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7일 월요일

SMPS 실험 - 300 볼트 이상의 고전압을 뽑아내자!

진공관 회로가 특히 다루기에 까다롭고 위험한 것은 애노드(플레이트)에 걸리는 놓은 직류 전압(+) 때문이다. 이를 B 전원, B supply, 혹은 B+라고도 한다. B 전원이라는 이름은 과거에 배터리로 작동되던 진공관 증폭기 회로에 쓰던 명칭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 A supply: 필라멘트(히터)
  • B supply: high voltage
  • C supply: bias
  • D supply: screen grid
소출력의 싱글 엔디드 앰프에서 필요로하는 B 전원은 보통 +250~330 V 정도가 된다. KT88 앰프에서는 무려 400 볼트가 필요하다. 이것을 자작 SMPS로 해결하자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히터 전원 공급 실험은 이미 성공하였다(지난번 게시글 'SMPS를 이용한 진공관 히터 점화' 링크).

B 전원의 전압은 매우 높다 하더라도 전류는 100~200 mA 수준이다. 내가 만들었던 중국제 6N1+6P1 싱글 엔디드 앰프에서는 230 V - 0 V - 230 V를 양파 정류한 뒤 120 mA 초크를 거쳐서 B 전압을 얻는다. 정류 다이오드에 의한 전압 강하를 무시한다면 평활회로를 거친 뒤 출력되는 전압은 230 V x 1.414(√2) = 325.22 V인데 이는 이론적인 값으로서 부하를 걸면 더 내려간다. 실제로 디지털 멀티미터로 찍어본 경험에 의하면 290 V 이상 나온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300 볼트, 150 mA 정도를 목표로 하면 될 것이다.

내가 만드는 SMPS는 2 x 50V 350W for Audio Power Amplifier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최초에 이 회로를 제안한 것은 체코의 Dan이다(링크). 사용할 고주파 트랜스포머의 페라이트 코어 규격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단 권선법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 직경 0.6 mm 에나멜선 사용
  • 1차 20회를 먼저 감고 절연 테이프를 감은 뒤 그 위에 2차(14회 + 센터탭 + 14회)를 감는다
  • 다시 절연 테이프를 두른 뒤 1차 20회를 더 감는다. 1차를 두 번 나누어 감되 그 사이에 2차 권선을 끼워넣는 이른바 샌드위치 감기이다.
에나멜선의 직경에 따른 허용 전류를 알아보자. 아래에서 나열한 것 중에 가장 가는 것을 써도 200 mA는 충분히 견딘다. 물론 한가지 주의할 것은 있다. 내가 승리케이블에서 0.3 mm 및 0.7 mm 에나멜선을 구입했는데 이것이 코팅을 포함한 두께인지, 혹은 동선만의 두께인지를 잘 모르겠다.
  • AWG 23(0.644 mm): 2.2 A
  • AWG 24(0.511 mm): 0.588 A
  • AWG 25(0.455 mm): 0.477 A
  • AWG 26(0.405 mm): 0.378A
  • [중략] AWG 29 (0.286 mm): 0.212 A
6N1+6P1 싱글 엔디드 앰프의 전원은 100 와트로 충분할 것이다. 친절한 Jalbum 회원님을 통해 얻은 고주파 트랜스포머용 페라이트 코어와 보빈은 종 두 가지가 있는데, 큰 것은 대략 300 와트, 작은 것은 100 와트가 나온다고 하였다. 작은 것의 규격은 아래 그림을 기준으로 하여 대충 측정하였을 때 A = 28 mm, B = 21 mm, C = 11 mm 정도가 되었다.


마침 직경 0.5 mm를 조금 넘는 에나멜선이 있어서 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2차에 정확히 얼마를 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으니 1차를 40회 전부 감고 그 위에 2차를 50회로 감아보았다. 만약 (1차 권선 수) = (2차 권선 수)로 한다면 1차에서 220 V를 브리지 정류하여 얻은 직류가 이론적으로는 거의 그대로 2차에 걸릴 것이니, 2차에서 300 V 이상을 얻기를 원한다면 1차보다 더 많은 횟수를 감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뒤에서 밝히겠지만 이것은 착각이었다. 2차를 훨씬 더 많이 감아야 한다!). 정렬 권선을 하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보빈과 밀착되는 첫번째 층을 제외하고는 또 실패하였다. 게다가 보빈의 내부 높이가 딱 10 mm에 불과하여 한 층에 도저히 20회를 감을 수가 없었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렬 권선을 하지 못하였으니 2차까지 다 감은 뒤에는 권선의 두께가 고르지 못하여 코어에 끼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SMPS 설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트랜스포머 설계라고 한다. 내가 아무런 개념도 없이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것은 아닐까! G. K. Agrawal 선생의 동영상 강좌 "SMPS transformer working concept tutorial"을 감상해 보자.



여기까지 한 뒤에 SMPS 회로에 연결하고 2차를 오실로스코프로(Tektronix TDS 210) 측정해 보았다. 값이 좀 이상하다. 왜 그럴까. 아마도 2차 전압이 너무 높아서 오실로스코프의 측정 범위를 넘어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TDS 210의 측정 범위는 RMS 300 V이다. 고주파 트랜스 2차에서는 이보다 높은 전압이 나올 것이 뻔하다. 

