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7일 월요일

교체 일변도의 사후 서비스는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짐을 고백하는 것인가?

오늘은 파워블로거 리더유님의 글 링크를 하나 인용하면서 시작해 보겠다.

AS에 길들여진 대한민국! 이케아, 애플, 샤오미의 경쟁력은 AS가 아니다!

[사족] 우리가 흔히 쓰는 AS 또는 A/S(=After Service)는 대표적인 콩글리시이다.

작년에 추석 직전에 아들에게 사 준 삼성 센스 노트북 컴퓨터를 최근 쓰는 모습을 통 보질 못하였다. 왜 안쓰냐고 다그쳤더니 윈도우 자동 업데이트를 하다가 먹통이 되어서 그냥 서랍 속에 넣어놓은 것이었다. 아직 보증기간 중이라서 수리 센터에 가 보라고 하였다. HDD에 이상이 있다고 새것으로 교체를 해 주었다고 하였다.

생각해 보니 갤럭시탭, 아내가 쓰던 갤럭시 그랜드 스마트폰 전부 기판을 통째로 교체해 주었었다. 삼성 HDD를 쓰다가 보증기간 내에 문제가 생기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새것으로 1:1 교환을 해 주는 것을 우리나라에만 있는 훌륭한 고객 서비스 정신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IT 기기에서 주기판 전체를 갈아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십여년 전 회사에 근무할 때 Alpha의 CPU가 주기판에 납땜이 되어있던 서버 보드를 가지고 씨름을 하던 경험까지도 생각이 난다. 제조사인 삼성전자 본사까지 가서 점검을 해 보니 특정 lot의 메모리와 충돌이 난다는 희한한 진단을 받았었다.

오늘의 글은 삼성전자의 제품이 전반적으로 튼튼하지 못함을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니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전파사가 있었고, 집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수리하기에 충분한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당시의 가전제품은 현재보다 훨씬 간단하였고, 따라서 주요 부품이나 assembly를 그대로 교체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수리를 해서 쓰는 것이 옳은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전국적인 서비스 체인망이 없는 가전제품은 국내 환경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말았다. 이러한 현실은 은연중에 '대기업이 역시 최고다'라는 고정관념을 뿌리내리게 하는 것.

간단한 결론을 내려보겠다. 대기업이라면 좀 더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주시고, 중소기업이라면 연합 서비스 체인망과 같은 현실적인 대책을 만들어서 고장이 나면 못고치니 사지 말아야 되겠다는 때이른 걱정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2015년 7월 26일 일요일

'예비○○'라는 표현이 불편한 까닭

언어는 사상을 담는 그릇이다. 그 그릇에는 현실 세계가 가장 많이 담겨 있지만, 희망사항이나 불만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리고 엄청난 침투력을 발휘한다. 특히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어법에 맞지 않는 신조어가 너무나 빨리 퍼져나가는 것을 쉽게 목격하게 된다.

오늘 내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예비(豫備)○○'라는 표현이다. 이 말은 인터넷 시대가 되기 전부터 쓰여 왔는데, 요즘은 '○○'에 해당하는 낱말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예비 수험생, 예비 신랑·신부, 예비 고3. 예비 엄마·아빠(곧 출산을 앞둔), 예비 대학생...

이러한 용어를 쓰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를 간절히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갖는 조바심을 나타내주고 있다. 그리고 대개 그 '○○'는 열심히 준비하면서 맞아야 하는 가치있는 그 무엇인가가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예비'라는 낱말을 사전에서는 '더 높은 단계로 넘어가거나 정식으로 하기 전에 그 준비로 미리 갖춤'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그 '○○'은 거의 100% 달성되는 과정만을 일컫는다. 즉 쉽게 설명하자면 대학 합격증을 받고 입학을 기다리는 사람만이 예비 대학생이 될 수 있다. 수능시험 전의 고3생이나 재수생 신분으로는 언감생심 예비 대학생이라는 말을 쓰지 못한다. 왜냐하면 본인의 노력와 운 여하에 따라서 대학생이 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즉 (취업 준비생 ≠ 예비 직장인)의 공식이 성립하게 되며, 결국은 '예비'라는 낱말이 내포하는 다양한 뜻의 폭을 지극히 좁혀서 쓰는 것이 된다. '○○'가 곧 될 사람으로서 이미 적법한 자격을 갖춘 자의 자부심을 은연중에 흘리고도 있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곧 임박한 무엇인가를 준비한다는 것은 매우 좋은 미덕이다. 비록 그것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러나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말이다. 그런데 그런 '○○' 앞에는 보통 '예비'가 붙지 않는다. 예비 입대자, 예비 환갑, 예비 이혼부부, 예비 임종자... 이런 말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일이 있는가? 찾아보니 예비 입영 장정이나 예비 입대자라는 글이 보이기는 한다. 아, 그러고보니 '예비군'이라는 낱말이 있지만 이 글에서 논하는 그 의미가 예비○○와는 사뭇 다르다. 군대 가기 직전의 사람이라는 뜻은 전혀 아니니까.

