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9일 금요일

유전체 서열을 이용한 세균의 종(species) 동정

인간은 패턴을 인식하고 구별하는데 특화된 시각과 지적 능력을 갖고 있다. 새로운 대상을 만났을 때 이것이 적인지 혹은 우호적인 대상인지를 빨리 찾아내기 위한 능력이 오랜 시간을 거쳐 진화해 오면서 지금에 이르지 않았나 싶다. "생각하는 인간" "노는 인간"과 비슷하게 "구별하는 인간(특히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별)"을 희화화하여 표현하는 방법으로 Homo dichotom.. 어쩌구 하는 학명을 만들면 재미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의 라틴어 실력은 사실상 제로 상태라서 어떤 말을 쓰면 좋을지를 모르겠다.

형태적으로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미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를 정확히 동정하여 편을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것은 꽤 오랜 전통과 나름대로의 학문적 체계를 갖춘 분야이다. 2004년 말부터 차세대 염기서열 해독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미생물의 분류학 또는 계통발생학(taxomony - phylogeny - systematics: 이 세 용어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일도 쉽지는 않다!)도 데이터의 바다 속에 풍덩 빠져들게 되었다.

나처럼 컴퓨터만 가지고서 생물학을 연구하는 사람에게 전통적인 원핵생물의 종 구분 기술인 DNA-DNA hybridization은 꿈만 같은 이야기이다. 대신 유전체 서열을 이용하여 가지고 놀 거리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가장 쉽게 미생물의 동정을 위해 택하는 기술은 16S ribosomal RNA gene 염기서열을 이용하는 것이다. 어떤 primer를 쓰는 것이 NGS 시대에 가장 적합한가에 대한 논의는 이미 활발하다. 이렇게 얻은 서열 정보를 가지고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대략 97% 이상의 pairwise similarity를 넘지 못하면 서로 다른 종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보다 높은 값은 동일 종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16S rRNA 서열을 검색해서 top hit로 나온 것의 종명을 같다 붙이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데,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옳지 않다. 다만 type strain(표준 균주)가 아닌 경우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뿐이다. 어쨌든 이러한 분석을 하는 데에는 천연구소(Chun Lab)의 ExTaxon이 너무나 유명하다.

여기서 잠깐 사족을 붙여본다. ATGC라는 단지 4가지의 문자로 구성된 DNA 서열을 비교하면서 similarity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화학적 특성에 따라 구분 가능한(또 구분, 구별이 나온다) 아미노산 서열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핵산에 대해서는 identity라고 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유전체 정보를 사용해서 가까운 균주를 알아내는 또 다른 방법은 RAST 서버에서 자동 주석화를 실시한 뒤 closest neighbor 목록을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몇 개의 marker gene을 이용하여 가장 가까운 균주(물론 유전체 염기서열 해독이 된)를 찾아준다. 일종의 MLST에 의한 작업인데, score의 의미 또는 사용된 유전자의 수가 몇 개인지는 잘 모르겠다. PubMLST 사이트를 이용하면 각 종에 대해서 이미 수립된 MLST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specI라는 것이 있다. 모든 미생물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40종의 COG를 이용하여 가장 가까운 균주를 찾아주는 것이다. 확장된 MLST라고나 할까? 웹 서버가 있어서 이를 종종 사용하는데, 문제는 급격히 늘어나는 유전체 정보를 지속적으로 추가하여 DB를 업데이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서비스를 종료할지도 모른다! 오늘은 웹 서버에 공개된 소스를 받아다가 자체적인 DB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 보려고 세팅을 건드리는 작업을 하였다. NCBI의 RefSeq에서 모든 박테리아의 유전체 서열을 지난 4월 초에 약 5일에 거쳐서 받아 두었었다. 약 6만개가 넘는 엔트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새로 올라온 엔트리만 가져올 수 있도록 일종의 incremental download를 해 주는 스크립트를 짜서 테스트를 완료해 놓았다. 최신 데이터를 사용하여 자체 DB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중이다.

웹을 뒤져보니 JSpecies 말고 리눅스 환경에서 두 개의 유전체 서열에 대한 ANI 값을 계산하는 펄 스크립트가 있어서 이를 가져다가 활용해 보았다. 요즘은 GitHub에 정말 유용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올라와서 일손을 덜게 해준다. FASTA 프로그램도 GitHub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마지막으로 유전체 서열을 이용한 DDH 값의 추정치를 만들어주는 GGDC라는 서버도 있다. 요즘 내가 매우 자주 쓰는 도구이다. ANI 값으로 종을 구별할 수 있는 경계치는 95~96% 정도로 나타나서 칼로 싹둑 자르듯이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GGDC에서는 실제 DDH에 상응하는 수치가 나와서 활용하기가 매우 편리하다.

