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8일 목요일

SMALT aligner (Sanger Institute) and Anvi'o

감염균 유전체의 대용량 분석에 관한 논문을 보다가 SMALT라는 새로운 short read mapping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기록을 자주 보게 되었다. Bowtie와 BWA라는 고전적인 도구가 있는데 왜 Sanger Institute에서는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든 것일까? 공식 웹사이트에 가서 SMALT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읽어보았다.
SMALT employs a hash index of short words up to 20 nucleotides long and sampled at equidistant steps along the reference genome. For each sequencing read, potentially matching segments in the reference genome are identified from seed matches in the index and subsequently aligned with the read using dynamic programming.
Reference indexing 작업을 할 때 일정한 간격으로 짧은 word로 이루어진 hash index를 만들어 둔 뒤 read의 매핑 단계에서 이를 사용하여 빠른 seed match를 찾은 다음 dynamic programming으로 제대로 정렬을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흠, 그렇구나... 그러면 나는 BWA, bowtie(bowtie2), BBMap 등의 원리와 특성을 정말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답은 '아니오'이다. 그저 쓰기 편하고 실행 속도가 빠른 것을 선호할 뿐이다. 어제부터 SMALT를 써 보는 중인데 bowtie2보다는 조금 더 빨리 적응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의 A. Murat Eren 교수가 여러 mapping tool을 비교한 결과를 웹에 공개하였기에 이를 소개해 본다. 아직 공개되지 않는 metagenomic read를 bowtie, bowtie2, BBmap, BWA, CLC, GSNAP, Novoalign 및 SMALT로 매핑하여 Anvi'o로 그 결과를 시각화한 것이다.

Comparing different mapping software using anvi'o

Anvi'o는 또 무엇인가? 2015년 PeerJ에 A. Murat Eren이 발표한 플랫폼이다. 논문의 제목은 Anvi'o: an advanced analysis and visualization platform for 'omics data. JGI에서도 워크샵을 열 정도이니 매우 인기를 끄는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워크샵은 바로 이번주 월-화 양일간 있었다!(An anvi'o workshop at the Joint Genome Institute) 심지어 이런 말까지 있었다.

I know that people rave about it and the visualizations it produces look really fool.

같은 사이트(microBEnet, microbiology of the built environment network)에 Eran이 쓴 글을 또 하나 소개해 본다. 제목은 Anvi'o: a new platform to work with metagenomic data. 여기에서는 STAMPS(Strategies and Techniques for Analyzing Microbial Population Structure)라는 교육 코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여러 short read aligner가 만들어낸 결과를 Anvi'o가 어떻게 표현하는지 살펴보자. 결과물을 전부 합쳐서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글에 결과 수치를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percent mapped read로만 판단한다면 bbmap, gsnap, novoalign, smalt가 가장 많은 read를 reference에 붙였다.


그러나 mapping rate가 성적표를 구성하는 유일한 과목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read를 붙인 프로그램일수록 SNP처럼 보이는 것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결론에서는 mapping parameter를 최적화하여 각 프로그램들이 내놓는 결과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default parameter를 사용함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2017년 9월 25일 월요일

아르키메데스 AW0063 손목시계의 크로노그래프 분 표시 다이얼의 숫자는 분명히 잘못되었다

Chronograph란 스톱워치 기능이 추가된 시계를 말한다. 타이머와 스톱워치는 비슷해 보이지만 정반대의 기능을 갖는다. 타이머는 일정 시간(예: 5분)을 설정한 뒤 버튼을 눌러 작동시키면 표시창의 시간이 점차 줄어들다가 0이 되었을때 알림음을 내는 기능이고, 스톱워치는 0부터 시작하여 시간이 점차 증가하다가 사용자가 다시 버튼을 눌렀을 때 멈춘다. 즉 타이머는 설정한 것으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스톱워치는 기준 시간으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보여준다. 라면을 끓일 때에는 타이머가 유리한가, 혹은 스톱워치(크로노미터)가 유리한가? 그건 활용하기 나름이다. 경보음이 필요하면 타이머가 유리하지만 시간을 미리 맞추어야 한다. 반면 타이머는 시간 표시창을 계속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보통의 손목시계에서 초침에 해당하는 것이 크로노미터 시계에서는 평소에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시계가 가지 않는다고 오해를 하는 일이 있다. 이 바늘은 크로노미터 버튼을 눌러서 그 기능이 작동 중일때만 돌아간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돌아가는 초바늘은 작은 서브다이얼에 붙어 있다.

