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의 학명에는 Bacillus subtils와 같이 속+종으로 구성된 학술적인 명칭 이외에도 var(variety), serovar, pathovar, subspecies(subsp.) 등의 정보를 뒤에 붙이고 있는 것이 많다. 이들 중에서 공식적인 명칭의 일부로 인정을 받는 것은 오직 subspecies 뿐이다. 그래서 subsp. 뒤에 오는 이름은 이탤릭체로 쓰는 것이 옳다.
Bacillus subtilis subsp. subtilisBacillus thuringiensis serovar israelensis원래 ~var.는 끝에 약자임을 알리는 점(.)을 찍어야 하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Variety는 변종을 의미한다. 원래 식물학, 원예학 등의 분야에서 이러한 용어의 정의가 만들어져 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사이트에서 Cultivar versus variety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하여 링크를 남긴다. 이 개념을 미생물 분류학 세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미생물 분류학에 관련된 웹 자료는 이상하게 찾기가 힘들다. 오히려 수의(獸醫)미생물학과 관련한 곳에서(Nomenclature of bacteria) 읽기 쉬운 자료를 찾아내었다. 다른 종으로 보기에는 너무 유사하고, 동일 종으로 보기에는 너무 먼(가깝고도 먼?) 미생물에 대하여 학명 뒤에 subspecies epithet를 뒤에 붙이게 된다. Epithet란 별명 또는 형용어구를 의미한다. Genome sequence를 사용하여 두 균주가 동일 종인지 아닌지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그리고 재현성있게 판별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과거에는 어느 종의 subspecies로 여겨졌던 것이 완전히 다른 종으로 독립해 나가는 경우도 흔하다.
When you divide a species into several subspecies, the original species always gets the same subspecies epithet as the species epithet.이는 무슨 말인가? 어떤 종을 몇 개의 subspecies로 나누게 될 경우, 원래의 종은 종소명을 species epithet로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 Bacillus subtilis에 subsp. spizizenii가 새로 제안되었다고 하자. 그러면 기존의 Bacillus subtilis는 Bacillus subtilis subsp. subtilis가 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잠시 종소명(種小名; specific name 또는 species epithet)에 대해 설명을 해야 되겠다. 린네가 제안한 이명법에서는 속명과 종명을 이탤릭체로 나란히 배열한다고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면 Escherichia coli 중 Escherichi = genus, coli = species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coli는 종소명이다. 종(species)명은 언제는 Escherichia coli인 것이다.
FZB42(T)가 Bacillus amyloliquefaciens subsp. plantarum가 된 스토리
이틀 전 작성한 미생물 분류학 토막글 - (later) heterotypic synonym이란 무엇인가에서 한때 Bacillus amyloliquefaciens subsp. plantarum으로 불리던 FZB42 균주가 B. velezensis로 편입된 과정을 설명하였다. 지금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지만, FZB42 균주에게 plantarum이라는 subspecies epithet를 처음으로 제안하게 되었던 2011년 Rainer Borriss의 논문을 살펴보고자 한다.
Relationship of Bacillus amyloliquefaciens clades associated with strains DSM 7T and FZB42T: a proposal for Bacillus amyloliquefaciens subsp. amyloliquefaciens subsp. nov. and Bacillus amyloliquefaciens subsp. plantarum subsp. nov. based on complete genome sequence comparisons. [PubMed]
독일 브란덴부르크의 사탕무 토양(식물병이 창궐했던)에서 FZB13, FZB24, 그리고 FZB42라는 균주가 발견되어 학계에 보고된 것은 1998년이었다. 이 균주들이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끌게 되었다. 이러한 성질은 plant-associated rhizobacteria가 나타내는 전형적인 특성 중 하나이지만 Bacillus subtilis DSM 10과 Bacillus amyloliquefaciens DSM 7(둘 다 type strain임)은 그렇지 않았다. 파지 감수성 실험에 의하면 B. amyloliquefaciens와 가깝다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16S rRNA genes sequence, ribotype pattern, SfiI macrorestriction profile 등에서는 B. amyloliquefaciens DSM7(T)와 구별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FZB42는 전체 유전체의 8.5%이 다양한 secondary metabolite를 합성하는데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졌는데, 이는 DSM7의 두 배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DDH 실험에서도 63.7-72.1%의 DNA-DNA related value를 보여서 두 균주를 완벽하게 다른 종으로 구별하거나 한 종으로 간주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2017년 논문에서 DSM7과 FZB42의 ANI 값은 94.61%로 발표함). 그래서 새로운 B. amyloliquefaciens subsp. plantarum을 제안하고 FZB42를 type strain에 위치시킨 것이다.
"우리가 아는한 Bacillus 속 안에서 전통적인 미생물 분류법과 whole genome comparison을 이용하여 새로운 subspecies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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