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1일 토요일

산켄(Sanken) SI-1525HD 앰프에 스피커 보호회로를 달았다

전원을 넣을 때 스피커에서 '퍽'하는 팝업 노이즈가 나는 것이 귀에 거슬려서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스피커 보호회로 장착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이런 종류의 스피커 보호회로는 전원 투입 후 수 초가 지난 다음에 스피커와 앰프의 출력부를 연결해 준다. 만약 앰프의 증폭용 반도체 소자가 망가져서 전원의 직류가 그대로 스피커로 나가게 될 때 이를 차단하여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진공관 앰프는 아무리 망가진다고 해도 출력 트랜스포머가 있기 때문에 스피커로 직류가 나갈 수는 없다. 스피커에 만약 직류 전압이 가해지면 보이스 코일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튀어나가므로 곧 망가질 것이다.

스피커 보호회로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하였다.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적당한 것을 고르면 된다.


이 기판을 동작시키려면 직류 또는 교류 12-15V의 전원이 필요하다. IC114에서 구입해 놓았던 35밀리 전원트랜스(0.25A, 제품 링크)를 쓰기로 했다. 실제로 기판을 연결하여 테스트를 해 보니 12V 탭에서는 10V 정도의 전압이 나와서 작동이 잘 되지 않았다. 따라서 15V 탭을 쓰기로 하였다.


주말 아침이 되어 판을 벌였다. 전원트랜스와 스피커 보호회로를 삽입해야 하므로 앰프 기판을 앞쪽으로 이동하여 고정해야 하고, 약간의 타공 작업을 더 해야 한다. 삼십분에서 한 시간이면 넉넉하게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앰프의 속판에 구멍을 잘못 뚫지 않나, 트랜스를 엉뚱한 곳에 연결하지 않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바보 아닌가?'

예를 들자면 속판 오른편 가장자리 아주 좋은 위치에 이미 구멍이 나 있어서 여기에 볼트를 아래쪽에서 위로 넣어 IC의 방열판(오른쪽)을 고정하였다. 그런데 이 구멍은 원래 속판을 플라스틱 케이스에 고정하기 위한 볼트를 위한 것이었다. 구멍은 6개이지만 네 귀퉁이만 평소에 쓰고 있으니 그 용도를 잊고 있었다. 이 구멍에 볼트를 아래에서 위로 관통하여 방열판을 고정하면, 플라스틱 케이스 하판의 나사산 삽입용 돌기에 볼트 머리가 닿아서 속판이 위로 뜬다...



작업을 마친 뒤 CD 플레이어와 스피커를 연결하였다. 전원을 넣으니 약 3초가 지난 뒤 '짤깍'하고 릴레이가 붙는 소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렇게 간단한 작업을 하면서 엉뚱한 실수를 몇 개나 하다니... 포플레이, 비틀즈, 제시카(소녀시대의 '제시카'가 아니라 1998년에 Goodbye라는 노래를 발표해서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스웨덴 여가수 Jessica Folcker)의 것을 꺼내어 재생해 보았다.



91년대 초반에 생산된 롯데 LCD-7500를 2014년에 중고로 구입하여 지금껏 잘 사용하고 있다. 2015년에 직접 픽업(KSS-210A)을 갈았고, 작년에는 전면부의 택트 스위치를 교체하였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호환 픽업과 메커니즘을 요즘도 팔고 있어서 앞으로도 유지보수를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해가 지기 직전 7 km를 달리고 돌아와서 저녁을 먹은 뒤 거실에서 PCL86 싱글 앰프로 KBS 클래식 FM의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여느 때보다 풍성한 소리로 음악이 흘러 나온다. 

자작 6V6GT 싱글 앰프의 섀시 작업이 올해 오디오 DIY의 가장 큰 목표이다. 상판 설계는 다음과 같은 상태까지 이르렀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주문한 R-코어 출력트랜스 고정용 U 볼트가 도착하면 나머지 부품을 주문한 다음 정확히 치수를 재서 도면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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