Chronometer는 위키백과에 따르면 선박의 진동 및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밀한 휴대용 기계식 시계를 말한다. 같은 접두어인 chrono-로 시작하지만 혼동하지 말자.

작년 1월에 구입하여 착용 중인 국산 브랜드 아르키메데스 V-Revolution 라인의 시계인 AW0063의 다이얼을 보자(노랑색 박스). 9시 방향의 크로노그래프용 분 표시용 서브다이얼의 숫자 표시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바늘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서 숫자가 증가해야 함이 당연하다. 그런데 10분이 표시되어야 할 위치에 20분이, 20분이 표시되어야 할 위치에 10분이 찍혀있다. 크로노그래프 분 서브다이얼에서는 한 바퀴가 30분이다. 시간 표시에서 반 시간 단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40분, 50분은 표시되지 않는다.

아르키메데스 시계(가운데)의 시침 위치가 정상이 아니다.
시계줄을 바꾸면서 시계를 떨어뜨려서 시침이 살짝 빠진 것이다!

그 어떤 크로노그래프를 보아도 이렇게 숫자 표시가 뒤집어진 것은 없다. 아주 표준적인 다른 크로노그래프의 모습을 보자. 이 시계는 12시 방향에 분 표시가 있다. 


아르키메데스의 다른 크로노그래프 시계도 이러한 정상적인 숫자 배열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내 시계(AW0063)와 기본 디자인은 같지만 색깔만 다른 AW0062, AW0064~AW0066이 전부 이렇게 잘못된 배열의 서브다이얼을 장착하고 있다. 아마도 디자인 단계에서 실수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에 대해서 우림 FMG에 문의하거나 클레임을 걸지는 않았다. 잘못 인쇄된 우표나 지폐가 나중에 기념물 취급을 받기도 하니 그저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해 두기로 하였다. 하지만 분명히 시계 디자인을 책임진 사람은 이 오류를 알고 있었을텐데? 아직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면 그것은 큰 문제이다.

그래도 아르키메데스의 10년간 배터리 무상 교체는 매력적이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스와치는 2016년부터 보증서를 지참하지 않아도 평생 배터리를 무상으로 교체해 준다고 한다(관련 뉴스). 이러다가 자동차처럼 명품 혹은 고급 시계도 구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를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17년 9월 22일 금요일

Docker를 통해 배우는 Galaxy와 Plasmid Profiler

Galaxy는 웹 기반의 오픈소스형 생명정보 분석용 플랫폼이다. 2009년에 미국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에서 열린 Genome Informatics Meeting에 참석했다가 이를 처음으로 접하고 참 흥미로운 소프트웨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 이후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대용량의 NGS data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다양한 생명정보학 분석 도구가 이미 내장되어 있는데다가 Tool Shed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구동하기를 원하는 개별적인 프로그램을 적재할 수 있고 워크플로우 구성도 가능하다.

