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30일 목요일

SMPS 실험의 결론

SMPS는 요즘 많은 전자기기의 전원 공급원으로 매우 널리 쓰이고 있다. 보통 사용되는 전압의 범위는 DC 수십 볼트 혹은 그 이내이다. 진공관 앰프용으로 이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무거운 전원 트랜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7월부터 이 실험을 시작하였다. 다양한 종류의 기성품 SMPS가 주변에 널려있지만 진공관 앰프 회로에 필요한 250 V 혹은 그 이상의 직류 전압을 출력하는 SMPS는 찾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제이앨범 사이트의 도움으로 이를 자작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에서 키트 혹은 완제품으로 팔리는 PCL86 싱글 앰프 TU-8100은 어댑터로 공급되는 DC 12 V를 내부에서 전환하여 사용한다고 들었다(인버터 사용). 이 주제와 관련하여 제이앨범 사이트에 내가 지속적으로 작성한 글을 소개한다.

다음의 제작 목표는 SMPS 활용 전원회로?

바로 어제까지의 실험을 통해서 하나의 SMPS에서 히터와 B전원을 전부 공급하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아래 사진은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진 출력용 정류 및 평활회로 모듈이다. 브리지 정류 및 배전압 정류가 모두 가능하다.


히터용으로 꼭 맞게 전압을 조정하는 일이 아직 남았다. 두 가지의 고주파 트랜스를 가지고 실험을 진행해 왔는데, 권선수가 서로 달라서 최종 선정된 트랜스에서는 아직 정수배로 2차 선을 감았을 때 딱 6.3 V가 나오게 만들지를 못하였다. 두 번 감으면 6 V를 겨우 넘고, 세 번 감으면 훨씬 넘는다. 적절히 저항을 삽입하거나 에나멜선 위치를 절묘하게 뽑아 고정하여 6.3 V를 만들거나 해야 되겠다.

SMPS 자작을 통해서 전력 전자공학의 아주 작은 부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것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만약 내가 작성한 실험기를 전문가가 본다면 매우 한심하고 또 위험하다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특히 가장 어려운 것은 트랜스를 설계하고 감는 일이다. 흘릴 전류에 맞추어 에나멜선의 두께를 선정하고, 권선수와 비율을 결정하고, 감는 방식을 결정하고(1차를 둘로 나누어 감고 사이에 2차를 넣을 것인가, 둘로 나누어 감은 1차 권선을 직렬 혹은 병렬로 연결할 것인가, 혹은 1차를 다 감고나서 그 위에 2차를 감을 것인가, 감기 시작/끝 위치와 보빈의 핀은 어떻게 일치시킬 것인가), 절연 대책을 세우고, 발열이 심할 경우에 대비하고...

안전에 극도로 주의하자. 나는 300 V에 가까운 고전압을 다루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주말까지는 현재 사용하는 6N1+6P1 싱글 앰프에 자작 SMPS를 실장하여 넣는 것까지가 목표이다.

2018년 8월 28일 화요일

Genome Pair Rapid Dotter, GEPARD

Gepard는 독일어로 '치타(cheetah)'라고 한다. 3 초만에 시속 100 km의 속도를 낸다는 바로 그 치타를 말한다.

2007년에 발표된 소프트웨어에 관한 글을 2018년에 쓴다는 것이 참 부끄럽다(PubMed 링크; 공식 웹사이트 링크). 항상 박테리아 유전체의 1:1 alignment를 할 때에는 MUMmer를 기계적으로 사용하여왔고, 아주 가끔 Mauve를 썼었다. MUMmer는 알고리즘적으로 더 이상 손을 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프로그램이다. 대신 결과를 그림으로 만든 다음 대화식으로 조작하는 것이 불편하다. Gnuplot 문법을 잊지 않게 해 주는 일등공신이 바로 MUMmer이다. 결과물을 그래픽 파일로 저장하려면 스크립트 파일을 조금 건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Gepard는 MUMmer와 비슷하게 suffix-structure 기반의 데이터 구조를 활용한다고 한다.

