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5일 화요일

Geneious Pro R7 구입

아직까지는 사용자가 수고스럽게 소스 파일을 받아 빌드하여 사용하는 커맨드 라인 인터페이스의 생물정보분석용 프로그램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대부분 공개 소프트웨어라서 비용이 들지 않는다. 대신 개발자로부터 직접적인 지원을 받기는 어려운 상태이고, 커뮤니티 사이트에 질문을 올리면 자발적인 답변에 의해 지식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사용상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게 된다. 이를 위해 SEQanswers라는 탁월한 웹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반면 상용 GUI tool들은 어떤가? 복잡한 리눅스 환경을 거치지 않고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물정보분석도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나는 CLC Genomics Cell을 여러해 동안 쓰면서 bacterial NGS data, 특히 de novo assembly 기능을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 도구가 만능은 아니다. 부족한 기능을 서로 보충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비교적 염가의 프로그램인 Geneious Pro R7을 구입해 보았다. 홈 페이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특징을 나열해 놓았다.


  • Visual sequence alignment and editing
  • Sequence assembly with a clear graphical interface
  • Comprehensive molecular cloning, made easy
  • World class software for phylogenetic analysis
좀 더 상세한 특징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단은 데스크탑이 아니라 사양이 좋은 리눅스 컴퓨터(AMP Opteron 6176 48 코어, 256 GB 메모리)에 설치해 보았다. 1 유저 라이센스라서 동시에 두 유저가 구동을 하지는 못한다. 대신 CLC Genomics Workbench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일반 유전가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풍부한 튜토리얼을 제공한다는 것도 눈에 뜨이는 특징이다.

가장 먼저 해 볼 것은 플러그인 기능으로 구현된 gene prediction(Glimmer)과 InterProScan이다. 얼마나 간편하게 실시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2013년 11월 3일 일요일

네이버 초등학교 동창 밴드 - 일주일을 보내며

현재는 글이 너무 많아서 동창 밴드의 새글 혹은 답글에 대한 푸시 알림을 해제해 놓은 상태이다. 가끔씩 필요한 때에만 앱을 열어서 필요한 것만 읽고 있다. 그래도 밴드를 쓰기 이전보다는 휴대폰을 자주 들여다보게 되고, 아내는 가뜩이나 '혼자 놀기' 좋아하는 남편을 빼앗겼다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모바일 공간과 PC를 통한 전달은 약간 다르다. 글을 짧고 함축적이어야 한다! 구글 플러스는 개인적인 공간이므로 아무리 길고 복잡한 글을 써도 상관이 없지만, 밴드는 멤버를 통해 공유된 공간이라서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친구들이 있다. '시조' 한 편을 쓴다 생각하고 정리된 사상을 기록해 올린다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간혹 글로만 의사를 전달하게 되면 더욱 감정적으로 흐르고 오해를 사기 쉽다. 만약 서로 대면을 한 자리에서 장난삼아 '야 이 새x야'라 해도 별 문제는 없지만, 모든 회원이 다 조회할 수 있는 게시판에 이런 글을 남기면 당장 설전이 벌어질 것이다. 설전이 아니라 손가락전이 맞겠다.

데이터를 많이 쓰게 만드는 것도 문제다. 평소에는 메일 확인이나 가끔 할 뿐, 모바일 웹은 거의 쓰지 않았다. 그런데 밴드에 가입한 이후에는 친구들이 올린 사진을 별 거리낌 없이 보게 되니, 평소보다 월등히 많은 데이터를 쓰게 된다. 이는 어쩌면 통신사의 꼼수일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유의할 점은,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대상이 정말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친구가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실명 인증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로 해당 학교를 그 해애 졸업했는지 사전에 인증하는 것도 아니다. 어디서 프로필 사진만 하나 구해서 타인 행세를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일인이역을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또한 개인 정보를 알아낸다거나 자기 영업을 위해 회원들을 이용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아이러브스쿨이나 싸이월드 모두 인터넷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의식은 새 기술을 좋은 면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 같다. 아이러브스쿨은 완전히 실패한 사업이 되어 버렸고, 불륜 조장(?)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으며, 싸이월드 역시 예전만 같지 않다. 이러한 좋은 기술을 좀 더 바람직한 면으로 쓸 수는 없는 것일까?