내가 주로 다루는 미생물 유전체 시퀀싱 데이터는 리눅스 기반의 몇 가지 공개 소프트웨어와 CLC Genomics Workbench(Genome Finishing Module 및 Microbial Genomics Module)에서 충분히 소화가 가능했기에 갤럭시에는 별로 관심을 갖기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감염균의 whole genome sequencing data에 포함된 플라스미드 서열을 조립하지 않고 incompatibility group으로 구분하고 항생물질 내성 유전자 프로필을 구성하는 소프트웨어인 Plasmid Profiler를 테스트하면서 갤럭시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갤럭시를 로컬 시스템에 설치하는 것은 꽤 부담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갤럭시와 그 내부에서 워크플로우 형태로 실행 가능한 Plasmid Profiler를 Docker 이미지로 제공하여 정말 쉽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개발자가 제공한 샘플 데이터와 내 데이터를 사용하여 그저께부터 벌써 몇번째 실행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Docker라는 도구의 편의성도 놀랍지만 갤럭시도 의외로 사용법이 쉬웠다.

Docker란 도대체 무엇인가? 컨테이너 기반의 오픈소스 가상화 플랫폼이다. 호스트 OS 위에 게스트 OS가 올라가는 VirtualBox 같은 무거운 방식은 잊어버리자. 도커에 대해서 아무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은 다음의 웹문서 삼종세트를 읽어보기 바란다.

  1. 초보를 위한 도커 안내서 - 도커란 무엇인가?
  2. 초보를 위한 도커 안내서 - 설치하고 컨테이너 실행하기
  3. 초보를 위한 도커 안내서 - 이미지 만들고 배포하기
갤럭시 도커 이미지PlasmidProfiler-Galaxy 도커 이미지는 각각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Plasmid Profiler를 실행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도커를 먼저 설치한 뒤, 다음과 같이 입력하면 그만이다. 첫 실행에서 이미지 파일을 내려받아서 실행을 하게 된다. 실행 중이 도커의 인스턴스를 '컨테이너'라 한다(내가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아직 자신이 없다). 다운로드한 이미지는 시스템 어딘가에 저장이 되므로 다음번 docker run에서는 좀더 빨리 실행이 된다.
docker run -t -p 48888:80 phacnml/plasmidprofiler_0_1_6  
그러면 웹 브라우저에서 48888 포트를 열면 된다. 다음은 최종 결과물의 스크린샷이다.


내가 실제로 사용한 명령어는 다음과 같다. 이렇게 하면 Plasmid Finder의 결과 파일들이 로컬 파일시스템(/data/apps/galaxy_storage/)에 그대로 저장이 된다. 이를 일부러 지우지 않으면 도커를 중단하고 다음에 다시 실행하여도 보존된 파일을 갤럭시 히스토리 내에서 볼 수 있다. /export는 도커 컨테이너 내에서의 경로이다.
docker run -t -p 48888:80 -v /data/apps/galaxy_storage/:/export/ phacnml/plasmidprofiler_0_1_6

Plasmid Profiler의 작동 설명

플라스미드는 모자이크 구조를 하는 경우가 많고 반복 서열과 mobile element의 함량이 많아서 whole genome sequencing 결과물에서 염색체 서열과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PLACENET이나 plasmidSPAdes와 같이 plasmid의 서열만을 추출하려는 프로그램도 존재하지만 그렇게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Plasmid Profiler는 아예 de novo assembly를 배제하고서 시퀀싱 샘플에 포함된 플라스미드의 유형과 내성 유전자 콘텐츠를 비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입력물은 (1) NGS short read data, (2) 플라스미드 서열 데이터, 그리고 (3) replicon sequence + 관심대상 유전자 서열(주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세 가지이다. (2)와 (3)은 도커 이미지에 내장된 상태이지만 항생제 내성 유전자는 사용자가 용도에 맞게 추가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포함된 파일에는 5개의 carbapenemase 유전자만 들어있다. (2)번의 플라스미드 서열 데이터(pp_plasmid_database.fasta)는 NCBI에서 다운로드한 Gammaproteobacteria의 플라스미드 서열 2797개를 완성도와 유사도 측면에서 추려서 대표적인 서열만 모은 것이다. (3)번 데이터(plasmidfinder_plusAMR.fasta)는 덴마크 Center for Genomic Epidemiology에서 배포하는 PlasmidFinder DB에서 유래한 replicon sequence 파일에 항생제 내성 유전자 서열을 덧붙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replicon이란 흔히 쓰이는 개념인 '자가복제 가능한 서열'이 아니라, 플라스미드의 incompatibility group을 나누는데 기준이 될 수 있는 염기서열이다.