'예비'를 붙임으로서 우리의 인생은 한낱 준비과정에 애쓰는 사람으로 환원되고 만다. 현실은 매우 어렵지만 이는 가까운 미래에 '○○'가 됨으로써 다 보상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게다가 이는 마케팅 용어로서 정말 적절하다.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 '예비 중학생을 위한 ~', '예비 수험생을 위한 ~' 등 각종 서비스와 상품이 준비되어 있으니 미리미리 준비하여(즉 구입하여) 대비하고 남보다 한걸음 더 경쟁력을 갖추라는 광고 문구에 아주 적합하다.

'예비'는 현실이란 결국 지나가는 과정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심하게는 희생까지도 할 수 있다는 가치를 은연중에 심어준다. 정말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고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 '예비○○'라는 말을 들을 때 과거 스포츠 입국 시대의 기사가 자꾸 떠오른다.

'드디어 태극전사들이 은메달을 확보했습니다!'

준결승을 통과했다는 뜻이다. 결승전에 올라가게 되었으니 1등(금메달), 아니면 최악의 경우 2등이라는 뜻이다. 물론 결승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그것이 금메달인지 은메달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의 조바심 정신은 이를 '은메달 확보'라는 희한한 전투적(군사적?) 용어로 바꾸어 놓았다. 심지어 4강에 오른 것에 대해 '동메달 확보'라고 전하는 어이없는 기사도 종종 보인다. 만약 3-4위 모두에게 동메달을 주는  운동 경기가 있다면 이는 내 무식의 소치가 되겠다.

인생을 준비기간만으로 생각한다면 극단적으로 말해서 최종 목표는 '죽음'인가? 죽기 전에 가치있는 정신적 또는 물질적 유산을 많이 남기는 것을 목표라고 볼 수도 있으나, 사실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늘 하루 하루가 얼마나 나에게 행복감을 주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물론 정의로운 방법으로! 남까지 행복하게 한다면 더욱 좋다). 나는 종종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나 자신을 단련하기 위한 표어이지 남에게 강요하고 싶은 자세는 아니다.

2015년 7월 25일 토요일

나의 마인드세트는 무엇인가?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캐롤 드웩)을 최근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이 책은 요즘 흔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심리학 실용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는 다음 중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

고착형 마인드셋


  • 당신의 지능은 매우 근본적인 자질이어서 많이 바꿀 수 없다.
  • 당신은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다. 그렇지만 당신의 지적 수준을 진정으로 바꿔놓지는 못한다.
  • 당신은 특정 부류의 사람이다. 그리고 그 부류 자체를 바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 당신은 일들을 달리 처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당신이라는 존재의 중요한 부분이 진정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성장형 마인드셋

  • 당신의 지능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당신은 언제나 그 지능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
  • 당신은 언제나 지적 수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 어떤 부류의 사람이든 관계없이 당신은 언제든지 성격을 상당 부분 바꿔놓을 수 있다.
  • 당신은 자신의 존재의 기본적인 것까지도 언제나 바꿀 수 있다.

어떠한 마인드셋이 더 바람직하겠는가? 바람직한 성공은 당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과시(입증?)하는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이 배우고 성장을 했음을 의미하는가? 나는 최근 아무런 댓가 없이 연구원과 학생 2명을 대상으로 미생물 유전체 분석 방법을 교육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여 그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 교육을 준비하고 실습과 강의를 거치면서 내가 더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나를 움직이고 있다.

물론 요즘 문제가 되는 '열정 페이'를 합리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 교육 자체가 나의 생계 혹은 본업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니며, 이 일에 대한 기획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주체가 오로지 나 자신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다른 사람을 들쑤셔서 '너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 스스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신입 직원을 가르쳐라'라고 강요한다면 그건 문제가 된다.

업무와 개인적인 성장 및 보람이라는 것 사이에 경계를 나누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성장과 기여를 위한 기회로 생각하고 일을 추진한다는 것은 성장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에게 관찰되는 태도일 것이다. 회의 주재나 강연 등을 통해서 자기의 능력과 자격을 과시하려 함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여기는 자세를 갖자는 것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풍성한 깨우침을 준 책이다.

