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사진과 같이 입력 단자로는 총 3개의 3.5mm 스테레오 단자(전방 좌우, 후방 좌우, 센터/서브우퍼)가 있다. 디코더 없이 모든 채널을 별도로 아날로그 입력을 해야 하는 매우 단순한 앰프인 것이다. 테스트를 해보니 전방 좌우 입력에만 신호선을 연결해도 서브우퍼 출력이 되는 구조이다. 스피커 출력은 특이하게도 RCA 단자이다. 따라서 다른 패시브 스피커를 쓰려면 케이블 개조가 필요하다. 단, 전방 우측 스피커 연결은 3.5mm 스테레오 단자로 연결해야 한다. 전방 우측 출력 단자에 전용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으면 다른 채널에서 제대로 출력이 나오지 않는다.
전방 우측 스피커의 위에는 볼륨 조절을 위한 2개의 tactile switch(down & up)와 LED가 있다. 파워 온 상태에서는 LED가 켜진 상태인데, 두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LED가 점멸하면서 스탠바이 모드로 들어간다. 전원 스위치를 끄지 않고 스탠바이 모드로 두면 전력 소모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전원을 켤때 서브우퍼의 팝업 노이즈는 정말 대단하다. 본체 전면의 포트에서 '퍽' 소리와 함께 엄청난 압력으로 바람이 밀려나오기 때문이다. 전원을 켤 때마다 깜짝 놀라는 것이 싫으면 포트를 손으로 막고 스위치를 넣으면 된다.
순정 위성 스피커들의 음질이 음악 감상용으로는 너무 실망스러웠으므로 사무실 책상 위에서 원래 사용하던 패시브 스피커(T&V 구형 Vertrag에서 앰프를 제거한 것)를 연결하여 2.1 채널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첫번째 난관은 전용 전방 우측 스피커의 볼륨 조절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나사를 풀고 스피커 드라이버를 들어내니 내부에는 4개의 가는 전선(적, 백, 녹, 황)이 보였다. 앰프의 출력 단자는 3.5mm 스테레오 단자이니 있으니 네 가닥 중에서 최소한 두 개의 전선은 커넥터 부분에서 서로 연결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스피커 드라이버에 납땜된 것은 적색과 황색(테스터로 찍어보니 녹색과 연결된 상태), 그리고 볼륨 조절용 기판으로는 녹색과 백색이 연결된다. tactile switch는 2개이고 LED 까지 점등시켜야 하는데 겨우 2개의 전선이 이를 다 담당하다니? volume controller chip에 대해 내가 아는 상식과는 잘 부합되질 않는다. 아마도 다이오드가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우측 스피커통에서 볼륨 조절 기판을 꺼내보았다. 이빨이 빠진듯 윗면이 뻥 뚫린 위성 스피커의 모습이 아래에 보인다.
부품 배치와 기판 뒷면의 패턴을 보고 회로도를 떠 두었다. 스위치를 누르면 다이오드 양단을 단락시키는 매우 단순한 구조가 맞기는 한데 이것이 어떻게 스탠바이/볼륨 증가/볼륨 감소라는 3가지 기능을 하는지는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이 볼륨 조절 기판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전제로 다른 패시브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다. 작은 홍차 캔 뚜껑에 핫멜트로 기판을 고정하고 스피커로 연결할 선을 추가로 달았다.
집에서 사용하는 아이와 AWP-ZX7의 스피커(SSX-LZX7, 6옴)를 연결해 보았다. 앰프 자체의 출력이 높지 않아서 볼륨을 최대로 해도 결코 방이 떠나갈 정도의 소리가 나지는 않으나 책상위 시스템으로는 충분하다. SSX-LZX7의 우퍼와 거의 같은 크기의 우퍼 드라이버가 BR-5100C에 들어있지만 훨씬 큰 저음을 낸다. 인클로저와 포트의 구조가 저음을 크게 증폭하는 것이 당연하다. BR-5100C의 나중 모델에서는 우퍼 드라이버가 옆면에 부착되어 있는 반면 오리지널 BR-5100C에서는 세로로 위치한 내부 격벽에 부착된 구조이다. 본체의 뒷면을 열면 우퍼가 나를 떡하니 바라보고 있는 형상인 것이다.
카 라디오용 앰프 칩(TDA7370)이라는 편견만 갖지 않는다면 앰프로서의 성능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볼륨 콘트롤 시스템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내부를 들어내고 2.1 채널 앰프 보드를 새로 구해서 채워넣을 생각을 잠깐 했었다. 그러나 앰프 자체에 손을 대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볼륨 콘트롤 기판을 그대로 활용하는 수준의 최소한의 주변부 개조를 통해 다채널 앰프를 확보한 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