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31일 금요일

이영건 선생님의 신작 6V6 싱글 앰프

오늘 아침 소리전자 판매장터 게시판에서 보았던 이영건 선생님의 신작 6V6 앰프 판매글의 사진을 캡쳐해 두었다. 앰프가 팔리고 나면 즉시 글을 지우시는 스타일이라서 이렇게라도 해 놓지 않으면 인터넷에서 다시 사진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6V6 싱글앰프. 이영건 선생님 제작. 출처는 소리전자(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
예전에는 가정용 오디오 시스템을 전축이라 불렀고, 나무로 주변을 둘러서 가구의 하나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었다. 이를 흔히 장전축이라고 한다. 왜 '장'인지는 모른다. 옷장, 서랍장, 책장처럼 장롱을 뜻하는 '欌'을 앞에 붙여서 장전축이라고 한 것일까? 6V6은 장전축에서 매우 흔히 쓰이는 출력관이었다고 한다. 70년대 이문동 집의 거실을 차지하고 있던 전축 - 아마 독수리표가 아니었을까 - 에도 6V6이 쓰였었을지도 모른다. 현재도 많은 사람이 자작용으로 즐겨 제작하는 6V6 싱글 앰프는 소리전자에서 '돌쇠'라는 키트로도 팔리고 있다.

만들기가 쉽다는 이유로 두어 대의 싱글 앰프를 만들거나 주문제작한 경험이 있는데 여기에 연결하여 충분한 음량이 나올 능률 좋은 스피커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푸시풀 앰프를 한번은 만들고 싶다. 작년에 구입한 이영건 선생님의 6J6 푸시풀 앰프(링크)는 아무래도 소리가 좀 작고 마이크로포닉 노이즈가 심한 편이다. 이 노이즈 문제는 6J6 진공관 자체의 특성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차피 오디오용 진공관이 아니니...

2019년 5월 30일 목요일

저렴한 카시오 손목시계

딸아이가 차고 다니는 OST 손목시계의 메쉬 시계줄이 또 망가졌다. 가는 와이어로 짜여진 메쉬 시계줄은 오래 차고 다니면 어느 한 곳이 끊어지기 시작하여 손목이나 옷에 상처를 입히기 시작한다. 이번에 교체 서비스를 맡긴다면 벌써 두번째. 기다리는 것도 번거롭고 또 착용하다 보면 언젠가는 또 끊어질 것이 뻔하다. 차라리 저렴한 손목시계 제품이라 해도 전문 회사의 것을 구입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네이버 쇼핑으로 카시오의 것을 두 개 주문하였다. 파랑 다이얼은 딸을 위해, 분홍 다이얼은 아내를 위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시계줄을 줄이려면 뾰족한 것을 대고 작은 망치로 살살 쳐야 하는데 파견 근무지 숙소에 가지고 온 공구는 바네봉을 빼고 끼울 때 쓰는 작대기 모양의 것 하나 뿐이다. 관리할 시계가 많으니 품질이 좋은 시계 공구 세트를 하나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출처: 옥션
이것으로 시계줄을 연결하는 핀을 빼는 것은 적합하지 않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 끝부분이 휘거나 망가지는 것을 각오하고 플라이어를 망치로 삼아서 톡톡 두드려서 핀을 빼냈다. 저가형 손목시계에 쓰이는 줄은 철판을 접어서 만든 것이라서 매우 가볍고 볼품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적당한 가격에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시계 회사인 카시오가 고맙지 않은가? 티타늄 재질의 오셔너스 모델이나 지샥 고급 모델이 아니면 좀 어떤가.

광교 아브뉴프랑에서 지난 주말에 세이코 팝업 스토어가 잠시 열렸었다. 거기에서 실물로는 처음 본 '세이코 블랑팡'이 눈에 아른거린다. 남자라면 역시 다이버 시계 아니겠는가? 언젠가는 현란한 다이얼의 오렌지 몬스터를...

