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8일 일요일

플래티그넘 스튜디오 만년필 구입

장모님 생신을 축하하는 저녁 모임을 참석하기 위해 일산에 갔다가 새 만년필을 구입하였다. 웹을 뒤져보니 정글북문구화방이라는 곳이 일산에 있어서 쌀쌀한 날씨에 딸과 함께 매장을 찾아가 보았으나 분위기도 썰렁하고 휴대폰 전화번호만 붙은채 아무도 없어서 그냥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인터넷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 오프라인 매장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란 법은 없으니... 루비나또 만년필 잉크 세트(RU 43/NOMA)에 흥미가 있었지만 상점 주인을 만나지 못한채 이렇게 가벼이 포기.

대신 바로 근처의 페이펄이라는 대형 문구 체인점에서 만년필 코너를 발견하였다. 선명하고 다양한 색상에 눈이 끌려서 플래티그넘(Platignum)이라는 생소한 브랜드의 만년필을 32,000원에 구입하였다. 내가 고른 것은 Studio라는 라인의 Lime Green 색상이다.

플래티그넘의 공식 웹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http://www.snopakebrands.com/platignum/#!/page_home

2개의 카트리지와 컨버터, 그리고 아무 새김이 없는 스테인리스 스틸 M닙과 교체용 F닙(새김이 되어 있음)이 들어있는 실속 패키지라서 마음에 들었다. 아래 사진에서 검정색 카트리지는 이미 본체에 끼워진 상태이다.


피에르가르댕 리브라는 잉크 흐름이 좋지 않고 캡의 도장도 벗겨진 상태라서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파커 조터는 가볍게 휴대하기는 좋지만 주력으로 쓰기에는 약간 부족하다. 주력으로 쓸 만년필이 현재 없는 상태라서 새 만년필을 고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가격은 5만원 이하일 것, 되도록이면 표준형 카트리지를 끼울 수 있을 것 정도가 선택의 기준이 되겠다. 매장에는 5만원을 약간 넘는 파커의 저가형 모델도 여럿 있었지만 결국 가격에서 밀렸다. 저가형 만년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라미 사파리도 있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겠지만 전용 카트리지를 쓰는 프라스틱 본체의 만년필에는 별로 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플래티그넘 스튜디오는 알루미늄 배럴을 채용하였다.

기본으로 장착된 M닙은 약간 두껍게 써진다. 펜촉 교체를 하려면 그립 부분에서 펜촉을 돌려서 빼내야 하지만 부서질까봐 겁이나서 아직 본격적인 시도는 하지 못하였다.

이 제품을 사려고 의도한 것은 전혀 아니었으나 마음에 드는 선택이었다. 



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40대 중반 남자의 필통

필기구와 종이가 점점 사람들의 손을 떠나가는 요즘, 새삼스럽게 필통이라니!


싸구려 만년필만 가득하다.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서 구입했는지를 전부 기억하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피에르가르댕 리브라 만년필은 미안하지만 잉크 흐름이 마음에 들지 않고 도장이 벗겨지고 있어서 퇴출을 고려하는 중이다.


  1. 맨 아래: Parker Jotter. 선물로 받음.
  2. 두번째: 모닝글로리 Callically. 파커 만년필과 카트리지가 호환된다고 한다, 대전 은행동 에스닷에서 구입. 국산 브랜드를 달고 있는 최저가 만년필'형' 필기구이다.
  3. 세번째: 플래티넘 Preppy.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에서 구입.
  4. 네번째: 이마트에서 구입한 동아 수성펜.
  5. 다섯번째: 자바펜의 기획상품인 베스트 볼펜. 
  6. 맨 위의 두개는 대전 은행동 에스닷에서 구입한 Stabilo의 Pointball(79% recycled plastics라고 자랑스럽게 찍혀있다)과 Pen 68 mini이다.


쓸데없이 카트리지는 많이 구입을 해서 새로운 만년필을 장만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만년필은 정말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적은 글자라도 매일 쓰도록 노력해야 하고, 황동 재질에 도막을 입힌 제품은 저가형의 경우 벗겨지기 쉬우니 가끔 땀을 닦아놓을 필요가 있다.