하마마츠에 가 보고 싶다

최근 수년 동안 오디오 기기와 음악을 듣는 행위에만 몰두하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일에는 많이 소홀해졌다. 집과 사무실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기타와 건반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한동안 MIDI나 홈 레코딩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맨날 미디앤사운드 홈페이지를 들락거리고, 싸구려 장비를 중고로 들이거나 처분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정말 이러한 활동이 나의 중요한 취미가 되어서 가끔씩 곡을 쓰거나 홈 레코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희망이었지만! 내 손을 거쳐갔던 저가 장비들을 나열해 보면,
  • 사운드 블라스터 16 MCD, 웨이브 블라스터 II: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으로는 최초의 투자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덜덜한 가격이었다. 지금까지의 음악 경험을 통틀어서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고품질의 소리는 바로 웨이브 블라스터 II 도터보드에서 나오는 그것이었다.
  • 옥소리 카드, 소리샘, 야마하 TG-300(리뷰) 등의 음원
  • 48건반 미스터 키보드 2종
  • Tapco Mix60
아직 남아있는 것은 2대의 일렉트릭 기타, 연습용 앰프, Korg AX3G 멀티이펙터, Vox amplug, Hi-Z 기타 인터페이스, Alesis NanoPino, Korg X2 Music Workstation.. 참 많이도 모았다. 아, Fatar 88 weighted 건반도 있지만 금방 고장이 나서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없던 살림에 꽤 큰 가격을 주고 구입했었는데...

요즘은 어떤 건반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커즈와일, 야마하와 롤랜드의 정보를 찾아보다가 롤랜드사의 본사가 하마마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마마쓰! 1990년대 말, 나는 microarrayer와 스캐너의 제작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것이 후속 연구성과나 사업으로는 전혀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 매우 아쉽다. 결국 나는 생물학자였으니까. cDNA microarray의 선구자였던 패트릭 O. 브라운 교수도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드셨을 것이다. 그때 구입했던 광전자증배관(photomultiplier tube, PMT)의 제조사 이름이 하마마쓰였다.  

Hamamatsu Photonics 홈페이지 "Photon is our business"

비즈니스 모토가 멋지지 않은가? 

어쨌든 하마마쓰라는 단어를 한동안 잊고 있다가 롤랜드의 본사가 있는 도시라는 것을 발견하고 좀 더 검색을 해 보니 재미난 사이트가 하나 나왔다.


시즈오카현에 위치한, 일본의 거의 중앙에 위치한 곳으로 문화와 역사, 산업의 중심지라고 할만한 곳이다. 스즈키, 야마하, 혼다 등 유명한 메이커가 이곳에서 시작되었으며 악기 생산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웹 검색을 통해 우연히 알게된 미지의 도시에 가 보고 싶다!

2015년 7월 24일 금요일

NCBI에서 유전체 정보 파일 찾기

염기서열과 annotation을 모두 담고 있는 GenBank 포맷의 파일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ArtemisEMBOSS 패키지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 그러면 NCBI에서 이를 어떻게 다운로드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단,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이 글의 나머지 부분에서 GenBank는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파일의 포맷을 일컫는 것으로 정의하자. 데이터베이스(RefSeq와 대응하는) 명칭으로는 INSDC라는 용어를 쓰도록 하겠다.

보통 유전체 서열 정보를 NCBI에 등록하면 INSDC에 올라간다. 이 중에서 완성도가 높고(미생물의 경우 complete genome) 중요도가 높으면 RefSeq로도 등록이 된다. 이 과정에서 NCBI가 새롭게 주석화를 실시한다. 만약 매우 중요한 모델 생물의 유전체를 다루는 컨소시엄에서 정보를 생산하게 되면 곧바로 RefSeq로 등록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RefSeq를 구성하는 세 가지 카테고리의 유전체 정보(reference genome, representative genome 및 variant genome)에 대해서는 이전에 작성한 글(원핵생물 유전체에 대한 NCBI의 RefSeq 정책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참고하라.