외부에서 입수한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검토하다가 Gepard로 그린 그림이 있어서 직접 써 보기로 했다. jar 파일이라 설치라고 할 것도 없었다. 두 개의 파일을 업로드하고, 직관적으로 조작을 하면 된다. 특정 영역을 상세하게 보고 싶으면 마우스로 해당 부분을 드래그하여 표시를 한 다음 확대경 버튼을 클릭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MUMmer와 다른 점이 있다면 alignment를 생성하는 기능이 제한적이고, 이를 위한 파라미터 설정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 정도이다. 다시 말해서 dot plot viewer의 기능에 매우 충실한 프로그램이다.

Genome 비교를 위한 dot plot viewer 소프트웨어에 새로운 것은 없는지 구글을 뒤적이다가 다음과 같은 웹문서를 발견하였다. 2018년에 게시된 글이니 꽤 최근의 것이라 할 수 있다.

DOT: an interactive dot plot viewer for comparative genomics

이는 DNAnexus 안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DNAnexus란 무엇인가? 웹사이트의 소개글을 읽어보았다. 유전체 데이터와 도구를 관리하고 공유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제공 회사로서 2009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스핀오프 형태로 창립되었다고 한다. 요즘은 유전체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기 위한 서버를 직접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상에서 subscription 기반으로 필요한 때에 필요한 도구/스토리지를 할당받아 사용하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Google Genomics(링크)도 마찬가지 개념의 서비스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말하자면 Galaxy의 상용 버전 비슷한 것이라고 여기면 된다.

Dot plot program은 생물정보분석의 매우 고전적인 사례인데, Gepard를 처음으로 써 보다가 최신 트렌드인 cloud computing을 이용한 유전체 데이터 분석 서비스까지 이르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서비스가 존재하는가? 게으른 사람의 솔루션 - 2018년 최신 리뷰 논문을 하나 읽어보자.

Cloud computing for genomic data analysis and collaboration. Nature Genetics Review 2018 19(4):208-219. [PubMed]


2018년 8월 27일 월요일

SMPS 실험 - 300 볼트 이상의 고전압을 뽑아내자!

진공관 회로가 특히 다루기에 까다롭고 위험한 것은 애노드(플레이트)에 걸리는 놓은 직류 전압(+) 때문이다. 이를 B 전원, B supply, 혹은 B+라고도 한다. B 전원이라는 이름은 과거에 배터리로 작동되던 진공관 증폭기 회로에 쓰던 명칭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 A supply: 필라멘트(히터)
  • B supply: high voltage
  • C supply: bias
  • D supply: screen grid
소출력의 싱글 엔디드 앰프에서 필요로하는 B 전원은 보통 +250~330 V 정도가 된다. KT88 앰프에서는 무려 400 볼트가 필요하다. 이것을 자작 SMPS로 해결하자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히터 전원 공급 실험은 이미 성공하였다(지난번 게시글 'SMPS를 이용한 진공관 히터 점화' 링크).

B 전원의 전압은 매우 높다 하더라도 전류는 100~200 mA 수준이다. 내가 만들었던 중국제 6N1+6P1 싱글 엔디드 앰프에서는 230 V - 0 V - 230 V를 양파 정류한 뒤 120 mA 초크를 거쳐서 B 전압을 얻는다. 정류 다이오드에 의한 전압 강하를 무시한다면 평활회로를 거친 뒤 출력되는 전압은 230 V x 1.414(√2) = 325.22 V인데 이는 이론적인 값으로서 부하를 걸면 더 내려간다. 실제로 디지털 멀티미터로 찍어본 경험에 의하면 290 V 이상 나온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300 볼트, 150 mA 정도를 목표로 하면 될 것이다.

