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요일

스피커의 파워 핸들링 관련 수치에 대해 알아보자

PA용 라우드스피커의 사양표를 보다가 파워를 나타내는 세 개의 수치(단위는 와트)를 접하고 각각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여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였다. RMS와 peak power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는데 나머지 하나는 무엇일까?

Output power: 110W / 230W / 440W

매우 기본적인 것이지만 오해하기 쉬운 것부터 정리해 보고 싶다. '이 (라우드)스피커의 출력은 100와트이다'라는 표현을 종종 보게 된다. 여기에서 출력이라고 표기한 것은 실은 power(energy per time)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라우드스피커와 관련하여 쓰이는 파워라는 용어는 내가 아는 바로는 출력, 즉 스피커가 뿜어내는 소리 에너지의 강력한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앰프를 통해서 이 스피커를 물리적으로 망가뜨리지 않는 수준에서 입력할 수 있는 평균 또는 피크 전력 따위를 나타낸 수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스피커가 실제로 출력하는 소리의 강력함은 dB SPL(sound pressure level)이라는 사양으로 표현되는 것이 옳다. dB SPL이란 정해진 레퍼런스, 즉 인간이 간신히 들을 수 있는 음압에 대해 측정값의 비율을 데시벨로 나타낸 것이다. 라우드스피커의 SPL은 스피커의 sensitivity와도 관계가 있다. 다음은 dB SPL의 사례이다(출처 링크).

SourceSound Pressure Level (dB)
Threshold of Hearing0
Rustling leaves20
Quiet whisper (1 m)30
Quiet office40
Normal conversation at 1 m60
Inside a car65-80
Loud singing70
Vacuum cleaner (3 m)75
Buses, diesel trucks, motorcycles (15 m)80
Jackhammer (15 m)90
Subway (inside)94
Lawn mower (1 m)107
Deafening, human pain limit120
Jet plane (30 m)130
Threshold of pain140
Military Jet Take-off (30 m)150
Large military weapons180

국내 브랜드인 Leem의 패시브 스피커 SR-8의 사양을 잠시 살펴보자. 파란색으로 표시한 것은 내가 지난 4월에 구입하여 보유하고 있는 FdB CX8(아래 사진의 맨 왼쪽)의 사양이다.

  • System type:  2 Way Molded cabinet 좌동
  • Output power: 110W / 230W / 440W 100W RMS, 400W peak
  • Component: 8” x 1 , 1" x 1 좌동
  • Impedance: 8 Ohm 좌동
  • Sensitivity: 95dB (1W / 1 m) 92dB(1w/1m)
  • Rated SPL at: 1 m 118dB 112dB continuous, 118 db peak
  • Freq. response(-3dB): 50~18KHz 55~18KHz
  • Dimension (W x H x D): 300 x 415 x 225mm 296(W) x 415(H) x 230(D)mm
  • Weight: 7.8 kg 6.6kg
8인치 패시브 PA 스피커 모델의 사진을 몇 개 나열해 보았다. 8인치 스피커는 보통의 공연 환경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니다. 요즘은 하나만 보유하고 있는 FdB CX-8(왼쪽)의 짝을 맞추어 줘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12인치 스피커가 더 풍성한 소리를 낼 것만 같은 막연한 환상도 공존한다. 이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는 없다. 사진에서 왼쪽과 가운데는 플라스틱, 오른쪽은 목재로 만들어진 캐비닛이다. 요즘과 같이 기술이 발달한 시기에 어느 재료가 다른 하나에 비하여 음향적으로 월등히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무는 가장 전통적인 재료이지만 무겁고, 빠르게 대량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또 야외 사용 시 비에 젖으면 곤란하다. 수시로 들고 다녀야 한다면 플라스틱이 당연히 유리하다.

Output power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JBL의 12인치급 패시브 PA 스피커인 JRX212의 공식 사양(Power Rating (W, Continuous): 250, Power Rating (W, Peak): 1000)에서 보였듯, Power rating 또는 Rated power라고 표기해야 한다. 

