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7일 화요일

Korg X2 Music Workstation - SysEx 전송 문제

X2는 1993년에 출시된 Korg사의 오래된 악기이다. 시퀀서가 내장된 76건반의 뮤직 워크스테이션이다. 예전에 올린 포스팅을 통해 그 모습을 살펴본다. 현재는 X자 형태의 스탠드에 올라가 있다.

http://blog.genoglobe.com/2013/02/blog-post.html

네이버 블로그에 X2를 가지고 수년간 씨름을 한 경험을 꽤 많이 포스팅했지만 구글 검색에서는 나타나질 않는다. 미디앤사운드 커뮤티니의 자료실에도 다음과 같은 두 건의 포스팅이 있다.

돌이켜 보면 가장 MIDI 작업을 왕성하게 했던 시절은 사운드 블라스터 16에 웨이브 블라스터2 도터보드를 끼워서 놀던 시절이었다. 마스터 키보드를 처음 샀던 것은 그보다 약간 나중의 일이고(롤랜드 PC-200mkII), 한동은 케이크웍에서 마우스를 열심히 찍었었다.

우스운 일이지만 난 그렇게 유명한 사운드캔버스 모듈조차 실물로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결국 내가 했던 일은 여러모로 장난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십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건반이나 기타를 직접 연주하는 것에 더 만족을 해 왔었다. 그리고 Desktop Music 환경도 실로 엄청나게 바뀌었다. 하드웨어적인 음원 모듈에서 가상악기(VSTi), 그리고 아이폰/아이패드와 같은 모바일 장비까지.

윈도우 8.1이 공개된 이 시점에 X2를 가지고 "노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내장 리튬 배터리의 수명이 다 되어서 교체했다고 치자(소모되는데 10년 정도 걸릴 것이다). 그러면 액정창에 Init00이라는 프로그램명이 뜨면서 듣기에 거북한 삑삑 소리가 난다. 이를 원래 공장 초기치로 되돌리려면 음원 설정이 들어있는 플로피 디스켓을 로드해야 하는데, 내 X2의 디스크 드라이브는 고장이 나 있는 상태이다. 낡은 컴퓨터에서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구할 수는 있으나, 케이블 컨넥터의 모양이 다르고 용량도 달라서 도저히 쓸 수가 없다. 이제부터 고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SysEx의 전송을 통해서 초기 설정을 되돌릴 수 있다. 각 음색 디스켓대로 설정된 X2에서 덤프한 SysEx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컴퓨터 환경을 이제 구비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해 본 테스트로서 가장 확실했던 것은, 윈도우 98 환경에 Xedit 3.1.3을 설치한 다음, 사운드카드의 조이스틱 포트에 미디 인터페이스를 연결하여 설정을 음색 디스켓의 PCG 파일을 X2쪽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Korg X-series 장비를 다루는 소프트웨어로서는 Xedit가 가장 완벽했었다. X2로부터 SysEx를 덤프할 때에는 MIDI OX ver. 6.2.0을 사용한 바 있다. 약간 업그레이드된 설정으로서는 윈도우 XP + PCI 사운드 카드 + 사운드카드용 미디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SysEx 송수신을 성공적으로 한 바 있다.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가 망가진 상황에서 음색 디스켓의 내용물을 X2로 보내는 방법은 다음의 유튜브 영상으로 소개된 바 있다. 2008년에 올라온 동영상이니 꽤 오래 되었다.

그러나 컴퓨터의 운영체계가 윈도우 XP로 개선되고, USB 케이블 형태의 MIDI 인터페이스가 나오면서 상황이 점점 꼬이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로는 SysEx를 가지고 감히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윈도우 98이 있는 PC를 찾아서 X2를 들고 직장까지 나왔던 일을 생각하면... 

