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30일 금요일

소니 헤드폰 MDR-ZX11-AP의 음질을 다시 생각해 본다

국외 출장길에 충동 구매한 소니 헤드폰 MDR-ZX11-AP. 저가형임에도 불구하고 제값을 다 주고도 모자라 비싸게 구입하였다. 비행기와 버스 안에서 대충 들을 때에는 잘 몰랐는데, 사무실로 돌아와서 원래 쓰던 오디오테크니카 TH-380AV 헤드폰(이것도 좋은 것은 아님)과 비교해 보니 한숨만 나온다. 소리도 훨씬 작고, 답답하고, 선명하지 못하고...


내가 도대체 이것을 왜 샀을까. 더군다나 이것은 통화용 마이크로폰이 달려있어서 4극 단자가 달려있다. 이것을 사무실의 헤드폰 앰프에 꽂으면 접촉이 약간 이상하여 더더욱 듣기에 거북한 소리가 난다. 

이제 이 헤드폰의 용도는 확실히 정해졌다. 오직 바깥에서 휴대폰에 연결하여 음악감상과 통화를 겸하는 것. 차라리 와싸다 닷컴에서 5만원 내외의 적당한 제품을 살 것을...

요즘은 더 이상 싸구려 앰프 만들기에 관심을 쏟지는 않는다. 마지막 트랙 가까이 가면 튀는 CD 플레이어가 고민스러울 뿐이다.

연구개발관리사 자격검정 시험평가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연구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창의적이고도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성과를 잘 내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여기에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어느 정도 규모의 연구집단을 이끌고, 연구비 관리를 잘 하는 능력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어떤 사람이 연구를 잘 하는가를 가장 쉽게 평가하려면, 즉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줄세우기를 해 본다면 그 사람의 논문과 특허 등 3P 실적을 보면 된다.

연구 자체와 연구개발 관리는 약간 다르다. 연예인과 매니저가 다른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소속사 없이 혼자서 스케쥴을 챙기고 모든 대외 업무까지 도맡는 1인 연예인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쉬운 노릇이 아니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에서 오는 11월 19일 제1회 연구개발관리사 자격검정 시험평가를 실시한다고 한다(대덕넷의 관련기사 링크). 연구개발 기획과 수행·관리, 성과확산 등 전주기 분야와 연구실 안전, 윤리, 보안 등 필수 분야에 대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인정받으면 자격증을 발급하게 된다.


아직은 이 자격증 취득 여부를 가지고 취업이나 각종 평가에 가산점을 준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 KIRD나 미래부의 의지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2016년 6월 날짜가 찍힌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연구개발서비스 활성화 방안(안)" 공개자료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연구개발관리사, 연구장비전문가 등 민간자격제도를 활용하여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 연계 및 공인자격으로 확대·발전...'16년 자격시험 시범실시 -> '18년 이후 공인인증자격으로 내실화.

그렇다면 이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인가, 연구개발관리를 잘 하는 사람인가? 머니투데이에 실린 다음의 기사 제목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Science와 Nature에 논문을 자주 싣는 사람과 이 자격증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건 분명히 잘못된 기사 제목이다. 이 자격증이 분명히 내실이 있는 것이라고 가정하면, 어디까지나 연구개발'관리'에 국한된 것이어야 한다.

또 다른 우려는 이 자격증이 어떤 식으로든 필수적인 요건으로 자리잡게 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이 보인다는 것이다. 신설된 제도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 자격증을 필수로 하는 일들이 신설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정부연구개발사업을 신청하는 연구책임자는 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거나, 기업 부설 연구소에는 반드시 연구개발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근무하도록 규정을 만든다거나... 그러면 이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시험을 주관하는 단체는 확고한 수익 모델을 얻는 셈이 된다. 말하자면 요즘 지나치게 남발되는 민간자격증제도의 나쁜 점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연구개발도 자격증 시대가 오는가? 학위와 경력 및 그동안의 업적으로도 부족하고 특정 자격증이 있어야만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연구개발관리사, 빅데이터분석사, 연구개발성과확산사, 해외네트워크구축사, 연구부정행위감별사...

2016년 9월 28일 수요일

Python 3.5.2 설치하고 pyani 실행하기

미생물 유전체의 average nucleotide identity와 관련한 계산 및 그림을 그려주는 도구(pyani)를 설치하려고 보니 python 3이 필요하다. 내 리눅스 컴퓨터에는 CentOS 6.7이 제공하는 python 2.6 및 linuxbrew가 제공하는 python 2.7이 공존한다. 이제 python 3.5는 또 어떻게 설치할 것인가?

루트 권한을 가지고서 소스로부터 설치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pyenv를 쓰는 방법이 있다. 다른 버전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설치해야 함이 관건이다.

