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일 목요일

Emerson Lake & Palmer - Knife-Edge

KBS Classic FM의 'FM 실황음악'을 듣고 있었다(2018년 8월 2일 선곡표). 익숙한 곡인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과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4번 Sarabande에 이어서 야나첵의 Sinfonietta라는 곡이 나온다는 안내 멘트가 있었다. 야나첵(Leos Janácek, 1854-1928)은 내가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체코 출신의 작곡가이다.

그런데 굉장히 낯익은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이것은 Emerson, Lake & Palmer in Concert(1979년 발매) 앨범의 1면 마지막 곡인 "Knife Edge"가 아닌가?

출처: 위키피디아
80년대에 막 중학생이 되어서 팝음악에 매료되기 시작했을 때, 동네 음반점에서 구입했던 해적판 LP(당시에는 "빽판"이라고 불렀다)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 앨범은 1977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경기장에서 있었던 공연실황을 녹음한 것이라 한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우리나라 최초로 금메달을 땄던 것이 뚜렷하게 기억난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도 이 앨범을 통해서 처음 들었다. 이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곡은 첫곡인 <Introductory Fanfare>로 시작하여 헨리 맨시니 작곡의 <Peter Gunn>과 바로 다음 곡인 <Tiger in a Spotlight>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발라드에 가까운 의 인기가 더 높은 것 같지만 말이다.
Ladies and gentlemen, Emerson, Lake and Palmer! (뒤이어 스네어 드럼을 두드리는 '텅!' 소리와 함께 연주가 시작된다.)

레드 제플린, 퀸, 딥 퍼플, 포리너, 스콜피온스,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이런 해적판으로 들었었다. 그 다음으로 옮겨간 매체는 카세트 테이프였다. 

다음은 유튜브에서 찾은 1970년도 스위스 공연 실황이다. 신들린 듯한 모습으로 키보드를 연주하던 키스 에머슨은 2016년에 작고하였다. 내가 Rock organ 또는 synthesizer를 꼭 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만들었던 딥 퍼플의 존 로드 역시 2012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기타리스트는 안드레스 세고비아, 나르시소 예페스, 줄리언 브림, 존 윌리엄스가 아니라 <제프 벡>이다!


그러면 야나첵의 "신포니에타"를 들어보자.


글을 마무리하면서 지금 듣는 것은 1969년에 발매된 제프 벡 그룹의 두번째 앨범인 Beck-Ola(링크). 20대 중반 로드 스튜어트의 걸쭉한 목소리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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