남은 숙제는 윈도우 7 + HSR 2.0에서 최신 버전의 MIDI OX를 가지고 실험을 해 보는 것이다. 잘못 SysEx 전송해서 액정 화면 글자가 깨지고 소리가 이상해졌던 경험이 하도 많아서 겁이난다! 2013년 12월 18일 노트북 컴퓨터를 가지고 실험한 결론에 따르면 X2 -> PC dump는 잘 되지만 PC -> X2 전송에서는 버퍼 메모리가 부족하다는 에러 메시지가 나온다. 물론 X2의 기본 설정은 또다시 엉망이 되고 말았다.


최악의 경우에는 조이스틱 포트가 있는 오래된 메인보드가 하나 있으니 컴퓨터를 대충 조립하여 윈도우 98을 깔아서 작업하면 될 것이다. 이 또한 매우 끔찍한 시나리오지만.

[참고] X2로 SysEx를 보내려면 설정을 약간 건드려야 한다.


5A MIDI DUMP  원하는 대로 설정하고 OK
3B LOCAL ON/NoteR: ALL
3C FILTER1 PROG:ENA AFT:ENA
3D FILTER2 CTRL:ENA EX:DIS

CME U-Key Mobiletone 건반을 떠나보내며

2년전 여름 중고로 구입하고 갖고만 있다가 거의 활용이 되지 못한 MIDI 콘트롤러 키보드를 드디어 팔았다. 미디앤사운드 홈페이지의 중고 장터에 다른 물건과 같이 올렸는데 유일하게 연락이 와서 유니크로 안전거래 사이트에 새로 등록한 다음 입금 여부를 확인하고 우체국을 통해서 오늘 오전 발송을 마쳤다. 안전거래를 위한 시스템이 이렇게 편리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구입자는 전주에 거주하는 사람인데 미디 작업에 쓰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악기의 피치를 맞추는데 쓰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건전지로 작동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체 음원이 있다는 것이 이럴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오리지널 박스가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포장하여 보낼 수 있었다. 전원 어댑터는 별도로 구매한 것이라 박스에 들어가지 않아서 다른 작은 상자에 넣은 다음 옆에다 포장 테이브로 잘 붙였다.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는 관계로 자잘한 물건들을 모으게 되는데, 결국 애정을 갖고 활용하게 되는 것은 제한되어 있다. 좁은 집 안에 활용되지 않고 있는 물건을 쌓아두는 것도 결국은 비용이다. 치우고 싶은 물건은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상태가 안좋은 구형 오디오 시스템, 엄청나게 부피가 크고 무거운 톨보이 스피커, 야마하 TG300 음원 등.

아마 음악 작업을 앞으로 계속 하게 된다면, 주된 작업 환경은 컴퓨터 대신 아이패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안녕! U-Key~

2013년 12월 11일 수요일

주변을 단순하게 정리하기

사람의 손은 단 두개라서 한번에 들고 만족할 수 있는 물건에는 한계가 있다. 욕심을 부리다 보니 가방이라는 물건도 생겨나고 창고라는 시설도 생겨나는 것. 그러나 수납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잊혀지게 되고, 이를 유지하는 것에도 비용이 든다.

음악을 취미로 하면서 자질구레한 장비를 많이 사 모았다. 구매 당시에는 하루 종일 웹사이트를 들락거리면서 자료 조사도 하고, 이것만 사게 되면 정말 내 음악 작업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항상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생활에 몰두하다보면 기타나 건반과 같이 그냥 가까이에서 손에 잡히는 악기를 가지고 잠깐씩 연주를 하게 될 뿐이지, 복잡하게 케이블을 연결하고 설정을 손봐야 하는 장비는 활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또 돌이켜보면 제대로 집에서 녹음을 해 본 경험도 얼마 되지 않는다. 만약 정말로 레코딩을 할 생각이 있다면 복잡한 PC가 아니라 아이패드를 활용할 생각이다. 앱스토어에서 팔리는 가격은 좀 높지만 Cubasis가 마음에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뭐하러 자리만 차지하는 소품들을 계속 갖고 있을 것인가? 활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물건들을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처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역시 자리만 차지하는 일부 컴포넌트 오디오와 톨보이 스피커도 없앨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휴대폰에서 밴드 앱을 과감히 삭제하였다. 그 동안 잊혀졌던 친구를 찾게 해 준 일등공신이지만, 너무 휴대폰을 자주 들여다보게 만드는 원흉이기도 하다. 업무 중에는 웹 버전으로 간간이 소식을 확인할 수 있으니, 퇴근 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를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무엇인가? 탈퇴까지는 하지 않았다.