Plasmid Finder의 첫번째 단계에서는 KAT를 사용하여 Gammaproteobacteria의 플라스미드 서열에 해당하는 것(k-mer 기반)만을 선별한다. 그 다음에는 read를 SRST2로 처리하여 curated plasmid sequence, 즉 (1)번 데이터에서 hit를 모은다. 여기서 조금 혼동스러운 것은 이 과정의 결과로서 얻어지는 것이 input read의 모임이 아니라 plasmid database의 hit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이것은 착각이었다. 9월 27일자 추가 사항을 참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서열(history panel에서 "Fasta Extract Sequence on collection ###..."로 표시)의 ID가 다음과 같다는 점에서 확인 가능하다. input read를 조립하지 않고 단지 매핑만 하므로, reference plasmid DB에서 매핑된 영역을 추출하여 다음 단계로 넘기는 것으로 판단된다. 
>550__KU665642.1__KU665642.1__00132 no
>510__KF874498.1__KF874498.1__00168 no
>514__KU295133.1__KU295133.1__00182 no
>686__KJ146688.1__KJ146688.1__00190 no ...

2017년 9월 27일 그리고 이후에 추가한 사항

그게 아니었다. SRST2에서 확인된 plasmid DB의 hit sequence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었다. 이것은 서열 ID와 길이를 서로 맞추어 봄으로써 확인한 것이다. Plasmid Profiler flowchart의 step 3에도 나와있듯이 여기에서 하는 일은 "Identify plasmid hits per isolate from individualized databases (SRST2)"인 것이다.  //추가 사항은 여기까지이다.

다음 과정을 살펴보자. 바로 이전 단계에서 얻어진 서열을 BLAST DB로 전환한 뒤 (3)번 서열을 query로 하여 MegaBLAST를 실시한다. 그러면 어떤 내성 유전자가 있는지, 플라스미드는 어떻게 그룹을 지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R package를 돌려서 dendrogram이 포함된 heatmap으로서 결과를 작성한다.

아직 결과물이 100%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샘플이 가진 모든 내성 유전자 목록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한계점으로 여겨진다. Hit된 reference plasmid가 갖는 best hit AMR(antimicrobial resistance) gene만 보여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Plasmid Profiler 논문은 bioRxiv에만 공개된 상태이니 만약 전문 학술지에 정식으로 게재가 되면 성능 개선이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2017년 9월 21일 목요일

손목시계 줄 바꾸기

아르키메데스 손목시계(사진 가운데)의 묵직한 금속제 통줄을 '산뜻한' 가죽줄로 바꾸었다. 폭은 22 mm이고 두께도 꽤 되어서 실제로 착용해 보면 그렇게 산뜻하지는 않다. 왼쪽의 오리엔트 시계(FEM7P007B9)도 시계줄의 폭은 같으나 금속판을 접어서 만든 것이라 매우 가볍다. 약간은 깡통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을 피할 수는 없지만. 맨 오른쪽의 삼성 돌체 시계는 전지 교체를 위해 출근길에 들고 나왔던 아내의 손목시계이다.