예전에는 RefSeq 자료를 만들 때 INSDC의 유전자 정보를 그대로 이용하되 functional annotation을 새롭게 실시하였다. 이는 유전자 산물 이름(product)을 자체 주석화 파이프라인에 의해서 새롭게 매겨 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제는 유전자 예측(gene prediction or functional prediction)도 자동 파이프라인에 의해서 새롭게 실시한다. RefSeq 자료에서 locus tag의 접두사는 INSDC의 것과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숫자 필드의 앞부분에 'RS'가 추가된다. 그리고 이에 해당하는 예전의 locus tag 정보는 old locus tag이라는 qualifier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요즘은 다루어야 할 유전체가 워낙 많아서 완성된 유전체 정보를 등록하면서 NCBI의 자동 주석화 파이프라인을 써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등록된 INSDC와 RefSeq는 내용적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다. 실제 사례를 들어보자. 올해 내가 간단한 논문을 쓰면서 등록한 E. coli BL21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찾아보겠다(TaKaRa에서 파는 competent cell을 그대로 이용).

http://www.ncbi.nlm.nih.gov/assembly/GCF_000833145.1/

여기에는 INSDC와 RefSeq로 연결되는 링크(웹사이트 및 ftp)가 전부 수록되어 있다.

http://www.ncbi.nlm.nih.gov/nuccore/CP010816.1 (GenBank, INSDC)
http://www.ncbi.nlm.nih.gov/nuccore/NZ_CP010816.1 (RefSeq)

예전에는 RefSeq accession number가 NC_....의 형식이었는데, 이제는 NC_(INSDC accession)으로 바뀐 모양이다.

유전자의 수는 전부 동일하다. RefSeq 자료로 가 보자. locus tag의 숫자 필드는 RS로 시작한다. old locus tag에는 RS라는 문자열만 없을 뿐 숫자 필드는 동일하다.

     gene            190..255
                     /gene="thrL"
                     /locus_tag="SR36_RS00005"
                     /old_locus_tag="SR36_00005"

웹사이트에서 GenBank 포맷 파일을 받는 것이 가능하지만 웹 브라우저로 파일 내용을 로드하다가 먹통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차라리 FTP 링크를 아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ftp://ftp.ncbi.nlm.nih.gov/genomes/refseq/bacteria/

여기에 있는 서브디렉토리는 하나의 species에 대해 존재하는 모든 genome을 모아 놓은 것이다. 대장균을 찾아서 들어가보면 각 스트레인에 대한 모든 최신 어셈블리가 다음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1] ftp://ftp.ncbi.nlm.nih.gov/genomes/refseq/bacteria/Escherichia_coli/latest_assembly_versions/ 


그런데 별로 친절하지가 않다. 마치 암호와 같은 assembly ID로만 되어있어서 뭐가 어느 스트레인에 대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음 파일을 열어 보아야 뭐가 뭔지 비로소 알 수가 있다. 게다가 압축도 풀어야 한다.

ftp://ftp.ncbi.nlm.nih.gov/genomes/refseq/bacteria/Escherichia_coli/assembly_summary.txt

각 스트레인별로 별도의 폴더가 있으면 후속 작업이 조금 더 편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주소가 훨씬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2] ftp://ftp.ncbi.nlm.nih.gov/genomes/Bacteria 내용물은 분명히 RefSeq가 맞다.


자, 그러면 같은 균주의 RefSeq record가 ftp site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자. 추억의 세균, Hahella chejuensis의 정보를 검색해 본다. 먼저 [1]번 체계의 주소를 찾아가 본다. 주소가 너무 길어서 링크를 직접 드러나게 타이핑을 하지는 않겠다.
  • Hahella chejuensis, RefSeq style [1] 링크 GCF_000012985.1_ASM1298v1_genomic.gbff.gz, locus tag에 RS가 붙어있다.
  • Hahella chejuensis, RefSeq style [2] 링크 RS가 붙어있지 않다.
  • Hahella chejuensis, GenBank(INSDC) 링크 (참고용)
종합적으로 판단하건대 style [2]의 링크가 가장 무난하다. JSpecies 등에서 유전체 정보를 자동으로 받을 때 사용하는 주소도 style [2]인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매우 최근에 등록한 BL21 자료가 style [2] 주소에 있는가? 없다. 그러면 도대체 style [2] 주소에 등록되는 영광을 누리는 RefSeq 레코드는 무엇이란 말인가? 좀 오래된 것? 나도 잘 모르겠다 :)





2015년 7월 21일 화요일

익스팬시스에서 구입한 루미아 430


G마켓의 익스팬시스 스토어에서 윈도8.1폰인 루미아 430 듀얼심 제품을 구입하였다. 영문으로 Expansys인데 왜 한글로는 '익스펜시스'라고 쓰는지를 도무지 모르겠다. 난 끝까지 '익스팬시스'라고 쓰겠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 주문을 했는데 주말을 지나서 어제(월요일) 도착하였으니 홍콩에서 출발한 것 치고는 무척 빨리 배송이 되었다.

