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3일 일요일

요즘 TV 프로그램 유감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가 연예인의 일상을 촬영한다. 몰래 설치한 카메라가 아니니 대본 없이 자연스런 행동이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더군다나 찍히는 대상은 연예인 아닌가? 이를 적절히 편집하고 요란한 효과음과 자막을 입힌다(1). 그 다음 촬영된 연예인의 가족과 같은 관계자가 (1)을 둘러보면서 한마디씩 거들면서 온갖 리액션을 한다(2). 최종적으로 방송되는 결과물은 (1)과 (2)가 적절히 뒤섞인 혼합물이다.

오늘은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보는 아내에게 제발 그런 것좀 보지 말라고 짜증을 냈다. 마치 연예인들의 자연스런 일상을 시청자들이 '엿보기'하는 것처럼 짜여진 프로그램이지만 과연 여기에 진실이 얼마나 숨어있을까? 도저히 일상 생활이라 보기 어려운 기행이 나날이 반복된다. 출연자가 작가 및 PD와 같이 모여서 이번 회에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영상으로 담을지 회의를 하지 않고서 도저히 저런 내용이 나오기 어렵다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든다.

한술 더 떠서 이제는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자제가 나오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하였다. 20대는 훌쩍 넘었을 출연자들이 네팔로 가서 예전 같으면 충분히 혼자서 감당할만한 일을 하지 못해 쩔쩔매고, 이를 본 부모는 아이들이 불쌍하다며 눈물이 글썽거릴 지경으로 안타까와한다. 연예인도 이제는 대물림하는 시대이다. 결국 연예인의 자녀 중 연예인 지망생들이 카메라에 잡힐 기회가 더 많은 것이다.

세트장이 아닌 집이나 여행지를 배경삼아 결국은 만들어진 행동, 팔릴만한 '연기'를 하고 있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시청자들에게는 이를 진실로 믿게 만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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