금속 통줄은 견고하고 고급스럽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겁다. 아르키메데스 시계는 작년 초에 구입하여 금속줄 상태 그대로 사용해 왔었는데 날씨나 기분, 컨디션에 따라서 너무 꽉 끼는 것 같다가도 또 너무 헐렁한 것 같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즉 가죽줄처럼 조임쇠를 사용하여 즉각적인 조절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마침 '드레스 워치'에 대한 느낌을 갖고도 싶었기에 가죽줄 교체를 시도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시계줄을 바꾸는 일을 소위 '줄질'이라 한다. 시계 자체가 워낙 두껍고 커서 얇은 시각적 효과 말고는 드레스 워치의 기분을 내기는 어려웠다. 이번 줄질 덕분에 드레스 워치를 하나 들일까 말까 하던 욕심을 완전히 잠재우게 되었다.

아르키메데스 시계(가운데)의 시침 위치가 정상이 아니다.
시계줄을 바꾸면서 시계를 떨어뜨려서 시침이 살짝 빠진 것이다!

Archimedes V-Revolution AW0063

오리엔트와 아르키메데스 시계 모두 베젤 직경은 43 mm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으니 이보다 큰 시계는 앞으로 절대 사지 말자는 것이다. 아무리 큰 손목시계가 대세라고 해도 손목이 이에 어울리게 두껍지 않으면 초라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계 관련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늘 올라온다.

'이거 방간 맞나요'

방간이란 '방패 간지(感じ)'의 줄임말이다. 시계가 손목에 비해서 너무 커서 마치 방패 같은 느낌이 난다는 속어이다. 이는 결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이보다 더 좋지 않은 표현은 '난민 손목'이라는 것이 있다. 손목이 얇다는 것을 굶주려서 야윈 난민의 손목으로 비하하여 나타내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줄질'이란 용어는 차라리 귀엽고 아름답다.

손목시계와 관련해서 사용자가 직접 할 수 있는 가장 첫단계의 일이 시계줄을 갈거나 길이를 줄이는 것, 즉 줄질의 단계이고 그 다음은 뒷뚜껑을 열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이다. 배터리 교체는 의외로 어렵다. 잘못하면 상처를 낼 수도 있고 시계에 따라서는 열어놓은 뚜껑이 맨손으로 닫히질 않아서 전문적인 프레스 공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려면 질 좋은 시계공구세트가 필요하다. 그 다음 단계는? 새 시계를 사는 것.

2019년 8월 20일 업데이트

이 가죽줄은 현재 오리엔트 FEM7P007B9 손목시계에 장착된 상태이다. 몇 차례 부실한 줄바꿈을 시도하였다가 바넷봉이 빠지면서 오리엔트 시계의 엔드피스 하나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원래의 시계줄이 가장 잘 어울리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델 인스피론 데스크탑 3668 구입

2012년 10월에 집에서 쓰려고 구입했던 델 인스피론 660s에 이어서 또다시 인스피론 데스크탑 컴퓨터를 구입하였다. 이번의 모델명은 3668이다. 2006년 2개월 반의 국외 출장을 위해 XPS 노트북을 산 것까지 포함하면 델의 제품을 세번째 구입한 것이다. 인스피론 660s 전에는 2008년에 Shuttle XPC SG33G5 베어본을 사용했었는데 불안정한 하드웨어와 윈도우 비스타는 정말이지 '최악'의 조합이었다. 따져보니 가정용 컴퓨터의 구입 주기는 대략 4년에서 5년인 셈이었다. 인스피론 3668은 660s에 비해서 조금 더 좌우 폭이 넓고 키가 크다. 대신 앞뒤 폭은 더 줄어들었다. 같이 딸려온 마우스와 키보드는 예전에 쓰던 것보다 더욱 세련되고 슬림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사양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델 홈페이지의 제품 소개). 모니터는 새로 구입하지 않았다.

  • 7세대 인텔 코어 i5-7400 프로세서(6MB 캐시, 3.50GHz)
  • 8GB DDR4 2400MHz 메모리
  • 1TB 7200 rpm HDD
  • 인텔 HD 그래픽 630
  • Windows 10 포함

이것보다 더 낮은 사양의 제품도 있었으나 너무 싼 가격에만 집착하지 않기로 하였다. 한컴오피스NEO와 오피스365를 설치하고 프린터 무선 연결을 완료하였다.