2019년 5월 29일 수요일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를 다녀오다

어제(5월 28일) 코엑스(일정 링크)에서 열렸던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에 다녀온 이야기를 간단히 기록해 보고자 한다. 전자신문과 한국바이오협회 및 휴먼마이크로바이옴포럼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서 나는 처음 참석하였다. 휴먼마이크로바이옴포럼은 바로 휴먼마이크로바이옴정보포럼과 같은 것이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다). 전자신문에 실린 기사 링크는 다음과 같다.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신약부터 식품까지, 마이크로바이옴 R&D 쑥쑥

'휴면'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잘못 타자를 칠 뻔하였다. 잠을 재우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뜻으로 오해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곳과는 별도로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라는 곳도 있다. 이곳은 광운대학교의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고, 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마이크로바이옴산업화포럼을 여러 차례 개최하고 있다. 국회의원 몇 분을 모시고 행사를 딱 한번 치러본 나의 경험(국회 바이오 빅데이터 포럼)으로는 그 기획력과 추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사전등록을 하지 못했지만 줄을 서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서 식품 또는 기호품의 하나로 먹던 프로바이오틱 제품이 이제는 치료제로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장에 사는 미생물이 장 건강은 물론 대사질환, 면역질환, 암, 심지어는 신경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성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를 제품으로 개발하려는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활발히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으로서 임상 시험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치고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은 아직 없다. Clostridium difficile에 의한 치명적인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건강인의 분변(그렇다, 똥이다!)을 이식하는 행위, 즉 fecal transplantation(FMT)가 임상 시험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을 뿐이다.

미생물 치료제(살아있는 미생물일 수도 있고, 미생물로부터 유래한 대사물 또는 사균을 일컫는 말인 postbiotics일 수도 있다)가 약품으로 승인을 받기 가장 어려운 점의 하나는 그 기전, 즉 mode of action을 명확히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아직 완벽하게 갖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산업계가 나서서 FDA가 이러한 규정과 절차를 만드는 것을 선도한다지만, 국내 분위기에서 어디 그러는 것이 쉽겠는가? 잘못하면 특혜 시비에 시달릴 수도 있다. 지금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인보사 사태를 보라.

[약업신문] 인보사 진실 규명하고 식약처 심의과정 특혜의혹 밝혀라

어렵사리 승인을 받았다 해도 허가된 시설을 갖춘 CMC(contract manufacturing company)를 국내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이다. 발표가 끝난 뒤 이어진 패널 토론까지 많은 청중들이 남아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응용 및 산업화에 대한 열기가 매우 뜨거움을 알 수 있었다. 천랩 연구소장 김병용 박사는 상상력을 발휘하자는 취지에서 정상인의 장에 높은 빈도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라면 독성 시험을 건너뛰게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가 반대 의견에 부딪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로는 심각한 의견 대립까지는 아니었다. 마치 동의보감·동의수세보원 등 고서에 실린 성분이라면 아직까지는 임상시험을 면제해주는 것과 같은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패널 토론 시간. 모자를 쓴 사람은 한림대 박순희 교수, 맨 오른쪽은 사회자인 KAIST 김유미 교수.

'좋은 균' 대 '나쁜 균'이란 개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할 때 맥락이나 분위기에 따라서 듣기 좋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 것처럼, 우리 몸 속에 사는 미생물도 언제나 고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어떤 병원성 세균에는 tropism이라는 현상이 있어서 특정 생명종에게만 병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 또한 같은 종의 미생물이라 해도 어떤 균주(strain)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기주의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히 다른 경우가 너무나 많다.

앞으로 10년 쯤 지난 다음,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이 정말 의약품으로서 널리 쓰이고 있을까? 지금 임상 시험 단계에 있는 많은 후보 미생물이 그때가 되면 성공이냐 혹은 실패냐의 해답을 달고 있을 것이다. 정말 미래가 궁금하다. 그러나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큰 흐름에 나도 동참하고 싶지만 아직은 갖춘 것이 부족하다. 아직까지는 좋은 균주를 확보한 연구자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며, genomics가 앞서 나가면서 치료제 용도의 미생물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회사 생활을 시작한지도 벌써 두 달째에 접어든다.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고는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문화적 차이를 많이 느낀다. 정부출연연구소와 비교하여 함부로 좋고 나쁨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 의미와 보람을 찾기 이전에 필요한 것은 '재미'라는 요소인데, 일단 이 요소는 풍부하게 찾고 또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길을 능동적으로 선택하였으며 그 결과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경험이란 평탄한 꽃길을 거니는 일과는 다르다. 종합적인 평가는 계약 기간이 다 끝나봐야 할 것이다.