소스로부터 설치하기

GCC는 여전히 4.4.7이다. linuxbrew가 설치된 상태이므로 su 명령으로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면 GCC 5.3.0을, su -로 전환하면 GCC 4.4.7을 쓰게 된다. GCC 4.4.7로는 make test를 통과하지 못했다. 따라서 GCC 5.3.0을 쓰기로 한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make altinstall"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make install을 해 버리면 기존의 python 명령어를 덮어쓸 것이고, 어떤 문제가 생길지 나도 모른다!

# ./configure --prefix=/usr/local
# make
# make test
# make altinstall
...
Installing collected packages: setuptools, pip
Successfully installed pip-8.1.1 setuptools-20.10.1
# ls /usr/local/bin/python*
/usr/local/bin/python2.7         /usr/local/bin/python3.4m         /usr/local/bin/python3.5m
/usr/local/bin/python2.7-config  /usr/local/bin/python3.4m-config  /usr/local/bin/python3.5m-config
/usr/local/bin/python3.4         /usr/local/bin/python3.5

여기서 궁금증이 발생한다. python3이 관여하는 pip-8.1.1이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테스트를 해 보자.

# pip -V
pip 8.1.2 from /usr/local/lib/python3.5/site-packages (python 3.5)
# pip2 -V
pip 8.1.2 from /usr/local/lib/python2.7/site-packages (python 2.7)
# pip3 -V
pip 8.1.2 from /usr/local/lib/python3.5/site-packages (python 3.5)
# exit
$ pip -V
pip 8.1.2 from /home/hyjeong/.linuxbrew/Cellar/python/2.7.12_1/lib/python2.7/site-packages (python 2.7)
$ pip2 -V
pip 8.1.2 from /home/hyjeong/.linuxbrew/Cellar/python/2.7.12_1/lib/python2.7/site-packages (python 2.7)
$ pip3 -V
pip 8.1.2 from /usr/local/lib/python3.5/site-packages (python 3.5)

정말 복잡한 환경이다!

pyani 설치하기

관리자 권한으로 pip3 install pyani를 실행하니 GCC 5.3.0에서는 에러가 발생한다. GCC 4.4.7에서는 잘 설치가 되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복잡한 것인가...  어쨌든 설치는 했으니 실행을 해 보자. average_nucleotide_identity.py가 핵심 스크립트이다. output directory는 이미 존재하는 디렉토리를 지정하면 안된다. 특별히 지정하지 않으면 mummer를 사용하여 순식간에 nucleotide 간의 identity를 계산한다. 가용한 thread를 다 사용하여 계산을 하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 average_nucleotide_identity.py -v -i . -o out -g


결과 그림을 보자. 어쩌면 앞으로는 JSpecies를 쓰지 않게 될지도 모르겠다.


pyani는 NCBI tax ID를 이용하여 한번에 유전체 정보를 내려받을 수 있는 스크립트인 genbank_get_genomes_by_taxon.py도 포함하고 있다. ANI 분석을 할 때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genome 파일을 내려받지만 않을 수 있다면 말이다.

pyenv는 어떻게 하라고?

홈 디렉토리에 .pyenv라는 디렉토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pyenv를 설치하여 사용한 경험이 있다! 각 파이썬 버전은 ~/.python/version에 설치하도록 되어있다. 소스로부터 /usr/local에 이미 python 3.x를 설치해 버렸으니 pyenv를 경유하여 쓰도록 다시 설치하는 것은 혼란을 줄 여지가 있다. 우선은 그냥 두자!

오른 손목의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버티컬 마우스는 큰 어려움 없이 사무실 책상 위의 식구로 자리잡았다. 다른 제조사의 버티컬 마우스는 아직 한번도 경험해 본 일이 없지만, TG 제품은 매우 콤팩트해서 내 손 안에 잘 자리잡는다. 손목의 움직임도 한결 편하고 통증도 줄어들었다.

아울러서 손의 쥐는 힘을 강화하는 것이 손목의 통증을 경감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운동을 시작하였다. 손목을 거의 꺾지 않은 자세로 손의 힘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운동으로는 악력기와 푸쉬업바를 이용한 팔굽혀펴기를 선택하였다. 맨 바닥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푸쉬업바를 사용하니 손목이 한결 편하다.