좀 더 간결히 정리된 환경에서 일과 생활에 몰두하기!

2013년 12월 2일 월요일

경록회의 추억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과 청량리동 석관동에 걸쳐있는 야트막한 산의 공식 명칭은 천장산(天藏山)이다. 이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경희학원에서는 이 산을 고황산(高凰山)이라 부르는데, 이는 교가에도 나타나 있다.

"고황산 맑은정기 우리의 예지되고~"

천장산이라는 이름을 비로소 접하게 된 것은 도로명 주소 덕분이다. 동대문구 이문동에 40X 번지에 있는 고향집 주소가 '천장산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희고등학교에서는 경황제라는 이름의 행사를 치르는데, 매년 발간되는 교지의 명칭도 경황이다. 반면 경희여고에서는 '녹황'이라는 명칭을 쓴다. 경희고와 경희여고 졸업생의 연합 동문회 성격의 모임이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경록회"이다. 이 이름은 경황과 녹황에서 각각 한 자씩을 딴 것으로 알고 있다. 모임이 있었다고 표현한 것은 현재도 이 모임이 신입회원을 받으면서 명맥을 이어 나가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80년대 후반, 내가 이 모임을 나가던 당시에는 매주(격주?) 토요일 오후에 모여서 인문학적 토론과 사회 참여 등을 논하면서 라면 안주에 막걸리잔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정규 모임 장소는 돈화문 앞의 경희한방병원(?)이었고, 항상 성대앞의 허름한 분식점 '미소'에서 뒷풀이 모임을 가졌였다. 내가 이 모임을 나가던 당시에는 경희고 문예반 출신 동문들이 회원으로 많이 활동했었다.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경록회가(歌)가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 짜임새가 있고 외형을 갖춘 모임이었다. 연합 동문회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 친목 모임이라는 성격이 더 강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지 모르겠다. 이 모임을 통해 결혼에 골인한 경우도 있다고 들었으니.

요즘도 이 모임이 이어지는지는 알 도리가 없다. 구글을 뒤져봐도 경록회라는 키워드로 전혀 검색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명맥이 끊어진 모양이다. 지난 금요일 서울에서 22년만에 만난 친구를 통해서 경록회 동기들이 가끔 모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네이버 앱 "밴드"를 통해 다시 만난 친구들과 오프라인 혹은 온라인에서 종종 수다를 떨면서 잠시나마 당시의 추억에 젖어 보았다.

87년 어느 여름날, 청량리에서 중앙선을 타고 간현 옆의 '판대'라는 곳에서 야유회를 가서 모두 옷은 그냥 입은 채로 물 속에 주저앉아 게임을 하던 추억, 다시 청량리로 돌아와 어느 중국집에서 가진 뒷풀이 자리에서 다들 과음을 하여(나는 빼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기억 등...

이제 누군가 구글에서 "경록회"를 치면 이 글 하나는 건질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승용차의 잡소리