왜 Leem SR-8의 파워 관련 사양에서 제시한 수치가 세 개나 되는가? Doctor ProAudio.com의 게시물 Speaker power handling에 의하면 세 개의 수치는 각각 average power, program power 및 peak power에 해당하며, 1:2:4의 비율로 표시된다. 따라서 어느 하나만 알면 나머지 값은 결정되는 셈이며, 이를 다 표시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continuous powers는 무엇인가? 비교적 단순한 개념이지만 이것이 average power와 완전히 동등한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8인치 우퍼를 채용한 일반적인 패시브 PA 스피커의 output power, 즉 '출력'이 110W/230W/440W나 된다고? 그럴 수는 없다. 스피커가 실제로 출력하는 소리를 와트로 측정하여 100W가 된다면 이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파워가 된다. 통증 문턱일 때 소리 에너지의 크기가 10W/m2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dB SPL로는 120에 해당한다. 지구상의 그 어떤 패시브 라우드 스피커도 1와트의 전기 신호를 입력하여 1와트/m2의 소리 에너지로 전환하지 못한다. 스피커란 그만큼 능률적인 변환기(transducer)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power rating은 스피커가 물리적 한도를 입지 않는 수준에서 입력할 수 있는 신호를 뜻하는 것이지, 스피커가 출력하는 소리 에너지를 나타내는 사양은 아니다.

Nominal impedance 8옴인 스피커에 2.828 V(RMS), 즉 8 V peak-to-peak의 오디오 신호가 가해질 때 이는 1 와트에 해당한다.

위에서 소개한 Doctor ProAudio.com의 글에 의하면, 스피커의 average power를 간혹 RMS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 한다. 파워는 항상 양의 값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미 RMS-like한 값이다. 따라서 average power라고 쓰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

평균 파워가 500와트인 패시브 스피커에 대해서 앰프는 어떻게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만(지금은 삼성이 인수)의 글 Building your personal PA part 3: choosing speakers and amps에 의하면 대략 이의 두 배를 낼 수 있는 앰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CD 플레이어의 버튼을 수리(관련 글 링크)하였더니 더 많이 듣게 됨은 당연지사. 나의 오디오 취미 생활은 PA와 홈 오디오를 넘나든다. 한 장의 사진에 두 분야가 전부 찍혔다.

기타 참고 자료

본문에서 인용한 두 편의 자료 외에도 유용한 자료를 몇 가지 더 찾았기에 여기에 목록으로 정리하였다.



2024년 5월 30일 목요일

ALTO Uber PA를 일렉트릭 베이스 앰프용으로 사용해 보기

평소 일렉트릭 베이스는 active DI box를 경유하여 믹서의 일반 스테레오 채널 중 하나에 연결하여 쓰고 있다. 믹서의 마이크용 채널이 꽉 찬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별도의 연습용 베이스 앰프를 갖고 있지 않다. Active DI box에서 어느 정도의 증폭은 이루어지지만, 레벨을 최대로 올려도 다른 신호보다 음량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늘 들곤 하였다. 만약 마이크용 채널에 꽂았다면 믹서에 별도로 장착된 게인 노브를 돌리면 되니 큰 문제는 없다.