최고의 근육운동 팔굽혀펴기 4가지 방법(허핑턴포스트)

운동요법은 대단히 조심스럽게 행해야만 한다. 수개월 전에 손목이 너무 아파서 친구가 운영하는 집 근처 한의원에 찾아가니 손목은 한번 다치면 회복하기 어려우니 되도록 쓰지 말라고 조언하였었다. 의사의 견해에 따르자먼 손목을 쓰는 운동을 잘못 하다간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내가 택한 방법은 단순하다. 스트레칭이나 손 털기를 자주 실시하고, 운동을 하거나 손을 쓸 때에는 손 전체에 힘을 주어서 손목이 좌우로 꺾이지 않도록 유지하며, 필요한 때에는 손목을 가급적 위 아래로만 움직히는 것이다. 운전대를 돌릴 때에도 손에 힘을 세게 주어서 손목이 일자로 펴진 상태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무릎 관절이 나빠지거나 척추분리증이 있는 경우 주변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여 통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들었다. 이러한 원리를 그대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50년 가까이 써 온 기계가 여기저기서 망가지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 적절한 관리만이 120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버티컬 마우스로 손목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오른손 손목의 통증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진 적이 몇 번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실제로 거의 하지 않았다. 십중팔구는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을 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손목이 너무 아프면 간혹 손목 보호대를 하고 출근을 하기도 했다.

이번 출장길에 무거운 가방을 끌고 다니다가 손목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우선 마우스를 바꾸어 보기로 하였다. 트랙볼과 버티컬 마우스를 한참 알아보다가 부담없는 가격의 TG-TM137U Healing 모델을 하이마트에서 구입하였다.




랩탑 컴퓨터에 연결하여 처음으로 작동을 시키면서 이 블로그를 쓰는 중이다. 적당히 아담하고 작은 크기이다. 초기 적응이 필요할 듯. 손목에 무리를 주지 않는 마우스를 쓰는 것과 더불어 키보드를 바른 자세로 쓰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처음부터 올바른 타자법을 익힌 것이 아니라 그저 마구잡이로 타자를 치는 버릇이 들어버려서 모든 손가락을 골고루 쓰지를 않는 편이다. 네째 손가락과 새끼 손가락을 골고루 사용함으로써 손목의 움직임을 되도록 줄이고, 손목 자체가 꺾이지 않도록 올바르게 손을 배치하는 버릇을 들여 보도록 하자. 아울러서 악력기를 위한 가벼운 손 운동과 손목 스트레칭을 병행해 보겠다.

 하루 사용 후 느낀 점

일반 마우스에 비해 어색함이 그렇게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버튼을 더블 클릭할 때 누르는 방향이 평소와는 달라서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편하고 손목에도 부담이 훨씬 적어진 것으로 느껴진다. 매우 만족스럽다.

2016년 9월 14일 수요일

CD 플레이어 이후를 생각해 본다

롯데 CD 플레이어 LCD-7500. 1991년 4월 제조.
이런 제목을 달고 보니 마치 수천 장의 오디오 CD를 소장하면서 더 이상 관리가 어려워져서 전부 리핑을 하여 파일 형태로 전환한 뒤 최신의 IT 기법을 이용하여 편리한 음악 감상 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로 고민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겠다.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Go!Classic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음원 파일로 구운 것을 포함하여 겨우 수십 장의  CD를 소유하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전체 음악 감상에서 튜너를 소스로 사용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비록 그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가끔 음악 CD를 사는 것이 아직도 큰 즐거움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갖는 현실적인 고민은 낡은 CD 플레이어로 요즘 음악을 듣다가 끝 곡 위치에서 튀거나 갑자기 재생을 중단해 버리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시간이 60분을 넘기는 CD의 경우가 더욱 그러하다.

처음에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픽업에 있다고 생각했었다. 작년 봄에 픽업을 직접 교체한 이후로(링크 1, 링크 2) 이제는 이 장비를 영원히 쓸 수 있을 것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오랜 시간을 달려서 이제 노후한 모터 자체는 전혀 교체가 되지 않은 것이다. CD 플레이어는 트레이 작동, CD 회전 및 픽업 이송을 위해 총 3개의 모터가 쓰인다고 한다. 픽업이 가장 안쪽(1번 트랙)으로부터 바깥쪽으로 이동하면서 그 위치를 정확히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따라서 CD의 회전 속도도 느려져야 한다. 즉 상당한 수준의 제어 메카니즘이 필요한 것인데 달랑 픽업만 교체했다고 해서 어찌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마지막 트랙 근처, 즉 픽업이 CD의 끝위치에 도달할 즈음에 작동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그 원인이 픽업 자체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교체 또는 보수하기 어려운 메카니즘에 존재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25년을 넘게 달려온 CD 플레이어를 픽업 교체만으로 계속 되살려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럼 그 이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음악감상 환경이 정말 하루가 다르게 바뀌면서 이제는 블루투스 오디오와 하이엔드 기기 말고는 선택의 폭이 정말 좁아진 것이다. 가능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휴대용 CD 플레이어

정말 놀라운 가격(2-4만원)의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온라인 마켓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것들은 휴대성이나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서 음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로 어학 학습용으로 팔린다. 예전의 고급 제품은 디지털 출력을 지원하기도 했다지만 이제는 저가품 말고는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저가형 DVD 플레이어

