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2일 일요일

스피커 개조는 계속된다

어설픈 스피커 시스템의 제작은 이제 그만 두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이미 만든 것을 개선하는 것을 그만 두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5인치급 풀레인지 유닛(Toptone F120U73-3) 하나를 이용한 나의 스피커 1호기는 산만한 저역과 '동굴속 울림' 같은 소리로 인하여 만족을 할 수 없었다. 홧김에 앰프에서 분리하여 옷장 위에 팽개쳐 두었다가 다시 한번 손을 대기로 하였다.


내부에 채워진 솜을 전면 아래쪽의 개구부로 옮겨서 채우니 동굴 효과는 다소 줄어들었다. 동굴 효과는 내부에서 중역대의 소리가 너무 많이 빠져나오기 때문이라는 나름대로의 진단에 의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내부에 고정된 스피커 유닛을 빼내어 배플 바깥쪽에 달기로 했다. 그러려면 유닛 사양표에 따라서 배플 구멍을 108 mm보다 조금 크게 파내야 한다. 파워포인트로 109 mm의 원을 그려서 인쇄한 뒤 칼로 도려낸 다음 배플에 대고 네임펜으로 제거할 부분을 표시하였다. 구멍의 직경을 3 mm 정도 키우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무엇을까? 처음에는 둥근줄을 이용하여 갈아낼 생각이었지만 목곡용 줄 세트는 의외로 가격이 비쌌다. 사포로 갈아내려면 너무 힘들것이 뻔하고... 최종적으로 생각한 것은 교재용 조각도였다. 근처 대형 문구점에 가서 학생용 조각도를 구입하였다. 실제 구입 가격은 3천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12 mm MDF를 조각도로 파내는 것은 매우 쉬웠다. 둥근칼과 창칼을 이용하여 공작을 시작하였다. 초등학교때의 고무판화, 그리고 중학교때의 석고조각을 마지막으로 조각도를 잡아 본 일이 없다. 사포로 대충 마무리를 하고 배플 전면에서 유닛을 고정하였다.


유닛을 내부에서 고정했을 때보다 외관은 훨씬 시원스러워졌다. 통 크기에 비해서 유닛이 너무 왜소해 보였었다. 기분 탓인가? 오늘의 개조 후 소리도 좀 더 바람직한 쪽으로 변한 것처럼 느껴진다. 개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부를 길게 잘라낸 18T 합판(폭 100 mm)으로 보강하고, 자투리 목재를 사용하여 용적을 줄이는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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