이상에서 소개한 도구들의 정확한 사용 목적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미생물 유전체 서열을 제공했을때 동일 종 여부를 가려주는 것인가, 또는 하나의 유전체 서열을 던졌을때 이것이 어디에 속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비스인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결국 구별에서 시작애서 구별로 끝나는 글을 쓰고 있다.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1.3 달러짜리 TDA2030A 앰프 보드 주문

Ebay 판매자가 결함 있는 물품을 판매한 것에 대하여 일부 환불해 준 3 달러로 무엇을 할까? 또다시 ebay를 뒤적여 보았다. 1만원 이하의 저가 앰프 보드는 다시 사지 않겠다는 다짐이 또다시 무너지는 순간이다. 잘만 고르면 대단히 만족스런 물건이 걸리기도 하니까. 지금 사무실에서 듣는 LM1876 앰프 보드가 그러하다.

가격 상한선을 3 달러로 제한해 놓고서 물건들을 찾아보았다. 주변 부품을 최소화한 1 달러 내외의 앰프 보드가 꽤 많다. 이번에는 잘 알려진 앰프 칩인 TDA2030A를 이용한 보드를 골랐다. 가격은 무료 배송 조건으로 겨우 1.3 달러. 단일 채널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2 개를 주문하였다. SMD 부품이 쓰였고 음량 조절은 반고정 저항으로 하는 소형의 매우 소박한 물건이다(제품 링크).

이것 외에도 이미 경험해 본 TDA7297 또는 PAM8610 보드가 눈에 뜨인다. TDA7297 앰프는 꽤 큰 방열판이 달려있어서 일단 젖혀두었고, class D 앰프은 PAM8610은 처음 구입했을 때 잡음에 시달렸었던 기억이 있어서 선택하지 않았다. 아마 내가 운이 없이서 불량품을 받았을 것이다. 최근에 네이버 카페를 방문해 보니 비교적 좋은 물건을 만든다는 Yuan Jing 오디오에서도 납땜이 미처 되지 않은 앰프 보드를 보냈다는 것을 보면 싼 가격에는 마무리가 부실한 물건을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4월 26일 화요일

TDA7294P 앰프 보드의 op amp 출력핀에서 직접 신호를 꺼내는 것의 문제

op amp NE5532의 출력핀에 선을 직접 납땜하여 외부의 앰프에 연결하여 소리를 들어보는 실험까지를 마친 상태에서 과연 이것이 현명한 일인지 생각해 보았다. 이 앰프 보드는 DC 12V~24V를 공급하도록 되어있다. 사용한 어댑터는 DC 12V짜리이다. 따라서 NE5532는 이를 중간 전압인 6V에서 나누어서 양전압(+6V, 0V, -6V)으로 공급받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원 그라운드 기준으로 op amp의 출력은 +6V offset을 가진 상태일 것이고, TDA7294P 앰프 칩으로 입력되기 전에는 아마도 캐패시터를 거치면서 DC 성분이 제거될 것이다.

테스터로 찍어보니 정말 그러하다. 전원 그라운드를 기준으로 6V가 더 높다. 이런 상태로 선을 인출하여 외부의 파워앰프에 연결했을 때 무사히 동작했던 것은, 파워앰프의 입력단에 당연히도 커플링 캐패시터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약 이 신호를 커플링 캐패시터가 없는 앰프에 연결했다면? DC 신호가 무자비하게 증폭되어 아마 스피커 코일이 날아갔을 것이다.

운이 좋아서 앰프와 스피커를 망가뜨리지 않은 셈이다. 저항을 경유하므로 신호 레벨이 약간 내려가겠지만, 앰프 보드에 이미 장착되어 있는 3.5mm 스테레오 폰잭을 그대로 활용하자. 기판에 고정된 상태의 SMD 부품에 전선을 납땜한 것은 내 실력으로도 함부로 할 일이 아니었다.

ebay 판매자는 3달러를 돌려주었다. 이것으로 TDA2030A 초미니 보드를 2개 주문하였다.

2016년 4월 25일 월요일

TDA7294P 앰프 보드의 AUX 단자에 대한 고찰

지난번 포스팅에서 TDA7294P 블루투스 리시버 앰프 보드에 달린 3.5mm 스테레오잭은 pre-out 기능으로도 쓰일 수 있음을 밝혔다. 이는 보드 내의 프리앰프(NE5532) 출력과 3.5mm 스테레오잭의 신호선이 다음 그림과 비슷하게 저항을 거쳐서 TDA7294P 앰프 칩의 입력으로 들어가기에 그러하다.

