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플레이어만 연결하면 "삐~"하는 잡음이 나는 중국제 LM1876 보드를 대신하기 위해 이보다 더 저렴한 LM1875 보드를 구입하여 배송을 기다리는 상태이다. 인터넷에서 몇가지 자료를 찾아서 잡음을 줄여보고자 노력을 해 보았었다. 주로 카오디오에서 쓰는 방법으로 트랜스를 중간에 삽입하는 방법, 또는 전원 케이블의 접지선에 신호 그라운드를 연결(이것은 제대로 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함부로 실시하면 좋지않다)해 보기도 하였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했다.
CD 플레이어에는 모터가 있으니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소스기기이다. 그런데 다른 앰프와 물리면 느껴지지 않는 잡음이 왜 LM1876 보드에서만 발생한단 말인가? 어제는 스피커 보호회로용 릴레이에 갑자기 의심이 가기 시작하였다. 릴레이 내부의 작동용 코일(전자석)에 잡음이 유도되는 것은 아닐까? 이를 테스트해 보기로 하였다.
취미 수준으로 납땜을 하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부품을 기판에서 떼어내는 것이다. 다리가 2개인 것은 기판 윗면쪽에서 납을 녹인쪽의 부품을 한쪽으로 기울여 잡아당기면서 한쪽씩 다리를 빼내면 되는데, 3개부터는 부품을 완전히 부수어버리지 않고서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납을 흡입하고, 솔더링 윅으로 제아무리 빨아들여도 부품이 빠질 정도로 모든 다리에서 납을 완벽하게 뗀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물론 전문가들은 능숙하게 해결하겠지만. 결국 릴레이(다리가 8개!)를 탈거하는 것은 포기를 하고, 코일쪽으로 연결되는 동박 패턴을 칼로 끊은 다음 출력쪽은 두꺼운 구리선으로 직결을 하였다.
전원을 넣어보았다. 팝업 노이즈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 휴대폰을 연결하여 앰프 보드가 잘 자동함을 확인한 다음 CD 플레이어를 연결하였다. 잡음이 나지 않는다! 만약 잡음이 해결이 되지 않으면 회로 자체가 워낙 간단하니 전원회로부터 하나씩 직접 만들어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앰프보드의 입력쪽에 있던 볼륨 폿을 제거해 버렸으므로 다른 반찬통 앰프(TDA7266D)의 입력 단자쪽 부품을 빌려서 연결하였다.
스피커 보호회로가 달린 비슷한 가격대의 앰프 보드를 내 CD 플레이어에 연결하면 같은 수준의 잡음이 발생할지, 혹은 내가 구입한 LM1876 보드만 유난히 그러한 것인지는 모른다. 실용적인 앰프에서는 보통 금속으로 된 섀시가 보드를 둘러싸고 있어서 노이즈에 대한 차폐 효과가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잡음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은 셈이지만, 잡음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CD 플레이어에서 발생하는 누설 자기장이 릴레이에 노이즈를 유도한다면, CD 플레이어와 앰프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잡음이 발생해야 될 것이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하루가 지난 뒤..
잡음이 나지 않는다고 느꼈던 것은 착각이었다. 평소에 쓰던 4옴 스피커가 아니라 6옴 스피커를 연결하여 약간 소리가 작아서 그런 것이었다. 이번에는 전원회로에 어떤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서 앰프 보드에서 정류 다이오드와 평활용 콘덴서를 떼어낸 뒤(탈거하는 과정에서 몽땅 망가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굴러다니던 12V DC 어댑터 2개를 직렬로 연결하여 양전원을 만들어 앰프 보드에 연결하였다. 결과는? 소용이 없었다.
이제 더 이상 이보드에 미련을 갖지 않기로 하였다. 문제점을 파악한답시고 부품을 하도 많이 떼어내서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 괜히 LM1876 칩을 교체하고 트랜스를 이용한 입력단측 잡음 필터를 만든답시고 부품 구입에 들어간 돈과 내 인건비가 앰프 보드 값보다 훨씬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차라리 위 사진에 보인 케이벨 TDA7266D 앰프가 전원 어댑터를 가리고 출력은 좀 작을지언정 무난한 재생 능력을 보인다. 겨우 DC 5 V/2 A 어댑터를 연결하였지만 4옴 스피커를 물리면 방에서 듣기에는 충분하다. 8옴 스피커를 구동하려면 9~12V를 공급해야 충분한 소리가 나온다.
아직 ebay에서 주문한 LM187"5" 앰프 보드가 배송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LM187"6" 앰프 보드를 가지고 너무 오랫동안 씨름을 하였다. 남은 것 중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18 V dual secondary toroidal transformer가 전부이고 허탈함과 비용 낭비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