쓰지 않으면 쉽게 낡는다!

2014년 12월 14일 일요일

기록에 힘쓰느라 현장의 분위기를 잊어버린다면...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에 실린 글 일부를 발췌해 본다. 어느 만년필 애호가가 기고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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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복학을 하자 강의실은 노트북 타자소리로 가득 찼다. 새내기 시절만 해도 수업시간에 필기를 노트북으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는데 3년 만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노트북을 가져오는 학생들의 비율은 높아만 갔고, 휴대폰이나 아이패드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 필기를 하는 얼리어답터도 나왔다.

한 교수님은 노트북만 바라보며 부지런히 타자를 치는 학생들을 보며 자신이 기자회견을 하는 느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앉은 동기는 타자 소리가 너무 거슬린다며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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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다. 문자에 의한 기록뿐만이 아니다. 어디든 볼거리가 있는 곳이면, 카메라 혹은 휴대폰을 꺼내드는 사람들을 쉬 접하게 된다. 기록을 남기게 되면 나중에도 볼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기자라는 직업이 필요하다. 긴급한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현장에 뛰어들 것인가, 혹은 냉정하게 카메라를 잡고 그 장면을 기록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이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대개 기자라면 후자를 택한다.

손으로 적는 필기 대신 수업 시간에 토닥토닥 키보드를 두드린다. 말하는 사람(즉 교수)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그 분위기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기록 자체에 몰두하게 된다. 나중에 돌아와서 기사로 정리할 생각이라면 그건 '취재'지 수업이 아니다. 기록 후 정리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차라리 캠코더로 녹화를 하면서 교수님 얼굴과 칠판을 열심히 쳐다보며 이따금 필기를 하는 것이 수업 분위기를 더 낫게 하는 것이리라.

오마이뉴스가 내세우는 문구가 '모든 시민은 기자다'였던가? 고발할 거리가 너무나 많은 대한민국에 살면서 기록 정신으로 투철하게 무장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뭐라 탓할 수는 없다.

가끔씩은 기록을 위한 문명의 이기를 모두 내려놓고서, 현장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다. 기록은 내 눈과 머리 속의 기억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

2014년 12월 13일 토요일

버릴 줄 아는 용기

사무실 이전을 앞두고 오래 묵은 책들을 정리하였다. 90년대에 구입해서 한번도 열지 않은 전공 분야 서적. 대학교 2학년 때의 생화학 교과서, 3학년 때의 분자생물학 교과서. '알기쉬운 C언어' 등 전산 관련 교재... 훗날 유명한 사람이 되어 내가 쓰던 물건을 가지고 박물관을 차릴 일이 생긴다면 이 물건들이 의미가 있는 유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공간을 차지하는 쓸데 없는 물건들은 결국 비용이다. 자리를 옮길 때 비로소 버리게 되는 물건들이라면 진작에 버려도 되는 것들이다.

내 의지와는 큰 상관이 없이 사무실을 비교적 자주 옮기다 보니 되도록 지니고 다니는 짐을 줄이는 것이 몸에 밴 습관이 되었다. 생명과학 분야는 너무나 발전이 빠르기에 오래된 교과서는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 대학 교재 수준의 일반적인 지식은 위키피디아에 그득하고, 최근 지식은 논문이나 뉴스로 접하게 된다.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책이 이제 더 이상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집에는 학위 논문의 원본과 당시 학술지에 투고했으나 떨어진 논문 원본 자료까지 보관되어 있다. 이것들에 대한 집착을 결연히 끊고 과감히 버리는 날이 와야 하지 않을까?

다음 대상은 무엇일까? 안쓰는 휴대폰, 필름 카메라와 렌즈들, 그리고 과거의 사진들일까? 한때 사진을 열심히 찍었던 나는 어머니와 장모님이 이사를 가실 때 과거의 사진들을 큰 주저함 없이 버리시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랐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버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음번 이사할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

만년필 이야기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 초 업무용으로 지급받은 다이어리의 내지가 너무 적다고 생각했었는데, 2014년이 다 끝나가는 지금 부족함이나 모자람 없이 한 권을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

어제 책상을 정리하면서 피에르가르댕 리브라 만년필을 다시 꺼내들었다. 도장이 들뜨고 일어나서 무상으로 교환을 하였다. 그런데 캡 속에서 검정색 두터운 반지 모양의 부속이 빠져나왔고, 그것이 이유가 되지는 않았겠지만 조금만 쓰지 않고 두면 너무나 쉽게 잉크가 말라버렸다.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 접한 어떤 만년필보다 가장 손이 덜 가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잊혀졌던 만년필을 다시 꺼내어 보니 캡 부분의 도장 상태가 조금 이상해 보인다. 긁어보니 벗겨지고 말았다. 