내가 만드는 SMPS는 2 x 50V 350W for Audio Power Amplifier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최초에 이 회로를 제안한 것은 체코의 Dan이다(링크). 사용할 고주파 트랜스포머의 페라이트 코어 규격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단 권선법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 직경 0.6 mm 에나멜선 사용
  • 1차 20회를 먼저 감고 절연 테이프를 감은 뒤 그 위에 2차(14회 + 센터탭 + 14회)를 감는다
  • 다시 절연 테이프를 두른 뒤 1차 20회를 더 감는다. 1차를 두 번 나누어 감되 그 사이에 2차 권선을 끼워넣는 이른바 샌드위치 감기이다.
에나멜선의 직경에 따른 허용 전류를 알아보자. 아래에서 나열한 것 중에 가장 가는 것을 써도 200 mA는 충분히 견딘다. 물론 한가지 주의할 것은 있다. 내가 승리케이블에서 0.3 mm 및 0.7 mm 에나멜선을 구입했는데 이것이 코팅을 포함한 두께인지, 혹은 동선만의 두께인지를 잘 모르겠다.
  • AWG 23(0.644 mm): 2.2 A
  • AWG 24(0.511 mm): 0.588 A
  • AWG 25(0.455 mm): 0.477 A
  • AWG 26(0.405 mm): 0.378A
  • [중략] AWG 29 (0.286 mm): 0.212 A
6N1+6P1 싱글 엔디드 앰프의 전원은 100 와트로 충분할 것이다. 친절한 Jalbum 회원님을 통해 얻은 고주파 트랜스포머용 페라이트 코어와 보빈은 종 두 가지가 있는데, 큰 것은 대략 300 와트, 작은 것은 100 와트가 나온다고 하였다. 작은 것의 규격은 아래 그림을 기준으로 하여 대충 측정하였을 때 A = 28 mm, B = 21 mm, C = 11 mm 정도가 되었다.


마침 직경 0.5 mm를 조금 넘는 에나멜선이 있어서 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2차에 정확히 얼마를 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으니 1차를 40회 전부 감고 그 위에 2차를 50회로 감아보았다. 만약 (1차 권선 수) = (2차 권선 수)로 한다면 1차에서 220 V를 브리지 정류하여 얻은 직류가 이론적으로는 거의 그대로 2차에 걸릴 것이니, 2차에서 300 V 이상을 얻기를 원한다면 1차보다 더 많은 횟수를 감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뒤에서 밝히겠지만 이것은 착각이었다. 2차를 훨씬 더 많이 감아야 한다!). 정렬 권선을 하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보빈과 밀착되는 첫번째 층을 제외하고는 또 실패하였다. 게다가 보빈의 내부 높이가 딱 10 mm에 불과하여 한 층에 도저히 20회를 감을 수가 없었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렬 권선을 하지 못하였으니 2차까지 다 감은 뒤에는 권선의 두께가 고르지 못하여 코어에 끼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SMPS 설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트랜스포머 설계라고 한다. 내가 아무런 개념도 없이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것은 아닐까! G. K. Agrawal 선생의 동영상 강좌 "SMPS transformer working concept tutorial"을 감상해 보자.



여기까지 한 뒤에 SMPS 회로에 연결하고 2차를 오실로스코프로(Tektronix TDS 210) 측정해 보았다. 값이 좀 이상하다. 왜 그럴까. 아마도 2차 전압이 너무 높아서 오실로스코프의 측정 범위를 넘어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TDS 210의 측정 범위는 RMS 300 V이다. 고주파 트랜스 2차에서는 이보다 높은 전압이 나올 것이 뻔하다. 

혹시 너무 높은 전압을 걸어서 오실로스코프가 이상해지지는 않았을까? 지난주에 실험했던 다른 트랜스포머를 연결해 보았다. 2차에 연선을 3회 감아서 6.3 V 정도를 만들었던 바로 그 트랜스포머이다. 연선을 풀어서 2회를 만든 뒤 오실로스코프를 찍어 보았다. 4점 몇 볼트가 나온다. 오실로스코프가 망가지지는 않았다.

만약 2차 전압이 수십 볼트 수준이라면 수십 kHz의 고주파라 하여도 오실로스코프로 정확하게 실효치를 얻을 수가 있다. 그러나 38 kHz, > 300 V의 square wave를 도대체 어떻게 제대로 측정한단 말인가? 정류를 해서 DC로 만든 다음 디지털 멀티미터로 측정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다음의 회로(DC 70 V용 버전)을 참조하여 고주파 트랜스포머 2차에 정류회로를 만들어야 한다. 전해 캐패시터의 내압은 최소 200 V는 되는 것으로(두 개를 직렬로 연결할 것이므로) 바꾸어야 한다.

고속회복 다이오드 UF4007을 사용하였으며 가장 마지막의 저항은 27K 5W로 바꾸었다.