ALTO Uber PA를 일렉트릭 베이스 용도로 쓰면 어떻게 될까? 연습용 베이스 앰프 중 6.5인치 스피커를 채용한 것이 없지는 않다. ALTO Uber PA의 1번 채널을 'MIC'로 설정한 뒤 active DI로부터 나온 TRS 커넥터(balanced)를 연결한 뒤 채널 볼륨을 올려 보았다. 어이쿠! 앰프가 방방 뜰 정도로 소리가 울려 나온다. 볼륨 레벨 노브를 적당히 줄여서 원하는 수준으로 만들어 보았다. 앰프 입력단의 셀렉터를 MIC에서 LINE으로 바꾸거나, 또는 DI box의 attenuation(-30 dB)를 적용하면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결론은 '쓸 만하다'로 내릴 수 있다. 일반 앰프에 일렉트릭 기타나 베이스를 연결하면 너무 레벨이 높아서 앰프가 망가진다느니 하는 말이 있는데, 아마 그런 수준의 레벨이라면 앰프(또는 스피커)보다 내 귀가 먼저 망가질 것이다. 물론 기타나 베이스 종류의 악기를 연결하여 사용하기에는 이 앰프의 재생 주파수 대역이 훨씬 더 넓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악기에서 스피커까지 이어지는 각 장비를 어떻게 연결하고, 레벨은 어느 수준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선생님도 없이 그저 시행착오를 통해 하나씩 배워 나가려니 모든 것이 서툴고 더디다. 과연 베이스 연습을 꾸준히 해 나갈 수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세상은 넓고 흉내내고 싶은 명곡도 너무 많다.


2024년 6월 8일 업데이트

스피커를 책상 위에 두었더니 저음이 너무 심해서 스피커 위에 올려 보았다. ALTO Uber PA에게 스탠드를 내어 준 FdB CX8이 마룻바닥에 내려가면서 이것 역시 과한 저음을 뿜어낸다. 새삼 스피커 스탠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왜 자꾸 FdB CX6의 짝을 맞추어 주고 싶은 것일까? 파워앰프의 출력도 넉넉하지 못한데...


2024년 5월 28일 화요일

스피커가 많아진 것에 대한 부작용

ALTO Uber PA 스피커와 믹서+파워앰프+패시브 스피커가 연습실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연습실에서는 오히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 믹서의 control room out을 Uber PA로 보내도 되고, (2) Uber PA의 line out을 믹서로 보내도 된다. (1)은 Uber PA를 모니터 스피커로 쓰려는 상황에 해당한다. (2)는 Uber PA의 편리한 블루투스 수신 기능을 이용하려는 목적이 크다. Uber PA의 line out을 활용할 때에는 믹서의 어느 입력 단자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다. 스테레오 채널 스트립? 스테레오 AUX return? 2-TR input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레벨 조절을 Uber PA에서 해야 하므로 이를 통하면 출력 자체가 변해 버린다.

단, (1)에서는 믹서의 스테레오 출력을 Uber PA의 어느 입력 단자에 꽂아야 할까? 채널 1과 2에 동시에 6.35 mm TRS 커넥터를 꽂거나, 또는 AUX in(3.5 mm 스테레오)를 이용하면 된다. AUX in을 사용하게 되면 블루투스 수신 기능은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Uber PA를 일종의 슬레이브로 쓰는 것이니 자체 블루투스 수신 기능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두 종류의 스피커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상황을 미리 생각해 두지 않으면 사용을 앞두고 혼동을 초래하기 쉽다. 특히 나와 같이 아마추어로서 모든 종류의 케이블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장비를 연결하면서 원하는 출력 레벨과 가장 낮은 잡음을 얻도록 경험을 쌓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두 스피커의 출력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인터엠 R150PLUS(bridged mono) + FdB CX8의 출력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번에 구입한 중국제 저가 무선 마이크는 감도, 잡음, 음질 모든 면에서 카날스 유선 마이크에 비할 수준이 못된다. 낮은 수준의 호기심을 충족해 보았다는 것 외에는 의미를 찾을 수 없다. 

12인치 스피커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은 언제나 채우게 될까?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은 언제나 멋져 보인다. 만약 FdB CX8을 하나 더 구해서 짝을 맞출 수 있었다면 그 호기심은 진작 잦아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모델은 합리적인 가격에 구하기 어렵다. 오히려 중고 매물로 올라온 Fdb CX12가 계속 나의 관심을 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무게가 무려 15.3 kg!

FdB CX12. 이런 부류의 스피커 중에서 디자인은 과히 나쁘지 않다.