이제는 금속 표면에 도장을 입힌 저가 만년필을 쓰는 것이 두렵다. 차라리 플라스틱 몸체가 낫지 않을까. 지금 필통 속에 들어있는 것은 프레피와 모닝글로리의 캘리캘리 펜이다. 파커 벡터 스탠다드 만년필(같이 근무했던 한*희 양이 잠시 빌려갔다가 잃어버림)과 자바 아모레스 만년필을 쓰던 당시에 구입한 카트리지가 아직도 많이 있는데 이를 다 어쩔 것인가?



자바 아모레스는 약간 가늘기는 했어도 필기감은 참 좋았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도장이 벗겨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파커 벡터 스탠다드(스테인레스)는 이상하게 손에 잘 잡히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었다. 전반적인 품질이 가장 좋았던 만년필은 일회용 만년필에 가까운 프레피였다! 단, 최근에 구입한 프레피는 너무 잉크가 나오질 않아서 물에 펜 촉을 한참 담가두어야만 했었다.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만년필은 과연 무엇일까?


2014년 12월 12일 금요일

오래된 HDD를 컴퓨터에 연결해 보기

자리를 정리하다 보니 203-2004년도에 구입한 저용향 IDE HDD가 다섯개나 나왔다. 용량은 40 GB가 하나, 나머지는 전부 80 GB이다. 지금은 테라바이트급 HDD를 일반적으로 쓰지만, 당시에는 수십 GB HDD가 구할 수 있는 가장 고용량의 제품이었다.

어차피 거의 쓸모는 없는 물건이지만 인식은 되는지, 내용물은 무엇인지 궁금하여 SATA/IDE to USB 2.0 adapter에 연결하여 컴퓨터에 붙여 보았다. Vantec이라는 회사의 제품으로 모델명은 CB-ISATAU2. 트레이에는 "USB to ATA/ATAPI Bridge"라고 나온다. 다섯개 중에서 하나를 빼고는 전부 잘 인식이 된다. 쓸모없는 파일을 일부 갖고 있는 디스크는 포맷을 해 버렸다.


이것 말고도 Wizplat Hardbox라는 외장용 HDD 케이스도 하나 갖고 있다. 모델명은 W-31USF로 USB 2.0/eSATA/1394a를 지원한다. 이 제품이 좀 더 신뢰성이 있음은 당연하지만 연결 가능한 HDD는 STAT뿐이다. HDD를 여러개 가지고 있으면 나사를 풀어서 케이스를 여는 것이 약간 성가시다.

이런 제품을 이용하여 HDD를 컴퓨터에 연결하려면 전원 투입 및 접속 순서에 약간 유의를 해야 한다. 연결 시에는 전원을 먼저 넣은 뒤 인터페이스 케이블(주로 USB)을 컴퓨터에 꽂는다. 제거할 때에는 트레이를 클릭하여 안전제거를 먼저 한 다음 케이블을 뽑고 그 다음에 전원을 내리는 것이 좋다.

전에는 SATA HDD를 잠깐 컴퓨터에 연결하기 위해 본체를 열고 케이블을 꽂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USB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컴퓨터 케이스를 열지 않고도 자료를 쉽게 교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약 3년 전에 출시된 제품이라 USB 2.0까지 지원한다는 것은 아쉽다. 

eSATA 브라켓을 하나 갖고 있다. 이것을 컴퓨터에 장착해 둘까? 그러면 Hardbox와 연결 시 USB 2.0으로 접속하는 것보다는 속도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대신 컴퓨터 내부가 좀 더 복잡해지는 것은 감수해야지...