회원께서 보내주신 기판에는 200 V 220 uF 캐패시터 두 개를 활용한 전파 정류회로가 있을 뿐이다. 이것을 직렬로 연결하면 내압을 높일 수는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실험을 진행해야 되겠다. 그리고 PC용 power supply에서 적출한 초크를 이용하여 고주파 노이즈 필터로 사용해야 한다. 감긴 횟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들었다. 총 32 회 감이로 두 개의 초크를 맞추었다. 왼쪽 것은 두 층으로 감긴 것을 일부 풀어내고 다시 감았더니 에나멜선이 꽤 두꺼워서 모양이 고르지 않게 되었다. 오른쪽 것은 두 둘의 에나멜선이 겹쳐서 총 16회를 감은 형태이다. 서로 다른 가닥의 시작과 끝을 연결하면 32 회 감은 것과 같아진다.



출력용 정류회로를 만들다



너무나 간단한 회로라서 실수를 할 여지는 거의 없지만 전원을 넣기 전까지 거듭 확인을 하였고, 200 V:13 V x 2 전원트랜스를 연결하여 직류가 제대로 출력이 되는지를 점검하였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어 앞부분의 SMPS 회로와 고주파 트랜스를 연결하고 출력 전압을 디지털 멀티미터로 측정하였다.



출력은 약 166 볼트에 불과하다. 40 와트 백열등을 연결하여 점등이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부하가 연결된 상태에서도 출력 전압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고주파 트랜스를 40회:50회로 감았는데 최종 DC 출력이 160 V에 불과하다니! 1차 정류회로에서 약 280 V의 직류가 생성되었고 트랜스 권선비가 1:1.25이므로 당연히 2차 DC 출력이 300 V는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이는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220 V를 정류하면 이론적으로는 220 x √2 = 311 (V)가 나온다. 하지만 나의 실험 결과로는 항상 280 V 수준이었다. 이를 스위칭하면 전압의 중점을 기준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므로 +140 ~ - 140 V의 사각파가 만들어져서 고주파 트랜스의 1차로 들어간다. 그러면 권선비에 의해서 140 x 1.25 = 175 (V)의 직류가 출력된다. 166 V 정도가 측정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사각파 교류이므로 최대치가 실효치와 (거의) 같을 것이다. 

2 x 50V 350W for Audio Power Amplifier에서도 예상 출력 전압을 계산해 보자. 공급 전압은 230 V, 권선는 40:28(1:0.7)이다. 일차 정류회로의 출력은 DC 325 V이고 고주파 트랜스로 들어가는 사각파는 +162.5 ~ -162.5 V이다. 권선비를 곱하면 113.8 V 정도인데 원본 사이트에서는 +50V ~ -50V로 표현하였다. 내 예상과 다르지 않다.

SMPS로 300 V 정도의 직류를 얻으려면 고주파 트랜스의 권선비는 1:2.14 정도가 되어야 한다. 1차를 40회로 고정한다면 이번 실험에 사용한 트랜스로는 어림도 없다! 40회:50회를 감는 것만으로 보빈이 꽉 차서 코어를 끼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전압 정류회로를 쓰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배전압 정류회로에 대해서는 KDK Labs에 좋은 자료가 많고, Jalbum에서도 이를 기본 전원회로로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인 60 Hz 상용 전원에 대한 자료이다. KDK님은 특히 Rt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MPS에서 출력되는 고주파에도 이를 그대로 적용해도 되는가? 만약 그렇다면, RF noise 방지용 초크는 어디에 삽입해야 하는가? 이것이 나의 다음번 숙제이다.

2018년 8월 25일 토요일

독서 기록 - <실패는 나의 힘>외 네 권


실패는 나의 힘(The Power of Failure Tolerance)


  • 김아영 지음
대부분의 사람들에 현실은 지극히 공평하며, 무수한 실패와 이따금씩 벌어지는 성공의 연속에 다름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는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으로서 절대적으로 기피해야 한다는 행동주의 강화이론(reinforcement theory)이 널리 퍼지면서 사람들의 심리상태와 행동방식을 지나치게 왜곡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을 길을 골라서 가는 것이 아니라 실패 내성을 키워가는 것이다.