오래전에 쓴 포크송 스타일의 곡이 하나 있다. 길이가 너무 짧아서 반년쯤 전부터 중간에 멜로디를 추가하고 가사를 더 붙여 나가고 있었는데, 비로소 오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6월 중에는 녹음을 해서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과연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잠깐의 밴드 경험은 앞으로도 합주를 계속 하고 싶다는 열망을 키우기보다는 아마추어 '1인 뮤지션'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더욱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끊임없이 뭔가를 추구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2024년 5월 25일 토요일

ALTO Professional의 충전식 액티브 스피커 UBER PA를 구입하다

언젠가 버스킹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준비가 필요하다. 뭣부터 준비해야 하는가? 뜻을 같이 할 멤버, 곡 선정, 연습, 장소... 이런 본질적인 것을 놔 둔 상태로 장비 욕심만 내고 있으니 큰일이다. 사실 취미 생활에서 장비를 고르고 사는 것도 큰 즐거움임을 어찌 부정하겠는가. 긴 고민 끝에 ALTO Professional의 UBER PA('complete portable PA system with rechargeable battery')를 구입하였다. 버스킹이 아니더라도 이 제품은 블루투스 스피커로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크고 무겁지만 음질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ALTO Professional은 라이브 공연에서 쓸 수 있는 저렴하고도 뛰어난 성능의 기기를 제공하고자 열정적인 음향 엔지니어들이 모여 2000년도에 설립된 회사라고 한다(기업 설명). 

다나와 기준으로 가장 가격이 낮은 곳은 쿠팡. 마침 반품된 물건을 주문하게 되어 약간의 비용을 더 절약하였다. 재고 상태로 오래 방치되어 내장된 납산배터리의 품질이 저하된 것은 아닌지 약간 걱정이 된다. 수령 직후 전원을 넣어 본 결과 완전히 방전된 상태는 아니었다.

상자를 열기 전.

7.64 kg이라는데 생각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스피커 구성은 6.5인치 우퍼와 2인치 트위터이다. 출력은 피크 50와트, 연속 25와트이다.

아들이 생일 선물로 사 준 오타마톤 오리지널과 함께. 오타마톤은 생각보다 연주하기 어렵다!

수입처는 (주)소비코시스템

스피커 스탠드에 꽂을 수 있는 구멍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즉 이 액티브 스피커는 바닥에 두고 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최근에 구입했던 스피커 스탠드의 트레이가 다리 사이에 딱 맞게 들어가므로 스탠드에 전혀 세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이번 5월 공연을 위해 개인적으로 구입한 여러 물건 중 스피커 스탠드는 너무 저가품이라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입력은 XLR-6.35 mm 콤보 잭 2개 + 블루투스/6.3 mm TRS로 구성되어 있고, 톤 콘트롤은 없다. NFC를 이용하여 태그하듯이 블루투스 기기를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하여 오후 내내 휴대폰을 연결하여 유튜브로 흘러간 팝과 가요를 들었다. 음량을 올리면 화이트 노이즈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음질은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만약 소규모 공연에서 별도의 메인 스피커를 쓰는 경우에는 Uber PA를 모니터 용도로 쓰면 될 것이다. 

다음은 오타마톤 연주의 달인이 오디션 프로에 나와서 심사위원을 경악하게 하는 동영상. 


야마하 베노바와 오타마톤이라는 비주류 악기를 갖고 있으니 어떻게 해서든 연주에 익숙해지도록 연습을 해야 된다. 쉬운 노릇은 아니다.

2024년 5월 19일 일요일

그런 액티브 스피커는 없다

  1. 공연 시 모니터용으로 쓸 수 있으면서,
  2. 버스킹에서는 220볼트에 연결하지 않고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고,
  3. 마이크로폰/Hi-Z/라인 입력이 동시에 되며(반주 트랙을 재생함과 동시에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함), 
  4.  믹서 또는 다른 액티브 스피커에 연결 가능한 라인 출력을 갖추고 있고,
  5.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하며MP3 재생 기능은 있으면 좋지만 필수는 아님)
  6. 충전 혹은 배터리로 구동 가능한 최소 8인치급의 저렴한(30만원 미만) 액티브 스피커.

