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 파워앰프의 음량 조절용 놉은 단계적으로 걸리면서 돌아가는 타입이라 세밀한 조정이 쉽지 않다. 특히 밤중에 거실에서 튜너를 연결하여 음악을 감상하려면 대략 1단과 2단 사이가 가장 적당한데 그 위치에 놉을 놓기가 참으로 어렵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단은 소리가 너무 작고 2단은 너무 크다! 그래서 입력 단자와 소스 기기로부터 연결된 케이블 사이에 포텐셔미터를 삽입하거나 혹은 스피커 출력단자와 스피커 케이블 사이에 5~10와트급의 시멘트 저항(수 OHM)을 넣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매우 간단한 작업이지만 필요한 부품이 없어서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전에 잠깐 사용하던 8채널 LEEM Micro Mixer(WAM-490)가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마침 1/4인치 커넥터가 달린 케이블도 많이 있으니 이를 튜너와 앰프 사이에 넣어서 음량 조절 용도로 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믹서는 음질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현장에서 소스를 믹스하는 용도로 쓰는 제품이다. S/N ratio는 55 dB나 되고 왜율도 0.1%이다. 앰프를 연결한 뒤 신호가 없는 상태에서 볼륨을 조금만 올리면 잡음이 들릴 정도이니 말이다. 매스터 볼륨과 채널의 볼륨을 적당히 조절하여 피크를 치지 않으면서 잡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수준으로 만들어 놓았다. 파워앰프의 볼륨 놉을 3단으로 두어도 소리가 그렇게 크지 않다.
중고로 팔아버렸던 Tapco Mix 60이 간절히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덩치가 꽤 있는 편이라서 작은 스피커 위에 올려 놓기에는 적당하지 않지만... 요즘 나오는 콘솔 믹서는 USB 인터페이스를 겸하는 것이 꽤 많아서 이것만 구해 놓으면 여러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유혹이 끊이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Behringer의 Q502USB 같은 것. 그러나 이런 장비에 욕심을 부리게 되면 USB 마이크로폰의 입지가 위태로워진다.
어차피 한번 꼬인 음악 인생이라서 장비를 용도에 맞게 적재적소에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마침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한 헤드폰 앰프 보드(MAX4410)가 도착하였으니 이를 Behringer UCA200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봐야 되겠다. 이런 조합으로 사용하면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새로 사고 싶은 욕망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구매를 결정하게 된 것이었다. 과연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지, 그리고 그 만족감이 며칠이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요즘 아르테시아의 A22XT 오디오 인터페이스(ESI의 U22XT와 동일 제춤으로 여겨짐)가 99,000원에 팔리고 있어서 자꾸 이리고 관심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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