아마도 이 보드를 설계한 사람의 의도는 AUX IN 단자로서 이를 구비해 놓은 것이 맞을 것이다. 믹스 회로는 위 사진과 같이 매우 심플한 구성이다. 따라서 input 1으로 들어온 신호(예: 블루투스 신호)가 input 2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NE5532의 출력핀(1 & 7) 이후의 회로 패턴은 내 실력으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저항 하나를 거쳐 negative input pin으로 피드백되는 것은 확인하였으나, 출력이 TDA7429P의 입력단에 직렬도 접속된 저항까지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한두개의 C/R을 더 거쳐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항이 무한대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는 최소한 캐패시터가 하나쯤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op amp 출력핀에서 나오는 신호가 3.5 mm 단자까지 오려면 몇 개의 저항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op amp의 출력핀에서 직접 신호를 뽑으면 어떨까? 어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난생 처음 가장 세밀한 납땜 작업을 해 보았다. 돋보기 안경을 쓰고 얇은 테프론 와이어를 op amp 다리에 덧붙인 것이다. 이를 별도의 3.5mm 스테레오 폰잭에 연결한 뒤 외부 앰프에 접속해 보았다. 물론 소리는 잘 나온다. 그렇지만 자체 3.5mm 폰잭에서 인출되는 신호에 비해서 레벨이 높은지 낮은지는 쉽사리 구별되지 않았다. 오실로스코프를 써서 정확하게 측정을 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실험용 폰잭은 핫멜트를 써서 이제는 무용지물이 된 전해캐패시터 위에 붙였다.


만약 op amp에서 직접 뽑아낸 선의 신호 레벨이 더 높다면 이 배선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든지 아니면 op amp 출력에서 기존의 3.5mm 폰잭에 직접 배선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이 실험에 쓰인 외부 앰프는 TDA7266D 칩을 사용한 것이다. 편의상 전원 어댑터 하나를 두 보드에 한꺼번에 연결해 보니 최소 볼륨에서 전기적 잡음이 느껴진다. 어댑터를 별도로 사용하면 그렇지 않다. 일체형 리시버 앰프를 만들고자 생각 중이지만 신호 결합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전원 연결을 개선할 필요는 없는지 또다시 고민이 생긴다.


원래 TDA7266D 앱프 보드에는 볼륨 조절용 포텐셔미터가 없어서 내가 RCA 단자와 폿을 임의로 달아 놓았었다. 이를 거치지 않고 블루투스 출력을 직결하니 잡음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쓰기 어려웠다. 현재 달린 볼퓸 폿으로는 10시-12시 정도 위치에 놉을 두면 가장 적당하다. 만약 블루투스 소스 쪽에서 음량을 전적으로 조절하기를 원한다면(앰프를 다른 용도로는 쓰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중간에 포텐셔미터를 넣지 않고 적당히 저항을 써서 전압 분배기를 만들면 될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이제는 커플링 캐패시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아마도 품질은 좋지 않겠지만 TDA7266D 앰프의 전단에는 분명히 캐패시터가 하나쯤 있을 것이다. 아아, 별로 좋지도 않은 블루투스 리시버에 그저그런 앰프 보드를 연결하면서 무슨 커플링 고민이란 말인가!

2016년 4월 22일 금요일

TDA7294P 블루투스 앰프의 3.5mm 스테레오 잭은 입력인가 출력인가?


지금까지는 이 단자가 블루투스로 접속하지 않은 외부 소스기기를 연결하여 보드의 앰프 칩을 이용하여 증폭하기 위한 용도라고 생각했었다. 즉 너무나 당연하게 파워앰프의 입장에서 갖춰진 AUX IN 단자일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ebay에서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게시글에는 어떻게 설명이 되어있는지 찾아보았다. 어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그대로 옮겨보겠다. 괄호 안의 문구는 내가 추가한 것이다.

If you use extral (external일 것이다) audio, you need (to) connect 3.5mm audio line.

여러 판매자가 똑같은 설명을 달아 놓았다. 자,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external audio라 함은 소스인가 앰프인가? 이 문장으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AUX라고 하면 다른 소스를 연결하기 위한 용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 영문 설명은 매우 애매모호하다.