동창밴드의 활용은 특정 모임을 만든 회원들의 철학과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공식 동창회일 필요도 없고, 오프라인 모임을 강요하거나 일괄적으로 휴대폰 번호나 직업과 거주지 등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를 모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서로 온라인 상에서의 예의를 지키는 자유롭고 유쾌한, 구속됨이 없는 공간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네이버 밴드 - 동창생 만나기

1년에 두어번 만나는 대학 동기 모임이 있다. 그동안 구글 그룹스로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다가 한 친구가 별안간 밴드를 결성하여 초대장을 뿌렸다. 순식간에 십여명이 모여들었다. 그런데 초중고 동창찾기라는 기능이 있어서 호기심에 가입을 해 보았더니 많은 멤버는 아니지만 세 학교 모두 동창 모임이 있는 것 아닌가?

역시 가장 활기가 느껴지는 것은 초등학교 모임. 서울 청량초등학교 1981년 졸업이고, 아마 39회쯤 될 것이다. 내가 졸업한 반 모임은 아직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지만 다른 반의 글타래를 찾아 읽으면서 이제 40대 중반이 된 친구들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었다. 대부분 비슷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진학했기에, 대개는 기억이 난다.

토요일 저녁 쉴 새 없이 울리는 푸쉬 알림을 보면서 잠시 즐거운 추억에 젖어 보았다.

2013년 10월 4일 금요일

남들 다 하는 우분투 프린터 서버 설정이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사무실 책상 위에는 윈도우7(노트북)과 우분투 두 대의 컴퓨터가 있다. 여기에 삼성 흑백 레이저 복합기 한 대.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마디: 종이 아낀다고 이면지 넣어서 인쇄하지 마라. 맨날 걸리고, 스테플러 침이 제거되지 않은 채로 들어가서 엉망이 되고...

정말 미련하게 복합기에 연결된 USB 케이블을 각 컴퓨터에 필요할 때마다 연결하여 인쇄 및 스캐닝 작업을 해 왔다. 우분투 컴퓨터에 연결을 해 놓고 삼바를 이용해서 공유를 하면 되지만, 이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그동안 제대로 설정을 하지 못했다. 우분투쪽의 홈 디렉토리는 노트북에서 접속하여 잘 쓰고 있으면서...

오늘에서야 겨우 원하는 설정을 할 수 있었다. 우분투 측에서 공유를 확실하게 시켜 놓은 다음, 클라이언트 측에서 웹 브라우저를 열어서 다음과 같이 입력한다.

http://서버_IP_주소:631

그러면 Printers 탭을 눌러 보라. 공유를 설정한 프린터가 보이면 클릭한다. 이때 주소창에 뜨는 프린터의 전체 주소를 복사해 둔다. 내 경우는 이러했다.

http://aaa.bbb.ccc.ddd:631/printers/SCX-4600-Series

이제 윈도우의 프린터 추가 메뉴로 간다. 당연히 "네트워크, 무선 또는 Bluetooth 프린터 추가" 메뉴를 클릭한다. "원하는 프린터가 목록에 없읍니다"를 선택하면 다음의 창이 뜬다.



위에서 복사한 프린터 주소를 넣으면 끝!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엄밀하게 말하자면 http://aaa.bbb.ccc.ddd:631/printers/SCX-4600-Series 자체가 바로 프린터 이름일지도 모른다. IP 주소의 형태를 일부 갖고 있다고 해서 세번째 항목 "TCP/IP 주소 또는 호스트 이름으로 프린터 추가"를 누르거나, 혹은 두번째 항목에서 host의 IP 주소만 입력한 채로 찾으려는 실수를 범하지 말 것.


2013년 9월 13일 금요일

R의 매력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microarray data, 그리고 RNA-seq data를 다루기 위해 R을 공부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초보용 가이드를 처음 내려받아 인쇄하여 보기 시작한 것이 2011년이었고, 작년부터는 하루 이틀 정도의 단기 강좌를 시간이 나는대로 열심히 들었다.

실제로 내 데이터를 가지고 몰두 한 총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단지 요즘 몇 주 동안 집중해서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어려움이 점차 해소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였고, R 특유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특히 merge와 apply 계열의 함수의 막강한 위력을 체험하고 있다.

