumsy Venovist] 바른 소리를 내기 위한 '암부슈어'

Embouchure는 관악기를 불기 위해 입술, 얼굴 근육, 혀, 그리고 이(치아)를 쓰는 방법을 말하는 음악 용어이다. 앙부쉬르, 앙부셰, 앙부셔, 앙부쉬어 등 여러 한글 표기를 볼 수 있는데 나는 고집스럽게 '암부슈어'라고 쓰겠다. 구글에서 찾을 수 있는 영어식 발음은 암부슈어에 가깝고, 베노바 소개 책자에도 그렇게 적혀 있기 때문이다.

모든 관악기가 그렇지만 베노바는 암부슈어에 무척 민감한 악기라는 평이 많다. 동일한 암부슈어(내 생각에)를 한 상태에서 낮은 C, 중간 G, 높은 C를 불면서 튜너를 작동시키면 기준음에서 벗아나는 정도가 모두 다르다. 낮은 C를 튜너에 맞추어 불면서 손가락만 바꾸어 G를 불면 반음 정도 낮고, 이어서 높은 C로 바꾸면 B♭로 측정된다. 정말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게다가 낮은 C와 D는 걸핏하면 '퍼더더덕' 소리가 나기 일쑤이다. 중간 G를 불다가 손가락을 다 덮어서 낮은 C로 바꾸어 보라. 도대체 깨끗한 소리가 나질 않는다. 입술의 조이는 힘과 악기의 각도, 그리고 마우스피스를 무는 깊이를 조절하여 피치를 맞출 수는 있다. 현재는 이것을 연습하고 있는데 음 높이마다 조절하는 정도를 조금씩 달리해야 하니 정말 힘들다.

영어쪽 표현을 보면 베노바를 불다가 'squeak'하거나 'honk'를 하는 일이 많다고들 한다. 다른 종류의 관악기를 불어 본 일이 없으니 클라리넷이나 색소폰을 부는 초보자도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겪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것은 인터넷에 워낙 색소폰을 위한 자료가 많아서 여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물론 베노바는 완전히 새로운 악기이고,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를 쓴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많지 않다. 베노바 설계에 대한 학술 자료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Research and development of a casual wind instrument: Venova(TM)').



소프라노 색소폰용 마우스피스를 악기에서 분리하여 불면 D음이 난다고 한다(Mouthpiece exercise - Taming the saxophone 웹사이트). 튜너로 이 소리를 측정해면 내가 제대로 된 암뷰슈어를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노바는 베노바대로의 문제가 있으니 위에서 언급했듯이 높은 음으로 갈수록 음이 처지는 것을 보상하기 위하여 암부슈어를 계속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내 짧은 경험으로는 그러하다.

반음을 깨끗하게 연주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베노바 안내 책자에도 잘 나와있다.

  • F♯, G♯, B♭ 등의 반음은 날카롭게 연주하기 쉬우며 공명시키기 어렵습니다(hard to resonate).
  • 운지와 공기흐름, 암부슈어 제어를 사용하여 음조를 조절하십시오.
이런 고민을 나만 한 것은 아니다. 외국의 색소폰 관련 포럼에도 이에 관한 질문과 답변이 있다. 

[Sax on the web] ...For those of you who have played a Venova, have you had success playing the low F#, G#, B♭? Any tips? Thanks! 링크

Andy A1S의 답변이 너무 길어서 여기에 다 옮기기는 어렵다. 운지표로 나타내면 좋을 것을 전부 말로 설명해 놓아서 언뜻 이해가 잘 가지는 않지만 글쓴이는 베노바의 운지법 개량을 위해 무척 많은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에서 소개한 베노바 개발에 관한 학술 자료 중 "3.3.2 Adjustment of cross fingering" 항목을 보면 피치와 연주 편의성 사이의 균형을 위하여 cross fingering(개방한 구멍 위 아래를 막는 것)을 조정('adjust')했다고 한다. 그러나 Andy A1S가 cross fingering을 통해서 소리내기 까다로운 음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것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주일 정도 베노바를 불면서 겨우 소리나 내는 주제에 너무 연구를 하려 드는 것은 아닐까? 이런 것을 조사할 시간에 차라리 연습을 더 하는 것이 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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