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한계를 뛰어넘아야 할까. 노력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타성의 한계부터 넘어야 한다. 나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겸손을 가장한 자학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 일단 내게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 벽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나의 한계가 아니라 현재의 한계일 뿐이다. 이 한계를 한꺼번에 넘어설 수는 없다. 하지만 조금씩 넘다보면 내 한계는 이전의 한계보다 넓어진다. 한계를 고정하지 말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많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또 얼마나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 알게 하자. (본문 중에서)이 책의 부제는 '20인의 철학자가 전하는 삶의 중심 찾기'이다. 흔히 서양 철학 위주로 소개한 책과 달리 여기에서는 동양의 철학자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많은 내용을 할애하였다.
저자 임병희는 국문학과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뒤 중국으로 건너가서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동북아시아의 신화를 연구하였다. 그런 그가 '오목수 공방'을 공동 창업하여 목수로 일하면서 강연과 저술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가 지난 2월에 인터넷에 남긴 글을 보자.
임병희의 신비한 단어사전 85화. 어른들의 놀이터 '공방' - 링크
그는 수도 없이 비슷한 질문을 받았을 것이다. 7년씩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서 왜 목수일을 하세요? 공부한 것이 아깝지 않으세요?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나는 나다.
나는 버린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다.그러면 책의 내용을 주목해 보자. 현실에 만족하면서 살 것인가, 혹은 진실을 대면하고 '나로 살기' 위한 고달픈 여정을 떠날 것인가?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내민 빨간 약과 파란 약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과 비슷하다. 나를 살리는 공부를 하려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요즘 심리학에서는 지나친 자신감(과신)을 경계하라는 지적을 많이 한다. 이는 이 책의 주장과 상충하지 않는가? 그렇지만은 않다. '나를 찾아 나가는 여정'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위함인 반면 과신은 현 상태에 안주하게 만들어 오류를 범하는 요인이기 떄문이다,
과거 (존 스튜어트) 밀에게 감정과 느낌이란 증명할 수 없는 부정확하고 불확실한 것, 그러므로 떨쳐내야 할 존재였다. 그래서 그는 감정을 거세한 채 살았다. 하지만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 그를 좌절과 절망으로부터 구원해 준 것은 아니러니하게도 바로 그 감정이었다. 밀에게 감정은 자각하지 못했던, 애써 외면했던 진짜 자기 자신이었다. (본문 중에서)운명이라 생각하면 하기 싫은 일이지만,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비로소 나를 알아가는 공부에 힘을 실을 수 있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남과 다른 차별화된 나를 만드는 일에 의지를 갖고 뛰어들라는 이야기이다.
방황과 변화를 사랑하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그러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나를 포함한 관계와 나를 둘러싼 세상 모두에서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나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계속 과거 속에 살면서 미래를 걱정하는 것을 거부했다. (찰리 채플린)미토피아(me+topia)는 지금 여기에 펼쳐진 나의 일과 삶의 세상이다. 이는 책을 읽고 지식을 쌓아서 되는 일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시간을 쏟아서 결국 바란 것을 이뤘다는 뜻이다. 짧은 분량이지만 단호하고 굵은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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