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5일 수요일

손목시계 고르기

나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가? '무엇인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쉴 새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정보 조사의 욕구는 여러 방면을 통해 일어난다. 시사 이슈에 대한 것, 업무(연구)에 대한 것, 취미와 관련한 것(예를 들어 오디오 DIY나 음악 정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핑이다. 마지막 두 가지는 상당히 많이 겹치는 것이 사실이다. 품목을 가리지 않고 쇼핑을 하는 것 자체가 취미가 되어버리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어떤 한가지 물건의 쇼핑과 관련한 '검색질'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총 기간은 때에 따라 다르다. 짧게는 일주일 이내(예를 들어 저주파 치료기 구매)에 종료되지만 길게는 몇 년을 가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기계식 시계(automatic movement를 갖춘)에 대한 열띤 호기심은 한 달 정도 나를 사로잡다가 이제 조금씩 수그러드는 중이다. 감히 '시알못(여기서는 계에 대해 지 못하는 람)' 수준을 갓 벗어난 상태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시계의 각 부분을 일컫는 보편적인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식 표현이 난무하는 것은 안타깝다. 시계바늘, 시계줄(요즘은 북엇국이 맞는 표현이지만 시곗바늘은 틀렸다고 한다. 어렵다!) 등등의 자연스런 우리 낱말이 있는데 왜 핸즈, 밴드, 베젤, 브레이슬릿 등등의 표현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태엽을 테입(tape?)이라 쓰는 사람도 있었고, 영어를 쓰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나 시계의 유리를 액정으로 표현한 사람도 있었다. 어떤 기기의 작동 상태를 보여주기 위하여 기기 겉면에 붙은 유리 재질의 투명한 창과 같은 부분을 전부 액정으로 통칭하는 것으로 오해한 듯하다. 아, 재질을 '제질'이라고 쓰는 사람도 흔하다.

중국에서 제조된 저가의 롤렉스 서브마리너(청색 다이얼) 카피 제품을 하나 구입하여 쓰면서 좀 더 잘 만들어진 시계를 언젠가는 가져보리라 다짐을 하였다. 고통스런 검색과 궁리 끝에 내린 결론은 정장용 손목시계보다는 잠수부용 손목시계가 더 나의 마음에 끌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의 두 가지 모델을 선정해 보았다. 전부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오토매틱 시계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리뷰를 링크한다.

Orient Mako CEM65001M Automatic Diver Watch Review
   (Orient USA 웹사이트의 제품 정보 링크)
Seiko 5 Fifty Five Fathoms (일명 '세이코 블랑팡(Blancpain)')

왼쪽의 주황색 시계는 일본의 시계 제조사인 오리엔트에서 만든 것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거의 판매 활동을 하지 않아서 주로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 저렴하고 개성있는 오토매틱 손목시계를 갖추고 있어서 북미에서는 꽤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과거 국내 회사와 기술제휴를 통해서 오리엔트 시계가 많이 팔렸었는데, 이제 그 관계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지만 그 국내 회사는 아직도 오리엔트라는 사명을 쓰고 있다. 국내 오리엔트사에서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명은 갤럭시와 샤갈 등이 있다. 물론 이 시계는 예전 같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한다. 현재 국내 오리엔트 그룹은 오리엔트 바이오(실험용 동물 및 의료장비 공급), 오리엔트 시계, 오리엔트 전자(SMPS로 잘 알려진 과거 화인선트로닉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재명 성남 시장이 자신이 소년 노동자로 일했던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2017년 1월 23일).

손목시계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샜다. 실제로 구입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설 연휴나 지나야 생각이 구체화될 것이다. 이베이 또는 아마존 말고도 손목시계 해외 직구에 최적화된 온라인 매장을 몇 개 나열해 보겠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웹 주소는 그냥 나온다.

Creation Watches - Dutyfree Island - Ashford - Joma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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