이런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모두 갖춘 액티브 스피커는 없다. 

만약 내 파워앰프인 인터엠 R150PLUS의 두 채널을 각각 메인 스피커와 모니터 스피커 용으로 분리해서 사용한다면 적당한 패시브 스피커 하나를 구입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위의 조건에서 2번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메인 스피커로 보내는 출력은 단일 채널을 써야 하므로 8옴 기준 50와트로 만족해야 한다.

전원 공급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교류 220V 상용전원을 쓰는 것으로 마음을 먹으면 선택이 한결 수월해 진다. 예를 들어 Behringer의 B207MP3(6.5인치, 최대 150와트)는 블루투스 연결은 되지 않지만 MP3 플레이어는 내장되어 있다. 약간 작으면서 MP3 플레이어가 빠진 B205D(5.25인치)라는 것도 있고, 더 작으면서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B105D(5인치)는 음질 면에서 좋은 평을 받지 못한다. 모델명 뒤의 'D'는 class D amplifier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맥키의 SRM150은 이 베링거 모델의 맏형쯤 되는 제품일 것이다.

Behringer EUROLIVE B207MP3. 사진 출처: Behringer 웹사이트.


아래에서 보인 조사 결과 중에서 두꺼운 글꼴로 표시한 모델은 충전식 혹은 전지를 사용한 진정한 이동식 액티브 스피커이다.

베링거 PK108A(8인치, 2-way, 최대 240와트)는 입력 채널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마이크를 연결하면 RCA/MP3/블루투스 중 하나로 할당되는 1쌍의 스테레오 입력만이 남기 때문이다. 12인치급인 PK112A가 되어야 채널이 겨우 하나 늘어난다. 이러한 면에서는 레이니의 AH110이 좀 더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스피커를 구입하면 이미 보유한 파워앰프와 패시브 스피커의 의미가 희석된다. 장착된 스피콘 단자는 패시브 스피커(최소 8옴)를 추가로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Behringer PK108A. "This is ideal for live sound, portable PA, Karaoke, monitor wedge and House of Worship applications". 사진 출처: Behringer 웹사이트.


베링거의 충전식 앰프인 MPA30BT(6인치, 2-way, 최대 30와트)는 마이크와 기타를 동시에 쓰지 못한다. 출력 단자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여기에는 납산(lead-acid) 배터리가 들어 있다.

Behringer MPA30BT. 사진 출처: Behringer 웹사이트.


Laney의 AudioHub FreeStyle(8인치)은 매우 다양한 입력을 지원하며, 6개의 AA 건전지 또는 어댑터로 작동한다. 소규모 버스킹 용도로는 아주 그만이다. 그러나 출력이 5와트에 불과하기에 메인 스피커와 함께 모니터용으로 쓸 경우 소리가 잘 들릴지 알 수가 없다. 만약 SPL 수치가 매우 높은 스피커 유닛을 사용했다면 메인 스피커와 견줄 수준의 소리가 날지도 모른다. 6.35 mm 헤드폰 단자(스테레오)는 라인 아웃을 겸한다.

Laney AudioHub FreeStyle. 사진 출처: Laney Amplification.


Laney의 CONCEPT CXP-110(10인치, 2-way, 65와트)는 원래 스테이지 모니터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입력 채널은 저 임피던스용 2개 뿐이라 기타를 직접 연결하지 못하고, 나무로 만들어져서 너무 무겁다(10.5 kg).

Laney Concept CXP-110. 사진 출처: Laney Amplification.


Artec의 Avenue 및 PMD3-8은 전부 단종되었다.

JNR Music에서 취급하는 Troll 브랜드에 흥미로운 앰프가 두어 개 있다. TI-JR(19와트) 또는 BUSKER BOX(RMX 40와트? RMX는 RMS의 오타일 것으로 추정됨).

