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바로 근처의 페이펄이라는 대형 문구 체인점에서 만년필 코너를 발견하였다. 선명하고 다양한 색상에 눈이 끌려서 플래티그넘(Platignum)이라는 생소한 브랜드의 만년필을 32,000원에 구입하였다. 내가 고른 것은 Studio라는 라인의 Lime Green 색상이다.
플래티그넘의 공식 웹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http://www.snopakebrands.com/platignum/#!/page_home
2개의 카트리지와 컨버터, 그리고 아무 새김이 없는 스테인리스 스틸 M닙과 교체용 F닙(새김이 되어 있음)이 들어있는 실속 패키지라서 마음에 들었다. 아래 사진에서 검정색 카트리지는 이미 본체에 끼워진 상태이다.
피에르가르댕 리브라는 잉크 흐름이 좋지 않고 캡의 도장도 벗겨진 상태라서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파커 조터는 가볍게 휴대하기는 좋지만 주력으로 쓰기에는 약간 부족하다. 주력으로 쓸 만년필이 현재 없는 상태라서 새 만년필을 고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가격은 5만원 이하일 것, 되도록이면 표준형 카트리지를 끼울 수 있을 것 정도가 선택의 기준이 되겠다. 매장에는 5만원을 약간 넘는 파커의 저가형 모델도 여럿 있었지만 결국 가격에서 밀렸다. 저가형 만년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라미 사파리도 있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겠지만 전용 카트리지를 쓰는 프라스틱 본체의 만년필에는 별로 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플래티그넘 스튜디오는 알루미늄 배럴을 채용하였다.
기본으로 장착된 M닙은 약간 두껍게 써진다. 펜촉 교체를 하려면 그립 부분에서 펜촉을 돌려서 빼내야 하지만 부서질까봐 겁이나서 아직 본격적인 시도는 하지 못하였다.
이 제품을 사려고 의도한 것은 전혀 아니었으나 마음에 드는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