쓸 줄 아는 언어는 인간의 언어 이외에는 Perl이 유일한데, 올해로 거의 13년째 Perl을 쓰고 있지만 수준은 여전히 그 바닥을 넘지 못하고 있다. Perl과 R은 물론 많은 면에서 다르고 서로 보충적인 성격이 강하다.

[, -1]

이 얼마나 아름다운 데이터 조작법인가! for loop를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R style"이다. 좀 더 복잡한 논리적인 계산이나 데이터 조작, 그리고 텍스트 처리에서는 Perl을 따라갈 언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단 행렬 형태로 데이터를 전환시켜 놓으면 R이 힘을 발휘한다. 게다가 더욱 멋진 것은 publication-ready 수준의 다양한 그림을 그려 준다는 것. 내장되어 있는 통계 분석 기능은 또 어떠한가?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열심히 공부하세...

2013년 9월 8일 일요일

사생활 보호의 문제

아내는 컴퓨터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주변 사람들과 일상 생활의 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사용하는 환경은 전국민 앱이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대부분의 가정 주부들이 자녀들의 사진을 많이 올리지만, 내 아내는 워낙 내가 사진을 많이 찍어 주기에 자기의 모습을 카카오스토리에 종종 공유하고는 한다.

카카오톡은 친구 리스트에 들어 있어야만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카카오스토리는 친구가 아니더라도 타인의 사진을 엿볼 수 있는 시스템인 모양이다. 어떤 경로로 유입되었는지는 모르나, 아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중년 남자가 아내의 카카오스토리 사진에 자기 전화번호와 같이 댓글을 남겨 놓은 것이다. '**씨가 더 예쁘시네요' '카톡친구합시다'라는 내용으로.

아내는 이 일에 대해 매우 불쾌해하며 덧글을 지웠다. 나는 개인적인 사진을 올리는 일은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하였다. 문득 나도 요즘 구글 플러스에 점점 이상한 사람들(+영양가 없는 글들)의 출현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각종 SNS의 범람으로 사실상 사생활은 이제 없다는 공공연한 말을 듣게 된다. 나 역시 비교적 적극적으로 인터넷 공간에 내 존재를 알리는 편이다. 내가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해도, 사례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기자의 손을 거쳐서 내 사진과 실명, 소속이 이미 몇 건 인터넷에 뿌려져있다. 이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것이다.

블로그 문화가 활발한 일본에서는 실명이나 기타 인적사항을 노출하지 않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나도 구글 플러스나 사진 공유는 없애고, 비실명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옳을까? 참으로 고민스러운 일이다.

대본 없는 삶

요즘은 오락 프로그램이지만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있는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간의 조건, 꽃보다 할배, 그리고 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꽤 오랫동안 방송되고 있는 1박2일 등. 스튜디오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서 마치 일상 생활을 담듯이 출연자들의 말과 행동이 카메라에 기록된다. 특히 인간의 조건처럼 출연자의 생활을 거의 하루 종일 밀착해서 담는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성격이 어느 정도는 묻어 나오게 되므로, 이를 통해서 새로운 평가(대개는 긍정적인)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어디서부터가 대본에 의한 것일까? 

방송 제작자가 아니니 확인할 길은 없지만, 꽃보다 할배의 경우 대본이 출연자들의 행동을 크게 제약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미 황금기를 다 보낸 원로 배우들이고, 이제 왜서 새삼스럽게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해 색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결국 연예인이란 소비자에게 팔릴만한 이미지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 하나가 철저히 계산되고 만들어진 것이란 뜻이다. 문화 소비자에게 드러나는 것은 배우 한 사람이지만, 실제로 카메라 시야에 나오지 않는 바깥쪽에는 방송국 소속 혹은 배우 개인을 위해 일하는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성 오락 프로그램이 무서운 점은,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실제 연기자의 참모습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든 말든 일관성있는 자세를 견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상품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철저히 만들어진 이미지, 그리고 대본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론의 힘은 막강하다. 우리 소비자들은 그 속에서 만들어진 이미지, 거대 자본이 전달하고자 하는 선전이 아닌 실체를 보아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노릇이 아니다. 

우리는 과연 '대본 없는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