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일 일요일

실험적 2.1 채널 시스템

PCL86 초삼결 앰프와 인켈 SH-950 스피커로 정착한 침실의 음악감상 시스템과는 달리 거실은 항상 실험 중이다. AIWA '마이크로 Hi-Fi' AWP-ZX7, 자작 게인클론(LM1876), 중고 인켈 튜너와 자작 스피커가 늘 어지럽게 연결되어 있다.


자작(自作) '자작'나무 합판 인클로우저를 채용한 가장 최근작의 스피커 시스템(위 사진에서 검은색 아이와 스피커 위에 얹혀있음; 아이와의 two-way 스피커는 자작 LM1876 게인클론 앰프로 구동)는 3인치 단일 유닛을 이용한 one-way system이라서 저음이 늘 부족하다. 물론 고음이 풍부한 것도 아니지만... 이것은 아이와 AWP-ZX7에 연결하여 CD/아이패드 재생에 사용한다. AWP-ZX7은 USB 드라이브가 아닌 컴퓨터나 아이패드 등의 외부 USB 장비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이패드의 카메라 연결키트가 이럴 때에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아이와 앰프에 서브우퍼 출력용 단자가 있음을 감안하여 어설픈 2.1 채널을 꾸며보기로 하였다. 컷오프 주파수가 앰프 내부에서 어떻게 설정되었는지는 매뉴얼을 봐도 나오지 않는다. 적절한 대구경의 스피커 유닛과 추가적인 앰프만 있다면 실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선택한 스피커는 삼미의 6.5인치 유닛인 CWR-165B50AT였다. 차량에 서브우퍼를 장착하는 사람은 10인치 이상의 유닛을 택할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가슴 깊숙한 곳을 울리는 극저음이 아니라 음악 감상에 도움을 줄 정도의 저음이라서, 일부러 크지 않은 유닛을 골라 본 것이다.

(서브)우퍼 구동용의 앰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초의 계획은 자작 TPA3125D2 앰프를 BLT로 개조하여 단일 채널용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해 보니 출력도 생각보다 크지 않고 잡음이 매우 심했다. 수고는 수고대로 들이고 보드에서 떼어낸 부품만 버린 셈이 되었다. 결국 선택한 것은 TDA7297 앰프 보드의 한쪽 채널(max 15 W)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반찬통을 거쳐 T&V Vetrag 스피커 속으로 들어갔던 이 보드는 다시 밖으로 나와서 다이소 1천원짜리 반찬통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타공과 커넥터 연결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써서 예전보다는 보기 좋은 모양새가 나왔다.


서울에서 구입해 온 볼륨 놉과 커넥터가 이번 개조에 큰 도움이 되었다. 패널용 RCA 단자를 예쁘게 고정하려면 약간의 기술이 필요함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고정용 너트를 돌리면 이것과 밀착하고 있는 그라운드 접점용 러그 단자가 딸려서 돌아가기 때문이다. 앰프 자작 사이트들을 보면 그라운드용 러그 단자 2개를 아예 납땜으로 연결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소리전자의 앰프 키트 제작 지침서에서 빌려온 다음의 사진을 참조하라. 다음에는 이러한 방식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종 결과물은 아래 사진과 같다. 우퍼 스피커는 두꺼운 종이상자에 넣었다. 서브 우퍼가 없는 것에 비하면 분명히 나아진 점이 있다. 수일 동안 더 들어본 다음 유용성이 입증되면 MDF 인클로우저를 적당히 주문 제작하여 수납해 보겠다. BTL 개조를 하느라 망가뜨린 TPA3125D2 앰프 보드를 되살리는 것이 주말 동안 해야 할 마지막 작업이다. 거실 가득 부스러기를 늘어뜨리면서 생계에 도움이 되지도 못할 일을 하는 한심한(?) 남편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아내가 고마울 따름이다. 아내도 남편과 더불어 음악 감상을 좋아한다는 것이 큰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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