크기는 꽤 작고 가벼우며 저렴한 티가 난다. 예전에 쓰던 MP3 플레이어인 아리리버 E100 주황색 버전과 너무 닮았다. 전원 어댑터는 주변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영국식이다! 다행히도 돼지코가 같이 들어 있었다. 이미 노안으로 접어든 나에게는 편하게 보기에는 좀 작은 글씨였다. 주변에 흔하지 않아서 즐거움을 주는 윈도폰 특유의 타일 인터페이스가 재미있다.

그러나 이 단말기는 내가 쓰려고 산 것이 아니다. 모토로라 레이저를 쓰던 아들이 액정이 깨진 채로 그냥 들고 다니는 것이 보기 안쓰러워서 약정 없는 저가형 단말기를 구입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와 iOS 일색인 스마트폰 세계에 그나마 다양성을 제공하는데 기여하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애를 쓰는 것은 알겠지만, 시장 점유율은 너무나 낮은 수준이다. 말이 좋아 3위이지 세계 시장 점유율은 작년 2분에 2.5%에 불과하다. 세상은 2등도 기억을 해 주지 않는데, 점유율 3%를 채 지키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나 위태롭다.

단말기 제조사나 앱 개발자는 어쩌면 플랫폼이 많아지는 것을 원치 않을 수도 있다. 각각의 기준에 맞게 설계와 제작을 한다는 것이 매우 골치아픈 일임은 당연하다. 생물의 세계에서는 다양성이 가장 큰 미덕인데, 산업화된 인간 세계에서는 표준 혹은 '사실상의' 표준이라는 명목으로 다양성이 뿌리내리는 것에 대한 큰 저항감이 있다. 오늘 포스팅의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AC 전원 플러그의 모양이 나라마다 달라서 여행객이나 해외 직구족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요즘 시장은 점차 롱테일 구조로 변모해 간다는데... 스마트폰 구동 소프트웨어 역시 좀 더 다양한 형태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될까? 내가 너무 순진한 바람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5년 7월 20일 월요일

리눅스에서 파일 백업을 위한 사소한 팁 몇가지

리눅스 서버에서 RAID와 NAS를 이용하여 대용량 작업공간 및 백업을 겸하고 있으나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서 별도의 HDD를 구입하여 2차 백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지난 주에 웨스턴디지털의 6 TB짜리 기업용 HDD를 몇 개 구입하였다. 랙 마운트 서버가 있으니 HDD를 꽂고 빼기가 훨씬 수월하다. 대신 안정성을 위해서 핫 스와핑을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대용량 HDD가 등장하면서 리눅스에서 '섹터 정렬(정확한 번역인지는 잘 모르겠다)'과 관련하여 최적의 파티션을 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전체를 하나의 파티션으로 잡기로 하였다.

# parted -a optimal /dev/sda
(parted) mklabel gpt
(parted) mkpart primary 0% 100%
(parted) quit

GUI로 된 디스크 파티션 도구가 있지만 왠지 생소하다. 그리고 리눅스 서버와 떨어진 곳에서 작업을 하려면 command line interface가 더 친숙함은 당연하다.

이제 mkfs.ext4 명령을 실행해서 파일 시스템을 만들고 적절한 곳에 마운트를 하면 된다.

다음으로는 파일을 가져오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백업할 파일이 새로 장착한 HDD가 붙어있는 동일한 시스템에 존재한다면(nfs로 연결된 것을 포함) cp나 rsync를 하면 된다. 백업이라는 의미에 충실하도록 파일 및 디렉토리의 권한이나 최종 수정일을 그대로 보존하려면 매뉴얼을 보면서 적절한 옵션을 찾아서 적용하면 되겠다.

원본 파일이 네트워크 상의 다른 컴퓨터에 있다면? scp나 sftp, rsync 등 쓸 수 있는 것이 많이 있다. 원격 컴퓨터에 접속하는 계정이 다르거나, 어느 한 쪽에서 관리자 권한을 필요로 하는 경우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이 포스팅에서는 그러한 사례까지 상세하게 다루지는 않겠다. 요즘은 사용법이 매우 간단하면서도 다재다능한 ftp client인 lftp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6 TB 하드 디스크를 /backup에 마운트한 다음, 다른 컴퓨터에 있는 파일을 하위 디렉토리 포함하여 가져오려 한다. 백업용 컴퓨터에서는 관리자 권한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렇지 않으면 backup 디렉토리 자체 혹은 그 하위에 일반 사용자가 사용 가능한 위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lftp의 mirror처럼 기분 좋은 명령어가 또 있을까?

# lftp -p 3030 sftp://user@111.222.333.444
Password:
lftp user@111.222.333.444:~> cd /data/project
lftp user@111.222.333.444:/data/project> mirror .