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일 월요일

TPA3125D2 앰프 보드를 망가뜨리다

샘플전자에서 지난 여름에 구입하여 조립했던 TPA3125D2 앰프 보드에 손을 댔다가 완전히 망가뜨리고 말았다. 서브우퍼용 1채널로 사용하기 위해 BTL 방식으로 배선을 고쳤으나 생각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원상 복구를 하는 과정에서 전혀 소리가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납땜 불량인가 싶어서 전원이 꽂인 채로 부속을 건드리고, 심지어는 소켓에서 칩을 빼기도 하였었다. 칩을 다시 꽂으니 파일럿 LED까지도 나오지 않는 해괴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LED 점등 회로는 칩과 무관한 것이라 생각되지만 전원 어댑터를 바꾸어 끼워도 작동 불능 상태는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의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수축튜브까지 끼워서 스피커 연결 단자를 만들어 다느라 수고를 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서브우퍼를 구동할 목적이었다면 회로에는 괜히 손대지 말고 앰프의 한쪽 채널만 쓰면 될 것을,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것이 화근이었다.


뭐든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막 차오르다가도 이런 일을 겪으면 '그러면 그렇지...'하는 탄식과 함께 용기가 수그러든다. 기껏해야 취미로 하는 일이고 대단히 비싼 보드를 망가뜨린 것도 아니니 그렇게 좌절감을 느낄 일도 없지만 업무와 취미의 구분을 떠나서 일단 몰두한 일에는 정성을 다하는 것이 나의 기본적인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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