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5일 화요일

흐트러진 9월의 질서 바로잡기 - 독서 기록을 포함하여

9월 하순하고도 벌써 25일에 접어들었다. 닷새만 지나면 벌써 10월이 되는 것이다. 한 달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가 하고 놀랄 것이 아니라 2018년도 이제 3/4이 지났다는 반성을 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달에는 목표했던 블로그 포스팅 횟수를 달성하려면 아직도 많은 글을 써야 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일주일 동안 국외 출장(2018 LAMG, Lake Arrowhead Microbial Genomics Meeting)을 다녀온데다가 추석 연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만 공부를 한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국외 학회 출장이란 매우 큰 도전이다. 강연을 듣고 포스터 발표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대비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LAMG처럼 social/mixer 활동의 비중이 큰 학회는 솔직히 말해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수천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학회에서는 동시에 열리는 심포지움 세션 중 필요한 것만 골라 들으면서 비교적 수동적으로 일정을 보내도 큰 문제가 없다. 쉽게 말해서 내 존재는 수많은 참가자 사이에서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LAMG는 160명 정도의 사람이 작은 공간에 모여서 바글거리며 4박5일간을 같이 보내게 된다.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산속 호숫가에 자리잡은 컨퍼런스 센터에서 적은 수의 참석자들은 숙소를 같이 쓰면서 늘상 서로 마주치고, 식사시간에는 테이블에 둘러앉아 서로를 소개하고 쉴 새 없이 와글와글거리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서로 간단히 통성명을 하고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연구를 하는지 소개를 하자마자 금세 친한 친구가 된 것처럼 분위기가 바뀐다. 영어에 능통하지도 않고 이러한 사교적인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동양인에게는 어찌보면 견디기 힘든 경험이 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는 소통의 도구(언어)가 불비하다는 장벽에 가려져 있지만 더 깊은 속으로 들어간다면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어렵사리 몇 명의 외국인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LAMG(2016; 2년 간격으로 개최)에서는 한국인은 고사하고 아시아에서 직접 참석한 동양인은 나 하나뿐이어서 더욱 적응이 쉽지 않았었지만 이번에는 연세대학교에서 4명, 그리고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ius에서 온 한국인 post-doc이 있어서 비교적 소외감(?)을 덜 수 있었다.

국외 학회에서 한국인을 만나거나 동행하는 것은 장점과 단점이 다 있다. 장점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단점은 한국인끼리만 몰려다니면서 오히려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는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무엇이든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좋을 것이 없다. 

이번에도 미생물 유전체학에 대한 새로운 동향, 기술, 그리고 인맥이라는 성과를 안고서 돌아왔다.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출장 보고서를 남기는 일이 남았다.

일주일 동안의 외유와 그에 이어지는 추석 연휴가 일상적인 생활의 질서를 잠시 흩뜨렸다고는 하나 나의 지적 활동을 완전히 쉬게 만든 것은 아니다. 독서에도 열중하였고...

유발 하라리의 책은 이제 읽기 시작하였다. 밀린 독후감은 언제 쓴담?

독서 목록

  1.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령('우리는 왜 4차 산업혁명에 열광하는가): 홍성욱·홍기빈·김소영·김우재·김태호·남궁석 공저
  2. 투자자가 된 인문학도('금융위기와 버블을 동반하는 산업혁명기의 경제독해법') 조현철 지음
  3. 인간은 양파다('나를 사랑하게 되는 마음의 기술'): 오가와 히토시 저|이정은 역
  4. 反기업 인문학('인문학은 어떻게 자본의 포로가 되었는가?': 박민영 저
  5. 보수주의란 무엇인가('반프랑스 혁명에서 현대 일본까지'): 우노 시게키 저|류애림 역
  6.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유발 하라리 저|전병근 역
이번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 외에도 두 권의 책을 새로 사서 읽었다. '반기업 인문학'과 '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 그것이다. 


43번 power pentode를 이용한 싱글 엔디드 앰프의 제작 구상도 마친 상태이다. 이에 관한 글은 앞으로 연속하여 작성해 나갈 것이다.

이 물건은 내가 ebay에서 구입한 것이다(링크).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