현재 TDA7294P 칩은 전혀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이다. 휴대폰으로 블루투스 신호를 송신하면서 오실로스코프로 이곳저곳을 찔러 보았다. 어제까지의 실험 결과로는 블루투스 모듈과 op amp 출력은 정상이었다. 그렇다면 음성 신호를 어떻게 해서든 빼내서 다른 앰프에 연결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선을 납땜하기에 좋은 포인트가 어디일지 궁리하면서 기판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관찰 결과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였다. 3.5mm 스테레오 폰잭(판매자의 글에 의하면 "AUX")의 신호선이 op amp의 출력과 결국은 만나서 TDA7294P의 입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AUX 단자로 들어온 외부 신호가 수동 소자로만 구성된 일종의 passive mixer를 거쳐 op amp의 출력(블루투스 신호)과 섞여 증폭칩으로 가는 것인가, 혹은 op amp의 출력을 외부 증폭기로 보내기 위한 일종의 pre out 역할을 위해 3.5mm 스테레오 폰잭이 있는 것인가?

실험에 착수하였다. 휴대폰에서 블루투스로 음악을 재생하고, TDA7294P의 AUX 단자와 다른 외부 앰프(이번에는 케이벨 TDA7266D 앰프)를 3.5mm 스테레오 케이블로 연결하였다. 앰프로 소리가 출력된다.

TDA7294P 앰프 칩이 정상 작동을 하던 며칠 전, AUX 단자로 외부 입력을 먹였더니 자체 앰프를 통해 소리가 나던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어차피 수동 소자로 연결되어 있어서 원래 입력 용도로 쓰일 단자에서 출력이 새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인가?

오늘의 실험을 통해서 이 보드의 증폭기는 비록 더 이상 작동을 하지 않지만, 블루투스 수신기로는 충분히 쓸모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새로운 DIY 오디오 프로젝트가 태동할 기미가 보인다. 이 보드와 TDA7266D 보드를 하나의 케이스에 수납하여 일체형 블루투스 리시버 앰프를 만들어 보자. 출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4옴 스피커를 연결하면 채널 당 10와트는 나오니 큰 문제는 없다.

TDA7429P 블루투스 앰플리파이어 보드 유감

이베이에서 구입한 블루투스 4.0 클래스 D 앰프 보드가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처음에는 AUX  IN 연결시 한쪽 채널이 들리지 않더니 이내 블루투스 연결에서도 한쪽 소리가 나지 않고, 급기야 이제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앰프에 전원만 투입해도 들려야 하는 잡음은커녕 완전한 정적 그 자체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CSR8635 블루투스 모듈은 정상적인 동작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과 TDA7492P 앰프 칩 사이에 위치한 op amp NE5532도 제대로 작동한다. 그렇다면 앰플리파이어 칩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완전히 망가졌다는 뜻이 되겠다.

NE5532의 출력 단자(1번 및 7번)를 다른 앰프(TDA7265)에 연결해 보았다. 아직 납땜을 하지는 못하고 래핑용 와이어 피복을 벗겨서 접촉만 시킨 수준이다. 휴대폰에서 송출한 블루투스 음성 신호가 잘 수신되어 NE5532에서 출력됨을 확인하였다. 이 앰프 보드는 어댑터 전원을 사용하므로 아마 보드 내에서 opamp 동작을 위해 가상적인 그라운드를 만들었을 것이다. 전원 그라운드를 기준으로 NE5532의 출력 단자에 걸린 기본 전압을 측정하니 DC offset이 걸림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테스트를 위해 연결한 TDA7265 앰프 입력단의 커플링 캐패시터에 의해서 직류 성분이 걸러진 것으로 생각된다. 정말 오랜만에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오실로스코프가 큰 도움이 되었다.

본 앰프 보드에 쓰인 것과 동일한 블루투스 모듈만을 ebay에서 구입하려 해도 8달러 가까운 돈이 든다. 어찌보면 직접 사용하기 매우 까다로운 모듈에 인터페이스가 갖추어진 상태이니 비록 앰프는 망가졌다 하도 9달러의 가치는 있지 않을까? 작동 불능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니 앰프 보드 판매자는 물건을 보내지 않는 조건으로 1달러를 환불하겠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1달러라... 이것이 자기의 마진이고, 환불할 금액도 자기 급여에서 나간다나 뭐라나... 1달러는 좀 심했다.

SMD 부품이 가득한 보드에 손을 대기는 정말 싫다. 나도 이런 수준의 개조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말이다.