델 컴퓨터는 주문이 들어가면 중국 공장에서 조립에 착수하여 배송되기 때문에 국내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비하면 물건을 받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9월 9일에 주문을 한 것이 오늘(21일) 배송되었으니 거의 2주가 걸린 셈이다. 이를 제외한다면 전반적인 품질, 가격, 서비스 면에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편이다. 원래 이번에는 컴퓨존 같은 국내 업체에서 조립PC(예: 아이웍스 PC)를 주문할 생각도 가졌었지만 제품 종류가 너무 많아서 포기하였다.

연구실에서 업무를 위해 꽤 많은 대수의 서버를 사용하고 있으나 - 윈도우 노트북과 맥북 프로를 포함하여 - 최신 하드웨어의 사양에 대해서는 오히려 잘 모르는 편이다. 지금의 것은  i 몇이더라? '투알라틴 셀러론' 프로세서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 것의 이름은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한다. Xeon을 쓰는 서버들에 대해서는 아예 무감각해지고 말았다. 그저 코어 수와 메모리, 하드디스크 용량 정도만 파악하고 있을 뿐. 올해에는 DAS를 처음으로 구입하였고 NAS의 HDD를 6TB x 5개로 증설하였다는 것, 맥북 프로를 쓰기 시작했다는 것, Docker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것 등이 업무를 위한 컴퓨터 생활에서 새롭게 경험한 것이다.

앞으로 5년 뒤에는 어떤 컴퓨터를 사게 될까? 그때 나라 안팎의 경제상황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또 누가 대통령을 하고 있을까? 인공지능이 정말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을지, 4차 산업혁명은 정말 진전되었을지(아니면 실제로 존재하기는 하는지) 궁금하다. 지금 성공 가도를 달리던 기업이 5년 뒤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업들이 또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2017년 9월 20일 수요일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에고라는 적(Ego is the enemy)>

이 책의 저자인 라이언 홀리데이는 1987년 생으로 올해 겨우 만 서른 살이 된 젊은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미디어 전략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어패럴>사의 마케팅 이사로 일하면서 그가 만든 광고는 큰 성공을 거두면서 트위터, 유튜브, 구글 등에서 연구 사례로 소개되기도 하였지만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였다. 결코 긴 인생을 살지 않았으나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험하고 나서 인생의 전환점에 설 때에는 '에고'를 버려야 함을 깨닫고 이런 책을 내게 된 것이다. 서른 살에 쌓았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많은 고민과 철학이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접하는 자기계발서에서 주장하듯이 자신감과 열정, 자존감으로 뭉쳐서 남을 통제하듯이 인생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위키백과에서 '에고'의 뜻을 찾아보았다.

자아(自我, ego)는 생각, 감정 등을 통해 외부와 접촉하는 행동의 주체로서의 '나 자신'을 말한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 다루는 에고와는 조금 다르다. 저자가 말하는 에고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으로서의 에고이다. 서문(26쪽)에서는 그 누구(무엇)보다 더 잘해야 하고 보다 더 많아야 하고 또 보다 많이 인정받아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에고이다라고 하였다. 즉 자신감이나 재능의 범주를 초월하는 우월감이나 확신이기도 하다. 바로 이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일관된 주제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성공을 지향하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에서는 결코 보기 어려운 주장이기 때문이다. 약간은 허황된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되뇌이면 결국 내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면서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된다는 주장이 더 많지 않은가? 어딘가 모르게 조금은 소심해 보이는 홀리데이의 글이 내 마음을 조금씩 파고들었다.
권위를 가진다는 것과 권위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은 같지 않다.
만약 당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결코 그것을 배울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나친 열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다.
그 일은 누군가에게 굽신거리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멋있어 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우리가 이룬 목표를 이뤘을 때 거기에 장엄한 대서사라는 것은 없다. 그와 같은 성공이 일어났을 때 당신은 단지 우연히 거기에 있었을 뿐이다.
어떤 독일 작가는 메르켈의 50번째 생일에 바친 축사에서 그녀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가식 없음'이라고 했다.
스포트라이트를 좇지 마라.
당신은 증오나 분노가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좀 더 유명해지고 싶다. 남을 통제하고 싶다. 리더가 되고 싶다... 이런 겉으로 보이는 성취에 집착하지 말자.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기만의 특별함에 매몰되지 않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서론에서).  