며칠 동안의 검색 끝에 가장 늦게 발견한 것은 ALTO의 Über PA(6.5인치, 2-way, 피크 50와트). 이것 역시 납산 배터리(12V 5AH)가 들어 있다. 우퍼의 직경이 약간 작은 것을 제외하면 위에서 나열한 조건을 거의 다 갖추고 있다.

ALTO Uber PA. 출처: ALTO Professional 웹사이트.


파워드 앰프에 따라서는 XLR + 6.35 mm 콤보 입력 단자를 갖춘 것이 많다. 그런데 6.35mm 단자는 Hi-Z 입력으로 고정된 것이 간혹 있어서(특히 베링거 제품) 내가 최근에 구입한 무선 마이크를 쓰기가 별로 좋지 않다. Hi-Z 입력 단자에 low impedance 소스를 연결했을 때 소리가 안 나는 것은 아니지만, 최적의 조건은 아니다.

이젠 힘들어서 더 이상 조사를 못하겠다. 주말 내리 하도 휴대폰을 들여다 보아서 시력이 조금은 떨어지지 않았나 걱정이 된다.


플라네타리움이 사라진 천체관

2024년은 공룡 화석이 발견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TV에서 관련 프로그램(벌거벗은 세계사 '화석으로 푸는 공룡의 비밀')을 보던 아내가 국립중앙과학관에 가서 공룡 화석을 다시 보고 싶다고 하였다. 최근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공룡은 파충류보다는 새에 더 가깝다고 한다. 유독 어린이들에게 공룡이 인기가 있는 것은 영화사의 전략이었다고 하던가? 아직도 발굴이 되지 않아서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멸종 생물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얼음에 뒤덮인 남극 대륙이나,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대륙(아틀란티스?) 땅 밑에 말이다.

구글 포토를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과학관을 찾았던 것은 2018년이었다. 날씨 좋은 일요일 오후를 집에만 머물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주차장 입구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과학관을 지나쳐 KAIST쪽으로 우회전을 한 뒤 화폐 박물관쪽 샛길로 들어가서 유성도서관-대덕중학교를 돌아 나와야만 했다. 





자연사관을 빠르게 둘러본 뒤 일단 천체관 관람을 하고 다시 주 전시관을 보기로 하였다. 국립중앙과학관과 대전시민천문대의 천체관을 본 것이 벌써 언제였던가? 3D 안경을 입구에서 나누어 주고 있어서 아마도 별자리 관련 설명을 한 뒤 입체영상물('우리는 외계인')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전통적인 별자리 해설을 보려면 낮 1시 30분 운영 프로그램을 찾았어야 했다(링크).

그러나 관람석 중앙에 있어야 할 플라네타리움이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플라네타리움은 천체관의 전시공간 유리창 너머로 물러난 상태였고, 디지털 투영 방식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대한민국'이 선명하게 인쇄된 우주발사체가 과학관에 전시된 것은 정말 뿌듯한 일이다.

미래기술관쪽에서 바라본 천체관.
천체관 돔에 비춰진 황도 12궁.


이제는 전시물 신세가 된 GOTO GSS-II 플라네타리움. GOTO 회사 소개 링크.

다른 각도에서 촬영.


'우리는 외계인'은 잘 만들어진 3D 영상물이었다. 외계에서 생명체를 찾으려면 지구의 극한 환경부터 돌아 보아야 한다. 심해 열수구, 지표면으로부터 4 km 깊이의 지하, 극지의 얼음 등 미생물 외에는 생명체를 찾기 어려운 환경을 설명하면서 인체 내부의 미생물까지 소개를 하면서 최신 과학기술의 성과를 쉽게, 그리고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별은 행성이 그 주변을 돌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Goldilocks zone, 즉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행성이라면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행성을 현재의 망원경 기술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그 행성의 대기로부터 생명체가 만들어 내는 흔적, 즉 산소의 존재를 여러 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다면 생명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한 후보는 태양계 내에도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해답은 로봇을 이용한 화성 탐사를 통해서 가장 빨리 알아내게 될 것이다.