인간은 필요없다(Humans Need Not Apply)


  • 제리 카플란 지음|신동숙 옮김
이 책은 도서관 신간코너에 새롭게 마련된 <4>코너에서 찾은 것이다. 전국민이 아직 제대로 개념 정립도 되지 않은 4차산업혁명을 알지 못하면 뒤쳐질세라 이렇게까지 몰두하는 나라는 아마 전세계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는 '출연(연) 4차 인재양성 과정'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까지 하였다.

대단히 마음에 들지 않는 '4차산업혁명'의 기반을 이루는 기술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과거의 산업혁명에서는 산업 재편에 따른 기존 산업 종사자의 아픔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부가 증대되었고 생활과 기술수준이 혁명적으로 변화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의 산업혁명(과연 이런 용어를 갖다 붙이는 것이 옳았는지는 100년쯤 지난 뒤에 알게 될 것이다)은 기존의 일자리가 무서운 속도로 줄고, 이러 말미암아 얻어지는 수혜는 극소수 자본가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아니, 인공지능 자체가 법인에 버금가는 법적 지위를 얻고 자기 앞으로 부를 축적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결국 부의 공평한 분배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것은 공익지수가 높은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다. 공익지수란, 잘 알려진 소득의 지니계수를 금융자산(주식과 채권)에 대해 적용한 것이라 보면 된다. 이렇게 혜택을 본 기업은 주식을 더 많은 사람에게 판매하기로 결정한다. 즉 일정 기간(예를 들어 5년)동안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조건으로 주식을 처음으로 매입하는 신규 고객에게 할인된 금액에 주식을 판매하고, 새로운 주주를 모집한 증권판매인이게는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떤 세상을 펼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 현지에서는 IMB의 Watson for Oncology에게 학습용으로 투입할 데이터가 부족해지면서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올 지경이니 말이다(AI의사 가르칠 '데이터'가 없다...수조원 쏟은 왓슨도 '위기').

두 얼굴의 베트남


  • 심상준·김영신 지음
무엇이 베트남의 두 얼굴이라는 뜻인가? 바로 갈대와 강철 같은 모습이 혼재한다는 것이다. 대나무 울타리도 둘러쳐진 모든 촌락이 하나의 소국가와 같으면서 그 안에서는 끈끈한 공동체 정신으로 뭉쳐져 있다는 뜻이다. 오랜 탄압을 받으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대등한 의식을 고수해왔고, 세계 열강등과 혹독한 전쟁을 치르면서도 결국 그들의 땅을 지켜왔다. 어떠한 지정학적 위치와 환경, 역사적 배경이 이러한 현재의 베트남을 낳았을까? 베트남과의 건설적인 동반자적 관계를 위해 우리에게 부족했던 베트남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대한민국 프레임 전쟁


  • 미디어오늘 지음
이 책의 부제인 <뉴스로 뉴스를 덮는 언론을 말하다>가 모든 것을 다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로 너무나 유명한 초원복집 사건을 떠올려 보자. 지역 기관장들의 부정선거 모의가 엉뚱하게도 불법도청 사건으로 변질되지 않았던가?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해방 이후 찬탁 대 반탁 갈등, YH 노동자 투쟁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그리고 매우 최근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이르기까지 15개의 사건을 통해서 돌이켜보는 부끄러운 언론과 정권의 역사를 상세히 파헤치고 있다.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권의 책(One for the Books)


  • 조 퀴넌 지음 | 이세진 옮김
자유기고가인 조 퀴넌은 책을 맘대로 읽기 위해서 남들이 꺼리는 굴뚝 청소 아르바이트를 일부러 택해서 했다고 한다. 굴뚝 아래에서는 청소가 제대로 되었는지 알 길이 없으니 적당히 쿵쾅거리며 소리를 내서 일을 하는 척 한고는 F. 스콧 피츠제럴드를 읽었다고 한다. 첫 장의 제목은 '책만 읽고 살면 소원이 없겠네'일 지경이니 그의 독서열을 짐작할만하지 않은가? 저자는 거의 전적으로 픽션만을 읽는다고 했는데, 국내에는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것이 틀림없는 책들이 너무 많이 소개되어(내가 문학과 독서를 등한시해서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조금 불편함이 느껴졌다. 