성공보다 더 큰 가치를 찾아라. 성공의 정의는 사람마다 같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지금보다 더 바르게 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7년 9월 19일 화요일

독서 기록: 휴먼 3.0, 트랜스 휴먼, 신체증강휴먼...

얼마 전에 연구관련 기획문건을 쓰면서 참조를 했던 자료의 제목이 신체증강휴먼이었다. 구글에서 이 단어로 검색을 했던 참조했던 PDF 파일이 그대로 나온다(링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소의 하위에서 발견되는 이 자료는 첫쪽에 '2017 미래유망기술 프로그램'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지만 머리말이 없어서 어떤 취지에서 만들어진 자료인지 알 길이 없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메인페이지의 통합검색창에 '신체증강휴먼'을 입력해도 이 문서의 링크가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구글 검색을 통해서만 나오는 희한한 문서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신체증강휴먼 기술은 신체에 부착하거나 신체의 일부분으로 결합시켜 인체의 능력을 증강 보완하고 인간의 의지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모든 기술을 의미한다.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응한 일도 있었다. 제목은 '인간기술융합의 트랜스휴먼 시대 미래사회 핵심 이슈 전문가 조사'였다. 트랜스휴머니즘이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신체의 변형, 확대, 증강을 도모하고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향상하려는 문화적이고 지적인 운동. 이를 통해 인간성(humanity), 정상성(normality)에 대한 통념을 끊임없이 허물고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으로 정의하였다.

조엘 가로의 책 <급진적 진화>에서는 강화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곧바로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를 읽었다. 과거의 지식과 경험으로 예측할 수 없는 고도 기술의 미래사회에서는 한계효용증가의 법칙에 따라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 인간과 컴퓨터, 인간과 기술이 구별이 되지 않는 시대가 오면 이러한 신체증강휴먼, 트랜스휴먼, 강화인이 사회를 주도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주에 읽은 책 <휴먼 3.0: 미래 사회를 지배할 새로운 인류의 탄생>(피터 노왁 지음)도 이러한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의 또다른 저작인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는 나중에 꼭 읽어볼 생각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까지 곁들이면 마래 담론에서 빼먹어서는 안될 모든 주제를 모두 담는 셈이 되겠다.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지만 한낱 유행어로 끝나고 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난 주말, 서울 종로의 모 공공장소(서울특별시 사적의 하나)에 마련된 휴게장소에 잠시 앉아있는데 옆쪽 테이블에서는 60대 이상은 됨직한 어르신들 예닐곱이 모임을 갖고 있었다. 모임을 주도하는 강연자는 장기를 계속 바꾸어 이식해 나가면서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있게될 미래의 기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동양철학이나 신흥종교와 관련된 모임으로 느껴졌는데 말이다!

저자가 미래에 새로운 인간이 탄생하면서 불륜은 증가하나 섹스는 감소하고, 자아를 형성하는 공간이 사라지고, 기술발전으로 종교가 소멸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결국 세계화된 조화 대 만연하는 개인주의는 서로가 윈-윈 하는 새로운 통합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견하였다. 기술의 발전이 주는 해악을 분명히 인지하면서 모두가 번영하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나는 미래에 대해서 그다지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 불확실한 것은 점점 많아지는데 사람들은 확실한 방법을 미리 찾기 위해서 지나치게 몰두한다. 단언코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고 본다.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