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대전을 방문한 친구들


세 명의 초등학교 동창이 귀한 시간을 내어 대전을 방문하였다. 5학년때 같은 반으로 전학와서 중-고를 거치면서 여러번 같은 반을 하였고 지금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작곡가 겸 연예기획일을 하는 BY(사진), 역시 초-중-고를 같이 다녔고 고3때 같은반에서 성적순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하는 절친으로 지내다가 기계설계학을 전공 후 자동차 회사에 오래 근무한 뒤 3년 전부터는 골프 피팅 엔지니어로서 관련 사업을 하는 KY,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때 같은 반이었고 활달한 성격과 친화력, 폭넓은 인간관계, 그리고 미모로 늘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이 되고 있는 JH.

3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 이들을 만나게 해 준 것은 네이버의 <밴드> 덕분이었다. 지금은 너무 다양한 동창들이 많이 유입되어 슬슬 잡음이 발생하기 시작하게 되고 짧은 글로만 소통하다보니 오해가 쉽게 발생하며, 자꾸 휴대폰 앱을 들여다보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어서 나를 포함한 몇몇 원년 멤버들은 아예 탈퇴를 해 버리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은 동창 커뮤니티를 숨겨진 의도를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 사업 기반을 확장한다거나, 자녀의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뿌린다거나.

무릇 동창 모임이라면 되도록 이런 사심이 없이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고 현재의 걱정을 나누며 공통 관심사를 논하는 자리로서 자리를 잡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발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문 소통 위주의 커뮤티니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너무 자주 모이고 소비적인 술자리로만 이어진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있다. 무슨 동호회처럼 아예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형성된 동문회라면 모르겠지만, 친목 위주의 모임에서는 대면을 통한 상호작용(너무 잦으면 생업에 지장이 생기니 주의)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향 서울을 오래 전에 떠나서 정부출연연구소라는 비교적 단순한 환경에서 업무와 취미, 가족만을 생각하고 살다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새로운 활력을 준 친구들이 너무나 고맙다. 다들 건강하게 이 모임을 오래 지속할 수 있기를!

Pentax Q10 구입

연말 여행을 앞두고 간편하게 들고 다닐 카메라를 알아보다가 최종적으로 펜탁스 Q10을 선택하였다. 4년간 주력으로 쓰던 올림푸스 E-620은 최근 '손떨방(Image Stabilization, IS)' 기능이 수명을 다하였고 결정적으로 동영상 촬영이 되지 않는다. 발매 당시는 매우 작은 DSLR이었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그렇지도 않다.

삼성 WB350F, 후지 파인픽스 S8600, XF1, 그리고 XQ1 사이를 저울질하다 우연히 근처 전자제품 매장에서 본 펜탁스 Q10이 눈에 뜨였다. 이미 단종되어 후속 제품이 나오고 있고 성능으로도 최고는 아니지만 튼튼한 만듦새와 독특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인터넷 최저가보다 약간 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기에 약 3일간 고민한 끝에 어제 구입을 완료하였다. 02 Standard Zoom(5-15 mm 2.8-4.5)과 8GB SD 카드가 포함된 키트이다. 이 제품에서는 렌즈에 01, 02..의 번호를 붙인다. 펜탁스 Q 마운트 렌즈는 현재 여덟 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으로도 일반적인 용도는 충분하다 생각된다. 가격도 출시 당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내려갔기에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어차피 예산을 20만원으로 한정하면 고를 수 있는 카메라가 많지는 않다.



펌웨어 업데이트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PC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케이블을 연결하여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저장용 SD카드에 다운로드한 파일을 복사하여 카메라에 장착한 다음 업데이트를 실시하게 되어 있다. 업데이트 결과 버전 1.03이 되었다.