서점에서 직접 책을 사고, 이러는 과정을 통해 인연을 맺고, 또 한동안 연락이 끊긴 사람을 이렇게 하여 다시 만나게 되고... 그래서 4장은 '킨들로는 어림도 없지'가 아니겠는가?

쓸만한 국산 만년필은 없는 것일까

현재 만년필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사는 자바펜과 모나미 정도이다. 국산 만년필의 대명사였던 아피스는 거의 문을 닫은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라고 한다. 구글을 뒤져보면 부산의 공장까지 직접 찾아갔던 열성적인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 있다. 2018년도에 작성된 글을 보면 문이 당힌 공장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한다,

부산 아피스 공장 방문기(2014년)
아피스만년필 공장 견학 실패기(2018년)

모나미는 그 유명한 153 볼펜의 디자인을 계승한 153 네오 만년필을 최근 내놓았다. 컬러풀한 플라스틱 몸체를 보면 라미의 '사파리'를 경쟁상대로 겨냥하여 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매장에서 실물을 보기는 하였으나 중년의 남자에게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필기구라 여겨졌다. 사무실 책상 위 필통에 꽂아두고 손에 잡히는대로 가볍게 쓸 메모용으로 구입하는 것은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용도로는 이미 펠리칸의 트위스트가 자리를 잡은 상태이다.

모나미에서는 올리카라는 저가형 만년필도 만든다. 이것은 플래티넘의 프레피 만년필에 대적하기 위한 것일까? 일회용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모닝글로리의 캘리캘리펜/스마일캘리 등도 국산 만년필의 대열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금속 본체를 사용한 본격적인 만년필을 만드는 국내 브랜드라면 자바펜뿐이다. 안타깝게도 닙은 수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문구매장에 들었다가 자바펜의 최상위급 만년필인 로얄 플래티늄을 권장소비자가의 절반 가격인 35,000원에 세일을 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황동 몸체를 백금으로 도금한 '고급' 제품이다.

출처: 자바펜 웹사이트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부담 없이 구입하여 써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제품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진열장 위에 꺼내진 제품은 그러나 배럴의 도금상태가 좋지 않았다. 마치 길이 방향으로 길게 줄이 간 것처럼 도금이 제대로 되지 않은 흔적이 보였다. 진열품이라 그런가? 바로 곁에 쌓여있는 박스를 열어보았다.

너댓개 정도의 상자를 열어보았는데 놀랍게도 전부 배럴에 입혀진 은색이 균일하지 않았다. 쓰다보면 도금이 조금씩 벗겨지기야 하겠지만, 새 제품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구입을 포기하고 말았다. 예전에 자바펜의 저가 제품을 써 본 일이 있다. 몸체가 비교적 가늘어서 쥐기가 편하고 필기감도 좋은 편이었으나 래커 도장이 부풀면서 벗겨지는 일이 있었다. 그래도 국산품을 애용하겠다는 생각에 한번쯤은 자바펜의 고급 제품을 써 봐야겠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다.

요즘 주력으로 쓰는 만년필은 파커 IM 프리미엄 배큐매틱(핑크)이고, 필기하면서 분위기를 바꾸거나 강조할 부분이 있으면 파랑색 계열의 잉크를 채운 쉐퍼 VFM NT를 가끔 꺼내어 사용한다. 워터멘 Phileas는 장기 휴식 상태.

자작 SMPS에 사용할 고주파 트랜스포머를 감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1차쪽에 40 회 정도만을 감으면 되는 일이라서 아주 쉽게 생각했었는데 보빈이 매우 작고 에나멜선이 두꺼우니까 도대체 마음처럼 밀착이 되게 감기지를 않는 것이었다. 권선기를 쓰지 않고 완전 수작업으로 감으려미 몇 번을 감았는지 알기도 어렵다. 겨우 40 번 감으면서 몇 번 감았는지가 헷갈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감다가 중간에 멈추고 에나멜선을 밀착하기를 반복하보면 그렇게 된다. 서너차례 감고 풀고를 반복하가다 그만 두고 말았다. 오늘의 아날로그 라이프는 이것으로 마감한다!

0.7 mm 에나멜선 감기. 다시 풀어버리고 말았다.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교수님이세요?"

