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4일 토요일

SCO2 오실로스코프를 테스트하다 함수발생기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다

SCO2 테스트. 전원 트랜스포머 2차에서 얻은 60Hz의 파형이 매끄럽게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KORG X2 Music Workstation의 잡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한 저가 디지털 오실로스코프(모델명 SCO2 또는 SCO_2_10M, 제품 소개 웹사이트)가 5일 만에 도착하였다. 제품 설명은 '듀얼 채널 디지털 핸드 헬드 오실로스코프 PWM 50M 10Mhz 샘플링 속도 2.5KSa/S 전자 수리 도구 용 아날로그 대역폭'이다. Nyquist 이론(샘플링 속도 ≥ 2 × 신호의 최대 주파수)에 따르면 사실 이 설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 10MHz 대역폭에 2.5KSa/s 샘플링 속도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판매 사이트의 본문에는 'current sampling rate: 2.4KSa/s'라고 되어 있다. 이 제품은 최대 6A의 전류 측정 기능도 있으니, 어쩌면 이에 대한 설명을 잘못 기재했는지도 모른다. 최소 그리드 간격은 100mV(10X 프로브), 50nS이므로 수 kHz의 신호만 측정 가능하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 판매 사이트에 게시된 공식적인 제품 사양은 다음과 같다.

  • Model: SCO _ 2 _ 10M
  • Sampling rate: 50M/channel
  • Number of channels: 2
  • Analog bandwidth: 10MHz (per channel)
  • Measuring voltage: X1/+40V X10/ soil 400V
  • Input Impedance: 1MQ
  • Storage depth: 20Kb
  • Parameter Display: 12 kids
  • Current measurement: 0~6A
  • Minimum accuracy: 2mA
  • Current sampling rate: 2.5KSa/S
  • Display: 3.2 inch LCD
  • Resolution: 320*240
  • Charging voltage: 5V
  • Battery capacity: 2500mAh
  • Continuous working time: 4.5-6h
  • Host computer: to be updated
  • Firmware upgrade: support

상자에 붙어 있었던 라벨. 공식 모델명은 SCO_2_10M이었다.


테스트를 하기 위해 거의 30년을 묵힌 함수 발생기(function generator, METEX MXG-9802)를 연결하여 보았다. 플라스틱 손잡이에 금이 갈 정도로 낡은 상태이다. 충전식 초소형 오실로스코프라서 몇 개 되지 않는 버튼으로 조작을 하게 만들어 놓으니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시행착오 끝에 예쁜 사인파가 나오는 모습을 만들어 놓고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함수발생기에서 폭발음이 나면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것이 아닌가. 어이쿠, 전원부의 전해 커패시터가 폭발한 것은 아닐까? 다행스럽게도 오실로스코프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전자제품에게 30년 가까운 세월은 정말 가혹하다. 무엇이 터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함수발생기를 열기 시작하였다. 분해하는 방법을 몰라서 무척 애를 먹었다. 밑면에 있는 네 개의 다리에 붙은 쿠션을 뜯어내고 그 속에 숨은 볼트를 풀어야만 했다.

매캐한 냄새와 함께 무엇인가 터진 잔해가 쏟아지는데 외견상 전해 커패시터는 멀쩡하다. 기판 하나를 들어냈더니 바닥쪽 기판의 필름 커패시터가 터진 것이었다. 옆에 있던 레귤레이터는 내용물을 뒤집어썼다. 터진 부품은 X2 안전 커패시터라는 것이다. X2 신시사이저를 고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데 X2 커패시터가 터졌다. X2 커패시터는 교류 전원라인(L-N 사이)에 직렬 또는 병렬로 연결되는 안전 인증된 필름 커패시터로서, 전원 라인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커패시터 중 하나라고 한다.

RIFA PME271M 메탈라이즈드 폴리에틸렌 필름 커패시터. 폭발 당시의 힘에 의해 저 두꺼운 리드가 옆면을 뚫고 튀어나온 것을 보라.

위에서 본 모습.

커패시터 내용물을 뒤집어쓴 이 레귤레이터도 교체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챗GPT의 설명에 의하면 수분 흡수로 인한 팽창 및 폭발 사고로 유명하다고 한다. 삼화 MPX2 시리즈나 Pilkor PCX2 339 시리즈와 같은 국산품이 있으니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 폭발사고 후에도 함수발생기의 디스플레이는 잘 표시되는 것을 보니 일단은 고쳐서 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SCO2 오실로스코프와 웹사이트에는 이런 표시가 있다.



安捷尼尔('안제니얼'로 읽음)은 바로 Engineer의 음차에 해당한다. 제품에 동봉된 매뉴얼의 PDF 파일도 웹사이트에서 받아볼 수 있는데(링크), 영문을 제공하지만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소프트웨어를 V2.50(2025/03/17)로 업데이트한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CH340 USB 드라이버가 Windows 11에 설치되지 않아서 다른 곳에서 더 나중 버전을 다운로드하여 겨우 설치하였다. 아두이노 호환 보드를 쓰면서 이 드라이버를 알았기에 망정이지, 잘못하면 완전히 오리무중에 빠질 뻔하였다. SCO2 소프트웨어의 3월 버전에서는 파형 표시 알고리즘을 최적화하였고 화면 새로 고침 속도를 향상하였으며, UI가 최적화되었다. 다음 버전에는 파형 연산(A+B, A-B, AxB, A/B) 및 FFT(고속 푸리에 변환)이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함수 발생기가 고장났으니 오실로스코프를 테스트할 파형을 다른 곳에서 구해야 한다. WaveSpectra와 WaveGen이라는 프로그램 덕분에 컴퓨터에서 원하는 파형을 만들 수가 있다! 이는 오디오 퍼브의 소개(링크)로 알게 되었다. 

악어 클립 케이블(1X)로 연결하여 WaveGen의 출력을 측정하는 모습. 

과연 이 장난감 같은 디지털 오실로스코프로 KORG X2의 잡음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까? 히스 노이즈는 여러 주파수의 파형이 섞인 것이라서 FFT를 하지 않으면 파악이 어렵다. 또한 직류 전원의 품질(특히 리플 수준)을 측정하려면 오실로스코프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인터넷에 자료가 많이 있으니 차차 공부해 나가도록 하자.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


2025년 5월 26일 업데이트

X2의 볼륨을 최대로 한 뒤 헤드폰 출력(R)을 Mackie Onyx Pdoucer 2·2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연결한 뒤 WaveSpectra에서 FFT를 해 보았다. 아무 건반도 누르지 않은 상태의 분석 결과이다. 


수치 상으로는 noise floor가 별로 나쁘지 않다. 건반 하나를 눌러 보았다. 


오실로스코프를 연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가청 주파수, 즉 악기가 만들어 내는 저주파 영역에서 무음 시에 나타나는 노이즈와 직류 전원의 노이즈를 구별하여 이를 제대로 측정하는 방법을 익혀야 되겠다. 오실로스코프와 WaveSpectra는 전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오디오퍼브의 제안처럼 직류 전원에 커플링 커패시터를 연결한 뒤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입력하여 WaveSpectra로 어떤 주파수의 노이즈가 섞여 있는지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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