'우리의 생존 문제도 제대로 해결을 하지 못하는데 무슨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다는 것인지...' 이것이 최근까지의 내 생각이었다. 그러나 바깥 세상으로 눈을 돌리고 정말 작은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은 비록 절대 다수가 아니더라도 헌신적인 과학자에 의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되었다.

천체관에서 플라네타리움이 사라진 것은 약간 충격적이었다. 터치 스크린과 입체 영상이 흔해진 이 시기에 관객, 특히 어린이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고전적인 플라네타리움으로는 부족했을 것이다. 물론 GSS-II 플라네타리움의 수명이 다하고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기에 디지털 영사기로 교체를 했을지도 모른다.

요즘 별을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기의 질도 점점 나빠지고, 무엇보다도 광공해가 너무 심해서 별을 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러나 한층 더 걱정스러운 것은 휴대폰을 늘 달고 사는 세대가 밤하늘의 별에 관심을 갖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천체투영관은 입체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으로 변신하지 않고서는 경쟁하기 어렵다. 고전적인 오디오 앰프, 사진기, 망원경... 신체의 일부가 된 휴대폰과 초고속 인터넷 때문에 점점 설 자리를 잃는 과거의 '고급 취미'가 아니겠는가? 한번 방향을 튼 대세를 과거로 되돌리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LP(vinyl)가 다시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닌 것 같다.

스카이워처(Sky-Watcher)의 127 mm 막스토프-카세그레인 망원경. 적도의와 삼각대는 사무실에서 영구 대기 중이다. 화석이 되기 전에 이따금 꺼내어 봐야 하는데... 한때는 정립 프리즘을 달아서 탐조용으로 쓸 생각도 했었다. 그러려면 줌 접안경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럴 요량으로 구입했던 볼 마운트와 삼각대는 또 어디로 갔는가?

초기 인류 형님, 저도 늙어간답니다... 형님은 카페인이나 휴대폰으로 밤잠을 설치지는 않으셨겠죠? 이를 닦지 않았지만 충치도 없었을 것이고, 당뇨병 걱정도 없으셨겠죠. 문명이 주는 질환이나 스트레스는 없었겠지만, 생존 그 자체가 더 큰 걱정이었겠네요.

오랜만에 찾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광활한 우주 공간에 점 하나와 같은 지구. 그렇게 좁은 세상에 바글거리고 살면서 우리 모두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애를 쓰고 서로를 비교하며 자기가 얼마나 더 잘났는지 확인하려 든다. 무엇이 올바른 삶인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런 철학적인 질문에 다다르게 된다.



2024년 5월 18일 토요일

충전식 무선 마이크 - 이것이 중국산 제품의 마지막 직구가 될 것인가

5월 8일에 무선 마이크 이야기라는 글을 썼다. 국내에서 특별히 허가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무선 마이크의 주파수 대역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주파수 분배와 관련한 정책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결정되는지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호기심은 결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아주 싼 가격의 무선 마이크 세트(2개 들이)를 사는 것으로 이어졌다. 




광택이 나는 플라스틱으로 마감 처리된 마이크 본체는 매우 가볍고 장난감과 같은 느낌이었다. 마이크 본체와 수신기에는 전부 18650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 있었고, USB-C 타입의 충전기를 직접 꽂게 되어 있었다. 충전을 완료한 뒤 테스트를 해 보았다. 전원을 넣자마자 마이크와 수신기의 연결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다. Behringer UM2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하여 Audacity로 확인해 보니 화이트 노이즈가 조금 들린다. 실제로 믹서에 연결하여 파워앰프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어 봐야 원래의 목적(행사 등에서 사용)에 잘 어울리는 물건인지 판별을 완료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무선마이크를 이용하여 녹음을 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행사를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할 수도 있겠다.