혹시 너무 높은 전압을 걸어서 오실로스코프가 이상해지지는 않았을까? 지난주에 실험했던 다른 트랜스포머를 연결해 보았다. 2차에 연선을 3회 감아서 6.3 V 정도를 만들었던 바로 그 트랜스포머이다. 연선을 풀어서 2회를 만든 뒤 오실로스코프를 찍어 보았다. 4점 몇 볼트가 나온다. 오실로스코프가 망가지지는 않았다.

만약 2차 전압이 수십 볼트 수준이라면 수십 kHz의 고주파라 하여도 오실로스코프로 정확하게 실효치를 얻을 수가 있다. 그러나 38 kHz, > 300 V의 square wave를 도대체 어떻게 제대로 측정한단 말인가? 정류를 해서 DC로 만든 다음 디지털 멀티미터로 측정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다음의 회로(DC 70 V용 버전)을 참조하여 고주파 트랜스포머 2차에 정류회로를 만들어야 한다. 전해 캐패시터의 내압은 최소 200 V는 되는 것으로(두 개를 직렬로 연결할 것이므로) 바꾸어야 한다.

고속회복 다이오드 UF4007을 사용하였으며 가장 마지막의 저항은 27K 5W로 바꾸었다.

회원께서 보내주신 기판에는 200 V 220 uF 캐패시터 두 개를 활용한 전파 정류회로가 있을 뿐이다. 이것을 직렬로 연결하면 내압을 높일 수는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실험을 진행해야 되겠다. 그리고 PC용 power supply에서 적출한 초크를 이용하여 고주파 노이즈 필터로 사용해야 한다. 감긴 횟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들었다. 총 32 회 감이로 두 개의 초크를 맞추었다. 왼쪽 것은 두 층으로 감긴 것을 일부 풀어내고 다시 감았더니 에나멜선이 꽤 두꺼워서 모양이 고르지 않게 되었다. 오른쪽 것은 두 둘의 에나멜선이 겹쳐서 총 16회를 감은 형태이다. 서로 다른 가닥의 시작과 끝을 연결하면 32 회 감은 것과 같아진다.



출력용 정류회로를 만들다



너무나 간단한 회로라서 실수를 할 여지는 거의 없지만 전원을 넣기 전까지 거듭 확인을 하였고, 200 V:13 V x 2 전원트랜스를 연결하여 직류가 제대로 출력이 되는지를 점검하였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어 앞부분의 SMPS 회로와 고주파 트랜스를 연결하고 출력 전압을 디지털 멀티미터로 측정하였다.



출력은 약 166 볼트에 불과하다. 40 와트 백열등을 연결하여 점등이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부하가 연결된 상태에서도 출력 전압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고주파 트랜스를 40회:50회로 감았는데 최종 DC 출력이 160 V에 불과하다니! 1차 정류회로에서 약 280 V의 직류가 생성되었고 트랜스 권선비가 1:1.25이므로 당연히 2차 DC 출력이 300 V는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이는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220 V를 정류하면 이론적으로는 220 x √2 = 311 (V)가 나온다. 하지만 나의 실험 결과로는 항상 280 V 수준이었다. 이를 스위칭하면 전압의 중점을 기준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므로 +140 ~ - 140 V의 사각파가 만들어져서 고주파 트랜스의 1차로 들어간다. 그러면 권선비에 의해서 140 x 1.25 = 175 (V)의 직류가 출력된다. 166 V 정도가 측정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사각파 교류이므로 최대치가 실효치와 (거의) 같을 것이다. 

2 x 50V 350W for Audio Power Amplifier에서도 예상 출력 전압을 계산해 보자. 공급 전압은 230 V, 권선는 40:28(1:0.7)이다. 일차 정류회로의 출력은 DC 325 V이고 고주파 트랜스로 들어가는 사각파는 +162.5 ~ -162.5 V이다. 권선비를 곱하면 113.8 V 정도인데 원본 사이트에서는 +50V ~ -50V로 표현하였다. 내 예상과 다르지 않다.

SMPS로 300 V 정도의 직류를 얻으려면 고주파 트랜스의 권선비는 1:2.14 정도가 되어야 한다. 1차를 40회로 고정한다면 이번 실험에 사용한 트랜스로는 어림도 없다! 40회:50회를 감는 것만으로 보빈이 꽉 차서 코어를 끼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전압 정류회로를 쓰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배전압 정류회로에 대해서는 KDK Labs에 좋은 자료가 많고, Jalbum에서도 이를 기본 전원회로로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인 60 Hz 상용 전원에 대한 자료이다. KDK님은 특히 Rt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MPS에서 출력되는 고주파에도 이를 그대로 적용해도 되는가? 만약 그렇다면, RF noise 방지용 초크는 어디에 삽입해야 하는가? 이것이 나의 다음번 숙제이다.

댓글 1개:

Unknown :

통상 100미크론을 더하면 되던데요 예를 들어서 판매자가 1mm라고 했다면 1.1mm보다 약간 늘어나는 정도... 4각형의 이아이코어는 헐렁하게 감는 게 낫습니다 상황이 안된다면 나무젓가락으로 눌러줘도 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