지난 봄에 교통사고를 겪은 후 자동차에서 잡소리가 많이 늘었다.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냥 참고 지내고 있다. 그 원인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잡소리를 그냥 참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잡소리 중 하나는 엔진오일 교체를 위해 차체를 들어올린 뒤 비로소 원인을 알게 되었다. 라디에이터 바로 아래에 이물질 유입을 막기 위한 용도로 보이는 검정색 플라스틱판이 길게 덧대어 있는데, 이를 차체에 고정하는 구멍 부분이 부러져서 유격이 생겼고 이로 인해 판 자체가 움직이면서 '삐그덕'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잡소리는 조수석 아래에서 난다. 출발할 때와 정지 시 관성에 의해 무슨 물체가 움직이거나 멈추면서 부딛히는 듯한 '턱' 소리가 나고 있다. 처음에는 조수석을 앞뒤로 이동시키는 장치가 헐거워졌거나 혹은 차체 바닥쪽에서 어떤 고정장치가 풀린 것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그러나 의심이 되는 부위를 아무리 더듬어 보아도 헐거워지거나 풀린 부속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뒷자리에 앉아있던 아들이 말했다. 뒷좌석쪽에 있던 재떨이가 안보인다고. 아들이 가끔 쓰레기통 대용으로 쓰던 재떨이가 제자리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 이것이 빠져서 굴러다니고 있는 것일까? 이것이 괴 소음의 정체일까?

바로 어제, 회의 참석을 위해 유성 인터시티 호텔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아예 마음을 먹고 원인을 찾기로 했다. 조수석 밑으로 손을 넣어서 더듬기 시작. 아하! 텀블러가 하나 나왔다. 이것이 출발 혹은 정차 시 구르면서 조수석 지지대에 부딛혀 소리가 난 것이로구나~

지난주에 손세차를 맡겼었는데, 세심하게 작업을 했다면 이것 정도는 찾아내서 좌석 위에 얹어 둘 수 있지 않았었을까? 그건 그렇다 해도 뒷자리의 재떨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텀블러를 꺼낸 이후로 두번째의 잡소리는 더 이상 나지 않는다.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러 하지 않고 몇 달을 그냥 지낸 내가 한심하다. 오늘따라 앞유리에 선명하게 나 있는 고양이들 발자국이 볼썽 사납다. 이녀석들은 지하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놀이터 삼아 미끄럼을 타는가?

2013년 11월 11일 월요일

휴대폰 뽐뿌질 - 모토로라 레이저와 HTC 센세이션

올 봄에 박스 신품으로 산 리액션폰을 잘 쓰고 있었다. 중고로 한두개씩 모은 단말기도 몇개 있고 해서 더 이상 단말기 바꿈질을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는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딸아이의 아트릭스는 충전 단자의 상태가 나빠져서 일반 마이크로 USB 단자 형태의 충전기로는 충전이 되지 않고 오로지 멀티미디어 독에 끼워서만 가능하다. 멀티미디어 독에 끼우면 쥐는 방향도 불편하고 작동 화면이 아마도 시계 상태로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다(물론 시계 기능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지난번에 깨진 액정을 8만원인가를 주고 수리했는데 또 돈을 들이기는 싫다.

그러던 중 별 생각없이 휴대폰 뽐뿌를 들어가 보니 SKT 사용자를 위한 기기변경 또는 타 통신사로부터 번호이동으로서 모토로라 아트릭스와 레이저, 그리고 HTC 센세이션을 일년 약정으로 팔고 있었다. 위약금은 7만원 수준이고 기기 값은 없다. 요금제는 기본 혹은 기존 요금제 그대로 진행된다.

나는 2년의 약정 기간이 내년 2월에 끝난다. 약정에 따른 위약금은 7천 몇백원 정도 남아 있는 상태이고 딸아이는 지난 5월에 모든 약정이 끝났다. 내 단말기(현재 딸이 쓰는 아트릭스)에 대한 할부금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기기 변경을 하면 12개월로 연장된다고 한다.

기존 단말기가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국 두 개를 주문하고 말았다. 나는 레이저, 딸은 센세이션(화이트). 대리점마다 정책이 조금 달라서, 레이저는 기존 유심을 그대로 쓰면 된다고 하고, 센세이션은 개통을 해서 보내니 유심 비용을 별도로 물어야 한단다. 심하게 따져들고 소비자 권리를 들먹이면 추가 비용 없이 기존 유심을 쓸 수 있겠지만, 그냥 단말기 값이라 생각하고 수용하기로 했다.