마이크 A는 630.65MHz, B는 661.85MHz로 송신이 이루어진다. 채널 변경 기능은 없는 것 같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파는 같은 제품 광고를 보면 마이크에 표시된 주파수가 전부 달랐었다. 저가 제품이라서 아마 제조 단계에서 랜덤하게 골라 포장하여 보내는 것 같다. 설명서에는 같은 주파수와 ID 코드를 쓰는 무선 마이크가 근처에 있어 cross-talk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적혀 있지만, 설명서에 나오는 frequency hopping button이라는 것이 실제 물건에는 없다. 아래 사진 설명에도 보였듯이, 각 마이크의 송신용 채널은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를 보라. 안테나 옆의 막대기는 전파의 강도나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다. 디스플레이 전체에 한꺼번에 불이 들어온다! 게다가 FREQUENCY를 FREQ UEWCY라는 정체 불명의 두 단어로 표시하였다. 작동이 아무리 잘 된다고 하여도 글씨 인쇄가 틀렸다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 무선 마이크의 주파수 대역은 국내법에 의하면 방송이나 공연 관련 사업자가 허가를 받아서 사용하는 것에 해당한다. 공교롭게도 바로 어제, KC 인증이 없으면 6월부터 해외 직구가 금지될 것이라는 뉴스가 전국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이 마이크는 전자제품이자 통신기기로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장하였고, 사용하는 주파수 역시 일반인이 허가를 받지 않고 쓸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다. 문제투성이(?)의 물건이 법망의 빈틈을 헤집고 일단 내 손에 들어온 셈이다. 

직구 제한이 실제 어떻게 실현될지는 지켜 보아야 한다. 알리익스프레서나 테무에 요청하여 인증 받지 못한 제품이 한국에는 배송되지 못하게 시스템을 바꾸라고 할 것인지(별로 가능할 것 같지는 않음), 또는 한국 세관에서 전부 통관을 막을지? 후자의 경우 산더미처럼 쌓인 통관 불허 직구품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폐기할 것인지? 나와 같이 중국에서 각종 전자제품이나 부품을 싸게 구입하여 취미로 납땜질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에서는 안전을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아마도 값싼 중국제품이 밀려 들어오면서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심 끝에 내놓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정책이 정말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이유와 같이 국민 안전을 증진하는 효과를 낼 것인지? 하필이면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통과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 등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정책에 대하여 '동맹국'인 우리도 공조를 취하는 것인지? 강대국의 정책에 따라 휘둘려야 하는 우리는 제대로 목소리는 내지도 못하고 그저 중국이 배제되면 어떤 반사 이익이 돌아올지 주판알을 굴리기에 바쁜 것 같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은 국내의 유전체 연구자 및 관련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미 보수 언론을 통해서 중국이 국내 유전체 산업에 드리우는 그림자에 대한 지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논설실의 뉴스 읽기] 100만명 유전체 ‘韓 바이오 빅데이터’ 본격화… 미·중 바이오 패권 戰場될 우려 - 조선일보 2024년 4월 19일

이 기사를 읽고서 '중국 기업은 정말 걱정스럽다. 미국이 정말 강력한 제재 조치를 할 만도 하다. 우리도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뜻을 같이 하고 여기에 공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할 말은 많지만, 여기까지만 쓰겠다.


2024년 5월 19일 업데이트

국가 정책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국내 안전인증 없는 제품' 직구 금지, 사흘 만에 사실상 철회 - 한겨레신문 2024년 5월 19일

국무조정실 "현실적으로 불가능...국민께 혼선 끼쳐 죄송"

이정원 차장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2024년 5월 20일 업데이트

이번에 구입한 무선 마이크를 믹서에 연결한 뒤 파워 앰프의 전원을 올려 보았다. 유선 마이크(카날스 BKD-101)보다 출력도 낮고, 디테일도 떨어지며, '쉬-'하는 화이트 노이즈도 꽤 높다. 배경 소음이 있는 야외에서는 스피치용으로 대충 사용할 수 있겠지만, 마음에 드는 품질은 절대 아니다. 역시 싸고 좋은 물건은 있을 수가 없다. 어쨌든 케이블 연결 없이 소리가 난다는 것에만 만족을 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