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5일 금요일

[2019 오디오 자작] 6N2P 프리앰프와 43 전력증폭회로의 통합

오늘의 제목에서 '통합'이라 함은 두 개의 스테이지(초단 + 전력증폭단)를 하나의 섀시에 올리고 동일한 전원을 공급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진공관 앰플리파이어에서 '초단'은 여러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아주 제대로 만들어진 장비라면 전치증폭기(프리앰플리파이어), 드라이브 회로, 위상반전회로(푸시풀 앰프를 위해)를 통틀어서 초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 각 세부적인 기능은 별도의 진공관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내가 만드는 앰프는 단 하나의 3극관이 초단의 일을 맡는다. 푸시풀 앰프가 아니므로 위상반전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43이라는 오극관의 작동 전압이 워낙 낮으므로 초단관도 이에 맞추어야 했고, 더 큰 문제는 두 진공관의 히터 전압이 매우 다르다는 것. 43는 25V, 6N2P는 6.3V가 필요하다. 대충 24V를 연결해도 43 오극관 작동에는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요즘 널리 쓰이는 스텝다운 컨버터를 쓰면 24V에서 6.3V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두 개의 SMPS 어댑터를 이용한 6N2P+43 진공관 싱글 앰프의 전원부 구성. 어댑터의 용량은 각각 12V 5A, 24V 2A이다. 이론적으로는 용량이 충분한 24V SMPS 하나만 있으면 이를 승압하여 B+ 전원도 공급 가능하다. 그러나 내가 구한 24V 고용량 SMPS는 이렇게 연결했더니 잡음이 심했다. SMPS의 문제인지 컨버터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LM2596칩을 사용한 이 컨버터 모듈은 최대 1.5A의 전류를 흘릴 수 있으며 IC114에서 3500원에 팔린다(링크). LED 표시창에서는 입력과 출력 전압을 전부 표시하므로(버튼 스위치를 눌러 전환) 매우 쓰기에 편리하다. 어제의 퇴근 후 프로젝트는 이 모듈을 사용하여 앰프를 다시 완성하는 것이었다.

얼추 완성이 된 이 앰프는 사실 대단히 위험하다. 왜냐하면 만능기판을 뒤집어서 만든 6N2P 드라이브 회로에는 위에 노출된 배선을 따라 155V의 직류가 흐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진공관 앰프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된다!

너무 가공을 많이 하는 바람에 케익틀은 잘못 뚫은 구멍들로 엉망이 되었다. 소리는 별다른 잡음 없이 잘 난다. 12V 어댑터를 꽂는 소켓의 내경이 잘 안맞는지 케이블을 당기면 접촉 불량이 약간 일어난다. 흔히들 간과하는 것이 전원 어댑터 잭의 내경을 맞추는 일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어댑터에서는 내경 2.1mm와 2.5mm의 두 가지 규격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전원장치를 쓰고 싶다면 다음 회로도를 쓰면 된다. 반도체(다이오드)를 정류기로 채용하였으니 완벽히 전통적인 장치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55V에 43 5극관 두 개의 히터를 직렬로 연결하는 아이디어는 아직 구현해 보지 않았다. 다만 B+ 전원을 이것으로 연결하면 스피커에서 약간의 험이 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초크 코일을 쓰면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진공관 히터에 전원을 공급하여 가열하는 것을 '점화'한다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된다. 아마도 일본쪽 기술 서적에서 쓰던 낱말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닐까 한다. 백열전구를 켤 때, 점등을 한다는 말은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점화한다고는 쓰지 않는다.

왜 점등·점화에는 한자 '점(點)'을 쓰는 것일까? 심지에 점 찍듯이 불을 붙인다고 해서 이런 한자어가 생겨났다고 한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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