2016년 4월 16일 토요일

LM1876 앰프 섀시 가공 작업

어제 받은 LM1876 앰프 보드를 집에 가져와서 CD player에 연결을 하였다. 이번에는 아무런 잡음이 들리지 않는다. 같은 칩을 사용한 앰프라 해도 기판의 패턴이나 부품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고장난 외장 HDD 케이스를 재활용하여 뚜껑이 없이 개방형으로 꾸미기로 하였다. 트랜스와 방열판 등 주요 부품이 이미 케이스보다 키가 크기 때문이다.

스피커 단자를 고정할 부품은 문구점에서 구입한 플라스틱 수납 상자의 끝부분을 잘라서 만들었다. 실톱은 이번에 처음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너무 빠른 속도로 톱질을 하면 열이 발생하여 플라스틱이 톱날에 녹아서 들러붙는다. 꿈쩍도 않는 톱날을 어떻게 해 보려다 몇개나 톱날을 끊어먹었는지 모른다. 아래에 보인 실톱대와 톱날은 대전에 위치한 케이스포유에서 예전에 구입해 둔 것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날이 너무나 가늘어서 도대체 어느쪽에 날이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손으로 만져서 거친 면을 찾아야 하는데, 4면 중에서 3면에 날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이내 요령이 생겼다. 앞으로 판재에 큰 구멍 혹은 부정형 구멍을 가공할 때에는 실톱을 사용하리라.


파워소켓과 스위치도 재활용이다. 이 부품들은 알루미늄 케이스에 에폭시 수지로 붙여버렸다. 동네의 큰 문구점에서 에폭시 '접착제'를 구하고자 하였으나 눈에 뜨이는 것은 음식 미니어쳐의 국물 제작용 에폭시 수지가 전부였다. 이것이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구입을 하였다. 1시간 경화용이라고 적힌 것과는 달리 배합 비율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는지 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경화가 되지 않고 자꾸 흘러내려서 걱정을 많이 하였다. 다행히도 하루가 지나니 단단히 붙었다. 파워소켓과 스위치의 접속 부위에는 수축튜브가 이미 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감전에는 조심하자.


기판에 볼륨 폿이 붙은 형태라서 특별히 섀시 전면 패널을 만들지 않았다. 입력 단자는 케이블이 붙은 3.5mm 스테레오 잭을 재활용하였다. 전원 트랜스포머와 기판의 연결은 컴퓨터 파워 서플라이에서 떼어낸 4핀 커넥터를 활용하였다. 트랜스포머를 다른 용도로 쓸 가능성에 대비하여 단자 처리를 한 것이다. 만약 24V 직류 단전원이 필요하다면 2차 단자를 병렬로 연결해 놓은 커넥터를 꽂은 다음 내가 만든 정류 및 평활회로를 연결하면 된다.

이번에도 구멍을 제 위치에 뚫는 것에는 실패하였다. 앰프 보드를 고정할 구멍 4개 중에서 하나의 위치가 잘못되어 결국은 볼트 3개만으로 고정하게 되었다. 스피커 단자의 위치도 마음에 썩 들지는 않는다. 조립을 끝내고 휴대폰을 연결하여 하루 종일 음악을 즐겼다. 음량을 꽤 높여도(정격입력 80W 89dB 스피커) 방열판이 그렇게 뜨거워지지 않는다. 같은 트랜스포머를 TDA7265 앰프에 연결했을 때는 발열이 꽤 심했었다.


앰프 식구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왼쪽 위 투명 반찬통은 TDA7266D 앰프, 바로 곁에는 오늘 케이스 구성을 완료한 LM1876 앰프, 아래의 검정색 통은  TDA7265 앰프, 그리고 오른쪽은 PCL86 진공관 싱글 앰프이다. 이번의 LM1876 앰프가 기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어서 당분간 LM375/LM3886 앰프에 대한 업그레이드 욕심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 앰프보다 며칠 앞서 구입한 블루투스 리시버 앰프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이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왼쪽 채널이 AUX IN 연결 시에만 소리가 작게 나더니 이윽고 블루투스 연결에도 소리가 나지 않고, 이제는 전원 투입 때 나는 비프음마저 나질 않는다. 말하자면 한쪽 채널이 완전히 죽어서 잡음조차 나질 않는 것이다! 판매자에게 일단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기는 했는데 배송료 무료로 해외에서 받은 물건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지를 모르겠다. 환불을 받으려면 물건을 돌려보내는 것이 상식인데, 물건 값이 워낙 저렴하니 반품용 배송료를 들이기가 아깝다. 문제가 있는 제품의 반품이므로 이 경우에는 판매자가 비용을 대는 것이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