오디오 CD를 재생하지 못하는 DVD 플레이어는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전용 CD 플레이어와 DVD 플레이어의 오디오 CD 재생 음질에 대한 논란이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만약 DVD 플레이어에 디지털 음성 출력 단자가 있다면 그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E-IDE DVD/CD-ROM drive 해킹하기*

PC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나오는 구형 CD-ROM 드라이브에 전원을 달아서 간이형 CD 플레이어를 만드는 것이 잠시 유행인 적이 있었다. 전면에 CD 재생 버튼과 3.5 mm 스테레오 폰잭이 있는 드라이브에 전원(DC 12V 및 5V)만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가장 소극적인 방법으로부터, IDE 커넥터에 디스플레이까지 달린 콘트롤러를 달고 S/PDIF 단자로부터 디지털 음성 신호를 빼내는 적극적인 방법에 이르기까지(정보 사례). 인터넷을 뒤지면 마이크로콘트롤러칩을 이용하여 조작장치를 만드는 정보가 나오는데, 요즘은 아예 이베이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리모콘까지 포함된 CD-ROM controller를 25-30달러 정도에 판매한다. 이를 활용할 적당한 중고 IDE CD-ROM drive를 구하는 것이 다음 문제가 될 것이다. 8배속을 넘는 고속 드라이브라면 당연히 귀에 거슬리는 회전 소음이 날 것이고, 전원장치 등을 포함하여 케이스를 꾸며 넣으려면 상당히 일이 많아진다. 게다가 S/PDIF 출력이 없이 아날로그 음성 출력만 제공하는 드라이브는 음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진정한 실력자라면 내부에서 디지털 음성 신호를 빼내는 것도 가능하리라. 모든 E-IDE DVD/CD-ROM 드라이브는 디지털 음성 출력을 제공하는가? 그건 잘 모르겠다. 자작 본능을 충족시킬 가장 적당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라즈베리 파이 활용

라즈베리 파이에 외장형 ODD를 달아서 CD 플레이어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아서 디스플레이나 키보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휴대폰으로 콘트롤하는 방법을 얼핏 본 적도 있다.

2016년 9월 9일 금요일

정기 건강검진 후기

어제는 매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일이었다.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나 검사 종류의 폭이 예전보다는 넓어졌다.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대장 내시경을 피해갈 수 없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으로 이를 선택 검진 항목에 넣었다. 위 내시경을 동시에 받아야 해서 별 주저함 없이 수면 검사를 택했다.

가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해서 걱정을 한 것은 사실이다. 밤새 세장제(쿨프렙산)과 씨름을 하면서 맹물이 이렇게 맛있는 음료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포카리스웨트에 미원과 설탕을 탄 것과 비슷한 맛이었다. 약을 먹기 시작한지 한시간쯤이 지나면서 드디어 화장실을 들락날락... 물을 추가적으로 많이 마신 것이 장을 깨끗이 비우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검사 당일. 안그래도 크지 않은 키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줄어든다. 시력도 약간 나빠졌다. 그러나 체중이나 비만도는 다 정상 범위이다. 항상 체지방을 조금 줄이고 근육량을 키우라는 말을 듣는데 그게 어디 쉬운 노릇인가.

이윽고 위+대장 내시경 검사 시간. 뒤가 휑하니 뚫리고 덮개가 달린 민망한 바지로 갈아입고 늘 위 내시경을 하던 그 방에 들어가 누웠다. 팔뚝 정맥에 미리 꽂은 주사바늘을 통해 약물이 들어감과 동시에 의식이 사라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회복실이다. 배에 주입한 공기때문에 상당히 불편하다. 한참을 더 누워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밖에 나오니 거의 1시간 반이 지나 있었다. 위 내시경을 받던 초창기 시절, 겁이 나서 수면 내시경을 받았었는데 그때는 침대에 실려서 회복실로 나오면서 의식이 돌아오곤 했었다.

검사를 마무리하면서 내시경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장 청소도 아주 잘 되었고 용종도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라서 7년 뒤에 다시 검사를 받으라고 하였다. 용종이 생기는 것은 유전적인 것이니 부모님께 감사하라는 설명과 함께. 고등학생 시절 장염을 심하게 앓은 뒤 남들보다는 화장실 신세를 자주 가는 편인데 - 아마 과민성 대장 증세가 후유증으로 남았으리라 - 어쩌면 장에 변이 머무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서 건강을 해치는 대사물이 생성될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도 모른다는 해석을 내려본다. 말하자면 식당으로 치자면 회전률이 높은 셈이겠다.

커피를 '거의' 끊은지 약 3개월이 지났다. 속이 편해지면서 위장 점막 상태도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위 조직 검사도 하지 않았음을 정말 다행으로 여긴다.

검사를 받은 오후 내내 장이 불편해서 힘들었다. 같이 건강검진을 받을 겸 보호자로 따라온 아내와 함께 근처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가 아랫배가 너무 불편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쉰 것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