2019년 5월 26일 일요일

전쟁을 소재로 한 연극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모의고사가 끝나면 나름대로 문화생활을 하겠다고 공연이나 전시를 찾아다닌 적이 있었다. 실제로 세 번 정도에 그치고 말았지만 모두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 서양화가 이정규의 작품 전시회 -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의 전시회였으니 정말 오래전의 일이다.
  • 싸르트르의 [무덤 없는 주검]
  • 테네시 윌리엄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화가 이정규는 외가쪽으로 육촌 누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뵌 지도 꽤 오래되었다.)

[무덤 없는 주검]은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활동을 소재로 한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가열찬 투쟁을 이어나가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고문 앞에서 조직을 살리기 위해 비밀을 지킬 것인가 혹은 자신이 살기 위해 비밀을 발설할 것인가의 놓고 벌이는 처절한 갈등을 그렸다. 후자의 선택을 비열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평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태도겠지만 그러한 위협이 실제로 자신의 목을 졸라 올 때, 당연히 정의를 지켜나가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침략자에게 부역을 한 사람을 전부 정당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인류와 더불어 역사를 같이 해 온 전쟁을 관객과 같이 하는 즐거운 비언어 퍼포먼스로 바꾸어 놓은 거리극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극단 필통의 물싸움 파트-1 '너무 오래된 전쟁'이었다. 때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5월 하순, 아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가 생각보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져서 사람이 적은 곳 위주로 돌면서 예상보다는 빨리 관람을 마치기로 했다. 서화관 불교회화실에 전시된 압도적 규모의 공주 마곡사 탱화(링크) 앞에서 기력을 좀 되찾고 나오는 길에 오다가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공연 행사를 보게 된 것이다(링크).

극단 필통의 비언어 퍼포먼스 [물싸움1-아주 오래된 전쟁].
몹시 더운 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빗자루질을 하던 출연자 1은 너무나 목이 마르다. 무대 여기저기 흩어진 물병과 컵을 허겁지겁 찾아서 기울여 보지만 전부 빈 상태. 물병으로 가득 찬 궤짝은 자물쇠로 견고히 채워져 열리지 않는다. 곧이어 나타난 출연자들은 물이 가득한 궤짝을 너무나 쉽게 열고 자기들만의 물잔치를 벌이지만 정작 물 한잔만 달라고 애원하는 출연자 1에게는 불리한 게임을 제안하며 인색하게 군다. 급기야 이들 사이에는 물 전쟁이 벌어진다. 물 한잔은 출연자 1을 살릴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무기가 되었다. 권총 수준의 물총에서 기관포, 탱크, 급기야 비행기까지 나타나서 서로에게 막대한 양의 물을 퍼부어댄다.

관객들에게도 물풍선과 물양동이가 주어지면서 직접 참여를 유도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대로 각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 연극을 해석할 수 있다. 더운 여름날 오후에 출연자와 관객이 모두 무대와 객석이라는 경계 없이 즐길 수 있는 시원한 거리극으로만 받아들여도 되고, 자원과 자본을 독점한 권력자와 그 앞에서 투쟁하는 힘 없는 개인이나 노동자로 해석해도 좋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모두가 파멸하고 만다. 

