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1일 일요일

진공관 앰프용 출력 트랜스의 임피던스 알아내기

6J6 푸시풀 앰프가 작동 중인 모습. 전자액자에 보이는 것은 조반니 파올로 파니니의 로마 판테온 내부(1734).

이영건 선생님이 제작신 6J6 푸시풀 앰프를 파견 근무지 숙소로 가지고 왔다. 최근에 만든 6LQ8 푸시풀 앰프와 비교를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만든 앰프는 일반 전원트랜스를 출력트랜스 대신으로 사용한 것이라서 음질이 불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막상 비교 청취를 하니 6LQ8 PP 앰프가 음질이 나쁘다고 할 근거를 찾기 힘들었다. 출력은 당연히 6LQ8 앰프가 크다. 파형발생기와 오실로스코프가 있어야 왜곡이 일어나기 전의 정확한 출력이 몇 와트인지를 측정할 수 있다.

6J6 앰프에 쓰인 출력트랜스의 임피던스 비율은 얼마일까? 제작자에게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이를 적출하여 다른 앰프에 쓸 수도 있지 않을까? UL탭은 없으며 코어 사이즈는 66 mm이다. 제작자에게 예전에 전화로 문의한 적은 있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출력트랜스는 커버 없이 코어가 노출된 상태이며 내부의 베이클라이트판에 케이블타이와 순간접착제로 고정되었다. 볼륨 조절기가 왜 이렇게 뻑뻑한가 했더니 모터가 달린 전동 가변저항이었다(이런 물건).

6J6은 오디오용 진공관이 아니라서 이를 이용한 앰프의 회로를 인터넷에서 구하기는 힘들다. 검색된 정보는 다음이 전부이다.

[1] 위상반전회로 https://mysite.du.edu/~etuttle/electron/elect33.htm


[2] 1.2W 6J6 하이브리드 앰프 https://ibb.co/B4hRSyv https://youtu.be/3k8jxa0s788 (동영상) 'Ra-a = 16K+16K'라 한 것은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겠다. 유튜브 링크에는 'The video OPT is incorrect the OPT is 20Ka-a , the circuit require 32Ka-a and the B+ voltage is 300V is higher then design voltage. This is the power transformer is for temporary testing use.'라 하였다. 내가 알고 있기에는 32K 트랜스포머의 중간에 탭을 내면 양단과 중간 사이의 임피던스는 절반이 아니라 1/2, 즉 4K가 되는데(임피던스비는 권선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3] 6J6 PP 앰프 http://diyaudioprojects.com/Forum/viewtopic.php?t=5598
[2]와 [3]에서는 B 전원을 위해 voltage multiplier를 사용하였다. 늘상 접해왔던 (2)배전압을 능가한다.

6J6 PP 구성의 경우 16K:8 출력트랜스를 썼다는 글은 간혹 보인다. 위에 소개한 것 중 [3]번이 그러하다. 미지의 출력트랜스가 있을 때, 임피던스 비율을 알아낼 방법은 없을까?  만약 트랜스 1차에 220V를 연결하여 2차 전압을 재면, 권선비를 알 수 있다. 이를 제곱하면 임피던스 비율이 나온다.

6J6 PP 앰프는 매우 단순한 구성이라서 negative feedback도 걸려있지 않다. 따라서 출력관을 소켓에서 빼면 출력트랜스의 1차와 2차는 전기적으로 완전히 분리된다. 이런 상태에서 220V를 1차에 연결한 뒤 2차 전압을 측정하여 보았다. 9.3V가 나온다. 이번에는 2차에 5W 시멘트 저항 두 개를 16.4옴으로 만들어 연결하여 다시 측정을 해 보았다. 이번에는 8.95~8.96V 정도가 걸렸고, 부하저항에서 소모되는 전력은 계산상으로는 4.98W 정도가 된다. 처음에는 2.2옴 저항 하나를 연결하였었는데 열이 너무 많이 나서 즉시 전원을 끊었다. 전압비는 곧 권선비이므로 24.6이 되고, 제곱을 하면 605.16이다. 이를 환산하면 4.81K:8이 된다. 대충 5K:8의 매우 흔히 쓰이는 출력트랜스가 된다.

출력트랜스 1차 양단에 220V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케이블. 한번 만들어 두면 쓸모가 많다. 잠시 착각을 하여 클립을 납땜한 다음에 절연 외피를 씌우느라 애를 먹었다. 납땜을 하기 전에 수축 튜브 등의 다른 자재를 미리 관통시켜 놓는 것을 잊는 수가 가끔 있다. 머리가 나쁘면 늘 손발이 고생이다.

내가 만든 6LQ8 앰프 PCB에 6J6 앰프의 출력트랜스를 조합하면 가장 좋은 음질이 나올까? 이는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출력트랜스를 재활용하기 위해 6J6 앰프를 완전히 분해해 버린다? 그것 역시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일이다.

위험한 실험?

하루가 지나서 생각을 해 보니 출력트랜스에 상용전원 220V를 직결한 것은 다소 위험한 실험이었다고 느껴진다. 출력트랜스의 센터탭에 가해지는 수백 볼트의 직류를 생각한다면 전압 자체는 유사하지만, 뽑아낼 수 있는 전류는 비교 불가하기 때문이다. 좀 더 안전한 실험을 위해서는 다른 트랜스포머를 하나 거쳐서 연결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꼭 1차에 220V를 연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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