단 불량이 나더라도 교환은 곤란하고, 사후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모토로라와 HTC는 이미 오래전에 국내의 휴대폰 시장에서 철수를 하였고 수리도 매우 제한적으로 서비스된다고 알고 있다. 그래도 일년은 잘 버티지 않겠는가?

현재의 자본주의가 뜻하지 않은 과소비를 부추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출시된지 2년이 넘은 악성 재고를 어떻게 해서든 처분하고 싶을 것이다. 최신 성능의 휴대폰에 목숨을 걸지 않는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결국 남는 것은 폐 단말기(아직 기능을 하는)와 악세사리들이지만.

이제 대부분의 국민들은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시장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앞으로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은 어떻게 해서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계속 신제품을 만들어서 약정이 끝난 고객으로 하여금 새 단말기를 사게 만든다? 그래 봐야 통신사 바꿈질 말고는 별 대안이 없지 않은가? 아니면 속도 향상을 이유로 기본 요금의 수준을 슬금슬금 올리기?

아마 이에 대해서 제조사나 서비스 제공자들은 나와 같은 일반인보다 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시기는 이미 지났고, 어떻게 해야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새로운 투자를 해 나갈 것인지...

2013년 11월 10일 일요일

영화 '그래비티'를 보다

다른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과 달리 영화표를 예매하는데 별도의 수수료가 든다는 것은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할인을 적용해 보려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3D 영화의 표를 사느라 네 식구를 위해 무려 48,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야 했다. 괜찮은 영화라는 입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우주에서 미아가 된다는 스토리가 뭐 그렇게 매력을 끌 만한 것이 있겠나 싶기도 하였다.

그냥 흔한 SF 영화 중의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고 입체 안경을 착용하였다. 영화 시작 전 롯데시네마의 홍보영상(공교롭게도 이 영상에서도 우주를 날아가는 로켓이 나온다)부터 3D라는 것이 이채로왔다. 지구가 내려다보이는 광활한 무중력의 우주공간. 너무나 아름답고 자유로운 공간이지만 우주복이나 우주선과 같은 장비의 보호 없이는 단 일초도 버틸 수 없는 극한의 공간이다. 갑자기 날아드는 인공위성의 잔해물, 위와 아래를 구분할 수 없고 지지물이나 추진장치 없이는 꼼짝도 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것이 이렇게 긴박감과 공포감을 준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어쩌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무중력 상태를 완벽하게 재현했을까? 영상은 마치 우주선에 동승한 일인의 카메라맨에 의해 다큐멘터리 형태로 촬영된 것처럼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때로는 주인공 산드라 불록의 헬멧 속 관점으로 들어가서 긴장과 산소 부족으로 흐릿해져 가는 시야를 보여주기도 한다. 우주공간을 떠다니는 물체, 그리고 죽을 고비를 거쳐서 소유즈까지 이동했으나 이를 추진할 동력이 없음을 알고 절망하여 흐르는 눈물은 구슬처럼 산드라의 눈을 이탈하여 관람객 앞으로 다가온다.

너무 상세하게 쓰면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니 이 정도에서 멈추련다. 주인공은 절망스런 상태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결국 삶에 대한 불굴의 의지로서 엉망진창이 된 중국의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귀환한다. 물 속에 떨어진 우주선을 힘겹게 탈출하여 물 밖으로 나오니 무중력 상태에서 적응해 온 그녀에게 지구의 중력은 너무나 힘겨워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진다. 그러나 그러한 중력(그래비티)와 손에 잡히는 모래는 바로 그녀가 무사히 살아서 돌아왔음을 의미하는것 아니겠는가. 너무나 당연하게 느끼고 있는 산소와 중력이 이렇게 고맙다고 느낀 순간은 없었을 거ㅅ이다.

매우 독특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삶에 대한 의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구로 돌아온 여주인공도 대단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조지 클루니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