약 30분에 걸친 공연을 보면서 아이들을 즐거워했지만 나는 왠지 슬퍼졌다. 아마 이를 기획한 사람도 이러한 의도를 갖고서 만든 작품이 아니었을까 한다. 앞쪽 줄에 앉아서 관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도 내 옷은 젖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뒤 터진 풍선과 물감을 들인 물 얼룩을 청소하려면 고생스럽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2019년 5월 23일 목요일

자나깨나 오디오 DIY 타령

6N1+6P1 싱글앰프에 달았던 LED 파일럿 램프가 고장났다. 교류로 LED를 켜면 수명이 짧아진다는데 정말 그래서 망가진 것일까? 전류 제한용 저항값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고휘도 LED를 너무 어두운 상태로 써 왔었는데 그나마 없으니 불편하여 인터넷에서 네온램프로 만들어진 파일럿 램프를 주문해 놓았다. 이것은 220볼트에 연결하면 된다. 네온램프라면 직경이 큰 브라켓에 든 것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경 6mm 구멍에 맞는 작은 것이 있어서 기존의 설치 위치에 그냥 꽂으면 된다. 이것으로 금주 주말을 위한 작업 거리가 생겼다.

혹시 재활용할 것이 없을까 싶어서 버려진 로지텍 X-220 2.1채널 스피커 시스템을 하나 챙겼다. 좌우 위성 스피커는 이미 사라진 상태고 앰프가 내장된 서브우퍼만 남은 상태였다.


앰프 보드를 적출해서 퓨즈(0.5A)를 끊어내어 6N1+6P1 앰프에 활용하였다. 매우 평범한 4채널 앰프칩인 TDA7377(2x30W dual/quad power amplifier for car radio)이 하나 쓰였다. 채널 두 개는 브리지로 묶여서 저음 재생에, 나머지는 각각 좌우 채널에 쓰인다. 전원트랜스는 14볼트 1암페어 짜리가 쓰였다. 자동차용 앰프 칩이나 단전원을 쓰도록 되어있다.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압은 18볼트이다.


4565D와 TL074CN 두 개의 op amp가 보인다.

이 앰프 보드를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TDA7377의 데이터 시트에서 핀 배열을 찾아내기는 했다. 그러나 커넥터의 각 핀에 어떻게 입출력이 연결되는지를 알아낸다면 이 보드를 특별히 개조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9핀 DIN 케이블의 단자 번호는 다음과 같다.

출처: http://www.ni.com/product-documentation/54362/en/

데이터 시트에 나온 활용사례처럼 다른 부품은 다 무시하고 캐패시터 하나를 거쳐서 TDA7377에 입력 신호를 넣느니, 이 보드에 이미 마련된 프리앰프부를 활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서브우퍼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자, 이 커넥터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 좌우 신호(입력), 좌우 출력(스피커), 전원 조작 등의 기능이 이 커넥터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서비스 매뉴얼도 구할 도리가 없으니 구글을 되는대로 뒤져 보기로 하였다.


놀랍다! fixya라는 사이트에 이에 대한 해답이 있었다. 3일을 고생해서 연결 방법을 알아냈다고 한다.


잠깐, 여기에서 해답으로 제시된 것은 다른 모델인 X-230에 대한 것이다. 이 모델은 RS232 커넥터를 쓴다. 모양은 다르지만 번호 체계는 그대로인 것일까? 

그나저니 mini DIN 9핀 male connector를 어디서 구해야 하나? 국내 사이트에서는 도대체 찾기가 어렵다. 기판 패턴면에 선을 납땜하자니 너무 비좁아서 쉽지 않아 보인다. 커넥터 정보를 알아내려면 좀 더 씨름을 해야 될 것이다.

2019년 5월 24일 업데이트

녹색 네온 파일럿 램프가 생각보다 그렇게 밝지가 않다. 적색이나 황색으로 선택하면 좋았을 것을. 수축튜브가 없어서 납땜한 연결 부위를 절연테이프로 처리하였다. 유리관 퓨즈는 실수로 용량을 제대로 지정하지 않아서 무려 10암페어 짜리를 주문하였다. 이걸을 무엇에 쓴담?


2019년 5월 21일 화요일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떠나는 기업들

대덕넷에 안타까운 기사가 실렸다.

