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8일 월요일

독특한 진공관 앰프를 찾아서

가을이 깊어지면서 진공관 앰프의 따뜻한 불빛을 즐기게 된다. 이미 침실에서 두 대의 앰프(43 및 PCL86 싱글 앰프)가 번갈아 가동 중이고, 약 반년 가량 드라마 촬영용 소품으로 외부에 대여해 준 6LQ8 앰프 두 대도 조만간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거실에는 올해 장만한 인터M 레퍼런스 앰프 R150PLUS가 자리를 잡아서 좋은 동반자 역할을 한다. 

자작 진공관 싱글 앰프(single-ended amplifier)의 빈약한 출력과 잡음에 실망하여 부품을 전부 해체하여 거두어 들였다가 또 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만드는 과정이 주는 마약과 같은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번씩은 다 거쳐 가는 대중적인 오디오 전용관을 나도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원래 오디오 앰플리파이어용으로 제조되지 않은 진공관을 이용하여 소리를 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적극적으로 이러한 일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은 따로 있다. 나는 그들이 남긴 '유산'을 쉽게 이용할 뿐이다. 요즘 알리익스프레스에 들어가 보니 진공관 앰프를 위한 스위칭 파워 서플라이가 예전보다 종류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것도 전통과는 거리가 있는, 새로운 시도라고 여겨진다.

갖고 있는 트랜스포머류를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진공관 앰프 반제품은 뭐가 있을까? 뿔난 항아리, 또는 부항을 닮은 FU-32(Valve Museum의 소개)라는 진공관이 눈에 뜨인다. 1950년대에 초단파(VHF) 송신용으로 쓰이던 832A를 중국에서 오디오용으로 재해석하며 만든 것이라 한다. 빔 테트로드 한 쌍이 하나의 유리관 안에 들어 있어서 저출력의 앰프를 만들기에 매우 적당하고 소리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우선은 이 앰프 보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아래에 보인 제품에서는 6J1이 드라이브단에 쓰이지만 쌍삼극관인 12AX7이나 6N2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출처: 알리익스프레스 GHXAMP Worldwide Store
마침 220V 50VA 급의 절연 트랜스포머를 갖고 있어서 전원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하다. 출력트랜스포머로는 R코어에 직접 감은 것(5K:8)이 한 조 있다. 이전의 6N1 + 6P1 싱글 앰프에서 해체하면서 리드선 부분이 훼손되어 이를 쓰려면 손을 좀 보아야 한다. 소출력 앰프에 쓰기에는 코어 크기가 좀 아깝다.

관심을 두는 두번째의 대상은 6N9P(6SL7GT와 유사)와 6N8P(6SN7GT와 유사)를 사용한 푸시풀 앰프이다. 쌍삼극관을 한 채널의 푸시풀 출력 회로에 이용한다는 것이 독특하다. 내가 잠시 사용하였던 이영건 선생님 제작 6J6도 비슷한 개념의 앰프로 볼 수 있다. 원래 출력관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서 이 제품운 2.5 W + 2.5 W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출처: 알리익스프레스(판매자 링크)
보드 안에 정류 및 초크 코일을 이용한 평활회로가 들어 있어서 외부에서 전원트랜스만 연결하면 된다. 이 앰프 보드가 흥미로운 것은 LM7906 레귤레이터를 이용한 히터 점화와 일반 교류 점화를 전부 지원한다는 것이다. 회로도를 보면 출력관에 해당하는 6N8P에 대해서 두 가장 방식 중 하나를 골라 쓰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앞부분의 6N9P는 어떻게 점화를 한다는 것인가? 설명을 아무리 보아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혹은 초단(6N9P)에는 레귤레이터를 통한 DC를, 출력단(6N8P)는 AC를 가하여 점화를 한다는 것을 다소 혼동스럽게 기술한 것인지... 내가 보기에는 이것이 더 자연스럽다. 회로도는 아래에 소개하였다.


이 보드에 사용할 수 있는 여분의 푸시풀용 출력 트랜스포머도 갖고 있다. 다 예전에 쓰던 것을 해체하여 마련해 둔 것이다. 

두 제품 전부 가격은 거의 비슷하다. 세일이 시작되는 11월 11일이 되면 적당한 것을 골라서 연말 공작용으로 구입할 생각이다. 둘 다 개성이 넘치는 앰프이니 선택을 하려면 상당히 고심을 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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