오늘은 국내 최고의 '생활문화기업'임을 자처하는 모 기업체가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석을 하였다. 친구로부터 이 행사에 관한 소식을 뒤늦게 전해들었지만 이미 사전 참가신청이 마감된 상태였다. 뒤늦은 참가 신청이 가능한지 게시판에 글을 남겼고, 현장 등록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서 매우 고마운 마음으로 이틀째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출장길에 올랐다. 새벽 여섯 시가 채 되지 않은 이른 시각에 집을 나서야 했다.

철도와 시내버스를 통해 행사장 근처에 내리니 멋지게 지은 큰 규모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나쳐 가는 중이었지만 우려와 달리 세력도 많이 약해졌고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지나고 있어서 비만 간간이 내릴뿐 매우 쾌적한 날씨였다. 상쾌한 마음으로 건물로 들어서니 분주하게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 제품 전시대, 이 기업 소유 브랜드의 매장(카페 및 헬스&뷰티 스토어) 등이 멋진 인테리어와 잘 어울러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등록 데스크를 향했다. 곳곳에 직원들이 배치되어서 안내를 하고 있었다. STAFF라고 적힌 명찰을 단 사람이 먼저 다가와서 나에게 물었다

"교수님이신가요?"

왜 그걸 묻는 것인가? 교수와 비(非)교수에 대한 대우가 다른가? 교수 자격으로 참가한 청중은 더 각별하게 모시라는 지시가 있었나? 내가 과연 교수인가? 굳이 따진다면 UST 겸임 교수이니 교수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평소에 이러한 점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또 그러고 싶지도 않다. 몇 초간 생각하다가 '그건 아닌데요'라는 어색한 대답을 하고 말았다. 갑자기 내가 이등 시민으로 전락한 느낌을 받았다. 

언젠가 어떤 학술 행사 비슷한 것에 간 적이 있다. 식사가 제공되는 자리였는데, 진행자가 '교수님들은 앞쪽 테이블로 오시고, 학생·연구원은 뒷쪽으로 앉으세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 난 연구원이지. 나는 뒷쪽 테이블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교수라는 직함이 갖는 사회적 지위는 엄청나다. 정부출연연구소에서 대학 교수로 옮기지 못한 연구'원'의 '신포도 이론'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능력과 기회가 된다면 다들 학교로 가고 싶어한다는 편견이 싫다. 난 권위와 위계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고, 다음과 같은 표현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친구, 내 밑에서 일하던 사람이야(=내가 데리고 있던 사람이야).
애들 다 어디갔어? 그런 건 애들 시키지 왜 직접 해?
출연연구소 안에서도 이런 소리가 들리는데, 하물며 대학 안에서는 어떻겠는가? 지금은 많아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한국 대학 안에서는 전근대적인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 몇년 전이었던가, 어느 국립 대학교의 연구실을 잠시 방문했더니 학생을 시켜서 음료수를 내오는 모습이 너무나 불편하였던 기억이 있다. 한국 문화의 이런 특성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많이 내놓는 박노자 교수의 최근 한겨레신문 기고를 살펴보자.

[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높으신 분' 없는 세상을 위하여!(2018년 8월 14일)

학부생은 약간의 소비자적인 입장에서 교수를 대하지만(비싼 등록금을 지불하므로 이에 해당하는 교육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대학원생은 교수에게 영원한 '을'이다. 그리고 교수들은 사회적으로도 존경을 받으며 정치적 입김을 불어넣을 기회도 많다. 출연연 종사자들에게 왕처럼 군림하는 중앙부처 공무원들도 교수들은 깍듯이 모시는 경우를 본 일이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서 토론을 해 본 일이 있는데, 학교에서 교수로 있다가 공직에 오르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결론이었다. 출연연 종사자들은 과학기술계의 공직에 오르기는커녕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도 못한다. 요즘은 국민의 폭넓은 지지도 별로 받지 못해서 대덕넷에는 걸핏하면 출연연을 없애라는 댓글이 올라온다. 'PBS제도 이대로는, 과학기술 역량 추락 막을 수 없어'라는 대덕넷 기사에 달린 댓글 잔치를 보라.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속이 상함은 물론이요, 가끔은 출연연 내부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자조적인 글을 올리는 것 같아서 더욱 안타깝다.