중견부터 신생벤처까지 脫대전 "기업인 중심 특구로"

과거 대덕연구단지로 불리던 곳, 그리고 갑천 이북의 유성구는 마치 거대한 '섬'과 같다. 출퇴근 시간에만 반짝 교통이 정체될 뿐, 활기를 찾기 어렵다. 엑스포과학공원을 헐고 그 위치에 49층짜리 초고측 복합몰을 만든다고 하여 과연 달라질 것인가? 공급자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더 이상 혁신을 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술을 개발했는데 왜 가져다 쓰는 사람이 없지? 그것은 우리 생각이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데, 항상 결과는 '성공'이다.

잠시 대전을 떠나 수도권의 기업에서 파견 근무를 하면서, 판교 혹은 그 근방의 활력을 보면 너무나 부러움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계속 서울로 몰리기만 할 뿐이다. 위에서 인용한 기사의 덧글을 보면 정말 가슴을 치게 한다.
"세금이 말잔치모임 거마비로 낭비되고 있습니다."
새로움과 활력이 묻어나야 하는데, 현재의 대전은 그렇지가 못하다. 시장께서는 2019년을 '대전방문의 해'로 자랑스럽게 선포하였지만 과연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즐기게 할 것인가? 하다못해 대전을 가면 꼭 먹어봐야 할 특색있는 음식이라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 이미 1분기가 훌쩍 지났지만 대전의 주요 관광지점의 입장객 수는 변동이 없었다고 한다.

거창한 행사나 표어, 포럼으로 사진 몇 장 찍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전 지역이 특색을 갖고 골고루 발전하는 미래가 그려져야 하는데, 지금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나는 현재의 처지를 잠깐이나마 즐기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내 집이 있는 대전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은가? 기회가 더 많은 수도권에 자녀가 정착하도록 힘을 써야 올바른 부모인 것인지... 참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거리이다.

2019년 5월 19일 일요일

덕업상권 - 덕질은 서로 권한다

5월에 쓰는 글은 계속 오디오 공작 '덕질'에 해당하는 것이다. 업무(미생물 유전체 분석)에 관한 사항은 요즘 사내에서 사용할 매뉴얼 작성에 전념하면서 나머지 절반 분야의 '글쓰기' 욕망을 배출할 통로가 약간 바뀐 상태라서 블로그에는 당분간 쓰지 못하고 있다.

공고 전자과 출신의 친구가 지난 금요일 모임에서 내가 만든 앰프의 모습을 보더니 '야, 이건 납땜이 아니지. 그냥 연결한 거지~'라고 핀잔을 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덕질의 열정에 스스로 소화기를 들이댈 것 같지는 않다. 그 친구가 학창시절에 진공관으로 앰프를 만들었더니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야! 요즘 세상에 무슨 진공관이냐? 트란지스터를 해야지!"

온 세상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떠들고 있는 2019년 5월 현재, 아직도 구시대의 기술이라고 여겨지는 진공관 앰프에 매력을 느끼고 직접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사업화까지 꾸려나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캐나다에서 Fluxion Audio Technology를 운영하는 안세영 선생님(Young Ahn)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인생에서 도전이란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에 소개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의 제목은 "진공관 앰프에 관한 전자공학 전공 엔지니어의 소견"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VIFKQFFQ32DpVCh7qe_TI9LkZZxB84g


강기동 박사님(1934~, 신문 기사)은 반도체 개발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진공관 앰프 자작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신 분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 덕분에 나와 같은 초보 자작인이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고 도전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또한 제이앨범과 같은 커뮤니티가 있어서 그보다 한 두 세대 젊은(?) 사람들이 꾸준히 '덕질'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덕질에는 사업화 또는 두번째 커리어의 싹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의 덕질은 버려진 액티브 스피커(로지텍 X-220, 다나와 등록연도는 무려 2004년!)를 주워다가 기판 납땜용 0.5A 유리관 퓨즈를 떼어다가 재활용한 것이 전부이다. 위성 스피커와 케이블 등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서 부품을 떼어내어 재활용하는 것 말고는 다른 용도를 찾기 어려웠다.

덕질은 물건을 사들이고 즐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개선하며 재창조하는 것에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