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편집 자체에 익숙하지 못하므로 되도록이면 중간에 끊지 않고 길게 녹화를 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하지만 특별한 '촬영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닌 상태에서 '원 테이크'로 길게 녹화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노릇은 아니다. 강연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닌지라 어색한 모습이 보임은 당연하다.
화면 캡쳐에는 OBS Studio를, 촬영 후 편집에는 OpenShot Video Editor를 사용했다. 전부 무료 프로그램이고, 아는 소프트웨어는 그것 뿐이라서... 음성 녹음에는 롤랜드 사운드캔버스 SC-D70에 싸구려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을 연결하여 사용하였다. 음성 기록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잡음을 없앤다거나 음량을 조정한다거나 하는 등 후처리가 필요하겠지만, 당장의 실력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 얼굴을 찍는 웹캠의 높이와 마이크로폰의 각도 및 모니터 위치 등이 전혀 최적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약 네 시간 가까운 촬영을 끝내고 나니 목덜미가 뻐근하다. 새로운 녹음용 장비를 사야 되겠다는 욕심만 늘어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이크 스탠드. 집에 있는 탁상용 마이크 스탠드(Audiotrak AMS-11)는 USB 콘덴서 마이크 전용으로 쓰도록 하고, 자바라 형태의 스탠드를 따로 사도록 하자. 기왕이면 마이크도 하나 더...
주름져서 접을 수 있는 물건의 총칭인 '자바라'는 '뱀의 배'를 뜻하는 일본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오, 그렇구나!(나무위키 링크)
OBS Studio로 화면을 기록할 때의 해상도는 메인 모니터의 그것과 같은 2560x1440 픽셀이었는데, OpenShot에서 편집을 마치고(편집이라고 해 봐야 끝을 조금 잘라내고 이어 붙인 것이 전부) 기본 프로파일로 '비디오 내보내기'를 하니 1024x576 16:9 PAL이 되었다. 너무 저해상도가 아닐까? 만약 터미널 창에 타이핑하는 모습을 제대로 기록하려면 글꼴을 더 키워야 한다. Windows Terminal에서 글꼴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아야 한다.
Windows Terminal tips and tricks
공부할 것이 너무나 많다. 몇 시간짜리 강의를 하기 위해 해당 전문 분야의 지식을 축적해 놓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나를 향해서 작동 중인데, 어떻게 해야 부드럽게 나의 말을 이어 갈 것인가? 내 모습을 찍어서 계속 문제점을 파악해 보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스크립트를 미리 만들어서 이를 보고 읽으면서 녹화를 하고싶은 유혹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정 필요하다면 몇 가지 핵심 단어를 적은 메모지를 앞에 놓고 슬쩍 보면서 머릿속에서 할 말을 즉각적으로 조립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진행자'의 능력이다. 물론 메모지 넘기겠다고 손가락에 침을 발라서는 안 될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녹음 작업에 늘 관심이 많았었는데 이번 일과 같이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면서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을 매우 즐겁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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