40.5 mm 렌즈보호용 필터와 D-Li68 호환 배터리만 추가로 장만하면 여행 준비는 끝이다. 약간  워낙 작고 가벼워서 파우치나 케이스 같은 것은 필요가 없겠다. 표준줌은 35 mm 환산으로 27.5-83 mm에 해당한다. 예전에 유행하던 28-85 mm 정도로 견주어 볼 수 있다. 20만원대의 가격에서도 망원쪽이 한참 당겨지는 수퍼줌 카메라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욕심을 조금만 버린다면 이것 하나로 대부분의 용도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펜탁스 카메라를 소유한 것은 평생 처음이다. 대학원 시절, 실험실에 굴러다니던 유* 교수님의 Spotmatic SLR, 그리고 강* 선배의 ME Super, 옆 실험실 신* 선배의 Program plus를 만져본 기억이 새롭다. 필름 카메라 시절의 전설이 LX는 사진과 진열장 너머로만 구경한 바 있다.

펜탁스는 이제 브랜드명으로만 존재한다. 최초로 펜타프리즘과 미러-리플렉스 시스템을 만들고 채용한 회사가 이제는 호야를 거쳐 리코에 인수되었으니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Q 시스템이 과거 펜탁스의 철학은 반영한 것인지는 알 수 없고, 전문가나 하이 아마추어의 욕심을 채우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제품이다. 그러나 '부족함'이 아니라 '다른 길'로 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찾아보니 펜탁스 Auto 110이라는 초미니 SLR이 있었다. 35 mm 필름이 아니라 110 포맷을 쓰던 카메라였다. 올림푸스에서는 Pen F라는 하프사이즈 SLR도 있었다.

Q 시리즈의 최신 모델은 BSI CMOS 센서를 1/2.3"에서 1/1.7"로 키운 Q-S1이다.2014년 8월 무렵에 출시되었다. 판형이 커지면서 기존 렌즈의 화각은 조금씩 광각쪽으로 이동한 셈이 되고, 08 wide zoom이 새로 나왔다. 물론 그 외에도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2014년 12월 2일 화요일

NAS 활용의 폭을 넓혀보자!

KOBIC에 근무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풍부한 컴퓨팅 자원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비록 훌륭한 클러스터 자원이 있으면서도 Sun Grid Engine을 자유자재로 쓰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많은 분석 작업을 나의 낡은 Tyan 서버에서 돌리기는 했지만, 사무용 컴퓨터의 설정이나 서버의 관리 등 성가시면서도 때로는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한 일들을 전산인프라팀에서 너무나 잘 지원해 주었다. 이러한 때문에 리눅스를 직접 설치하고 스스로 관리자 역할을 하는 노하우는 오히려 약간 줄어든 결점도 있다.

아쉽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컴퓨터의 구입과 관리 및 유지보수에 관련된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해야 된다. 이를 위한 준비작업을 이제 조금씩 해 나가고 있다.

시놀로지 NAS를 한 대 가지고 있다. 책상 위, 전화기 아래에 얌전히 놓여서 바람만 조금씩 불어내고 있다. 현재는 이를 전부 NFS로 마운트하여 사용하는 중이다.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서 평소에는 존재를 느끼지 못하다가, 서버를 돌릴 때 갑자기 팬이 기동하면서 나는 소리에 '아, 여기에 NAS가 있었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음과 같이 NAS의 활용 용도를 넓혀보고 싶다.

1. 외장 HDD 연결

백업용으로 갖고 있는 SATA HDD가 여러개 있다. 여기에 들어있는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NAS를 활용해 보도록 하겠다. PC에 SATA HDD를 임시적으로 연결하는 것에 비해 장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MediaWiki 설치

외부에 공개된 구글사이트나 블로그는 주로 개인적인 용도의 글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고, 구조화된 문서를 만들기도 어렵다. 구글사이트는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무료 버전에서 제공하는 기본 용량은 너무 적은 편이다.

업무와 관련된 문서를 체계적으로 작성하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MediaWiki를 설치해 보고 싶다. 위키는 이미 DokuWiki를 통해 어느 정도의 경험을 갖고 있다. 리눅스 서버에 위키 엔진을 설치해도 되지만, 관리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NAS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시놀로지 관리 도구에서 웹 스테이션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큐먼트루트에 해당하는 공간을 새롭게 설정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는 모든 NAS 자원이 NFS에 할당되어 있기 때문이다. 매뉴얼 숙독과 공부가 필요하다.

IP 주소도 변경해야 하고, 다른 서버에서 돌아가던 프로그램을 라이센스와 함께 마이그레이션할 것도 있다. 할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