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퇴근 후에 조금씩 손을 보던 Electric Objects EO1 되살리기 프로젝트가 이제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다. 제조사는 사라졌고 서버 서비스도 종료된 오래된 전자액자이지만, 안드로이드 앱을 새로 손보고 PC에서 작품을 준비하는 도구를 만들면서 제법 그럴듯한 디지털 미술관이 되었다. 프로젝트 이름도 EO1-Museum이라고 붙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과 Wikimedia Commons의 공개 작품을 검색하여 내려받고, EO1의 1080×1920 세로 화면에 맞게 가공한 뒤 Wi-Fi를 통해 전송할 수 있다. 한 번 전송한 작품은 PC를 끈 뒤에도 EO1 내부 저장공간에서 독립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오늘 공개한 v0.43에서는 가로로 긴 작품을 보여주는 방법도 손봤다. 이런 그림을 세로 화면에 그대로 맞추면 너무 작아진다.
그래서 PC에서 작품을 확대하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짧은 동영상을 미리 만든다. EO1에서는 먼저 전체 작품을 보여주고, 이어서 이 동영상을 재생하여 세부를 보여준 뒤 다시 전체 화면으로 돌아온다. 이 동영상도 원본 작품과 함께 자동으로 전송된다.
PC에서 접속하는 경우에는 웹브라우저의 기능만으로 가로로 긴 이미지를 부드럽게 패닝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EO1에 새로 설치한 앱의 오래된 WebView에서는 이를 같은 방식으로 구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PC에서 패닝 동영상을 미리 만들어 두고, EO1에서는 이를 재생하는 방식을 택했다.
HTML과 JavaScript로 만든 generative art도 비슷한 방법으로 처리한다. 오래된 EO1에서 복잡한 그래픽을 직접 계산하게 하지 않고 PC에서 MP4로 렌더링한 뒤 EO1에서는 재생만 한다. 이는 이미 이전 글에서 설명하였다. 물론 별도의 전시 공간도 마련하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자리 잡은 원칙은 이러하다. 계산이 필요한 일은 PC에서 하고, EO1은 여전히 잘하는 일, 즉 그림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게 한다.
처음에는 서비스가 종료된 전자액자를 다시 작동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이것저것 덧붙이다 보니 이제는 공개 미술 데이터를 찾아 작품을 고르고, 화면에 맞게 준비하고, 전송하고, 독립적으로 전시하는 과정이 하나로 이어졌다.
이쯤이면 EO1-Museum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크게 과장은 아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