공부와 연구를 하는 집단은 교수와 학생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도매금으로 취급되는 집단에는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책임지며 주도하는 연구책임자(Principal Investigator, PI), 실무를 담당하는 연구자(학사·석사·박사 등 다양), 그리고 연수생 등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수가 그렇게 적은 것만도 아니다.

연구원이라고 뭉뜽그려서 부르는 집단 안에 전문성이나 직무에 따라 다양한 계층이 있고, 난 그 중에서 어느 수준 이상에 이르는 사람이니 구별해서 대우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직책에 따르는 이름을 가지고서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취급해서는 아니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행사는 매우 유익한 자리였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에서도 정말 열심히 한다는 좋은 이미지를 느끼게 되었다.

점식식사로 제공된 치킨가스. 제법 괜찮았다. 

2018년 8월 20일 월요일

SMPS를 이용한 진공관 히터 점화

메가헤르쯔 이상은 되어야 진정한 고주파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오디오 앰플리파이어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가청 주파수 이상이면 고주파라고 이야기해도 수긍을 할 것이다. 고주파를 진공관의 히터에 연결하려는 시도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High-frequency filament supply(회로도를 아무리 보아도 어떻게 사인파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사인파를 만들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직은 앰프에 SMPS를 실제로 연결하여 성공적으로 작동시킨 단계까지 오지는 않았다. 고주파 트랜스 2차 권선을 적당히 조절하여 실효값 6.3 V에 가까운 전압을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다. SMPS의 장점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고주파 트랜스의 권선수를 조절하여 그때그때 필요한 전압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내가 사용한 회로의 주파수는 약 32 kHz이다.

주말을 기해서 IR2153과 MOSFET(IRF740)을 이용한 SMPS 실험에 겨우 성공을 한 상태이다. 고주파 트랜스의 2차에는 다음과 같은 반파 정류회로가 연결된 상태이다. 맨 끝에 +와 -를 가로질러 연결하고 있는 것은 5 와트 27 kOhm 시멘트 저항이다. 부끄럽지만  '발'로 그린 회로도이다. CircuitLab 사이트를 공부해서 멋진 회로도를 그려야 하는데... 이 회로는 높은 주파수로 작동하므로 일반 정류용 다이오드를 쓸 수 없다. UF4007과 같은 초고속 회복 다이오드를 써야만 한다.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하여 출력 전압을 측정해 보았다. C에 그라운드용 탐침을 연결하고 A와 B에 번갈아서 프로브를 대 보았다. 먼저 A지점을 측정한다. 전압이 급격히 오르고 내리는 위치에서 스파이크 비슷한 것이 보인다. 이것을 없애야 하나? 아니면 없앨 필요가 없는가?


다음은 정류회로를 거친 B 지점에서 측정한다.


지글거리는 스위칭 노이즈가 있지만 실용적으로 따지자면 귀에 들리는 주파수는 아닐 것이다. Square wave라서 정류 전후의 실효치에 큰 차이가 없다. 2차 권선은 18회 - 센터탭 - 18회를 감은 것이었다. 단순한 비례식으로 계산하니 세번 감으면 6.3 V 근처가 나올 것 같다. 다음은 실험 결과이다. 실효치 6.28 V가 나왔으니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진공관을 몇 개 연결하면 전압에 변동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작동 중에 부하(히터)의 조건이 바뀌지는 않을테니 처음에 조건을 잘 잡으면 실용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것을 진공관 히터에 연결하여 험(hum)이 정말 나지 않는지, 새로운 종류의 노이즈가 발생하지는 않는지 실험을 해 볼 것이다. 만약 잘 작동한다면, 현재 사용하는 전원 트랜스의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을 것이고(히터와 B 전원을 같이 제공해야 하므로), 그렇게 되면 전원트랜스에서 발생하는 떨림도 사라질지 모른다. 왜냐하면 히터를 연결하지 않으면 트랜스 떨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21일 추가한 글

집에서 사용하는 6N1+6P1 싱글 엔디드 앰프에 사용하는 모든 진공관(3 개)의 히터에 SMPS에서 만든 ~32 kHz 고주파 전원을 연결한 뒤 음악을 들어 보았다. 평소와 다를바가 없이 소리가 잘 나고, 놀랍게도 험(hum)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만하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